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진이라 하여 포스트 모더니즘의 구성 사진이 전부는 아니다. 전반적으로 예술의 영역이
통합되는 시대에 사진예술 역시 예술의 사조에 따라 변화하는 하나의 영역으로 보인다.
일반인(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사진을 즐기기 위해서 약간의 수고를 통해서
전반적인 흐름을 숙지한다면 막연한 사진에 대해 두려움을 벗어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아래 글은 현대 사진을 비교적 잘 요약한 글이다.
1950년대 미국 사진계의 흐름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로버트 프랭크Robert Frank와 윌리엄 클라인William Klein 등의 개인적인 입장에서 접근한 사회적 다큐멘터리 사진계열이고, 다른 하나는 마이너 화이트를 대표로 하는 조형적인 사진의 새로운 시각적 세계를 추구하는 계통이다. 사회적 다큐멘터리 계열들은 30년대 농업안정국 F.S.A. 사진운동이나 포토저널리즘의 새로운 계승이며, 조형적 사진계통은 30년대 에드워드 웨스턴의 조형적 즉물사진의 발전적 계승이다. 새로운 다큐멘터리 사진이 추구한 내용들은 하나같이 현대문명에 대한 비판과 현대 도시인들의 인간성 상실 및 소외감을 다루었으며, 조형적인 사진은 대자연을 통한 심령적인 리얼리티를 추구한 것이다. 프랭크의 사진집 은 이제까지의 다큐멘터리 사진과는 달리 기계문명 속에서 자아의 상실이 가져오는 현실과의 단절감을 표현했고, 클라인은 사진집 에서 강렬한 이미지로 현대문명의 타락을 고발하였다. 마이너 화이트는 사진전문계간지 를 통해서 현실 속에 현시되는 심령적인 신비의 세계를 추구하여 현대문명에 의해 황폐화되어 가는 인간성의 회복을 꾀하였다. 두 계열의 사진들이 접근하는 대상이나 접근방법은 서로 다르지만, 현대문명의 비대화가 가져 온 위기의식에 대한 사진적 반응은 공통적인 것이다. 이것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의 참상으로부터 받은 충격이 너무나도 심각한 데서 오는 현상이었다.
60년대로 넘어서서 프랭크와 클라인의 사회적 다큐멘터리 사진의 맥은, 리 프리들랜더와 게리 위노그랜드로 이어졌다. 이들의 사회적인 스냅사진들은 프랭크의 사진에 비해 지적이고 계산적이다. 둘 다 생활주변의 일상적인 현실을 찍었는데, 프리들랜더는 주로 치밀한 계산에 의한 사진적 이미지의 중첩적인 구축을 하였고, 위노그랜드는 육안과 카메라의 눈 사이의 공통적이면서도 이질적인 시각적 특성을 교묘하게 구사하여 새로운 이미지로 표현했다. 60년대 프랭크의 계열과는 별도로 주목할 만한 사회적 다큐멘터리 사진가는 대니 라이온Danny Lyon과 다이안 아버스Diane Arbus 등이다. 라이온은 주로 삶의 한복판에 뛰어들어 삶의 진실을 강렬하게 드러냈고, 아버스는 이색적으로 불구자나 기형적인 인간들을 통해서 초현실적인 환상과 냉엄한 현실감을 조화시켜 독특한 사진의 스타일을 개척하였다.
한편 마이너 화이트의 사진은 60년대에 제리 율스만Jerry Uelsmann 이 계승했다. 심령적 세계를 화이트는 사진의 순수한 기록성에 바탕을 두고 표현했는데, 그는 전적으로 특수한 몽타쥬기법에 의해 심층적인 이미지를 표현하였다. 내용상 화이트는 종교적 신비주의로 일관하였으나, 율스만은 신비주의를 초현실적 환상으로 승화시켰다.
초현실적 세계의 추구는 60년대에 활발하게 나타난 새로운 현상인데, 초현실적 현실상황을 추구하는 부류는 듀안 마이클Duane Michals, 랄프 깁슨Ralph Gibson, 마크 코헨Mark Cohen, 레스 크림스Les Krims 등이다. 이들은 모두 하나같이 전통적인 사진형식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나선 실험적인 추구를 하였다. 초현실적 현실상황을 파고드는 사진가들은 사진의 본질인 기계적 기록성을 바탕으로 삼고 대상을 의도적으로 연출하여 우연성의 개입에 의한 초현실적 상황을 이끌어 내었다. 즉 인위적으로 상황설정을 연출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초현실적 리얼리티를 그대로 기록하는 것이다. 초현실적 시각의 조형 추구는 사진과 회화의 담을 헐고 시각예술이라는 포괄적인 테두리 안에서 오직 작가의 주관적인 표현의도를 충실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슨 기법이든 거리낌 없이 동원했다. 그래서 미술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사진을 이용한 회화이고, 사진 쪽에서 보면 회화적 요소가 수반된 실험적인 사진이다.
70년대에 나타난 주목할 만한 경향 중의 하나가 컬러사진에 의한 새로운 예술성의 추구이다. 이제까지는 컬러사진이 모색한 예술성이란, 색채가 발산하는 호화롭고 감미로운 장식적 효과를 위주로 한 미적표현이었다. 흑백보다 컬러가 자연 그대로의 보통색이고, 반대로 흑백이 자연과는 다른 특수색이라는 입장에서 새로운 컬러사진의 추구가 시작되었다.
