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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열(身熱)_현길언
● 줄거리
신문사 기자로 근무하는 ‘나(최부장)’는 근간에 ‘선구적인 시민상’을 수상하게 된 ‘김만호’가 수상자로서 부적격자라며 신문사로 날아든 진정서를 보게 된다. ‘나’는 취재 과정에서 ‘김만호’가 일제 때 ‘강성수’ 목사가 운영하던 한글 강습소를 폐쇄하고 그를 공산주의자로 몰아붙인 인물이며, 해방 후에는 미군정에 협력하면서 강성수를 제주 4.3사건의 주동인물로 몰아붙였으며 그 후 시대적 격변기에도 변신을 거듭해 온 인물임을 알게 된다. ‘나’는 취재 중 외압에 시달리면서 오히려 ‘강성수’가 진정한 지도자였다는 것을 짐작하게 된다. 그 이후, ‘장성환’의 회고록을 입수하여 증거로 삼고자 하지만 결국 발표하지 못하게 된다.
● 등장인물
▶최부장(나) : 신문기자. 김만호의 수상에 대한 부정적인 진정서를 보고, 김만호와 강성수의 일대기를 살펴보며 진실을 규명하고자 한다.
▶강성수 : 자기 희생적 목사. 일생을 남을 도우며 살았다. 일제 시기에는 야학을 열어 문맹을 깨우치고, 우리말로 설교하는 것을 지켜오다가 일본어로 설교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본 헌병들에게 잡혀간다. 교회문을 닫게 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일제에 협력하라는 회유를 받고, 신사 참배와 창씨개명을 요구받지만 그 모두를 거부한 결과 형을 살게 된다.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뒤 해방이 되었다. 폐허가 된 교회를 다시 재건하려고 애쓰던 중 제주 4·3 사건을 만나 좌익 청년들에게 살해당하고 만다. 죽은 뒤에 공산주의자라는 누명을 쓰고 그것을 벗어나지 못한다.
▶김만호 : 기회주의자, 출세주의자. 강성수의 친구 중 하나. 지방 유지이다. 강성수와는 다르게 요령있게 세상을 사는 인물이다. 일제 때 친일 행위를 한 일로 해방 뒤 곤경에 처했었지만 강성수의 도움으로 간신히 위기를 넘긴다. 그는 강성수가 죽은 뒤 그가 공비 토벌대(우익세력)에 의해 처형되었다는 말을 퍼뜨려 그 결과 강성수는 완전히 빨갱이로 몰리게 된다. 후에 ‘선구적인 시민상’ 수상자로 내정 받는다.
▶장성환 : 일제 때 고등계 형사로 일하다가 해방 후에는 도경 사찰과장을 지냈던 인물. 그는 지난 시대의 과오를 참회하게 된다.
● 핵심정리
▶갈래 : 중편소설
▶배경 : 일제시대~해방직후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주제 : 진실을 왜곡하는 사회에 대한 비판적 인식
● 이해와 감상
한 신문사 기자의 눈을 빌려 역사의 왜곡(歪曲) 행위가 여전히 고쳐지지 않음을 꼬집는 동시에 현재에도 우리 사회가 어떤 진실을 가려내지 못하고 오히려 허위와 조작을 일삼고 있음을 비판한 소설이다. 이 작품 속의 기자 역할을 하는 인물은 진실에 이르려고 하지만 현실이 용납하지 않는 관계로 좌절하고 만다.
현길언의 소설 ‘신열’은 평론가들 사이에서 ‘주목할 문제작’, ‘우리의 삶을 비춰볼 수 있는 대단히 반성적인 작품’이라는 평을 받는다. 현길언의 소설들은 여러 가지 삶의 양식을 통해서 결국 통일되게 추구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올바른 삶, 가치 있는 삶, 도덕적인 삶’의 모습들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