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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발길이 한 번도 닿지 않은 정글을 가다가 우연히 축구공을 발견했다고 하자. 그 즉시 떠오른 생각은 무엇일까. ‘누가 이 공을 여기에 뒀을까?’가 아닐까. 정글 속을 더 들어가다 보니 웅장한 저택이 나타났다. 주위를 아무리 살펴봐도 저택을 짓기 위해 드나들만한 길을 찾아 볼 수 없다. 이 때 당신은 어떤 생각을 하겠는가. ‘원래부터 이 집은 여기에 있었어’라고 생각할 것인가. 아니면 ‘왜 이런 저택이 여기에 있을까? 누가, 어떻게 이걸 지었을까?’ 이런 생각을 하겠는가. 당연히 후자일 것이다.
이처럼 공이나 저택보다 훨씬 더 큰 우주가 현실 속에 존재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우주는 원래부터 이곳에 있었어’라고 생각해야 할까. 사실 고대 중국인들은 자연은 이미 주어져 있는 것이기에 우주의 시작이 없다고 믿었다. 힌두교와 불교 세계관에도 자연은 원래부터 있는 것으로 여긴다.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 또한 우주는 시작 없이 영원하다고 생각했다. 192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거의 모든 과학자들은 우주는 정체된 상태로 존재하며 시작도 끝도 없는 것으로 생각했다. 우주는 원래부터 여기에 있었다고 믿었다.
그러나 1929년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의 우주 관측을 통해 우주는 팽창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1992년 미국 NASA(항공우주국)의 코비 위성은 우주 초기의 빛, ‘우주배경복사’를 카메라에 찍었다. 그 후 더욱 확실한 증거들로 하여금 현대 우주 과학자들은 ‘이 우주는 원래부터 존재했던 것이 아니라 빅뱅을 통해 창조된 시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시 말해 우주는 원래 있었던 것이 아니라 태어난 시작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누가 우주를 만들었는가. 우주를 만든 원인은 두 가지 가능성으로 좁혀진다. 어떤 물질 또는 지성적인 인격체일 것이다. 먼저 우주를 만든 원인이 A물질이라고 가정해 보라. 여기에 즉각 무슨 질문이 나오겠는가. A물질은 누가 만들었는가. B물질이 만들었다고 답한다. 그러면 B는 누가 만들었는가. C다. C는? 이 질문은 끝없이 반복된다.
달리 말해 답이 없는 것이다. 게다가 물리학자 폴 데이비스를 비롯한 저명한 과학자들은 “빅뱅 이전에는 그 어떤 물질, 에너지, 그리고 시공간도 없었다”고 주장한다. 즉 우주가 태어나기 이전에는 아무 물질도 없었다. 따라서 우주를 만든 원인은 물질이 아니다.
그러면 우주를 만든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인가. 그 원인은 물질이 아니면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고, 뛰어난 지성으로 물질과 우주를 만들 수 있는 지성적 인격체이어야만 한다. 우리는 왜 여기에 존재하는가. 스스로 계신 창조주 하나님이 우리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 말은 내가 살아가는 이유와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우주가 우연히 만들어졌다거나, 원래부터 있었다고 믿는 무신론 세계관에는 삶의 이유와 목적이 없다. 하지만 기독교 세계관은 인생의 근본 문제에 답을 제시한다. 내 존재에 대한 의미, 가치, 그리고 목적이 있다. 나는 왜 여기에 존재하는가. 그분의 목적을 깊이 생각해 보자.
<청주 서문교회 담임·기독교 변증가>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945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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