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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잔금섭혼신편(殘金攝魂神鞭) 비류신은 이 금의사자가 음흉하고 잔혹하기 이를 데 없으며 죽음에 임해서도 두려워하지 않는 인물이라는 것을 알 리가 없었다. 더욱이 그가 펼친 몇 수의 공수는 단지 그들에게 위협을 주어 물러서게 할 뿐이라는 것을… … “으흐흐… …” 황천사자가 괴상한 웃음을 터뜨리더니 거대한 몸뚱이를 회오리바람처럼 돌리면서 다가들었다. 그와 동시에 쌍장을 번개같이 휘둘러 반격하기 시작했다. 때로는 주먹으로 치고 때로는 손바닥으로 후려치면서 완전히 일파(一派)의 강맹한 격투 수법을 발휘했다. 순식간에 장풍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주먹과 손바닥, 발 등의 그림자가 어지럽게 교차되는 가운데 사방에서 거센 바람이 일었다. 그 기세는 마치 쇠몽둥이로 바위를 치고 커다란 도끼로 산을 찍는 듯 실로 놀랄만했다. 비류신은 아무리 기묘한 절기(絶技)를 지니고 있다 할지라도 상대방을 해칠 수 없는 것이 한스러웠다. 그는 상대방의 거센 주먹과 날카로운 손바닥을 좌우로 피하기만 하면서 계속 뒤로 물러났다. 황천사자는 이미 비류신의 쌍장에 조금도 공력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듯 올빼미 울음소리처럼 음산하고 괴상한 웃음을 터뜨리더니 자기편을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 “여보게들, 이 녀석은 겉모양만 번드르르한 고름주머니 일세. 우리 한 번에 쳐 죽이세!” 외치는 소리 속에 휘휙! 하고 거센 바람소리가 두 번 일었다. 황천사자가 벌써 두 줄기의 강맹하기 이를 데 없는 장풍를 쏟아내어 비류신을 일 장 밖으로 날려 보냈다. 지옥과 염라 두 사자도 날벼락 같은 고함을 치면서 주먹과 발을 날려 사납고도 악독한 초식을 발휘, 광풍폭우와 같은 기세로 접근 비류신의 급소를 향해 맹공을 가했다. 비류신은 분노가 극도에 달했다. “야앗!” 날카롭게 부르짖으면서 쌍장을 떨쳐내어 극히 괴이한 각도에서 두 사자의 장세(掌勢)를 맞받았다. 펑! 그 소리는 폭음처럼 밤하늘에 울려 퍼졌다. 비류신은 장력이 상대방에게 뒤떨어져 두 팔이 시큰하게 저림을 느끼면서 결국 비칠거리며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 황천사자는 그 기회를 틈타 추격해 가서 쌍장을 일제히 떨쳐내어 잇달아 맹공을 가했다. 그러자 광풍노도와 같은 경력이 번개처럼 뻗쳐갔다. 비류신은 산을 밀치고 바다를 뒤엎을 듯한 잠력(潛力)이 몰아쳐 오는 것을 느끼고 가슴이 철렁했다. 황망히 몸을 뒤로 젖히면서 한 바퀴 재주를 넘어 물러섰다. 그의 동작은 몹시 빨랐으나 그래도 황천사자가 뻗쳐 낸 주먹바람의 여력에 격중되어 두 발이 땅에 닿은 후 몸을 가누지 못하고 잇달아 대여섯 걸음을 물러나서야 버티고 설 수 있었다. 순간, 그는 가슴 속에서 뜨거운 피가 끓어오르며 머리가 어지럽고 눈앞이 아물거리기 시작했다. 금의삼사자는 마치 귀신처럼 괴상하고 음산한 웃음을 터뜨리면서 일제히 손을 내밀었다. 여섯 개의 손이 한꺼번에 뻗치자 다시 산을 밀치고 바다를 뒤엎을 만한 장풍이 사람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예리한 음향을 일으키면서 사면팔방으로 비류신을 향해 밀어닥쳤다. 다음 순간. 펑! 하는 폭음소리와 함께 신음소리가 들리며 비류신의 몸이 마치 줄 끊어진 연처럼 날려가더니 털썩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금의삼자가 역시 각기 비틀거리면서 뒤로 두어 걸음 물러났다. 그들은 비류신의 반응에 놀라고 있었다. ‘저 녀석은 보기에 내공이 없는 것 같은데 어째서 나의 장력이 그에게 격중된 후 부드러운 반탄력이 있었을까. 젊은 나이에 이토록 고강한 무공을 지니고 있으니… 그가 몇 년 만 더 수련하게 된다면 그때는 천하무적이 되겠구나. 