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많고 탈많았던 연예계도 임오년 새아침을 기약하며 조용히 세밑을 보내고 있다.그동안 세상을 뜨겁게 달궜던 ‘연예계 핫이슈 베스트 10’을 짚어본다.
▲ ‘이것이 법이다’-법정에서 웃은 주병진
유난히 연예인들의 법정 출두가 잦았던 올해,개그맨 주병진의 강간치상 사건 항소심은 한편의 영화를 방불케 했습니다.지난 3월 1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후 고등법원에 항소할 때만 해도 일반인들의 예상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았지만 그러나 항소심에서 피해자 강 모씨와 유력한 증인이었던 이 모씨 등의 진술이 엇갈려 재판부가 주병진의 팔을 들어준거죠.주병진이 항소심에서 무죄판정을 받기까지는 물심양면으로 애쓴 동료 연예인들의 공이 컸는데요,특히 한 후배는 무죄 판정을 받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된 강 모씨와 후배 이 모씨의 진술 번복 관련 자료를 입수해 큰 공을 세웠습니다.
▲ ‘밤새 안녕하셨습니까’-황수정,싸이,심신 등 연예계 마약파동으로 초긴장
지난 19일 황수정의 아버지인 황종우씨가 딸을 구속 기소한 수원지검의 이상철 검사와 검사실에서 술자리를 가졌다고 밝혀 충격을 던져주었는데요. 술자리를 가진 당일은 황씨가 이검사의 가혹행위 고소건(황수정 가혹행위)을 취하했던 날이기도 했지요.
황씨에 따르면 이날 황수정에게 직접 휴대폰이 걸려와 “아빠 이상철 검사실로 오셔서 식사하세요”라는 말을 듣고 황급히 검사실로 찾아갔다고 하네요.이검사는 황씨를 보자 “왜 진작 찾아오지 않았느냐. 원망도 했다”며 곧 술자리를 마련했다고 하더군요. 이검사와 황씨는 이날 오징어 두루치기를 가지고 소주 한병 가량 비웠다고 하는데요. 이검사는 소주 반병, 황씨는 소주 한잔가량 마셨다나요. 술자리에는 황수정도 함께 있었지만 소주는 마시지 않았다는군요.
▲ ‘섹스 비디오라뇨?’-매니저와의 구설수로 울상지은 이태란
지난 9월 매니저 안모씨를 사기, 폭력, 횡령 혐의로 고소한 이태란은 안씨에게 3억여원의 수입을 갈취당하고 폭력까지 당했다고 실토해 충격을 줬습니다.특히 안씨와 3년간 결혼을 전제로 교제해왔고, 성관계까지 맺어왔다는 사실을 공개해 팬들을 놀라게했습니다. 사실 이번 사건은 안씨의 사기죄를 추적하던 서울 방배경찰서 강력반이 이태란과 안씨의 관계를 포착하면서 이태란에게 고소를 권유해 촉발됐습니다. 현재 이태란은 구속기소된 안씨와 합의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하고 합의금액을 놓고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 상태입니다.이태란 고소건은 매니저가 성관계를 이용해 연예인의 돈을 횡령하고 협박하는 등 연예계의 암울한 모습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건이었습니다.
▲ ‘말로 주고 되로 받았어요’-김채연 납치 해프닝
영화 ‘라이터를 켜라’로 스크린에 데뷔하는 김채연의 ‘위장납치 소동’도 올 초 연예계를 뜨겁게 달군 핫이슈였습니다.지난 3월 한 남성팬에게 집 앞에서 납치돼 2시간 가량을 끌려다녔다는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연예계에 일파만파를 던졌는데요,말못한 사정을 지니고 있던 김채연의 변명 몇 마디가 소속사 관계자의 입을 통해 부풀려지면서 ‘납치’로 와전되기도 했습니다.솔직하지못했던 이유로 김채연은 무척 힘든 한 해를 보냈는데요,얼마 전 스투 기자와 만나 당시의 일을 회상하며 “그 일에 대해 3박4일을 이야기해도 모자라다”고 해 마음 한 구석에 응어리가 아직도 남아 있는 듯한 눈치였습니다.어쨌든 이번 일로 그녀는 연예인의 처신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게 됐고 비온 뒤 땅이 굳어지는 것처럼 더욱 성숙해진 느낌입니다.
