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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이원영 발제문] 핵발전소(NPP) 건설 의사결정과정의 국민주권침해
= 헌법소원 검토 세미나 발제 1 (수정안) =
2026년 8월 이원영 (국토미래연구소장, 시민인권위 공동위원장)
들어가며 - 10년이 지나도 물음은 그대로다
2016년 필자는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지 「국토계획」에 <핵발전소 위험과 국민주권>을 실으면서 한 가지 물음을 던진 바 있다. "핵발전소의 설치와 관련하여 국민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가 이행된 적이 없고, 행정부를 제외한 다른 헌법기관이 그 설치와 운영에 직접 관여한 일도 없으며, 오로지 임기제 대통령과 그 산하 행정부만이 그 '위험'을 다루고 있다 이 상황이 올바른 것인가."
10년이 지났다. 그 사이 정권이 두 차례 바뀌었고, 탈원전과 친원전이 번갈아 국정과제가 되었으며, SMR 특별법이 통과되었고,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확정되었다. 그러나 위 물음에 대한 제도적 답은 단 한 줄도 마련되지 않았다.
오히려 사태는 한 걸음 더 나아갔다. 2026년 7월 13일 정부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반도체AI 데이터센터의 전력수요를 이유로 신규 원전과 SMR을 추가 증설하겠다고 밝히면서 "전문가 의견과 국민 공론화 과정을 거쳐" 반영하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그런데 그 공론화가 무엇을 뜻하는지, 누가 어떤 절차로 정할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법에 없기 때문이다.
오늘 발제의 취지는 단순하다. 핵발전소 증설 여부를 다투기 전에, 그 결정을 누가 어떤 절차로 내리는가를 먼저 헌법 앞에 세우자는 것이다. 증설의 옳고 그름은 그다음 질문이다.
Ⅰ. 실체 - 이름은 '기본계획', 실질은 '확정'
정부는 2025년 2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신규 대형원전 2기(2.8GW, APR1400)와 SMR 1기(0.7GW)를 확정했다. 준공목표까지 각각 2037년 2038년 2035~36년으로 못 박혔다. 남은 절차는 부지 선정뿐이었고, 그마저 2026년 상반기에 영덕과 기장으로 신속히 정해졌다.
여기서 첫 번째 헌법적 이상징후가 드러난다. 통상 '기본계획'이란 하위 실행계획에 방향과 지침을 제시하는 상위문서다. 구체적 수량과 사양은 아래 단계에서 확정되는 것이 행정계획 법리의 상식이다. 그런데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정반대다. 몇 기를, 어떤 노형으로, 언제까지 지을 것인지 이 사업의 본질에 해당하는 모든 것이 '기본'계획 단계에서 이미 종결된다.
이 어긋남은 단순한 명칭의 문제가 아니다. 국민이 개입할 수 있는 시점을 구조적으로 소거하는 장치다. 기본계획 단계에서는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후속 처분 단계에서는 "이미 상위계획에서 정해졌다"는 이유로 개입이 차단된다. 주권자는 언제나 너무 이르거나 너무 늦은 자리에 서 있게 된다.
Ⅱ. 구조 - 전기사업법 제25조, 심의와 보고의 비대칭
이 어긋남은 우연이 아니라 법 조문에 그대로 새겨져 있다. 전기사업법 제25조는 전력수급기본계획의 확정절차에서 전력정책심의회에는 '심의'를 거치도록 하면서(제2항),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는 '보고'하도록(제5항) 정해 놓았다.
심의와 보고는 다른 말이다. 심의는 승인하거나 조건을 달거나 되돌려 보낼 수 있는 권한이다. 보고는 통보를 받는 것으로 끝난다.
그렇다면 이 나라에서 원전을 몇 기 지을지, 어떤 위험을 국토에 심을지를 실제로 승인하는 기관은 어디인가. 국회가 아니다. 정부 내부에 설치된 자문기구, 전력정책심의회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조차 통보문을 받아드는 자리에 앉아 있고, 국민 자신에게 주어진 것은 공청회 한 번이 전부다.
이것을 입법의 실수라 부를 수는 없다. 법이 처음부터 이렇게 짜여 있었다. 헌법 제1조 제2항은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선언하지만, 전기사업법은 그 권력이 국민에게 되돌아갈 문을 애초에 좁게 만들어 놓았다.
