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조금씩 올똥말똥 하지만~
일요일에 전국적으로 비가온다는 기상청의 예보가 쬐끔~ 틀릴 것도 같은 예감이 들 정도로 하늘은 괜찮다~
날이 새기를 기다려서 후다닥~ 들머리에 든다~
개~뿔~ (인수가 자주 쓰는 말인데, 이게 무슨 말인지 정확한 뜻을 난 잘 모른다~ 단지, 이럴 때 쓰는 거 같더라고~) 기상청의 예보는 정확하더구만~
연이틀 비에 흠뻑 젖다보니~ 이제 익숙해진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여~
포기하고 걷는다~
이런저런 생각들이 흐물흐물 몸밖으로 빠져 나와~ 숲속으로 나무우로 바위우로 풀잎들에 널리고 걸린다~ 비맞고 깨끗해진 생각들이 다시 들어와 자리를 잡는다~
욕심이 있으니 후회가 있고~ 기대가 있으니 실망이 있는 벱이여~
내한테 욕심도 부리지 말고, 넘한테 기대도 허지 말고~
허고싶은 일, 해야 헐 일만 최소한으로 험시롱 살먼 되는 것이여~
칠 수 있는 거 최대한으로 쳐내고, 가급적 최소한으로 사는 거여~
비오믄 쫄땅~ 맞음시롱 산행허고~ 햇빛쬐면 땀흘림시롱 마루금 오르고~ 비로 씻고, 땀으로 뱉어내며 사는 거여~
인류역사상 벼락맞아 죽었다는 사람, 내 백도 못들어 봤네~ 빗길 차사고로 죽었다는 사람은 수도없이 보고 들었고~ 비올 때, 산길 댕기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니께~
먼소리를 지껄이고 있는 거여, 시방~ 나도 몰러~ 오락가락 허나 벼~
반짝, 우르릉 꽈광~
와~
뭐시여이거시~
반짝~ 하고 나서 수도 셀 겨를이 없이 바로 꽈광~ 하더라~
바로 앞 쪽에서 번개가 치더라니께~
순간적으로 앞으로 엎드려 사체투지(四體投地)~
히유~ 죽는 줄 알었네~
앞에 했던 말, 모두 취소허끄나~마끄나~
계속 가야허나 말어야허나~
지금은 빼도박도 못헐 상황이여~ (이거 음담패설 아니당~ 나 심각혀~~) 어쨌든 직진~
300고지 불랫재에서 800고지 운주산까지 몸한번 풀고~
식탁바위 조금 전 바위에서 아침도 간단히 해결하고~ 그래봤자 비에젖을라그라는 ×지나~ 건빵이여~ 식탁바위까지 갔다가 비오면 어떡혀~ 그 전에 잠깐 비가 긋더라고~ 선답자님 말씀들이, 먹은만큼 간다드라~ 꿀떡꿀떡 샘키고~
개운하게 정비해 놓은 산길따라 내려가니 돌탑도 있고~ 조상님들~ 이몸의 안녕도 째까 부탁드리것습니다이~
임고4터널로 표지되어 있는 터널 위를 마루금으로 지나면셔~ 아래 통과하고 있을 하수녀석들의 대가리도 폴짝폴짝 뛰면서 발로 콩콩 ?아주면셔어~ 차로 터널 지내니까 좋지?~ 나는 느그들 ?음시롱 지나가니께 좋다!~
정맥에서 약간 벗어나 있긴 하지만~ 도덕산이 전망이 좋다는데~ 개~뿔~
흐흐~ 소대장~ 도덕산갈림길에서 오룡고개까지~ 뙤약볕아래서 한번 걸어봐바바~ 반바지반팔입고 걸어야헌다~이~ 째까 꺼끌꺼끌허꺼시다~
갈구목이라고도 부르는 오룡고개 지나고~
삼성산 갈림길 어드메에 굴이 있다던디~
안강휴게소 있는 시티재~ 예술적 가치는 별로 없어 보이는 '남북평화통일염원비'가 세워져 있더구만~ 근다고 아무나 막 쏴~브냐?~
내 오늘 어지간허므는 시티재에서 스틱을 접을라고 혔는디~
시간도 어중간~허고~ 필~도 받었고~
자고이래로~ 모름지기~
스승의 은혜는~ 뛰어넘어서 갚고~
낙동동반자의 땜빵은~ 멀리 가주어서 갚어야 혀~
우중특공작전이당~
배수로타고 직진~ (배수로가 시티재 들머리입니다~ 들머리가 또 있는지는 몰라유~ 지는 배수로타고 올랐다는 야그~)