더욱이 그의 정묘하고 기이한 초식은 각 문파의 심오한 비예(秘藝)를 총망라한 것 같으니, 실로 놀라운 일이로구나… …’ 이에 금의삼사자는 내심으로 비류신을 죽여야겠다는 결심을 더욱 굳혔다. 세 사람은 약속이라도 한듯 동시에 괴상한 고함을 지르면서 일제히 쌍장을 치켜들고 비류신을 향해 질풍같이 덮쳐들었다. 바로 이때 처절하고 비참한 부르짖음이 밤공기를 뒤흔들었다. 그와 동시에 땅바닥에 주저앉아 있던 비류신은 전광석화처럼 공중으로 솟구쳐 올랐다. 어느새 그의 수중에는 금빛이 눈부시게 번쩍거리는 긴 채찍이 하나 들려있었다. 그 채찍에는 온통 예리하기 이를 데 없는 갈고리가 잔뜩 박혀 있었다. 사람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긴 부르짖음 소리에 이어 비류신의 금빛 채찍은 번개처럼 세 줄기의 금빛을 일으키면서 교묘하게 세 사람을 휘말아갔다. 이 느닷없는 변화는 지극히 순간에 일어난 것이었다. 금의삼사자는 비류신이 그토록 엄중한 내상(內傷)을 입고도 그러한 내력(內力)을 발휘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었다.그들을 더욱 놀라게 한 것은 바로 비류신이 펼친 채찍 초식에는 날카로운 경력이 실려 있었고, 또 빠르기가 번개 같고 오묘하기가 귀신같다는 점이었다. 다음 순간, 세 마디의 비명소리가 밤공기를 찢어 놓았다. 죽음 직전에 내지르는 단말마의 비명이었다. 금의삼사자는 그 번들거리는 대머리가 찢어지고 터져 피가 샘솟듯 흘러내렸다. 순식간에 얼굴이 시뻘겋게 물들어 도저히 사람의 얼굴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들은 거대한 몸뚱이를 이끌고 뚜벅뚜벅 서너 걸음을 옮기더니 그 자리에서 굳어버린 듯 석상처럼 우뚝 서 버렸다. 그들같이 포악하고 흉악한 자들이 뻣뻣하게 굳어가는 것을 보면 그들의 혼백은 이미 황천에 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 일생동안 잔인하고 음독한 짓만 일삼아 온 그들인지라 죽을 때도 쓰러지지 않고 우뚝 서 있었다. 이로 보아 그들이 얼마나 포악하고 굽힐 줄 모르는 기질을 지닌 인물이었는가를 능히 알 수 있었다. 비류신은 오른손에 괴상한 채찍을 든 채 삼사자의 중간에 주저앉았다. 그는 몹시 비통한 듯 얼굴 근육을 꿈틀거리면서 삼사자의 공포감을 주는 형태와 선혈로 범벅이 된 징그러운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의 냉정한 얼굴에는 차즘 한 가닥의 웃음이 떠올랐다. 마치 먹구름 속에서 한 줄기 밝은 햇살이 새어나오듯, 하지만 그 웃음의 이면에는 비할 데 없이 처량하고 비참한 원한이 깊게 배어 있었다. 비류신은 입술을 약간 움직이면서 처량하게 중얼거렸다. “하늘은 오직 나에게 이 잔금섭혼신편(殘金攝魂神鞭)의 실력밖에 줄 수 없단 말인가? 아… 나는 이제 죽음이 머지않은 것 같구나.방금 나는 경맥이 터져 처참하게 죽는 위협을 각오하고 전력을 다해 진기를 끌어올려 일격을 가했었다. 다행이랄까 경력을 채찍 끝에 관통시켜 세 사람을 죽이긴 했지만… 나도 곧 죽을 것이다… …” 원래 비류신은 전신의 정기가 여덟 군데 경맥 속에 응결되어 있어서 마치 무형(無形)의 경기를 연마한 듯 모든 바깥의 힘이 몸에 격중되면 즉시 일종의 반탄력이 생기기 때문에 상대방의 경력을 해소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비류신은 벌써 만화신검 홍부용의 음독한 매살장에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금의삼사자는 수차례에 걸쳐 한꺼번에 그를 협공했으나, 그의 체내에 응결되어 있는 진기의 반탄력에 공세가 적지 않게 해소되었다. 하지만 비류신 역시 심한 상처를 어쩔 수는 없었다. 삼사자의 마지막 협공이 그의 목숨을 빼앗기 위한 무서운 공격이었기 때문이다. 비류신은 극도로 비통한 나머지 무리를 해서 응결되어 있는 진기를 끌어올려 무림의 절초인 편법을 발휘하여 삼사자를 죽였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그는 이미 전신을 움직일 길이 없었다. 