Ⅲ. 씨줄과 날줄 - 국민주권 결여의 전면성
2016년 논문에서 필자는 핵발전소 위험을 두 축으로 교차 분석한 바 있다. 이 틀은 지금도 유효하며, 오히려 사태가 악화되었음을 보여준다. 날줄(실체적 상황)은 승인입지→ 운영감시 → 해체폐기 → 재난대처이고, 씨줄(권력주체)은 행정부 / 국회 / 지방정부 / 국제협력이다. 이 격자의 모든 칸을 채워보면 결론은 하나로 수렴한다. 한국만이 유독 행정부 하나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아래 표에서 확인할 것은 각국이 원전을 택했는가 버렸는가가 아니다. 그 결정을 누가 내렸는가이다. 결론이 찬성이든 반대이든, 주권자에게 물었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에게 없는 것이다.
| 국면 | 선진국 사례 | 한국 |
| 승인 및 입지 | 스웨덴: 행정부(방사능안전청)와 사법부(환경재판소)의 이중 인허가 | 행정부 단독 |
| 운영 및 감시 | 독일: '네 개의 눈 원칙' — 독립전문기관의 교차감시 일본: 지방자치단체의 재가동 권한 | 원안위 단독, 진흥과 규제의 미분리 |
| 의회에 의한 통제 | 프랑스: 의회내 감시기구 OPECST 가동 미국: 의회 통제 하의 감사원과 NRC(원자력규제위원회) 감사관실 | 국회는 ‘보고’대상에 불과 |
| 국민동의 및 투표 | 이탈리아: 1987년 2011년 국민투표 오스트리아: 1978년 국민투표 스위스: 2017년 국민투표 독일: 2011년 윤리위원회 후 의회 의결 대만: 2018년 국민투표로 탈원전폐지조항가결, 2025년 국민투표 했으나 투표율요건미달로 부결 | 한번도 없음 |
원전 관련 의사결정에서 주권자의 관여 방식 국가별 비교
특히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구조적 모순은 지정토론자이신 이정윤 선생께서 오래전부터 지적해온 바다. 핵연료 제조정비설계운영규제연구개발이 저마다 독점체계에 놓여 있고, 원자력진흥위원장인 총리 산하에 원자력안전위원회가 편성되어 실질적으로 '진흥에 의해 안전이 관리되는' 구조다. 자신이 저지른 행위를 스스로 감시하는 모순이다.
요컨대 국민주권의 결여는 어느 한 단계의 흠결이 아니라 전 단계에 걸친 전면적 공백이다. 헌법소원의 대상을 개별 처분이 아니라 의사결정구조 자체로 삼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Ⅳ. 헌법적 논증 - 다섯 개의 축
1. 국민주권 원리 (제1조 제2항)
핵 위험은 초국경적이고 초세대적이다. 남한 전역이 26기 안팎의 핵발전소로부터 300~500km 범위 안에 있어, 후쿠시마급 사고가 나면 전 국토가 방사능에 오염된다. 이는 통상적 행정재량의 대상이 아니라 공동체의 존립 자체에 관한 근본결정이다.
대통령의 권한은 '국민으로부터의 주권'에서 파생된 통치권에 불과하다. 통치권자가 주권자의 의사를 확인하지 않고 국가의 명운을 좌우하는 결정을 행정부 독자적으로 내리는 것은 국민주권 원리에 반하며 통치권의 남용이다.
2.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와 과소보호금지원칙 (제10조제34조 제6항)
헌법재판소는 2024년 8월 기후위기 헌법소원에서 탄소중립기본법의 해당 조항에 헌법불합치를 선언했다. 여기서 결정의 취지를 정확히 옮길 필요가 있다. 헌재는 2030년 감축목표의 수준 자체가 과소하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가 위헌으로 본 것은 2031년 이후의 감축목표를 법률에 정해두지 않았다는 점, 곧 미래 기간에 대한 보호의 틀이 법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법의 공백이었다.
이 점이 본 사건에 결정적이다. 문제 삼아야 할 것은 정부가 내놓은 조치의 수준이 아니라, 그 조치를 낳는 절차가 법에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헌재는 이미 '법이 정해두지 않은 공백'이 그 자체로 기본권 보호의무 위반이 될 수 있음을 밝혔다.
