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어가 80만달러에 나온 집에 오퍼를 넣었다. 가격은 5% 다운시킨 76만달러. 셀러의 카운터 오퍼는 호가에서 2% 떨어뜨린 78만4000달러. 이 정도면 딜이 움직일만도 한데 거래는 거기까지가 마지막이었다.
요즘 주택 경기가 말이 아니다. 지역에 따라서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을 정도다.
7월이면 주택 경기가 가장 뜨거울 시점이다. 9월의 개학을 앞두고 특히 바이어들이 많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의 주택 사이클은 헛돌고 있다.
오히려 지난 3월보다 못하다는 에이전트도 있다. 당시에는 ‘혹시나’ 하면서 샀지만 결과는 ‘역시나’ 였다는 것이다. 요즘 부동산 경기의 가장 큰 특징은 ‘셀러는 가격을 고수하고, 바이어는 관망하는’ 그런 식이다.
인벤토리는 쌓이고, 따라서 매물 대기 기간은 길어졌고. 전형적인 바이어 마켓의 초입이다.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의 주택 현황을 1년 전과 비교해 보았다.
*발렌시아
바이어스 마켓이지만 리스팅 가격은 작년 이맘 때에 비해 15-20% 오른 가격으로 나온다. 하지만 시장에 나온 지 한두달이 지나면 5-10%는 내린다. 가격을 조정하는 과도기라고 할 수 있다. 리스팅 가격이 안내린 이유는 작년에 팔렸던 가격을 셀러가 고수하기 때문이다.
캐년컨추리나 서거스의 20만 후반-40만달러 대의 콘도나 타운하우스의 매매는 꾸준한 편이다.
에이전트는 가격에 버블이 있다고 보면 리스팅 접수를 사양할 정도. 하지만 위치나 컨디션, 가격이 좋은 주택이라면 어렵지 않게 매매가 된다.
요즘 바이어는 투자 개념이 아니고 실수요자로 완전히 탈바꿈했다는 것이 지난 1년 사이의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밸리
지난해에 비해 절반이 줄었다고 본다. 리스팅 물건 대 펜딩(에스크로 오픈한 것) 비율이 지난해에는 5 대 4 정도였지만 요즘에는 5대 1의 비율이다.
채스워스, 그라나다힐스, 노스리지 3개 지역의 현재 리스팅은 885개, 이중 184채가 에스크로에 들어갔으니까 17%가 소화되는 셈이다.
집을 보여주어도 바이어의 반응은 시끈둥한 편이다. 이자는 나중에 오르내릴 수는 있지만 비싸게 산 집은 부담을 안고 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렌트는 잘 나가는 편이다. 가격이 괜찮고 비교적 새 집이 많은 실마 지역의 매매는 곧잘 되고 있다.
*한인타운
매매 건수는 작년에 비해 약 20-30%는 줄었다. 하지만 타운이라는 프리미엄은 여전하다. 본국 투자자들의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가격이 급등한 콘도는 움직임이 약하고, 오히려 단독 주택을 많이 찾는 편이다. 건평, 대지, 위치, 컨디션이 좋으면 2-3개 정도의 복수 오퍼가 몰린다. 리스팅 가격보다 2만-3만달러는 더 쓰는 경우도 종종 있다.
약간의 ‘하자’가 있다면 네고가 된다. 가격의 변동폭은 타 지역에 비해서는 많이 덜한 편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다운타운의 콘도를 겨냥하기도 한다.
*라크라센타 지역
매물은 2배로 늘었지만 매기는한산한 편이다. 바이어는 관망 자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에 오픈 하우스 사인은 제법 붙었으나 사려는 사람보다는 얼마에 나왔는지를 궁금해하는 이웃들이 기웃거리는 정도. 하지만 학군이 좋고 LA와 가깝다는 장점때문에 가격, 컨디션이 좋으면 3주 정도면 팔린다고 본다. 지난해 이맘 때1주일도 안돼 소화되었던 것에 비하면 매매 상황은 ‘소강 상태’라 할 수 있다.
*풀러튼
아직도 작년도 가격을 고수하고 있지만 실제 거래액은 많이 떨어진다. 100만달러에 나온 급매물이 10만달러 떨어진 90만달러에 팔리기도 한다. 수십만달러대 가격의 집은 2만-3만달러의 ‘디스카운트’는 가능하지만 셀러가 버티면 대기 기간이 3-4달간은 훌쩍 넘어간다.
한 에이전트는 “일부에서는 바이어스 마켓이라고 하지만 아주 ‘정상적인 시장’으로 본다. 한인 바이어들은 남들이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하니까 안산다는 식이지만, 미국인 고객은 필요에 따라 사고 판다.
매매 건수 하락 폭은 25%선. 그나마 새로 개발된 아메리치 하이츠 지역이 있어 낙폭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 지역은 조건이 썩 좋지는 않지만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가 모두 도보 거리에 있어 인기가 높다.
*사우스 베이
매매 건수는 많이 줄었다. 거의 절반 이상으로 보면 된다. 가격은 5% 정도 다운된 상태로 나오고 있다. 아주 급한 셀러가 아니고는 굳이 많이 내려서 팔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새 집으로 이사가는 관계로 95만달러짜리 리스팅이 85만달러에 팔리 적이 있기는 하지만, 리스팅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3-5% 정도 하락한 상태. 하락 폭이 적은 이유는 공급에 비해 수요가 모자란다는 지역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리스팅이 많아져 오픈 하우스는 많지만 바이어의 문의 전화는 절반 이상이 끊겼다.
*가든그로브
인벤토리는 약 5배로 즐었지만 구매력은 절반이 안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타 인종들이 많이 몰려드는 관계로 구매력 저하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주택가 하락폭은 약 5-10% 수준. 요즘 같은 바이어스 마켓에 굳이 사야겠다는 바이어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한다.
가든그로브의 장점은 좋은 주거 환경이었는데, 요즘은 타 인종의 합류로 많이 희석되어가고 있다는 점도 매매의 걸림돌로 보인다.
*어바인
부동산적으로 볼 때 가장 ‘건강한’ 동네인 어바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요즘 인벤토리는 1100여개, 지난해 같은 시기의 400여개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한 숫자다.
펜딩된 숫자는 작년의 500개에 비해 200개 정도로 주저앉았다. 셀러는 가격을 낮추려고는 하지만 얼마가 적정 가격인지 모르는 상황이다. 바이어는 적당한 가격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와같이 가격을 못맞추다 보니 집을 보러다니는 사람도 많이 줄었다.
한가지 희망은 본국에서 주택을 구입하려는 바이어가 타 지역에 비해 꾸준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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