가슴 속에서 기혈이 용솟음쳐 올라 쥐어짜는 듯 아팠다. 곧 죽을 것만 같았다. 그는 이번에 위험을 무릅쓰고 무리를 해서 진기를 끌어올렸지만 당장 경맥이 터져 처참하게 죽는 일은 없었다. 그러나 앞으로 칠 일 안에 경맥이 터져 죽게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오늘밤 그가 가한 일격으로 백 일 밖에 남지 않은 생명을 더욱 단축시키게 된 것이다.무양무음진경에는 경맥에 모여 있는 정기를 흩어 버리기 전에 무리를 해서 진기를 끌어올릴 경우, 경맥이 폭발하여 처참한 종말을 맞는 시일이 앞당겨질 위험이 있다고 적혀 있었다. 비류신은 자신의 처량한 내색을 드러내며 중얼거렸다. “죽으면 그만이지! 어차피 오늘밤 천수비경을 찾지 못한다면 백일 후에는 죽게 되어 있는 몸이니… 아… …” 그는 비통한 나머지 처량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샛별 같은 눈에서 구슬 같은 눈물이 비처럼 쏟아졌다. 분명히 그는 또 자기 모친의 임종 직전의 참상을 상기한 모양이었다. 비류신은 다시 처참하게 울먹였다. “어머님! 저는 이미 어머님을 대할 면목이 없습니다. 지금 저는 피맺힌 원한을 갚지도 못한 채 죽게 될 것입니다… …” 그는 이미 더 이상 말할 힘이 없었다. 죽음! 그는 결코 죽음이 두려운 것이 아니었다. 그는 자기 모친과 관계를 맺었던 일은 실로 세상에서 살아갈 수 없는 수치이며, 그 죄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어 죽음을 택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해 왔었다. 그리고 또 자기가 한시라도 빨리 이 속세를 떠나야만 마음의 고통을 잊을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는 자기 모친이 임종 직전에 하던 말이 생각나자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더욱 굳어지고 강인해졌다. 그것은 자기의 모친은 말할 수 없이 위대하므로 영원히 자기의 목숨을 아껴 준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또한 이것은 그의 모친의 유일한 희망이기도 했다. 비류신은 복수를 하지 않고 죽게 된다면 영혼까지도 영원히 모친을 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문득. 그는 오른쪽으로 사 장 밖에 있는 나무 아래서 귀신처럼 기다란 그림자를 발견했다. 그는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물었다. “당신… 당신은 누구요?” 기다란 그림자는 움직이고 있었으나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낙화처럼 가볍게 몸을 움직이는데 두 발로 땅을 밟지도 않는 듯 바스락거리는 소리도 나지 않았다. ‘정말 유령이 아닐까… …’ 비류신은 은근히 두려움이 앞섰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왔을 때 보니 그것은 분명 사람이었다. 달덩이 같은 얼굴에 긴 눈썹이 눈꺼풀까지 덮었고 수염이 가슴에까지 드리워진 선풍도골 (仙風道骨)의 노인, 너무나 엄숙하여 장엄하기까지 한 그는 등 뒤에 장검을 비스듬히 꽂고 있었다. 비류신은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자 다시 떨리는 음성으로 물었다. “당신… 당신이 야월광명지신도 소대호 입니까?… …” 비류신은 지금 진정으로 죽음에 대한 공포를 느꼈다. 상대방이 과연 소대호이거나 보 안의 다른 고수라면 자기는 칠 일간 살 수 있는 짧은 기간마저도 지금의 일순간으로 단축될 것이기 때문이다. 엄숙한 얼굴의 노인은 새털과 같이 홀가분한 몸으로 비류신의 앞으로 다가와서 걸음을 멈추더니, 도포 소매를 휘둘러 한 줄기 가벼운 바람을 보내는 것이었다. 그러자 죽어서도 쓰러지지 않고 서 있던 금의삼사자의 몸뚱이가 모두 털썩털썩 넘겨졌다. 