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봄 햇살 아래 캠퍼스에 젊음의 생기가 넘쳐나는 5월.
14년의 창단 역사를 가진 ‘즐거운’ 경상대학교 태권도부 ‘화랑회’를 소개한다.
동아리의 연원?
경상대학교 태권도 동아리 ‘화랑회’는 1987년 10월 25일 하태기 선배 외 5명의 창단맴버의 태권도에 대한 열의로 진주 가좌벌에 탄생하게 되었다.
이듬해 첫 신입회원을 모집하면서 동아리의 틀을 잡기 시작했는데, 모두들 태권도 동아리의 탄생을 기다리고 있었는지 그해에는 정말 많은 신입생이 입회를 했고, 당시의 멤버들이 지금도 졸업생 모임인 ‘일여회’의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동아리 운영상황?
1. 지도자 소개
화랑회는 이광국(국어교육학과) 교수와 하우송(의과대학) 교수, 두분의 지도자를 모시고 있다.
교육에 바쁜 와중에도 화랑회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고 있는 두 분에게 감사의 마음이 많다고. 특히 태권도를 수련함에 있어서 자칫 소홀해지기 쉬운 예의범절에 대해서 많은 가르침을 받고있다고 한다.
한규학 지도 사범은 현재 진주경찰서에 재직중이며 으뜸체육관을 운영하고 있는데, 화랑회 뿐만 아니라 진주교대의 으뜸회, 진주산업대학의 창무회 등의 태권도 동아리들에게 도장을 개방하여 수련의 장을 마련해 주고 있다. 지면을 빌어 이분들께 화랑회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더욱 더 열심히 하는 제자들이 될 것을 다짐한다고.
2. 임원단 체계
동아리의 임원진은 여타 동아리와 비슷하게 회장과 수련부, 총무부, 섭외부, 기획부, 편집부 5개부로 구성되어있다. 차이가 있다면 수련부장이 회장과 동등한 지위를 가진다는 것.
회장은 9기(96학번) 최태범(재료공학부), 수련부장으로는 12기 김향복(전기전자공학부), 총무부장에는 12기 주혜영(축산학부), 기획부장에는 9기 강민훈(건설공학부), 섭외부장은 12기 정유래(전기전자공학부), 편집부장에는 12기 장윤미(사회복지심리학부) 부원이 화랑회를 위해 수고하고 있는데, 편집부에서는 매년 화랑회 회지 발간을 위해서 학기초부터 회원들의 글을 수집하여 학기말에 회지를 발간한다.
3. 훈련시간 및 방법
화랑회에서는 매일 저녁(월~금) 6시에서 7시 30분까지 수련함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수련장소는 학내에 있는 동편운동장인데, 약간 열악한 환경인 듯 하나 막힘이 없이 넓은 운동장에서 수련을 하다보니 체육관보다 더욱 정이 가는 장소가 되어있음을 느끼게 된다고.
그래서 승급·단 심사에 참석을 하게되면 누렇게 바래있는 도복에서 화랑회원임을 쉽게 구분할 수가 있을 정도다.
화랑회의 수련은 신입회원의 체력단력부터 시작한다. 3월 첫 주에 신입회원 접수를 받고, 그 다음 주는 선배들과 함께 체력단력시간을 가진다. 계속 운동을 해오고있던 선배들에게는 보통 때의 운동시간과 다름이 없으나 신입생들에게는 고등학교 시절의 운동부족으로 인해 힘들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끝내고 나면 그간의 체력부족을 만회하기 위한 좋은 시간들이라는데 입을 모은다고.
이렇게 한주간의 운동을 착실히 받은 신입생에 한하여 정식신입회원으로 인정을 하게 되고 이들에게 태권도 수련에 합류할 기회를 준다.
주간 훈련계획은 수련부장이 훈련계획서를 작성하여서 실시하는데, 공식적인 수련시간은 7시 30분까지이지만 많은 회원들이 저녁늦은 시간까지 남아서 개인수련을 한다.
저녁늦게 운동장 근처를 지나다보면 캄캄한 운동장에서 들리는 기합소리와 발차기 소리에 놀라는 학우들이 많은데, 그럴 때 놀라지 말고 화랑회원들이 열심히 태권도를 수련중이구나라고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4. 회원 및 연중행사
실제 회원명부에 등록된 인원은 50여명.
