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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요논평 ** 화요논평 (2006년 12월 1일) 아이러니라는 시대정신
ahjabie 추천 0 조회 347 06.12.01 07:31 댓글 19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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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06.12.01 08:39

    첫댓글 늦어진데다 심려까지 끼친 것 다시 한 번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폭차님 마음, 감사드립니다. 모두들 건강/건필하시길 바라겠습니다.

  • 06.12.01 20:44

    다행입니다. 활자가 눈에 들어올 정도의 몸은 된 듯하니, 정말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06.12.01 11:30

    이 시인은 깊이 대신에 부피를 얻은 것 같아요. 그 몸집과 그 거드름... 애당초 패러디라는 게 깊이를 대가로 지불해야 하는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 06.12.01 14:56

    몸도 성치 않으신 것 같은 데 찐한 글을 올리셨군요.^^ 말씀하신 그 아이러니가 우리 인간의 비극적인 조건이 아닐까도 싶습니다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고苦에 의거해 이해하고자 하는 비극적인 것에는 늘 이중구속이 함께 하지요. 즉 사람이면 누구나 보편화 경향의 충동을 가지고 앞으로 매진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과 동시에 단독화적인 문제의식을 가지고 한 발짝 뒷물러서지 않을 수 없을 거라는.... 문제는 양자의 궁극 사이에 화해가 불가하다는 것이겠지요.

  • 06.12.01 15:34

    다른 문제는 다 차치하고라도 조인성의 영화에서의 이미지는 깊이 이상의 강력한 정서를 환기시키는 것 같습니다. <아나키스트>라는 영화의 사내들이 <영웅본색2>를 흉내내면서 걷는 포스터와 대비한다면, 조인성의 포즈는 훨씬 외롭고 감동적인 것 같습니다.

  • 작성자 06.12.02 10:29

    짧으면서도 풍부한 답글들,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생각외로 세 분의 언급이 내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먼저 -로쟈님께서도 잘 아시리라 생각하기에 좀 의아하지만- "모든 진지함을 경멸"했던 '시인 유하'는 '깊이'란 것에 당최 별 관심이 없었죠. 표피적인 것, 가벼운 것, 덧없는 것(의 영원성)에 대한 그의 (보들레르적인) 환멸과 매혹만이 그를 세운상가에서 압구정동으로 그리고 다시 경마장으로 끊임없이 이끌었던/혹은 내몰았던 것이니까요. 아이온님께서 언급하신 비극성이나 니브리티님께서 지적하신 조인성의 (엄격하게 얘기하자면 영화가 아니라 포스터에 쓰인 스틸사진의) 포즈가 주는 정서의 정체는 궁극적으로 이러한

  • 작성자 06.12.02 10:04

    덧없음(transience)에, 보다 정확하게 얘기하면, 영원한 것은 없다라는 (절대적) 인간조건에 대한 체념적 수용, 혹은 인식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은 '그러므로' "가자, 헛됨의 끝까지"(<천일마화>, 18쪽)라고 외치는 유하의, 다시 말해 조인성의 태도가 비극적인 정조를 띠는 것은 따라서 놀라운 일이 아니지요. 그럼에도 로쟈님의 안타까움에 동의하는 의미에서 쓴다면, <비열한 거리>의 아이러니란 깊이[기피]/표피의 대립항보다는, 똑같은 통찰에 기반했다고 하더라도 서로 다른 물질적 조건과 토대에 기반한 두 매체/쟝르의 의미와 성공은 전혀 다른 성격을 띨 수 있다는 사실과 더 큰 관련이 있는 것

  • 작성자 06.12.02 15:08

    같습니다. 이미 시인으로서 성공한 그가 영화를 좀 얕잡아 봤다고 얘기할 수도 있겠구요. 그와 같은 시인은 여전히 그 하나 뿐이지만, 그와 같은 감독을 찾는 것은 이제 그리 힘든 일이 아닙니다. 나아가 그가 종종 물신화하는 1970년대의 뉴 아메리칸 씨네마에는 쌔고 쌨지요. 저의 불길한, 따라서 그만큼 틀리길 바라는 예감은 그가, 70년대 당시에는 예술가로 오인되었지만 얼마 안 가 평범한 장인으로 판명난 알란 J. 파쿨라 같은 감독의 전철을 밟을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후자가 당대를 풍미했던 음모이론(conspiracy theory)을 영화로 대중화시킨 장본인이라는 사실까지 염두에 두면, 둘 사이의 비교는 단순한 유비를 넘어서게 됩니다)

  • 작성자 06.12.02 10:35

    <비열한 거리>를 계기로 정점에 오른 듯한 인상이지만, 유하의 시나 글을 인용하면서 유하의 영화에 대해 쓰여진 많은 글들은 대개 시인으로서의 유하와 감독으로서의 유하를 구분하지 못한 채,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시인으로서의 그의 아우라에 눈이 멀어/겁을 먹어 딱 꼬집어 정확한 평가를 내리지 못했습니다. (정성일이 <씨네21>에 기고한 장문의 글이 그나마 가장 근사치에 갔지만, 마지막에는 그 역시, 너무 황당하다 싶을 정도로 흐지부지 꼬리를 내리지요...) 이런 맥락에서라면 누군가는, 시인이 조폭보다 더 조폭적이다라는 얘기까지 할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그 전언을 통해 살아남는 것은 '영화감독 유하'가

  • 작성자 06.12.02 10:36

    아니라 여전히 '시인 유하'이겠지만 말입니다...