노인은 그제 서야 두 눈을 지그시 뜨고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자네는 나를 지령보주 야월광명지신도 소대호라고 생각하는가?” 비류신은 노인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나이는 칠십 안팎으로 특히 그의 긴 두 눈썹은 족히 한 자 가량이나 되었다. 노인은 얼굴에 미소를 띤 채 옷자락을 나부끼고 서 있었다. 비류신은 저도 모르게 존경심이 일어 공손히 물었다. “그럼 노 선배님께서는 지령보 밖에서 오신 분이십니까?” 노인은 껄껄 웃었다. “자네의 추측은 모두 틀렸네. 나는 바로 소대호의 형 월광검(月光劍) 소대풍(蘚大風)이라네. 자네 손에 있는 잔금섭혼신편은 혹시 진편독자(眞鞭獨子) 탁성군(卓聖君)에게서 무양무음진경과 함께 얻은 것이 아닌가?” 비류신은 그의 말을 듣고 내심 크게 놀랐다. 그는 이 노인의 견식이 한없이 넓다고 생각했다. ‘이 노인이 어떻게 이 무기의 내력을 알고 있을까?’ 월광검 소대풍은 갑자기 처량하게 한숨을 쉬는 것이었다. “왕년의 무림칠절(武林七絶)이 연달아 몇 사람이나 죽었으니, 아! 나의 아우 소대호도 곧 참사를 당하겠구나. 나 역시 머지않아 죽게 될 것이고… …” 비류신은 들을수록 어리둥절하여 즉시 물었다. “소 선배님,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것 입니까?” 월광검 소대풍은 정기가 철철 넘치는 눈으로 그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 “자네가 대담하게 지령보에 뛰어 들어온 목적이 무엇인가?” 비류신은 지금 자신이 처한 죽음의 위험도 잊어버리고 오만하게 웃었다. “후배는 감히 거짓말을 못합니다. 제가 심야에 귀보에 들어온 것은 바로 영제(令弟)의 천수비경을 훔치기 위해서입니다.” 월광검 소대풍은 담담한 표정으로 천천히 말했다. “자네는 지금 무양무음진경의 무공을 연마하여 진기가 경맥에 응결되었기 때문에 다시 천수비경의 무공을 연마하여 경맥에 응결된 기혈(氣血)을 서서히 해소시키지 않으면 안 되지. 하 지만 그 비경은 내 아우 소대호의 수중엔 없네. 그는 단지 천수비경이 누구의 수중에 있다는 것만 알고 있을 뿐이라네.” “… …” “조금 전 자네가 혼자 중얼거린 말을 들으니, 무리를 해서 진기를 운행하였기 때문에 칠 일 후에는 경맥이 파열되어 죽는다고 하지 않았는가. 하지만 지금은 천수비경을 얻는다 할지라도 자네의 목숨을 구할 수가 없네.” 비류신은 이 말을 듣자 살아야겠다던 욕망이 완전히 절망으로 변했다. 그는 처량하게 한숨을 쉬며 구슬 같은 눈물을 흘렸다. 월광검 소대풍은 말을 잠시 중단했다가 다시 이었다. “그러나 내가 알기로는 당세에서 자네의 목숨을 연장시킨 후 다시 천수비경을 얻어 자네 체내에 있는 잔질(殘疾)을 완전히 치료할 수 있는 사람이 딱 한 사람 있지.” 비류신은 이 말을 듣자 두 눈이 휘둥그레지며 황급히 다그쳤다. “그 사람은 지금 어디에 있는 누구 입니까? 노 선배님께서 밝은 길을 일러 주시기 바랍니다.” “그 사람은 바로 곧 죽게 될 나의 둘째 동생 야월광명지신도 소대호일세! 그는 절세의 재지 (才智)를 지니고 있지. 음… 세월은 유수와 같아. 그가 셋째 동생에게 감금당한 지도 어느덧 십팔 년이나 흘렀군. 나는 그의 형으로서 셋째 동생에게 항거할 힘이 없다 할지라도 둘째 동생을 구해야만 하지… …” 비류신은 들을수록 어떻게 된 영문인지 알 수 없어 어리둥절해졌다. “그럼 지금의 보주는 야월광명지신도 소대호가 아니란 말씀입니까?” 월광검 소대풍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닐세, 지령보주는 벌써 십팔 년 전에 바로 내 셋째 동생인 지신도(地神刀) 소대천(蘚大天)으로 바뀌어졌지. 아… 그중의 복잡한 은원(恩怨) 관계는 한마디로는 모두 얘기할 수 없네. 모든 것은 내 셋째 동생의 사람됨이 비교적 음험하고 악랄하여 우리들을 미워했기 때문이지… 음, 이런 얘기는 할 필요가 없지!” 비류신은 이 말을 듣자 즉시 무림에서 제일 큰 보의 비밀을 눈치 챘다. 이런 비밀은 강호 무림 인물들이 전혀 모르고 있는 비밀이었다. 