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화 결정하면서 두 작가님들께서 고민 많으셨을 것 같은데, 다행히 유료화가 당연하다는 댓글들이 많아서
아무 것도 아닌 저까지 괜히 안도하고 우쭐하고 그랬어요.
유료화에 태클 거는 댓글들도 가물에 콩 나듯 있었지만,
그런 댓글엔 반대가 많아서 (저도 다 반대 클릭클릭! ㅋㅋㅋㅋ) 씨익 웃었네요. ^^
어찌어찌 하다보니 만화나 그쪽 관련 종사하시는 분들하고 친분이 좀 생겼어요.
(물론 피크 작가님 두 분 아닙니다. 제가 아는 분들이 그렇게 유명하신 분들은 아니구요, 데뷔 준비하시는 분도 계시고...)
그 분들 일상생활을 옆에서 간간히 보노라면... 만화가로 살아가는 일이 참 쉽지 않아요.
만화만 그려서는 생계를 잇기가, 몇몇 히트 작가들이 아니고서는 힘들기 때문에 외주 일을 받아서 한다는 거,
영세한 업체들 때문에 고료 못 받은 작가들이 수태 많다는 거,
출판사 때문에 안 좋은 경험하신 분들도 많다는 거,
게다가 정부에서는 만화를 호환마마급으로 취급해서 창작의자가 꺾일 뻔 했던 적이 있다는 것 등등등...
물론 개인차가 있긴 하겠지만, 만화에 대한 애정과 열정 없이는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은 분명히 알게 됐습니다.
그런데 참... 어쩌다가 만화는 공짜로 보는 거라는 인식이 생겨난 걸까요?
웹툰이... 다양한 독자층을 만화로 끌어들였다는 점, 만화 보는 일을 일상적인 일로 만들었다는 점,
그리고 신인 작가들의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다양한 작가들이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는
포털 사이트들이 참 좋은 일 한 건데, 문제는 공짜 만화로 출발했다는 거지요.
물론 저도 중학교 다닐 때 도서대여점에서 만화 좀 빌려봤다면 빌려봤습니다.
근데 순정만화 잡지 윙크를, 저희 언니가 10년 넘게, 지금까지 사보고 있거든요.
윙크 보다 보면 불법 스캔받은 만화 보지 마라, 도서대여점에서 책 빌려보지 마라, 광고를 참 많이 했어요.
고등학교 올라가면서 야자 때문에 만화 빌려볼 시간도 없었지만, 이래저래 마음에 걸리는 것들이 많아서
어느 순간 이후부터는 만화책을 사서 봅니다. 그렇다고 이것저것 문어발식으로 다 사서 보는 건 아니구요.
보는 것만 사고, 안 사는 건 안 봅니다. 간단하죠? ㅋㅋ
(사실... 만화 그렇게 많이 사보진 못합니다. -_-;;; 만화보다는 씨디를 많이 사거든요. ㅋㅋㅋ)
다시 돌아가서...
참 속상하더라구요. 만화의 가치가 낮게 평가되는 것 같은 현실이...
밤새가며, 피땀 흘려 가며 만화 그리는데, 수고에 비해 돌아가는 게 적어보이는 거예요.
(제가 방송 일을 2년 정도 했는데, 방송판도 비슷합니다. 방송쟁이들 수명 갉아먹으면서 방송 만드는 거예요.)
쉽게 읽히니까 쉽게들 생각하는 구나.
미술이랑 문학이 한 데 어우러진 건데, 왜 미술이랑 문학은 고상하고, 만화는 안 고상한 건가...
왜 어른이 돼서 만화를 보면 철 없다고, 유치하다고, 한심하다고 생각하나? 재미있기만 한데...
급기야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만화 재벌이 나와야 한다, 우리나라 만화가들이 세계적으로 빵빵 터뜨려줘야 한다,
그래서 조중동 이런 데에서까지 문화부 기자들이 달라붙어서 특집 기사 빵빵 써주고,
시장이 몇 천 억 대네, 황금알을 낳는 미래 동력 컨텐츠 산업이네, 뭐 이런 식으로 인식이 달라져야 한다, 등등...
만화재벌이 나오려면, 만화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만화 뿐만이 아니라, 어떤 일에 대해서는 정당한 가치를 지불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사회 전반에...
공짜 너무 좋아하면, 그 이면에는 공짜를 위해서 울며 겨자먹기로 희생해야 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근데, 그 희생양들이 대부분 약자들이에요.
그게 문제에요. 강자나 부자가 희생하면 '늬들 업이다. 벌었으니 좀 토해내라.' 그러고 말겠는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유료화를 결정한 두 작가님의 용단에도 박수를 보내고, 그 결정에 기꺼이 찬성을 표시하는 팬들에게도 박수를 보냅니다.
흔들림 없이, 쭈욱, 끝까지 파이팅하세요.
전 물개박수, 쌍수들어 응원하기, 폭풍 감동하여 댓글 달기, 한 회 대여섯 번씩 보기 등등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다 할 몸과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당장은 좀 힘들어도, 작품이 충분히 훌륭하다면 결국 세상이 알아줍니다.
피크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뜨거운 사랑을 받을 거라고 확신해요, 전... ^^
제 확신이 맞다는 것을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지켜보겠습니다.
좋은 작품으로 본인들의 가치를 더 여실하게 증명해주세요.
사랑합니다. ^^
첫댓글 암요~~ 대찬성입니다~~~~
방송판이시셨군요!!! 저는 애니메이션판입니다!! 시장은 있는데 투자는 없고~ㅋㅋ 디자인 계열은 다 힘드네요. 옳습니다! 만화는 고상해요~~~!!!!
지금은 아닙니다. 도망쳤거든요.
꿈이 있어야 버틸 수 있는 혹독한 동네인데, 저는 꿈이 아니어서 버틸 수가 없더라구요.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