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면사무소와 유치원으로 정신없이 밀린 일을 보고
원통리에 살고 계시는 금 옥희 할머니와 원주기독교 병원을 가기 위해
서둘러 버스를 탔습니다.
감기 몸살로 온몸이 쑤시고 코감기에다 목감기에다 내 몸은 정신없이
저를 괴롭혔습니다.
그러나 아픈것고 배고픈것도 잊고 2차진료소인 원주도립병원에서 금 할머니에 대한 소견서를 받고 기독교 병원으로 가서 신경과에 필요한 모든 검사를 받고 또 예약을 했습니다.
반신이 피가 통하지 않는 듯 혈색이 좋지 않던 할머니는 결국 중풍의 시초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오후 늦게 원통으로 오는 버스를 타기 전에 배가 너무고파 할머니와 구수하고 맛있는 된장찌개를 사 먹었습니다.
너무 배가고파 허겁지겁 먹다가 할머니를 보니까 할머니는 못 잡숫겠다며 수저를 놓으셨습니다.
혼자 살아가기에도 힘에 겨우신 할머니에게 중풍은 또 하나의 무거운 짐이 되어 입맛까지 없어지신 것입니다.
버스가 원통에 가까이 오자 할머니는 주머니에서 꼬깃한 지폐를 꺼내 제게 내밀었습니다.
"오늘 너무 고생많이 해서 고마워서"...하시며 주시려고 했습니다.
할머니 주머니에 돈을 도로 넣어 드리고 예약한 날 다시 모시고 갈것을 약속하고 헤어졌습니다.
원주로 가는 버스안에서 너무 몸이 아파 힘들기도 했지만 북적이는 병원의 해당 진료과 찾아가기, 예약하기,기운이 없어서 걸음을 떼어놓기조차 힘드신 할머니가 이 모든 절차를 혼자서 해결하시기에는 엄두가 나시지 않으신것은 당연한 일이고 보면 정말 오늘 하루 아픈중에서도 보람있는 일을 했구나 생각하니 돌아오는 길 내내 행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