본 사건에서 '보호조치'에 해당하는 것은 무엇인가. 물리적 안전설비가 아니다. 결정절차 자체다. 위험의 크기에 상응하는 숙의절차를 마련하지 않은 것이 곧 보호의무의 과소이행이다. 핵위험은 기후위기보다 더 즉각적이고 더 치명적이며, 헌재가 세워둔 이 저울은 이번 사안에 그대로 놓일 수 있다.
3. 과잉금지원칙과 수단의 정당성 상실 (제37조 제2항)
국가가 국민의 생명권을 제한할 때는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수단이 필요최소한이어야 한다. 칼카르 결정이 확립한 '미검증 기술에 대한 국가의 사전배려의무'는 기술적 불확실성이 클수록 안전절차를 강화할 것을 요구한다. 상업운전 실적이 전무한 SMR에 대해 전문가 일각의 주장만으로 절차를 간소화하는 것은 이에 정면으로 부딪힌다.
더구나 수단의 정당성을 판단하는 사실적 전제가 이미 바뀌었다. 태양광 전기의 보급 급증,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 공정 진입, 차세대 분산형 전력망 구축, V2G의 제도화 일정, 영농형 태양광의 진전 대안이 없던 시대의 논리로 대안이 생긴 시대의 결정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목적(전력 확보)을 달성할 덜 침해적인 수단이 현실화된 이상, 핵폐기물과 사고위험을 동반한 증설 고집은 필요최소성 심사를 통과하기 어렵다.
4. 포괄위임금지원칙 (제75조)
국민의 생명안전과 직결된 입지 결정과 방사능 관리 기준은 마땅히 입법부가 법률로 정해야 한다. 이를 시행령고시에 맡겨온 관행은 위임입법의 한계를 넘어선다. 특히 전기사업법 시행령 제4조 제3항 제3호 등 하위법령이 실질적 결정권을 흡수하고 있는 구조를 정면으로 다툴 필요가 있다.
5. 적법절차원칙 (제12조)
헌법재판소는 "공권력에 의한 국민의 생명자유재산의 침해는 합리적이고 정당한 법률에 의거하여 정당한 절차를 밟은 경우에만 유효하다"고 판시해왔다. SMR 특구 지정 시 '알 권리'와 '의견제출권'의 부재, 공청회 1회로 갈음되는 형식적 의견수렴은 적법절차의 최소 요건조차 충족하지 못한다.
보론 - 칼카르 결정은 '절반의 답'이다
독일 연방헌법재판소가 칼카르 결정(1978)에서 확립한 원칙, 즉 국민의 생명과 공동체의 운명을 좌우하는 사안은 행정부 재량에 맡길 수 없고 국민의 대표기관이 직접 정해야 한다는 명제는 우리 논증의 출발점이다.
다만 이 결정을 인용할 때에는 그 결론까지 함께 밝히는 것이 정직하고 또 안전하다. 칼카르 결정은 문제된 원자력법 조항을 위헌이라고 보지 않았다. 입법자가 원자력의 이용 자체를 법률로 결정한 이상, 그 구체적 형성은 행정에 맡길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 결정에서 취하는 것은 결론이 아니라 그 전제, 곧 '무엇이 입법자가 직접 정해야 할 본질적 사항인가'라는 물음이다.
그리고 그 물음 앞에서 칼카르는 절반의 답에 지나지 않는다. 국회가 형식적으로라도 심의권을 가진다 해도 문제가 다 풀리지 않는다. 수십만 년의 위험을 국토에 심는 결정은 5년 임기의 대통령도, 4년 임기의 국회의원도 온전히 감당할 수 없는 시간의 무게를 지닌다. 대리권력이 아무리 성실해도 대리는 대리일 뿐이다.
되돌릴 수 없고 국토 전역에 미치는 결정은 오직 주권자 자신이 직접 들여다보고 결정할 때에만 정당성을 가진다. 이것이 본 청구가 '국회 심의권 강화'에 머무르지 않고 국민투표와 시민의회라는 직접적 통로를 요구하는 이유다.
