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박물관 기행
이도선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 산업연구팀
서울에는 국립중앙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국립국악박물관, 국립서울과학관, 서울대학교박물관 등 비교적 규모가 큰 국립박물관도 많지만 좀더 자세히 찾아보면 규모는 작아도 이색적인 주제로 내실 있게 운영되고 있는 작은 박물관도 상당수 있다. 작은 박물관은 주로 개인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 한국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이색 박물관을 소개한다.
차(茶)박물관 정원에서 마시는 차 한 잔
◈ 아름다운 차박물관
(종로구 인사동-www.teamuseum.net)
지난 3월 인사동에 문을 연 아름다운 차(茶)박물관(신영수 관장-티베트 박물관, 성 문화 박물관 운영)은 한옥의 아늑한 공간에서 동양의 차 문화를 한눈에 살펴 볼 수 있는 곳이다. 차박물관은 ‘ㅁ’자형 한옥 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고 한국, 중국, 티베트, 일본 테마로 구성된 4개의 전시관이 있다. 이 곳은 다른 박물관에서는 맛볼 수 없는 따뜻함과 여유를 느낄 수 있는데 그 이유는 박물관 중앙에 차를 마시며 차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휴식 공간이 있기 때문이다. 차는 정원뿐 아니라 은은한 분위기의 방에서도 마실 수 있는데 중요한 손님 접대나 독립된 공간을 원하는 관람객을 위한 차박물관의 배려가 엿보인다.
쪾입장료 일반-5천 원, 학생-3천 원 쪾관람 시간 오전 9시~오후 9시(입장 마감-8시), 휴관일 없음 쪾위치 인사동 사거리를 지나 우측에 ‘예촌’이라는 상점 골목으로 20m 정도 들어가면 한옥으로 된 ‘아름다운 차 박물관’ 현판을 볼 수 있다.(☎ 02-735-6678)
한국 전통의 자수 미학을 만나는 시간
◈ 사전(絲田)자수박물관(강남구 논현동)
1974년에 개관해 3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사전(絲田-허동화 관장의 호)자수박물관은 50여 평 남짓한 조그마한 전시실이 전부지만 유서가 깊은 박물관이다. 자수박물관은 골목 안쪽에 있는 데다 4층 한켠에 위치하고 있어 찾기가 쉽지 않지만 내국인보다 외국인, 특히 일본인에게 더욱 유명해 그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다. 전국을 수천 바퀴 돌면서 보자기, 병풍, 불화 등 자수가 놓여진 천이란 천은 가리지 않고 모조리 수집한 허 관장의 노고가 없었다면 오늘날 방대한 자료를 갖춘 자수박물관은 없었을 것이고 입소문으로 멀리 외국에까지 유명해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한국 전통의 미와 자수의 세계로 흠뻑 빠지고 싶다면 자수박물관으로 발길을 돌려보자.
★ 입장료: 무료 ★ 관람 시간: 오전 10시~오후 4시, 토.일.공휴일 휴관 ★ 위치 논현동 영동우체국 맞은편 또는 지하철 7호선 학동역 10번 출구에서 직진하면 ‘絲田刺繡博物館’ 표지판을 만나게 되는데 거기서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면 찾을 수 있다.(☎ 02-515-5114~6)
짚풀 향기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곳
◈ 짚풀생활사박물관
(종로구 명륜동-www.zipul.org)
짚풀생활사박물관에 들어서면 짚풀 향기가 진동한다. 짚풀생활사박물관에서는 짚풀의 유용성과
짚풀로 생활 도구를 만들어 사용한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솜씨뿐 아니라 짚풀의 예술성에 감탄할 것이다. 짚풀 문화 연구에 평생을 바친 안병선 관장이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수집한 짚풀 공예품을 1-2 전시실에 나누어 테마별로 전시하고 있다. 이 외에도 짚풀생활사박물관에는 제1전시실에서 제2전시실로 내려가는 통로에 ‘세계의 팽이’가 전시되어 있어 형형색색의 팽이도 구경할 수 있다. 또 2층 체험학습장에서는 짚풀 만들기 체험 교육이 열리며 짚풀로 만든 장식품도 판매한다.
