*창원부사로 부임하는 이장곤이 직지사에서 유숙하자 방문하여 준 글로 추정
>적암유고 > 김천문화원 刊 p74참고 > 번역 김진곤
宿直指寺 書贈希剛奉使李長坤
직지사에서 자면서. 글을 써서 사명을 받드는 이장곤에게 주다
조신(曺伸,1454~1528)
一夜山中宿(일야산중숙) 하룻밤 산중에서 머문다기에
三年海外歸(삼년해외귀) 삼 년만에 해외에서 돌아와
疏恩酹枯家(소은뢰고가) 허물어진 집에서 제사 지내고
愛情扣禪扉(애정구선비) 사랑하는 정으로 절집 사립문 두드리네.
痛定思前病(통정사전병) 통증이 진정되니 지난 병이 생각나고
神安悟昨非(신안오작비) 정신이 평안하니 어제 잘못 깨닫는데,
佛燈明復暗(불등명복암) 불등이 켜졌다가 다시 어두워
堅坐學忘機(견좌학망기) 단단히 앉아 기미 잊는 법을 배우네.
極否還知叅(극부환지참) 지극히 부정하다 참여를 알아서 돌아와
窮冬念値春(궁동념치춘) 궁한 겨울에는 봄이 다가오는 걸 생각하는데,
誰知布恩使(수지포은사) 누가 은혜 펴는 사신을 알리오
曾是竄荒人(증시찬황인) 일찌기 황야에 숨었던 사람인 것을.
曉磬應千慮(효경응천려) 새벽 경쇠 소리는 천 가지 걱정에 응하고
龕燈只一身(감등지일신) 감실 등불은 오직 한 몸을 비추듯이
我爲同病者(아위동병자) 나는 같은 병 앓는 이를 위하여
相對夢耶眞(상대몽야진) 꿈인 듯 현실인 듯 상대하네.
*이장곤 (李長坤,1474~)[생,진1495][문1502] 벽진인. 창녕거주. 字희강(希剛), 號학고(鶴皐) 찬성. 配는 청주인 경상(慶祥)의 딸. 갑자사화때 거제도에 유배되었다가 처형하려 하자, 이를 눈치채고 함흥으로 달아나 양수척(楊水尺)의 무리에 발을 붙이고 숨어 살았다. 중종반정 후 복권됨. 1507년경 창원부사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