Ⅴ. 청구의 요체 헌법재판소에 무엇을 구하는가
정부가 예고한 '공론화'가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처럼 추첨으로 뽑은 시민들이 양쪽 정보를 고르게 받고 석 달 가까이 숙의하는 절차가 될지, 아니면 한 달짜리 요식행위로 끝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법이 정해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로 이 입법 공백이 본 헌법소원의 표적이다. 우리가 구하는 것은 세 가지다.
첫째, 국민투표를 요청할 권리. 일정 수 이상(예: 10만 명)의 주권자가 요청하면 대통령이 헌법 제72조에 따른 국민투표 회부 여부를 판단하고 그 결과를 밝히도록 하는 절차적 권리다. 여기서 분명히 해둘 것이 있다. 우리가 구하는 것은 대통령에게 회부를 의무지우는 것이 아니다. 제72조가 대통령의 재량으로 정한 이상 그 재량 자체를 법률로 없앨 수는 없다. 구하는 것은 요청을 접수하고 판단하여 응답할 의무, 곧 재량의 행사를 절차 안으로 끌어들이는 장치다.
둘째, 불수용 시 추첨 시민의회로 이행하는 절차. 대통령이 정해진 기간(1개월) 내에 응답하지 않거나 회부하지 않을 경우, 추첨으로 구성된 시민의회로 자동 이관되는 이중 트랙이다. 대의권력의 부작위가 곧 주권행사의 종결이 되지 않도록 하는 안전장치다. 이 시민의회는 국회나 정부의 권한을 대신하는 결정기구가 아니다. 숙의의 결과를 국회와 정부가 의무적으로 검토하고 그 수용 여부를 공개적으로 밝히도록 하는 자문권고 기구다. 대의제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대의제가 다루지 못하는 시간대를 보완하는 축이다.
셋째, 숙의가 갖추어야 할 최소 기준. 숙의 기간, 정보의 균형적 제공, 대표성 확보 방식, 결과의 구속력에 관한 법정 최소기준이다. 이것이 없으면 '공론화'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다시 협상 테이블에 오르는 말잔치로 그친다.
Ⅴ-2. 적법요건에 관한 사전 정리
본안에 이르기 전에 넘어야 할 관문을 미리 밝혀둔다. 특히 청구기간은 이 청구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쟁점이므로 토론에 부치기 전에 입장을 세워둘 필요가 있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2025년 2월에 확정되었다. 계획의 확정 시점을 기본권 침해 사유가 있은 날로 본다면, 헌재법 제69조 제1항의 1년은 이미 지났다. 제12차 계획이 아니라 제11차 계획을 대상으로 삼아 성숙성 논란을 피하려 한 선택이, 청구기간이라는 더 험한 관문을 불러들이는 셈이다.
이에 대해 세 갈래의 대응을 준비한다. 첫째, 기산점을 2026년 상반기의 부지 선정으로 잡는 것이다. 영덕과 기장이 정해짐으로써 비로소 침해가 구체화되었다고 보는 구성이다. 둘째, 전기사업법 제25조와 그 시행령이라는 법률법령 자체를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이 조항들이 만들어내는 절차적 배제는 계획이 세워질 때마다 반복되는 계속적 침해이므로 청구기간의 제약을 달리 볼 여지가 있다. 셋째, 절차를 마련하지 않은 입법부작위를 다투는 부분에 관하여는 청구기간의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헌재의 확립된 법리를 원용하는 것이다.
세 갈래 가운데 셋째가 가장 안정적이다. 본 청구의 중심을 '제11차 계획의 취소'가 아니라 '숙의절차를 정하지 않은 입법의 공백'에 두어야 하는 실무적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제11차 계획은 그 공백이 실제로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로 삼는 것이 합리적이다.
청구서 구성(요약)
1. 청구인 - 전국 각지의 주권자 다수를 개별 청구인으로 특정하여 명부를 구성한다. '국민 전체'라는 표현은 자기관련성 심사에서 곧바로 문제가 되므로 쓰지 않는다. 예비적으로 예정지 및 방사선비상계획구역 주민과 미래세대를 별도 청구인군으로 둔다.