2004년 발행지도에는 없던 SK기지국(PCS016 한국통신프리텔대구본부)도 있고~
호국봉에 오르고~
어림산넘어 마치재 지나니~
숲속에 별장이 하나 지어져 있는디~ 멋있더라~
어릴 때 하던 자치기는 원없이 하겠더라, 대지넓이가~
어지간한 사람보다 호사누림직한 개새이도, 내가 본 것만 두마리가 있고~ 복날하고는 상관없것드만, 관상이~
사유지를 침범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후다닥 통과~
할미당재, 청석골재라고도 부르는 한무당재~
또여기서 스틱을 접기는 영 애매하더라고~
낙동동반자의 땜빵을 생각허니~ 잠든 줄 알았던 전투욕이 되살아나더라니께~
날은 어두워지기 시작허는디~
그랴~
?~놔이가 경상도밤을 두려워하랴~
비는 부슬부슬 내리지요~ 등거리에서 애기는 울지요~ 보따리는 이고들었지요~ 얼굴은 가렵지요~ 덩은 매렵지요~ 해는 지지요~ 치마(바진가?~)는 흘러내리지요~ 애기포대기는 늘어지고, 애기는 버티지요~ 에또 머시냐~
참말로~ 폭우가 간간히 뿌리는 야간우중산행분위기~ 조~오~터~라~
그리고 나~
만불산에서 드디어 알바해따!~
어떻게 내려가다 보니까~
멋있게 마지막 운동시켜주는 올라치기 관산까지는 좋았는디~
만불산에서 정신적으로 통 헷갈리더라고~
여러가지로~
돌아보니 빗속에 그윽한 실루엣으로 관(冠)처럼 생긴 관산은 계속 의연헌디~
전진방향을 바라보면서 만감이 교차허드라니께~
그동안 읽어놓은 선답자님들의 알바종주기 생각도 나고~
바람을 가르며 씽씽~ 겁나게 지나가는 찻소리들~ 빨간 테일램프를 길게 늘이며 질주하는 차들~ 산꼭대기에서 컴컴헌 밤중에 비맞으면서 나홀로~
만불산 확인허고, 좌로 꺾어야 허는디~ 직진해부럿어!~ 다분히 의도적이기도 혔고~
아니나다를까~ 허벌라게 큰 부처님 뒷모습이 갈길을 확~ 가로막으시더라고~
얼른 掌을 合허고~ 허리를 숙이기는 혔는디~ 크긴 크드라~ 야심헌 밤에 보니께 더 크드라~
부처님 상 뒤에 서서~ 순간적으로~ 잔머리가 굴러가기 시작허드라고~ 잔머리는 가급적 안쓰면서 살라고 노력중인디~ 요때는 불가항력적이엇던거시엇던거시여~
밤 열한시는 다 되어가고~
그렇다고 만불사를 통과허자니~
정맥종주허던 워떤 불량헌 놈이~ 자정언저리에 울며짜며~ 만불사스님들의 수도정진을 훼방혔다고~ 대간 때의 어느 절처럼~ 만불산자체를 통과못허게 막어버리면~ 후답자님들의 원성을 감당할 재간이 없것고~
그랴~
진행방향에서 최대한 능선쪽으로 좌꺾~해 보자~
결국은 사유지 침범~
개새이들 짖는 소리에~
깐깐하신 인상의, 경비인 듯한, 주인장이신 듯한 분이 나오셔서 몬일이냐고 따지시네~
여차저차~
알고보믄 지가 나이 마흔에 조실부모허고 불쌍헌 놈이랑게요~ 훌쩍훌쩍~
점잖게 생긴 양반(히~^^)이 야심헌 밤에 그라고 다니시냐고 경상도 말로 타일러 주시드만~
빨리 내려가시라고~ 길도 가르쳐 주시고~
내려가는 길에도 알바는 계속되고~
공부한 것은 있어서 무슨 정신병원인 줄 알았더니 한국전력공사인 건물도 지나고~
결국은 만불사로 갔다우~ 다분히 의도적으로~
내 각시를 부를 수 있는 가장 쉬운 랜드마~크가 만불삽디다~
만불사 초입앞에 쪼그리고 앉어있는디~
요번에는 순하게 생긴 젊은 총각하나가 만불사경비실 비스꾸루무레한데서 나오더니~
또 이시각에 몬일이시냐네~
여차저차~
알고보믄 내가~ 훌쩍훌쩍~
그라고는 담소를 나눴다우~
왼손에 염주를 차고 있었걸랑~
종교적인 도구는 아니고~
생각헐 때 심심허믄 돌릴라고 올초에 해인사 갔을 때 산 염준디~