▲ ‘사랑이 사람을 바꿨다’-신현준·손태영·주영훈 ‘삼각스캔들’
주영훈·손태영·신현준의 ‘삼각사랑’은 올 가을 연예계 최대의 뉴스거리였습니다.세 사람의 복잡미묘한 관계에 관심이 집중된 데에는 손태영이 주영훈과 헤이지지 않은 채 신현준과 사랑을 새롭게 시작했는가 여부, 신현준이 주영훈과의 관계를 알면서 손태영에게 러브콜을 보냈을까에 대한 것이었습니다.그런데 지난 11월27일 모 화장품 CF 지면광고 촬영현장에서 신현준과의 사랑에 대해 털어놓은 뒤 몇몇 기자들이 의문점을 제기하자 손태영은 “양다리는 절대 아니었다”며 울먹였다는군요.어찌됐든 신현준과 손태영은 요즘 공개 데이트를 즐기는 등 행복한 연인의 모습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 ‘우리 그냥 누나 동생할까’-연상녀·연하남 스타커플의 잇단 결별
지난 해 말 스포츠 투데이의 특종 보도(2000년 12월23일자 1면)로 세상에 알려진 김민종-이승연 커플은 나중에 결별 사실을 시인했는데요,표면적으로는 “처음부터 결혼을 전제로 만남을 가진 것은 아니었으며 여전히 좋은 친구사이”라고 말했지만 이별의 아픔을 안으로 삭히지 못해 힘들어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당시 이승연은 “한동안 사람들과 얼굴을 마주 대하기가 두려웠다”고 고백,마음의 상처를 달래기가 힘들었음을 간접적으로 토로하기도 했죠.개그맨 신동엽과 슈퍼모델 이소라의 결별도 화제였습니다.그동안 별다른 갈등도 없었고 양가 부모로부터 교제를 인정받는 등 ‘결혼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여겨졌던 커플이라 충격은 더욱 컸습니다. 헤어진 사실이 세상에 알려진 이후에도 두 사람은 간간히 전화로 서로의 안부를 묻곤 했다는데요.신동엽은 사석에서 “너무 사랑해서 헤어졌다,결혼할 것도 아니면서 내가 그녀를 계속 붙잡는 것이 미안했다”고 말해 마음 속에 이소라에 대한 애정이 남아 있음을 내비쳤죠.
▲ ‘말 한마디로 천냥빚 갚는다던데,우리는…’-연예인 입조심 경계령
무분별하게 내뱉은 말 한마디가 화근이 돼 송사에 휘말리거나 구설수에 오르는 연예인들이 속출했습니다. 지난달 13일 SBS TV ‘두 남자 쇼’에서 “화장품 CF를 했는데 그 회사가 망했다”는 농담을 했다가 해당업체로부터 30억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당한 박경림이 있었구요.또 그룹 ‘신화’의 김동완은 최근 자신이 진행하는 SBS 라디오 ‘김동완의 1010클럽’ 게시판에 히로뽕 복용 혐의로 구속된 탤런트 황수정을 옹호하는 글을 올렸다가 네티즌의 거센 항의에 부딪치기도 했죠.N세대 스타 김민희는 모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일반인을 ‘평민’이라고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가 한바탕 곤욕을 치렀죠.또 주영훈은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내가 언제까지 여자를 뺏겨야 되는데,또 뺏겨 또?”라고 언급하는 등 브레이크없는 독설에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한고은과의 열애로 god 퇴출위기까지 몰렸던 박준형
god의 4집 발매 직전 박준형의 퇴출 소동으로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습니다.박준형의 연인인 한고은의 사랑이 단연 돋보였는데요,소속사측의 퇴출 통보로 힘들어하는 박준형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대외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해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특히 언론을 극도로 회피한 박준형은 스포츠투데이 취재진과 심야에 승용차 추격전을 벌이기도 했는데요,그 사건 이후 우연히 만난 박준형은 “내 운전솜씨를 따라올 사람이 없는데,그날 운전한 기자가 누구냐”며 되묻기도 했습니다.사실 크기가 작은 소형승용차이기도 했지만 박준형의 운전 실력은 정말 전문 카레이서를 능가한다고 하더군요.
▲ ‘질질 짜는 영화 다 꿇어!’-영화계 ‘조폭’ 신드롬
2001년 영화계의 화두는 바로 ‘조폭’이었습니다.‘친구’를 시작으로 ‘신라의 달밤’ ‘조폭마누라’ ‘달마야 놀자’ ‘두사부일체’까지 조폭을 소재로 하거나 주인공으로 한 영화들이 대거 흥행에 성공했는데요,특히 조폭영화가 활개를 치면서 극장가에도 때 아닌 조폭이 눈에 많이 띄었는데요.실제 조폭들이 직접 극장을 찾아 자신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다루었는지 살펴보기도 했답니다.영화 속의 조폭 흥행으로 안방극장에도 조폭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가 하면,여자조폭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 서점가를 장식하는 등 다양한 아류 상품들도 속출했습니다.
▲ ‘가요계의 별들이 지다’-HOT 전격 해체
HOT의 ‘다섯 남자’의 ‘앞으로 10년간 살아도 함께 살고 죽어도 함께 죽자’는 데뷔 당시의 도원결의가 한순간에 물거품이 돼버려 팬들을 가슴아프게 했습니다. 강타와 문희준은 솔로로 전향한 반면 장우혁 토니안 이재원은 3인조 그룹 ‘JTL’을 새롭게 결성해 최근 첫 앨범을 내고 컴백했습니다. 줄곧 밀리언셀러의 대박을 터뜨려왔던 HOT는 멤버들이 흩어진 뒤에는 어느 멤버도 새 앨범이 100만장을 돌파하지 못해 역시 ‘뭉쳐야 잘 된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케 했습니다. 이들은 가수로서는 라이벌로 각자의 길을 가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우정이 두터워 사적인 교류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HOT로 다시 뭉치는 건 아직 요원해 보입니다. 이 가운데 가장 크게 ‘가슴앓이’를 한 건 역시 ‘막둥이’ 이재원이었던 것같습니다. 그는 HOT 해체의 충격에 빠져 “형들은 몰라! 너무해”라면서 날마다 눈물로 밤을 지새웠다는 후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