  • 작성자 06.12.02 10:51

    한가지만 더. 물론 아이러니는 아이온님께서 지적하셨듯이 '원리적으로 볼 때' 비극성과 내적으로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습니다. 문제는 인간 모두가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이 비극성이 초역사적으로(trans-historically), 인간사의 모든 시기와 모든 영토를 뒤덮지 않는다는, 단순하면서도 참 신기한 사실입니다. 제 '응응' 논문은 바로 이 질문에 대답하려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야 세상이 힘드니까 그렇지 뭐,' 라는 단순한 역사주의의 유혹인데, 그것을 알고 있다는 것과 그것을 진정으로 넘어서 관념론도 역사결정론도 아닌 지점에 이른다는 것은 다른 것이라는 것 또한, 알고는 있습니다...^^

  • 06.12.05 05:49

    아자비님이 제기하신 화두를 오랫동안 간직할 것 같습니다. 저는 말씀하신 아이러니, 비극성 및 역사성이 만날 수 있는 지점을 하이데거와 하이데거 이후 헤겔주의에서 읽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헤겔을 드러내 놓고 얘기하지 않지요. 머지 않아 그쪽 계통의 사상가들이 한 소리할 날도 있으리라 믿습니다.^^

  • 06.12.02 12:09

    제 '깊이'는 마지막에 인용해주신 김현의 멘트를 이어받은 것인데요, 덕분에 보다 자세한 코멘트를 들을 수 있게 되어 목적을 초과달성했네요.^^

  • 작성자 06.12.03 15:17

    그렇군요. 그럼 제가 제대로 낚인 건가요? ^^

  • 06.12.03 21:53

    "이 “아이러니”는 근본적으로 이 세상에 하나 이상의 식구(household)가 있다는 사실에서 배태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먹을 것은- 절대적으로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희소하지만, 이미 하나 이상의 입으로 이루어진 식구의 수는 부지기수이고, 거기에 각각의 식구를 먹(이)는 것이 동등하게, 그것도 도덕적으로 정당화되는 상황의 아이러니. 그것은 상대방이 그의 식구를 먹이기 위해 나와 나의 식구를 집어 삼키는 상황을 나와 내 식구가 (도덕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Bio-politic을 둘러싼 핵심 쟁점을 이렇게 훌륭하게 압축한 문장은 보지 못했습니다! 바로 이 아이러니에 또한 anti-globalisation 운동

  • 06.12.03 21:56

    이 이념적, 이데올로기적 어려움이 결부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각각의 식구를 먹이는 것이 동등하게 정당화되는' 상황 속에서 '문화와 폭력'이 더 이상 대립되지 않는 경우를 우린 오늘날 도처에서 접하고 목격하고 있으니까요.

  • 작성자 06.12.05 01:55

    제가 쓴 글에 그런 심오한 뜻이... ^^ 덧붙이자면 이러한 아이러니 개념은 로티 철학의 핵심이기도 한데, 그에 대한 서구와 우리나라 학계의 반응은 유하의 이 영화에 대한 영화계의 반응과 놀라울 정도로 닮아있습니다. (즉 저는 이러한 아이러니 개념을 '돌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몇년 간의 한국문학, 그리고 한국영화 속에서 기이하게 공명하는 아이러니에 대해 쓰려던 글이 있었는데 김남시님 덕분에 논점을 보다 명확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유하, 황종연, 그리고 로티" 정도가 될텐데, 연말을 알차게 보내면 연초에는 뭔가 하나 나오겠죠. ^^)

  • 작성자 06.12.05 01:55

    아, 그리고 이곳 미중부는 이제 영하 5-10도가 평균입니다. 지난 주말엔 차문이 얼어서 열리질 않을 정도였죠. 독일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덕분에 거의 두 달간 감기를 앓았는데 (이제 거의 나아갑니다), 정~말 감기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 06.12.05 04:21

    아, 그랬군요 로티! 저는 제가 인용 - 사실은 copy, paste - 한 님의 글을 읽으면서 한나 아렌트의 Vita Activa 를 떠올렸는데요. 로티를 읽어봐야겠군요. 님이 계획하시는 글을 읽어보기 위해서라도, 아쟈비님이 연말을 알차게 보내시길 바래야 할 것 같군요. 여긴 아직 그렇게까지 춥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애들은 기침과 콧물을 달고 있지요. 건강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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