이 노인의 형제들 사이에 얽힌 은원관계가 몹시 복잡하다는 것을 느꼈다. 비류신은 시간이 자기 목숨에 중요하다는 것을 망각하고 있었다. “노 선배님의 둘째 동생 소대호가 셋째 동생인 소대천에게 참해를 당했다면, 그럼 그의 무공이 셋째 동생만 못하단 말입니까?” 월광검 소대풍은 괴로운 듯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가부(家父)께서 별세하신 후 이 천하에는 그의 적수가 없을 정도였지. 음… 우리 형제들 사이의 일은 또한 온 천하 무림의 운명과 긴밀히 관계되는 일이므로 나는 지금 더 이상 말하지 않겠네. 단지 자네가 나의 둘째 아우 소대호를 찾아갈 수 있도록 가르쳐주겠네. 그렇게 되면 첫째 자네의 생명을 구할 수 있고,동시에 내가 이루지 못한 소원을 자네가 대신 이룰 수 있네.그리고 그가 기분이 좋다면 아마 형제 사이의 갖가지 비밀을 전부 자네에게 들려줄 거야. 다만… …” 비류신은 소대호를 찾아가는 일이 자기의 목숨과 관계되기 때문에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다급히 물었다. “노 선배님, 어떻게 가야 하는 것입니까? 빨리 말씀해 주십시오.” 월광검 소대풍은 처량하게 한숨을 뱉어 냈다. “내 둘째 아우는 왕년에 셋째에게 유실(幽室)에 감금된 이래 성격이 크게 변하여 미친 듯이 살생을 범하고 있다네. 모든 보 안의 사람이 그가 갇혀 있는 유실의 담 벽까지만 가도 그의 괴이한 내력(內力)에 빨려 들어가 일장에 죽고 말지. 그러니 자네가 이곳으로 간다 해도 역시 잔혹하게 격살 당할지도 모르는 일일세. 그렇게 되면 자네 역시 죽음의 길을 찾아간 결과 밖에 더 되겠나?” 비류신은 낭랑한 음성으로 말했다. “생사는 운명에 달렸고 부귀는 하늘에 달렸다고 했습니다. 저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그분을 찾아가겠습니다!” 월광검 소대풍은 엷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렇지. 왕년에 나의 둘째 아우는 진편독자 탁성군을 가장 존경해서 둘은 막역한 친구로 사귀었었지. 그러니까 자네가 이 잔금섭혼신편을 보이기만 하면 그는 아마 일 장에 자네를 격파시키지는 않을 걸세. 그러나 그가 과연 목숨을 구해 주려고 할지… 그것은 장담할 수 없네.” 비류신은 밝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후배는 선배님의 살핌을 입어 한 가닥 삶의 기회를 얻은 것 입니다.이 바다와 같이 깊은 은혜는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그분이 저를 구해주고 버리는 일은 별개의 문제로써, 단지 후배의 재간 여하에 달려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시간을 지체할 수 없으니 어르신네는 속히 그분이 감금되어 있는 유실을 알려 주십시오.” 월광검 소대풍은 즉시 입을 열었다. “여기서 동쪽으로 약 백 장 가량 가면 황량한 독채가 있는데, 그곳이 바로 그가 갇혀 있는 유실일세. 그러나 그곳까지 가는 도중에는 세 군데나 지령보 사람의 비밀 초소가 있네. 자네는 지금 상처를 입은 몸으로서 그곳을 통과하기란 매우 힘든 일이네. 더욱이 그곳은 비밀 초소로써 파수하는 사람들의 무공은 가장 높기 때문에 말일세. 아마… …” 비류신은 그의 말이 채 끝나지도 않아 당차게 말했다. “후배는 생사의 고비에 이르게 되면 다시 무리를 해서라도 진기를 끌어올려 결사적으로 일격을 가하겠습니다.” “자네가 끌어올릴 진기에다 절묘한 초식을 배합한다면 자네의 채찍을 받아낼 수 있는 사람은 드물 것일세. 그런데 만일 자네가 경맥이 파열하여 중도에서 참사를 당한다면… …” 비류신은 처량하게 말을 받았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운명을 하늘에 맡기는 수밖에 없겠지요.” 월광검 소대풍은 한숨을 내쉬었다. “좋아! 그럼 가보세. 나는 셋째 아우를 배반하는 일이 있더라도 암암리에 자네를 도와주겠네.” 