사진가들은 자연을 흑백사진을 찍는 것처럼 빛깔들이 밖으로 튀지 않게 찍기 시작했다. 그래서 흑백사진과 같이 평범한 삶의 진실을 깊이 있고 다양하게 다루었다. 이러한 컬러사진 작업을 이끈 대표적인 사진가들은 윌리엄 이글스톤William Egglestone, 조엘 메이어로윗츠Joel Meyerowitz, 업스타인Epstein 등이다.
사진의 기록성을 바탕으로 하는 70년대 사진의 새로운 경향은 중립적인 관점에서 대상을 관찰하는 경향이었다. 중립적인 관점의 사진은 30년대 F.64그룹의 전통을 계승하여 새로운 각도에서 자연이나 사회적 풍경을 다루었고, 비판적인 사진은 다이안 아버스와 같이 비정상적인 인간과 그 생활상을 주로 다루었다. 중립적인 사진은 객관적이거나 주관적인 치우침이 없이 대상을 있는 그대로 공정하게 파악하려 했다. 어느 쪽이든지 일방적인 방향으로 이끌리지 않기 위해 심미적인 요소들과 감정적인 요소들을 일체 배제하고 단순히 대상을 제시할 뿐이었다. 이 경향의 사진은 F.64그룹과 마찬가지로 주로 대형 카메라를 써서 대상을 구체적이고도 정밀하게 묘사하였다. 이에 속하는 대표적인 사진가들은 로버트 아담스Robert Adams, 루이스 발츠Lewis Baltz, 스티븐 쇼어Stephen Shore, 니콜라스 닉슨Nicholas Nixon 등이다.
80년대의 비사실적인 사진경향은 크게 두 방향으로 진전되었다. 하나는 시각적 인식을 추구하는조형사진’과 다른 하나는 인위적인 연출로 허구를 현실화시키려는구성사진constructed photo이다. 시각적 인식의 조형사진은 사진 자체에 대한 반성적인 물음을 사진작업을 통해 풀어 나가려는 인식행위이며, 구성사진이란 있는 사실을 찍는 것이 아니라, 이제까지의 사진행위와는 정반대의 입장에서 인형이나 마네킹 등을 동원해서 꾸며진 현실을 찍는 것이다. 시각적 인식의 조형사진은 내용이 복잡하고 다양하게 전개되어 이에 합일되는 표현형식을 모색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였다. 이러한 사진적 추구는 60년대의 뉴 바우하우스New Bauhouse 계통이나 초현실주의 계열의 사진과 연관되는 것으로, 대표적인 사진가들은 톰 바로우Tom Barrows, 잰 그루버Jan Groover, 이브 손네만Eve Sonneman, 프리데릭 좀머Frederick Sommer 등이다. 구성사진은 일종의 놀이로서 사진가의 상상세계를 허구적인 현실로 꾸며 놓고 그것을 사진으로 정착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의 마음속에 충족되지 않는 그리움을 현실화하는 행위로서, 대표적인 사진가들은 베르나르 포콩Bernard Faucon, 윌리엄 웨그먼William Wegman, 샌디 스코글런드Sandy Skoglund, 바바라 카스텐Barbara Kasten, 신디 셔먼Sindy Sherman, 엘렌 브룩스Ellen Brooks 등이다.
여기까지가 현대사진이 전개되어 온 과정인데, 현대사진은 앞 시대와는 달리 외면적인 것에서 내면적 것으로, 공적인 것으로부터 개인적 것으로 탈바꿈하였으며, 연대적인 단계를 밟아 앞으로 나아갈수록 이러한 양상은 더욱 심화되고 다양하게 변화해 간다.
위의 간단히 요약하면;
50년대; 로버트 프랭크와 윌리웜 클라인 부터 현대 사진이 시작이 된다.
60년대; 사회적 다큐멘타리의 계승이 연속이 되고, 초현실 세계의 추구가 눈이 뛴다. 제리 율스만, 랄프 깁슨,
듀얀 마이클의 등장으로 사진과 회화의 담이 열린다.
70년대: 컬러 사진의 대두 및 중립적 관점에서 사진이다. 윌리엄 이글스톤, 죠엘 메이어로비치, 엔셀 안담스의
대표적 작가가 있다.
80년대; 구성사진이 대두로 사진가 상상세계를 허구적인 현실로 꾸면 놓고 사진으로 정착시킨다.
샌디 스코글런드, 신디셔먼, 잰 그로버 등이 있고, 이들 작가들이 현재까지 사진을 주도하고 있다.
현재; 복합적인 형태의 사진이 보인다. 위의 현재 사진 작가들이 꾸준히 활동하고 있고, 마이클 캐냐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가가 되었고, 많은 작가들이 상업사진 영역에서 그 명성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
위 계보도를 대강 그려 보는 것은 "랄프 깁슨"을 소개하고 싶기 때문이다.
첫댓글 일괄요약된 세계족 사조의 정리가 매우 간결합니다. 대부분 생소한 존함들이도 그나마 몇몇 아는 낡은 작가들은 명함은 이 카테고리 속에서는 아예 보이지도 않거나 찾기도 힘들군요^^ 10연대별 간략한 정리만이라도 숙지해야 할듯합니다. 80녕대의 사조드은 정말 지금껏 유효하다는 느낌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