군복무중이거나 휴학중인 회원을 제외한 35여명의 회원들이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동아리의 특성상 매일 운동을 해야하기 때문에 하루 얼굴을 못보면 1주일은 못본 것 같다고.
화랑회의 대략적인 한해 행사는 이러하다.
3월 : 신입회원 모집
4월 : 졸업생 모임인 일여회와의 야유회(체육대회)
5월 : 무연회(무술 동아리 연합회) 친선체육대회(천심-우슈, 맥-합기도, 청학-단전호흡, 싸울
아비-택견, 경당-24반무예, 정도회-검도 동아리)
8월 : 하계수련회
9월 : 으뜸가족모족(으뜸체육관, 화랑회, 으뜸회(진주교육대학), 창무회(진주산업대학))
10월 : 개척대동제 연무시범
11월 : 승단심사, 화랑회 창립축제
12월 : 동계수련회
졸업 동문들의 활동
화랑회를 졸업하면 자동적으로 일여회의 일원이 되는데, 1991년 계속적인 화랑회의 발전을 위한 후원과 졸업후 소홀해지기 쉬운 졸업생들간의 관계를 더욱 더 돈독히 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많은 회원들이 진주가 아닌 다른 도시에 살고 있지만 매년 3~4회의 정기모임과 화랑회의 동계, 하계수련회의 지원을 통해 일여회 회원들간의 유대강화를 꾀하고 있고 후배인 화랑회원들에게는 매일같이 태권도를 수련했던 친구, 선배, 후배의 정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준다.
그리고 예전의 엄격했던 화랑태권도의 규율과 선후배간의 예절에 대한 특강(?)도 가끔씩 실시한다고.
부원 소개
화랑회는 먼저 6기의 사부(수련부장)였던 서정삼씨를 소개했다. 14년이라는 기간동안 화랑회에서 태권도를 수련한 회원중 가장 열심히 하고, 실력 또한 최고라고 공인되는 ‘베스트 오브 베스트’라고. 예리한 눈매를 가졌다는 그는 2학년 때에는 학교 태권도부 선수들과 함께 수련을 하곤 했었다.
특히 그의 빠른 앞차기는 언제 왔다갔는지를 모를 정도로 빨랐다고 한다. 현재는 아들을 둔 아버지라고.
다음은 화랑 7기의 쌍두마차 송인국, 조삼엽(95년)수련부장. 조삼엽 군이 미트차기를 하면 다들 미트들기를 꺼려할 정도. 전봇대로 때리는듯한 그의 파워는 ‘최소한 스쳐도 사망’이라는 우스개 소리를 만들 정도라는데, 이번에 해병대 장교복무를 마치고 제대를 했으니 그 파워가 어느 정도일지는 상상에 맡길까 한다고.
그와는 대조적으로 가냘픈 몸에서 나오는 현란한 기술을 주무기로 하는 송인국 군, 곱상한 얼굴만 보고서 만만히 봤던 많은 사람들이 그의 두꺼운 입술만큼이나 두터운 그의 태권도 실력에 혼줄이 나 도망갔다고 한다.
태권도 실력으로는 화랑회의 최고가 될 수 없음을 일찍이 간파한 2기 조영석 부원은 주(酒)신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의 화랑 최고의 애주가. 언제나 “옛 신라의 화랑은 무예를 닦기도 하였으나 풍류를 즐길 줄 아는 젊은이였다” 라며 후배들에게 대학생활에 대해서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해박한 사회·인문학적인 지식은 운동하는 부원들에게 부족할 수 있는 부분에 아주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화랑회가 낳은 세계적인 삼인조 만능엔
터테이너 김명신, 윤선일, 조현구 군(10기).
이들에는 잘하는 것이 뭐냐고 묻지 말고 못하는 게 무엇인지를 물어보라는데….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개그면 개그. 화랑회원들은 하루빨리 트리오가 컴백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현재 윤선일 군은 육군 헌병으로, 조현구 군은 해군 복무중) 그러나 더욱더 중요한 사실 한가지. 훌륭한 매니저 없이 스타들이 탄생할 수 없는 법. 언제나 10기들을 엄하게(동기들의 두려움의 대상) 다스리는 10기 기장 김종건 군이 있었기에 스타탄생이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고.
현재 그 또한 국방의 의무를 충실히 수행중이다.