비류신은 이 말을 듣자 크게 감동되었다. 지령보의 사람들은 모두 세상을 속여 거짓으로 어질고 선한 체 하는 사람들인데, 그 중에 이토록 선량한 사람이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었다. 별안간 비류신은 노인이 자기에게 소대호를 구해달라고 하던 말이 생각나서 급히 물었다. “노 선배께서는 방금 후배에게 지령보주 소대호를 구해 달라고 하셨는데, 어떻게 구하면 되는지 가르쳐주시기 바랍니다.” 월광검 소대풍은 처량하게 한숨을 쉬었다. “나의 둘째 아우는 십 팔년 전 유실에 감금될 때, 그의 삼초(三招)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즉시 그의 아우 소대천을 살해하겠다고 떠들었었지. 음… 그러나 과거의 한스러운 일은 아마 그의 마음을 시들게 했을 거야. 설사 자네가 그의 삼초를 받아 낼 수 있다 할지라도 그가 다시 나오려고 하지 않을 걸세. 그것은 그가 죽을 기한이 불과 며칠 남지 않았기 때문이지. 그럼 어서 가보게! 가기만 해도 나의 소원을 이루어 준 셈이네. 그리고 또 한 가지, 자네가 이후에 나의 셋째 아우 소대천을 만나게 되거든 자네는 특별히 그의 음모와 흉계를 경계해야 하네.” 비류신은 그 동안 유식을 취하자 가슴 속에 들끓었던 기혈이 다소 가라앉았다. 그는 급히 허리를 굽히며 인사를 했다. “노 선배님,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후일 후배가 다시 살아나서 혈해(血海)와 같은 원한을 갚게 된다면 모두 노 선배님의 은덕으로 생각하고 죽을 때까지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말을 마친 비류신은 즉시 몸을 돌려 동쪽을 향해 마치 날듯이 달려갔다. 비류신이 한창 달려가고 있을 때, 한 줄기 기다란 인영(人影)이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방향을 같이 해 달려갔다. 비류신은 순식간에 칠팔십 장이나 달렸다. 몽롱한 달빛 속에 그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기다란 복도를 돌아서 폭이 석 자밖에 안 되는 좁은 길로 들어섰다. 흰 돌로 포장된 이 길 양쪽에는 소나무와 대나무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비류신은 별안간 걸음을 빨리하여 삽시간에 끝까지 달렸다. 그는 몹시 괴이한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된 일인지 그가 여기까지 달려오는 동안 그를 저지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그가 모르는 사이에 두 곳의 비밀장소는 이미 다른 사람에 의해 소리 없이 제거되었던 것이다. 이 사실을 그가 어찌 알 수 있겠는가. 비류신은 재빨리 시선을 돌려 보았다.안쪽으로 멀지 않은 곳에 한 채의 저택이 음산하게 서 있었다. 저택의 붉은 담장 밖에는 몇 그루의 커다란 버드나무와 고송(古松)이 서 있고, 담장 안에는 나무는 없고 오직 붉은 벽돌로 지은 넓고 큰 유실(幽室)이 한 채 있을 뿐이었다. 비류신은 기쁨을 금치 못했다. 두어 번 몸을 솟구쳐 다시 칠팔 장이나 앞으로 나갔다. 이때 우레와 같은 외침소리가 고막을 울렸다. “어떤 사람이기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감히 금지구역에 뛰어 드는가… …” 비류신이 번개같이 눈길을 돌려 보았을 때, 왼쪽에서 한 줄기의 수척하고 긴 인영이 음산한 저택의 왼쪽을 향해 나는 듯이 달려가고 있었다. 동시에 몇 장 높이의 버드나무 꼭대기에서 조그만 인영이 마치 올빼미처럼 신속하게 날아오르더니 그 수척하고 긴 인영을 향해 덮쳐 가는 것이었다. 이 광경을 본 비류신은 가슴이 섬뜩했다. ‘저 인영은 몹시 눈에 익은데… …’ 그는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질풍처럼 빠르게 담장을 향해 달려갔다. 이때 다시 날벼락 같은 고함소리가 울려 퍼졌다. “멈춰라!” 