오후여섯시 반이면 만불사출입은 통제되고~
자기는 낙동정맥은 모르고~
만불사로 안내려오시기는 아주 잘 허셨고~
암만~
각시 도착~
차로 빙글빙글 자정언저리까지 알바 계속~
바뜨~
해박한 독도지식으로 경부고속도로 찾아내고~
결국 만불사에서 다음구간 들머리인 경부고속도로통과굴다리까지 차로 댕겼다우~
나~
이번 주에~
만불산에서부터 다시 낙동시작허라고 그라믄 안~된~다~아!~
정월 호랭이가~ 불랫재 들머리 묘지의 사자 한번 보듬어 주시고~ 요것도 호랭이와 사자간의 화합이여~ 화합은 걸어댕김시롱 몸으로 허는 것이여~ 말로만 선거때만 허는 것이 아니고~
조금 더 올라가면 요로코롬 이쁜 길이 나오더라고~
건설부에서 박아논거 보니께~ 2등삼각점은 아닌갑다~
운주산 정상표지는 여기저기 참 많습디다~ 그 중 제일 맘에 드는 눔으로~ 이 정상표지 확인허고는 진행방향째까뒤로 후진혀야 혀~ 소대장~ 이른바 정맥길로 도로바이트를 하라는 말씀~
간단히 조찬기도의 예를 올리고~ 조찬이래야 건빵허고, 뻐내~너 말린 거, 땅콩, 잣, 그라고 수삼 세 뿌리~
여그가 식탁바윈갑다~ 아까 거기서 땅콩나부래기라도 집어먹기를 잘~ 혔네~
물먹은 바위~ 좋냐!~
깨끗이 다듬어진 산길에 이어 돌탑이 있더이다~ 오늘산행의 무사안녕을 잠시 고개숙이고~
돌탑언저리의 선답자님들의 리본~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쉬어가는 문제~ 요것이 무엇일까요?~ (HINT : 애국가 2절~) 철갑이올시다~
황악바람님~ 반갑습니다~ 난 황악바람님 종주기 읽으면 기죽어서 종주기쓰기 싫더라~ 꽃이름은 워찌그리 잘 아시는지, 사진은 또 왜그리 잘 찍으시는지~ 미오~이~ 앞으로 많은 지도 부탁드리것습니다~ 평소에 잘 해두어야 허는 삼부는 헐 수 있을 때, 꼬박꼬박~ '6K5SYR'은 몬표시당가요?~
대구~포항간 고속도로 임고4터널 막 지나고~ 이리재~ 영천시 임고면과 포항시 기계면을 잇습니다~
여그는 아스팔트포장 왕복2차선~ 갈구목이 더 정겨운 오룡고개~
안강휴게소가 있는 시티재~ 남북평화통일염원비~가 있는디~ 나으예술적인안목으로 볼때게~ 째까~ 조잡헙디다~ 좌든우든 남북평화통일염원에는 나도 찬성한표!~
시티재에서 배수로타고 올라와~
흐미~ 거미줄~ 소대장, 그동안 고상헌 줄을 혼자 댕겨보니께 알것네~ 고마워~ 이번 주부터 또 수고혀야 쓰것네그랴!~
이 구조물은~ 이름안에 KTF, SK, 016, 프리텔 등등 안들어있는게 없습디다~ 하긴, 하나 지어서 여러 통신사가 같이 쓰면 국가적으로, 국민적으로다가 낭비가 덜허것지요~
호국봉 가기 전에 조고문님 리본~ 이 리본은 때가좀끼어갔고 둘둘말려서 비맞고 있었는디~ 지가 곱게펴서 비묻은손으로 호호~거리며 닦은 뒤에~ 공손하게 캐무러셔터 누른 사진이옵니다~ 현상, 인화, 확대허니라고 고상 좀 혓습니다~ 음~ 이러다가 손가락지문 다닳아없어져버리는 거 아니여?!~^^
정맥진행방향으로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나는 직진~
여그는 마치재~ 영천시 고경면과 경주시 현곡면을 잇습니다~
사유지 침범중?~ 제지를 받지는 않았습니다~ 개새이들만 좀 짖습디다, 예의상 근무수칙만 지킵디다~ 3회 수하!~ 정도~ 훈련이 잘 되았드만~ 복날허고는 상관이 없것어~ 그래도 밤새 안녕허시게나들~
할미당재, 청석골재, 한무당재~ 다같은 이름~
들머리, 날머리에 계단도 맹글어 놓고~ 개구멍 통과한 곳도 많은디~ 땡큐~ 그손길에 복많이 받으시소서~