성비불균형 문제는 다른 대학교 태권도 동아리도 마찬가지라 생각되는데, 넘쳐흐르는 남학생, 눈씻고 찾아봐도 어려운 여학생, 그와 중에서 예외적으로 화랑 11기는 모든 태권도 동아리들의 이상향인 ‘5명의 여자동기’를 확보한 능력있는 기수로 인정받고 있다.
대부분의 남자동기들이 군대를 가버렸지만 언제나 모임에 참석, 그 모임을 ‘그녀들만의 파티’로 만들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 무서운 그녀들. 특히 지난 여름방학동안 제주도로 6박 7일간 여행을 다녀온 후 여행기를 2학기 내내 쉬지않고 이야기하는데는 당할 재간이 없었다고.
정인희, 서준성, 장미정, 허정, 박인주가 그 주인공들이라고 이름까지 분명히 밝혀 적었다.
활동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회원들을 대상으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설문을 했었는데 80%이상의 회원들이 덕유산 사건을 가장 많이 기억하고 있었다 한다.
1998년 여름 하계수련회를 경상남북도와 전라북도 사이에 있는 덕유산으로 2박 3일간 가게 되었는데, 이틀째 덕유산 등산을 하면서 있었던 일이다. 그렇게 험한 산은 아니었기에 쉽게 정상에 오를 수 있었으나 사건의 발단은 여기서부터.
그냥 올라온 길로 내려가면 될 것을 그날 산행의 대장격이었던 5기 정원명 선배(흔히 정원명 옹이라 불리우는)이 말하길, 언제나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이 진정한 인생이며, 그것을 이루었을 때의 기쁨이 진정한 인생의 의미라나? 이를 강조(강압)하더니 중요한 갈림길에서 특수 독도법(손바닥 위의 침으로 방향 결정하기)으로 다른 길을 택해서 내려오게 되었다.
가도 가도 끝이없는 산길을 따라 내려오다 보니 어느덧 해는 서쪽 산을 넘어가고 있었다.
뒤따라오는 후배들의 얼굴에도 즐거움의 기운은 사라지고, 어디인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밀려오고 있었다. 한편 덕유산 아래에서 텐트를 지키고 있던 몇 명의 회원들은 해가 져도 오지않는 산행팀을 찾아나섰고, 급기야는 119에 신고할 마음까지 먹었다고 하니 얼마나 상황이 긴박했었는지 짐작할 만하다. 드디어 마을에 당도한 산행팀은 그때서야 그곳이 전라북도 장수군임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얼마나 황당했을까…. 경상남도에서 산행을 시작했는데 내려와보니 전라북도라니.
산행가는 길이었기에 돈, 전화, 삐삐 모두 텐트에 놔둔 상태였는데 다행히 텐트 조금 떨어진 곳에 7기 회원
의 집이 있어서 겨우 연락이 닿아서 별탈없이 전원 무사히 야영지로 올 수 있었다고 한다. 그후 덕유산 이야기만 나오면 후배들의 원망의 빛을 담은 시선은 한 사람을 향한다. 그러나 모두들 그 사건을 가장 즐거운 기억으로 가지고 있는 듯 하다고. 다른 소소한 재미꺼리도 많이 있으나 지면 관계상 생략하겠다고
차별화될 수 있는 특징
태권도를 조금이라도 수련해본 사람이라면 태권도에 있어서 예절의 중요성이 어느정도인지를 잘 알 것이다.
화랑회 또한 예절을 동아리의 가장 큰 기본덕목으로 삼고 있다고. 경상대에는 인사하는 것으로 구분되는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으니 그 한 부류가 ROTC들의 거수경례, 다른 한 부류는 화랑회원들의 허리를 30도 이상 숙여 큰소리로 인사하는 화랑 인사법이 있단다.
앞으로의 포부
요즘은 대학이 취직을 위한 직업전문학교인 듯한 경향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점차로 신세대 신입생들의 관심이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고.
그러나 진정한 대학생활이 무엇인지를 알려줄 수 있는 동아리, 태권도를 수련함으로서 자기수련에 게으르지 않는 동아리로 계속 발전해가고 싶다고 한다.
그리고 진주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에 있는 태권도 동아리들과의 교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경상대학교 태권도 동아리 ‘화랑회’의 진면목에 대해서 알리고 싶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