그 음성은 처음에는 오륙 장 밖에서 들려왔으나 말이 끝날 순간에는 이미 비류신의 뒤로 일 장 남짓 다가와 있었다. 이토록 가볍고 신속한 신법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아 그 사람의 무공은 추측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때 비류신은 아직 담장과는 오 장 가량이나 떨어져 있었다. 한 번 몸을 솟구쳐서는 도저히 담장 안으로 들어갈 수 없는데다, 또 뒤에서 추격해 오는 자의 치명적인 공격을 막는 것이 힘들었다. 다급해진 비류신은 냉랭히 흥! 소리를 내면서 오른손을 힘껏 내둘렀다. 그러자 수중의 잔금섭혼신편이 예리한 바람소리를 일으키며 그야말로 번갯불과도 같이 뒷사람의 머리를 감아 갔다. 이 초식은 그가 공력을 주입시키지 않았으나 몹시 괴이하면서도 신속했다. 그러나 나타난 사람은 무공이 비범하여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화난 목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손을 거두어라!” 그와 동시에 한 줄기 광풍과도 같은 잠력이 뻗쳐왔다. 순간, 비류신은 채찍을 움켜쥔 오른팔에 심한 통증을 느끼고 하마터면 잔금섭혼신편을 놓칠 뻔했다. 나타난 사람은 체격이 건장한 노인이었다. 그는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삽시간에 비류신의 왼쪽으로 다가서더니, 왼손을 잽싸게 내밀어 한 줄기 노도와 같은 경기(勁氣)로 비류신의 퇴로를 막아 버렸다. 동시에 오른손 다섯 손가락을 갈고리처럼 구부려 비류신의 오른편 팔꿈치를 할퀴어왔다. 이 노인은 무공이 실로 막강하여 초식이 사납고 악랄하기 이를 데 없었다. 비류신은 퇴로가 막혔으므로 이를 악물고 수중의 잔금섭혼편을 괴이하게 후려 돌려 노인의 오른팔을 휘감아갔다. 그에게는 공력이 없었지만, 이 무기는 무림의 기물(奇物)로써 극히 예리한 갈고리가 박혔으므로 머리털만 자를 수 있는 보검(寶劍)에 못지않았다. 건장한 노인은 이 채찍의 위력을 잘 알고 있는 듯 비소(誹笑)를 보내고 있었다. “그래도 몇 수 펼칠 줄 아는군!” 오른손을 갑자기 거두고 몸뚱이를 회오리바람처럼 한 바퀴 빙글빙글 돌리면서 쌍장을 떨쳐 내었다. 그러자 두 줄기의 광풍노도와 같은 장력이 극히 기이한 각도에서 비류신을 휘말았다. 비류신의 샛별 같은 눈에서는 순간 냉혹한 살기가 번쩍했다. 그는 경맥이 폭발되어 참사를 당하는 위험을 무릅쓰고 세차게 진기를 끌어올려 말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바로 이 위기일발의 찰나. 괴상한 외침소리가 들려오며 한 줄기 수척하고 기다란 인영이 번개처럼 공중을 날아왔다. 쾅! 우레와 같은 폭음이 울려 퍼지자, 건장한 노인과 수척한 인영은 각기 신음소리를 발하며 두 걸음씩 물러났다. 비류신은 자기를 도와 준 사람을 자세히 보았을 때 놀람과 기쁨을 금치 못하고 크게 외쳤다. “수형, 당신이었군요!” 비류신을 도와준 사람은 바로 무림에 위명을 떨쳤던 풍운류랑인 고화룡이었다. 그는 비류신에게 미소를 보냈다. “청복! 참, 아니지. 비 노제(飛老弟)! 자네는 속히 안으로 들어가게. 이 노인은 내가 맡을 테니.” 건장한 노인은 고화룡의 일장에 내상을 입어 끓어오르는 기혈을 누르기 위하여 운공조식 (運功調息)을 하고 있는 듯했다. 비류신은 크게 감동하여 눈물을 주르르 흘리면서 떨리는 음성으로 말했다. “수형의 명호는 어떻게 부릅니까? 내가 들어가 불행히 참사를 당한다 해도 수형의 명호나… …” 풍운류랑인 고화룡은 급히 그의 말을 끊었다. “명호는 다음에 알려 주지.어서 들어가게! 지체해서는 안 되네.” 비류신은 이 말을 듣고 즉시 몸을 돌렸다. 그러나 막 몸을 솟구치려고 하는 순간, 누군가의 노한 외침소리를 들었다. “이놈, 한 걸음도 옮겨선 안 된다.” 동시에 한 줄기의 인영이 번개처럼 빠른 속도로 세차게 덮쳐왔다. 그것은 바로 고화룡에게 조호이산계(調虎離山計), 즉 호랑이를 산에서 쫓아버리는 계책에 말려들었다가 다시 돌아온 조그만 늙은이였다. 