2. 대상 - ①전기사업법 제25조 및 동 시행령 제4조 제3항 제3호(법령헌법소원) ② 숙의절차를 정하지 않은 입법부작위 ③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공권력 행사성을 다투는 부분)
3. 형식 - 법령과 입법부작위를 다투는 부분에는 피청구인을 따로 기재하지 않는다. 계획을 공권력 행사로 다투는 부분에 한하여 처분청을 특정하되, 전력수급기본계획의 현행 주무부처를 확인하여 기재한다.
4. 청구취지 - ① 헌법불합치 확인 ②2년 내 숙의절차 입법 의무 ③후속처분 집행정지
Ⅵ. 토론에 부치는 쟁점
종합토론에서 다루어주시기를 청하는 실무적 쟁점들을 미리 정리해둔다.
1. 적법요건의 관문 - 기본계획의 처분성, 자기관련성직접성현재성. 특히 위 Ⅴ-2에서 제시한 청구기간 대응 세 갈래 가운데 어느 것을 주된 구성으로 삼을 것인가.
2. 통치행위론과 입법재량 - 에너지 정책을 광범위한 입법재량 영역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생명권 관련 본질적 사항으로 볼 것인지. 칼카르 법리의 국내 수용 정도와, 그 결정이 결론적으로 합헌이었다는 점이 인용의 힘에 미치는 영향.
3. '절차 입법의무' 인정의 선례성 - 헌재가 특정 숙의절차의 입법을 명하는 것이 권력분립상 가능한가. 헌법불합치+입법시한 방식의 활용 범위.
4. 제72조 재량과의 충돌 - 국민투표 요청권을 법률로 창설하는 것이 대통령의 회부 재량을 침해하는가. '응답의무' 구성으로 충분히 회피되는가.
5. 시민의회의 헌법적 지위 - 자문권고 기구로 설계하더라도 대의제 원리와 충돌하는 지점은 없는가. 아일랜드 프랑스 사례의 제도적 위상.
6. 미래세대 청구인 적격 - 2024년 결정의 사정범위와 본 사건에의 적용.
7. 국민투표법의 현행 흠결 - 재외국민 투표인명부 조항의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방치된 상태가 본 청구에 미치는 영향. 오히려 입법부작위 논증의 보강 재료가 될 수 있는가.
8. 증거와 심리 - 위험의 규모에 관한 전문적 증거가 심리과정에서 실질적으로 검토되지 않는다면, 절차적 권리의 확인만으로 충분한가.
맺으며
법정은 두 개의 얼굴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국회를 통보 대상으로, 국민을 구경꾼으로 세워 둔 이 법을 그대로 둘 것인지, 아니면 헌법 제1조 제2항이 처음부터 명한 대로 권력의 문을 다시 주권자 쪽으로 열어젖힐 것인지.
핵발전소를 늘릴 것인가 줄일 것인가는 그다음 질문이다. 먼저 답해야 할 것은, 수십만 년의 위험을 이 땅에 심는 결정을 대체 누가 지고 갈 것인가이다. 그 책임은 다음 정권도, 관료도 아닌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우리 자신, 당대의 국민에게 있다.
집주인에게 묻지 않고 지은 집은, 아무리 튼튼해도 그 집이 아니다. 헌법을 건너뛴 원전추진은, 이제 헌법 앞에 서야 한다.
참고
이원영, 「핵발전소 위험과 국민주권 - 국토안전을 위한 대응체제의 모색」, 『국토계획』 제51권 제3호,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2016.6.
이원영, 「원전 딜레마, AI시대에 맞는 상상력이 필요하다」, 민들레, 2026.2.22.
이원영, 「'원전 확대' 정해놓고 공론화국민주권 위배 아닌가」, 민들레, 2026.7.16.
독일 연방헌법재판소 칼카르 결정(BVerfGE 49, 89), 1978.
헌법재판소 2024.8.29. 선고 기후위기 헌법소원 헌법불합치 결정.
대만 중앙선거위원회, 2018년 공민투표 제16안 및 2025년 공민투표 결과.
이원영 (국토미래연구소장, 시민인권위 공동위원장)
출처; (원) 헌법소원 검토 세미나 2026-08-25(전태일기념관) 자료
국토미래연구소 Café >헌법소원 검토 세미나 2026-08-24
https://m.cafe.daum.net/earthland/DsfD/2?svc=cafea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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