만불산 엄청큰부처님 뒤에 쌓인 돌탑~
엄청큰부처님은 찍어볼라니께~ 후레쉬끄믄 캄캄먹통이고~ 켜고찍으믄 바로앞에 나무들이 그빛 다묵어블고~ 내 똑딱이로는 안되드만~
사유지 안에 영천시경계탐사대 리본~
여그는 차타고 다님시롱 다음 들머리 찾는 중!~ 목하 알바중~이라고 해 두셔~
경부고속도로 철망리본들~
이번 주 들머리확인~
소대장!~ 여그까지여~ 이틀에 할라믄 째까 힘드꺼시네~ 여름에 뙤약볕이 좋은지, 우중산행이 좋은지는 논외로 허더락또~ 먹는시간, 자는시간 최대한으로 쭐이고~ 연이틀 까~뜩~채와가지고 죽을뚱살뚱 댕겼응~게~ 시방 자정이 다 되아부럿서~
연이틀 간의 우중산행을 마무리지었다~ 겁대가리상실허고 밀고나가는 마음따라~ 어려움이야 좀 있었것지만~ 그래도 묵묵히 따라준 몸한테 감사헌다~
산행기 쓰는 스타일이 각각이듯이~ 산행하는 스타일도 각각이다~ 그때그때 달~라~요~ 허것지만~
정맥에 안기는 2008년도의 난~ 속도는 따지지않고~ 가급적 많은 시간을 정맥마루금에 넣으려고 마음먹고 있다~ 그러기에 주야간, 날씨의 청탁을 가리지 않으려하고~
내몸이 얼마나 버텨주는지에 대해서 몸의 각부분과 대화를 많이 나누며 마루금을 탄다~ 1대간9정맥을 마치게 되면~ 가부간에 결정이 나것지~ 몸이 버티지를 못하든지~ 완쾌가 되어 가뿐해지든지~
아직까지는~ 너댓군데 극심하게 안좋았던 부분들이, 대간끝무렵에서 두어군데 좋아지고~ 이제는 두군데 정도 안좋은 부분이 남은 거 같다~
안좋은 부분도~ 인천에서는 계속 안좋은데~ 마루금에 안기면~ 능선의 정기들이 몸에 스미어~ 좋아지는 감이 든다~ 아주 조금씩이긴 하지만~
지금까지와 같은 그래프를 몸이 계속 그려준다면~ 결국은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ALL OR NONE!~ 대충 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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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bb290 원문보기 글쓴이: 이거종
첫댓글![훗](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exticon119.gif)
날을 위해 부지런히 읽고 보고갑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문신은 점점 퍼져 보기 흉하게 되었는데 아픈것은 그대로인것보니 뼈에도 문제가 조금 있는것 같으네요.. 좀 더 차카게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ㅎ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70.gif)
![ㅎ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70.gif)
모시여...... 벌써 경주땅 까정 내달리 셨으니.... 대간 마치고 제대로 산행 다운 산행을 못하고 비실 대고 있으니 부끄럽네요~
한구절 한구절 인생의 의미가 숨어 있는 따뜻한 글입니다. 소대장님을 걱정하는 마음이 그렇고~~산줄기의 정기를 받아꼭 완쾌하리라 확신합니다. 이틀에 걸친 우중산행 수고하셧습니다. 저는 이 번주 또다시 진부령갑니다. 이번에는 향로봉 정식허가 받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