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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꽃잎의 소리 없는 아우성 아직 여름이 남아 있는 산야는 진초록의 숲 그늘이 색을 지배하지만, 선운사 입구에는 붉은 꽃무릇이 서서히 달아오른다. 직선으로 곧게 뻗은 꽃대 위에 수줍은 처녀의 머리카락처럼 피어난 꽃무릇. 꽃무 릇은 꽃이 피었다 지고 난 다음에 잎이 나와 평생 꽃과 잎이 만날 수 없는 꽃이다. 속세의 여인을 몹 시도 사랑했던 한 스님이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죽은 후에 피어났다는 애틋한 전설이 서린 꽃.그래서 선운사의 스님은 ‘상사화’라 부른다. 애틋한 그리움을 품고 피는 꽃이라 여행작가 이시목 씨는“그 리움으로 힘겹거든 숲 그늘에‘그리움’으로 맺힌 꽃무릇이 지천으로 널린 고창 선운사로 가보라”고 권한다. 꽃무릇은 주차장 앞 개울가에서 눈에 띄기 시작한다. 처음엔 한무리 흩어져 피다가 매표소 들머리부터는 무더기로 핀다. 특히 부도밭은 꽃무릇 천지다. 푸른 전나무 숲 한가운데에 자리해 색의 조화도 뛰어나려니와 고승의 향기가 더해져 분위기마저 결코 예사롭지 않다. 선운사 경내까지 계곡을 따라 석가탄신일에 등불이 길을 밝히듯 고운 빛의 꽃이 마치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 피어 있다.그 길 을 걷노라면 사람도 꽃도 물 속에 선명하게 반영돼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낸다. 오랜 사찰을 찾아 둘 러보는 기분도 좋으련만, 꽃 속에 묻혀 가벼운 산책까지 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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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에서 뒹구느라 흙범벅이 된 몸은 한편에 마련된 샤워장에서 말끔히 씻어내면 된다.그후 허기진 배 를 채우기 위해 별미를 찾아 나선다. 최고 별미는 풍천장어. 선운사 앞 인천강에 하루 두 번 바닷물이 들어오는데, 바닷물과 함께 바람을 몰고 들어온다고 해서 바람 풍(風), 내 천(川)을 써서 풍천장어라고 한다.인천강은 바닷물의 영향이 미치는 구간이 10km 이상 되기 때문에 뱀장어의 좋은 이동 통로이자 서 식지다. 강에 돌탑을 쌓아 놓으면 어디든 파고 들어가기를 좋아하는 장어가 돌 틈에 숨어든다. 어부는 돌탑 주위에 그물을 치고 손으로 한 마리씩 잡아 올린다. 이렇게 잡은 풍천장어는 맛이 유달리 담백하 고 구수해서 인기가 높다. 요즘은 자연산 장어의 양이 많지 않아 거의 모든 식당이 양식 장어를 식탁에 올린다. 옛말에‘함포고복’하면 행복하다고 했다.최고의 별미로 배를 채우고 한 발 더 나아가 배를 두 드리며 천 년 고찰을 간직한 아름다운 숲길에서 눈까지 호사하니 이보다 좋은 여행이 또 있을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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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Go 서해안고속도로가 개통되기 전에는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정읍에서 나와 고창, 흥덕으로 빠져 선운사로 갔다. 지금은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선운사 IC에서 빠지면 된다. 22번 국도를 따라 고창 방면으 로 15km 정도 간 다음, 선운사 이정표를 따라 좌회전해 들어가면 된다.선운사 입구에 풍천장어 음식점 이 즐비해 찾는 것이 어렵지 않다. |
첫댓글 여기는 직접 갔다 왔는데 또 사진으로 보니깐 느낌이 굉장히 틀린것 같네~~ 가을이 정말 멋찔것 같다 ㅋㅋ
우리나라는 봄,여름,가을,겨울이 다 다른 멋이 있다고 합니다. 갔던 곳이라고 다 아는 것도 아니고, 싫증나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되면 사계절을 다 느껴보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