★ 입장료: 성인-3천 원, 학생-2천 원 ★ 관람 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 월요일.공휴일. 이튿날.신정.설날.추석 휴관 ★위치: 지하철 4호선 혜화역 4번 출구로 나와 직직해 혜화동 로타리 우리은행 앞에서 건널목을 건너면 보이는 아남아파트 옆 골목에 위치하고 있다.(☎ 02-743-8787)
옹기들이 옹기종기 모여 숨쉬는 박물관
◈ 옹기민속박물관
(도봉구 쌍문동-www.onggimuseum.org)
3층 건물 전체를 휘감은 담쟁이 넝쿨이 인상적인 옹기민속박물관(정병락 관장)은 이름처럼 도시에서는 거의 사라진 우리 민족 고유의 각종 옹기 250종 3천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숨쉬는 그릇’으로 불리는 옹기(甕器)는 찰흙에다 부엽토를 섞은 뒤 잿물을 입혀 구운 항아리다. 옹기민속박물관에는 옹기 외에도 단청 전시실, 민속 생활용품 전시실이 있고 야외 정원에는 농기구와 항아리, 연가(煙家), 석조물, 현대 조각품 등도 전시되어 있다. 자수박물관과 달리 옹기민속박물관은 내국인의 관람이 주를 이루는데 이는 옹기 박물관이 전문성이 떨어져서도, 다양한 볼거리가 없어서도 아니다. 이 지면을 통해 작은 박물관에 대한 내국인들의 관심과 더불어 옹기민속박물관에 외국인들의 발걸음이 잦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 입장료: 성인-3천 원, 학생-2천 원 ★ 관람: 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 월요일,공휴일.신정.설날.추석 휴관 ★ 위치: 지하철 4호선 수유역 4번 출구로 나와 6, 6-1, 8, 8-1 일반 버스를 타고 서라벌 중학교 정류소에 하차한다. 정류소에서 하나은행(‘우이남’ 지점) 옆길로 100m 직진하면 된다.(☎ 02-900-0900)
오감(五感)으로 느끼는 김치 여행
◈ 김치박물관
(강남구 삼성동-www.kimchimuseum.co.kr)
삼성동 COEX 지하 2층에 위치한 김치박물관은 풀무원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매일 식탁에 오
르는 김치를 먹으면서도 김치는 왜 빨간색인지 김치는 어떻게 만드는지 모르는 아이들, 그리고 중국 사스(SARS) 때문에 더욱 유명해진 김치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오는 외국인에게 소개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이 곳에서는 김치 담그는 방법과 열무김치, 석류김치, 나박김치 등 여러 가지 김치 모형을 지역별.계절별로 구분해 놓았고 김치 재료인 고추, 생강, 마늘 등의 실물을 전시해 어린이나 외국인의 시각과 후각, 촉각을 자극한다. 무엇보다 김치박물관에서 가장 인상적인 곳은 김치를 직접 먹어볼 수 있는 김치 시식실로 관람객들에게 작은 기쁨을 주는 곳이다. 보다 많은 아이들과 외국인들에게 김치의 종주국인 한국을 제대로 알리고 이해시키기 위해 중구 필동에서 그들이 많이 찾는 이곳 COEX로 옮겨온 것처럼 우리 김치의 우수성이 김치박물관을 통해 전 세계로 더 많이 알려지기를 바란다.
★ 입장료: 성인-3천 원, 학생-천 원 ★ 관람 시간: 화.토요일 오전-10시~오후 5시, 일요일-오후 1시~오후 5시(입장 마감-오후 4시 30분), 월요일.신정.설날(3일).성탄절 휴관 ★ 위치: 지하철 2호선 삼성역 COEX 지하 2층에 있다.(☎ 02-6002-6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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