비류신은 갑자기 칼날 같은 눈썹을 치켜 올리면서 귀가 따가울 정도로 처절하고 길게 부르짖었다. 그와 동시에 그의 오른손의 잔금섭혼신편이 돌연 한 줄기 금빛을 뿌리면서 간담이 써늘하도록 날카로운 바람소리를 일으켰다. 다음 순간, 잔금섭혼신편은 천만 줄기의 금빛으로 인하여 신속하게 덮쳐 온 늙은이의 전신 급소를 노리고 뻗쳐갔다. 나타난 사람의 무공이 제아무리 높다 할지라도 비류신의 죽음을 각오한 날카로운 초식 아래서는 액운을 면키 어려웠다. 채찍이 여름밤의 번갯불처럼 어지러이 휘둘러지는 가운데 처절하기 이를 데 없는 단말마의 비명소리가 밤공기를 찢고 하늘 높이 울려 퍼졌다. 그 난쟁이 늙은이의 영혼은 이미 처참한 비명소리 속에 빨려 나갔으며, 그의 전신은 잔금섭혼신편에 맞아 두 토막이 나버렸다. 나무토막처럼 나뒹굴어진 몸뚱이에서 선혈이 콸콸 뿜어져 나와 땅바닥을 시뻘겋게 물들였다. 밤바람이 그 위를 휩쓸어가자 역겨운 비린 네가 물씬 풍겼다. 그러나 비류신 역시 난쟁이 늙은이의 비할 데 없이 거센 장력에 밀려 이 장이나 날려가 담장으로부터 삼 장 거리에 떨어졌다. 비류신은 전신을 꿈틀거리며 한차례 안간힘을 쓰다가 처참한 신음소리를 내며 땅바닥에 푹 엎어졌다. 그는 고통을 못 이겨 전신을 뒤틀면서 핏발이 선 눈으로 삼장 앞에 있는 담장을 주시했다. 그의 입가로는 선혈이 흘러나오고 긴 머리털이 흐트러져서 지극히 처참한 형상이었다. 이때 건장한 노인은 이미 풍운류랑인과 치열한 격투를 벌이고 있었다. 비류신은 체내의 기혈이 무섭게 요동치고 전신의 뼈마디가 무너져 내리는 듯했다. 조금만 움직여도 골수에까지 사무치는 통증에 기절할 것만 같았다. 그러나 굽힐 줄 모르는 강인한 성격을 지닌 그는 이를 악물고 여력을 다해 기어서 일어났다. 그리고 두 발로 땅을 박차고 일 장 밖으로 날아갔다. 그러나 그는 바로 신음소리를 내며 다시 땅바닥에 엎어졌다. 그는 오른손의 잔금섭혼신편을 힘껏 움켜쥐고 일 장 밖의 담장을 응시했다. 고통을 참지 못해 얼굴 근육이 심하게 꿈틀거렸다. 그는 다시 기어 일어나려고 했으나 이미 뜻대로 힘을 쓸 수가 없었다. 비류신은 잇달아 부르짖으면서 땅바닥으로 한 치 한 치 굴러가기 시작했다. 마침내 그는 담장 가까이까지 굴러갔다. 그러나 눈에서 별빛이 번쩍거리고 오장이 뒤집히는듯하여 전신 사지를 부들부들 떨었다. 전신의 힘이 쭉 빠져 버린 것이었다. 한편 풍운류랑인 고화룡은 쌍장을 잇달아 휘둘러 사장(四掌)을 공격하여 건장한 늙은이를 격퇴시켰다. 순간 그는 비류신 곁으로 달려와 오른손으로 그의 몸뚱이를 안고 공중으로 솟구쳐 오르면서 담장 위에다 올려놓았다. 건장한 늙은이는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면서 담장위에 있는 비류신을 향해 산이라도 밀어버릴 듯한 두 줄기의 경력을 쏟아내었다. 풍운류랑인 고화룡은 쌍장을 재빨리 떨쳐내어 해변으로 밀어닥치는 노도처럼 거센 장풍을 뿜어 건장한 늙은이의 장풍과 맞섰다. 바로 이때였다. 담장 안쪽에서 날카롭고도 괴상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웃음소리는 마치 과부가 처절하게 흐느끼는 소리 같았다. 그리고 그 소리에 깔린 싸늘한 한기는 얼음장같이 냉혹하여 지옥에서 불어오는 음풍(陰風) 같기도 했다. 비류신은 반 혼수상태에서 그 괴상한 웃음소리 속에 비분과 애상(哀傷)이 충만해 있음을 느끼고, 상대방이 우는 것인지 웃는 것인지 분간하지 못했다. 웃음소리에 이어 전혀 산 사람의 음성으로 볼 수 없는 냉혹한 음성이 들려왔다. “이 녀석, 네가 와도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말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비류신은 돌연 자신의 몸뚱이가 한 줄기 강대한 흡인력에 말려 허공으로 떠서 곧장 사 장 밖에 있는 유실을 향해 날아가고 있음을 느꼈다. 이 광경을 본 풍운류랑인 고화룡은 유실을 향해 급히 외쳤다. “그는 진편독자 탁성군의 제자요… …” |
첫댓글 잘 보고 갑니다.
재미납니다.
잼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