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크라운 100~200개 신규개점, 뚜레쥬르 1000호돌파 매출 40%상승, 우리밀 등 사용한 신제품 속속 출시.
지난 한 해 동안 베이커리 업계는 이중고에 시달려야 했다. 환율 폭등과 국제 곡물가 상승으로 기존의 두 배 이상 훌쩍 뛰어오른 원재료 가격과 멜라민 파동 등 연이은 식품 안전사고가 트랜스지방의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던 업계에 연이어 충격을 준 것이다.
특히 소규모 자영업 베이커리는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업계보다 훨씬 심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랜차이즈 베이커리가 비교적 안정적인 재료 수급이 가능한 데 반해 자영업 베이커리는 원재료 가격 상승의 타격을 그대로 떠안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
웰빙, 식재료의 다양화 등 급변하는 사회 트렌드에 발맞춰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거대 업체들의 브랜드력에 밀려 일명 ‘동네 베이커리’들이 문 닫는 일이 속출한 것도 지난해 베이커리 업계의 큰 특징이었다.
자영업자들처럼 당장 숨이 넘어가는 지경은 아니지만 프랜차이즈 베이커리도 힘겨운 한해를 보내야 했다. 브랜드 리뉴얼과 프리미엄 브랜드 라인 추가 등 차별화를 위해 바쁜 행보를 보였지만 매출 증가나 브랜드력 상승과는 무관하게 원자재 가 상승으로 당장의 순이익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각 사들은 여기서 받은 충격을 흡수하려 연초 혹은 9월에 한 차례씩 가격상승을 단행했지만 많은 부분을 내부에서 떠안아야 했다.
한편 수입 식품의 안전성 문제가 크게 대두되며 국산 원재료를 찾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거세짐에 따라 국산 밀, 앙금 등을 사용하려는 업체들의 업체들도 두드려졌다.
파리바게뜨 파리크라상 샤니 등을 운영하고 있는 SPC 그룹은 ‘우리밀 사업’을 대대적으로 추진했다. 지난 해 7월 우리밀 전문가공업체 ‘밀다원;을 인수한 SPC는 우리 밀의 한 품종인 금강밀을 원료로 한 제품 개발에 착수, 파리바게뜨에서 ‘우리밀 우리보리식빵’과 ‘우리밀 우리감자빵’ ‘우리밀 치즈양파빵’을 출시했다. 파리바게뜨는 이 제품들을 필두로 우리밀 전용코너를 마련하는 등 비중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Bake your story’를 컨셉으로 단순히 빵을 파는 곳을 넘어 방문하면 늘 즐겁고 행복한 이야기가 있는 장소임을 전달하는 마케팅활동으로 김태희를 광고모델로 기용해 신선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다. 이에 힘입어 파리바게뜨는 약 200개 매장을 신규 오픈하며 총 180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게 됐다.
웰빙, 브런치 문화 등 사회 트렌드에 맞춘 변화 시도 역시 불황을 견딜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지난 해 뚜레쥬르는 210여 개의 점포를 새롭게 오픈하며 1000호점을 돌파, 1100호점 달성을 달성하며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매출은 전년 대비 40%의 상승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10월 선보인 ‘김연아빵’은 피겨 스케이트선수 김연아의 인기와 함께 관심이 높아져 매 달 2~3배 가량의 매출 신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또 건강을 생각하는 고객들을 위해 지중해 빵, 우리밀 빵 등 각종 웰빙 빵을 선보이기도 했다.
베이커리와 커피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카페형 매장의 인기도 이어졌다. 고품격 베이커리 컨셉으로 내놓은 ‘카페 뚜레쥬르’는 프랑스 유명 파티쉐를 초빙해 케익 시연회를 여는 등 차별화된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려 노력한 데 힘입어 7월 월드컵경기장점을 오픈한 데 이어 12월 대학로점을 리뉴얼 오픈했다.
2007년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신라명과와 크라운베이커리는 2008년에는 어려운 가운데 리뉴얼을 통해 차츰 제자리를 찾아가려는 모습을 보였다.
신라명과는 지난 해 ‘Bread & co. SHILLA'로 브랜드를 리뉴얼했다. 당분간은 리뉴얼된 매장과 기존 매장을 모두 운영하다가 차츰 브레드 엔코 신라로 완벽히 리뉴얼 할 예정이다. 이번 리뉴얼을 통해 보다 젊은 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젊은 감각과 기존 신라명과가 가진 전통성을 겸비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다.
특히 마케팅에 있어서 젊은 감각이 많이 가미됐는데 처음으로 연예인을 기용하며 수능 시즌과 크리스마스 시즌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모습을 보였다.
제품군에서는 2007년 진행한 ‘오색樂’ 사업을 접는 대신 가공유지나 이스트를 사용하지 않고 버터와 천연 효모만을 사용해 제품 품질을 업그레이드하고 우리 밤 등 한국적 식자재를 사용한 아이템으로 품목을 한정해 특화시켜나갈 방침이다. 오미자·유자 에이드 등 독특한 음료군도 등장시킬 예정이다. 한편 리뉴얼한 삼성동 아셈점에서 선보인 ‘티니’메뉴가 인기를 끌며 매장 매출증가를 견인하기도 했다.
크라운베이커리는 2006년 육명회 대표의 취임과 함께 시작한 리뉴얼 작업을 마무리하는 한해를 보냈다. 2007년 600여개 매장에서 약 100개 매장을 추가하며 700여 점포를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인기 그룹 원더걸스와 함께 진행한 M.net 프로그램 ‘원더베이커리’는 신선한 시도로 좋은 평을 받았다. 국내 최초 파티쉐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원더걸스의 인기를 기반으로 새로운 크라운베이커리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한편 도넛업계에 있어서 2008년은 던킨도너츠의 독주와 여기에 맞서는 경쟁 업체들의 선전이 눈에 띄는 한해였다. 던킨도너츠는 한 해 동안 130개 매장을 새롭게 선보이며 총 680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거대 브랜드로의 면모를 과시했다. 경쟁업체들은 아직 던킨도너츠의 독보적인 자리를 위협하지는 못했지만 꾸준히 세를 불려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 2009전망
업계에서는 지난해 고점을 찍고 하강세를 보이고 있는 국제 곡물가가 실제로 제품 수입가격에 반영되는 것에 약간의 기대를 내비추면서도 실질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침체된 사회 분위기도 문제다. 지난 해 각 사들은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물량을 준비해놓고 크리스마스 특수를 노렸지만 경기불황의 여파로 사회 분위기도 침체돼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업계는 지난 해 진행된 마케팅 활동을 올해에도 확대 진행해 나간다는 계획을 내비췄다. 웰빙을 키워드로 한 제품을 출시하는 한편 매장 확대에도 신경을 쓸 예정이다.우려 속에서도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의 타격이 전체 외식시장의 침체정도에 미치지 않았다는 데서 나온 전략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