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는 모르겠지만, <장만옥의 뱀파이어>로 출시 된 후 <장만옥의 이마 베프>로 다시 바뀌어 출시 됐다. 출시된지 몇달 되지도 않아서 말이지... 'irma vep'라는 철자를 적절하게 재조합하면 'vampire'가 되니 그게 그거지만.
까이에 뒤 시네마(Cahier du Cinema)에서 평론을 하던 감독은 '영화 속의 영화' 혹은 '영화 주변의 영화'라는 형식으로 자의식이 반영된 '영화에 대한 영화'를 연출했다.
한물간 감독 르네 비달이 <동방삼협>을 보고 장만옥을 기용해 뱀파이어 영화(1915년작, 루이 푀이야드의 '뱀파이어')를 리메이크하려고 하지만 무산되고 만다는 스토리.
이 영화에선 프랑소와 트뤼포의 <400번의 구타>와 <앙뜨완과 꼴레뜨>에 주연이었던 앙뜨완 드와넬이 오만하고 재미없고 독단적인 감독 르네 비달 역을 맡았다. 오, 앙뜨완이여!
이 영화로 올리비아 아사이에가 얻은 것은? 누벨바그의 부활이라는 찬사일까... 글쎄, 장만옥은 얻었다.(영화가 마무리 된 후 감독과 장만옥은 결혼했다. T.T)
어쨌든 형식적인 면에서 참 재미있는 영화고(특히 흑백으로 처리된 장만옥의 도둑질 장면, 교차편집등), 배울 것도 많다.
-10
<슬램 Slam>
마크 레빈 Marc Levin / 1997 / CL / 100분 / 미국
슬래밍(Slamming - 즉흥시와 랩의 결합)을 통한 자아 찾기.
재밌고, 신나고, 누추하면서도 아름다운...
-11
<하얀풍선 White Balloon>
자파 파나히 Jarfa panahi / 1995 / CL / 87분 / 이란
한 '인간'인 어린이의 모습... 순수하면서도 그렇지 않은.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수제자 자파 파나히의 첫 작품. 키아로스타미의 <올리브나무 사이로>에서 감독역을 맡은 사람이 바로 이 친구이다. 연기도 잘하고~
모든 이란 영화를 적극추천하는 바임. 출시된 영화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올리브 나무 사이로>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체리향기> - 이상 Abbs Kiarostami
<가베 Gabbch> - Mohsen Makhmalbaf
-12
<장군 The General>
존 부어맨 John Boorman / 1998 / CL / 125분 / 영국
내가 지금까지 본 영화들 중 가장 많이 웃은 영화.
-13
<증오 La Haine>
마티유 카소비츠 Mathieu Kassvitz / 1995 / B&W / 95분 / 프랑스
이 영화 강력하다!
-14
<인형의 집으로 오세요 Welcome to the Dollhouse>
토드 솔론즈 Todd Solondz / 1995 / CL / 126분 / 미국
기가 막힌 성장영화. 흥겹고 어느 정도는 유치하지만 다큐멘터리를 연상시킬 정도로 냉정하고 섬뜩한 사실적인 묘사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비디오 가게에 '코메디'로 분류되어 있있는 걸 보고 더 충격이었지만...
-15
<육식동물 Cornivore>
김기영 / 1984 / CL / 105분 / 한국
우리 영화 중 꽤 희귀한 비디오. 한국 잔혹 영화의 원류라 추앙(?)받는 김기영의 영화.
그외 <하녀>, <충녀> , <이어도>, <육체의 약속>, <살인나비를 쫓는 여자>, <화녀82>, <양산도>등이 있다.
누군가에게 싸인을 받아본 적이 딱 세 번 있다. 첫 째로 우연히 가게된 서점에서 만난 박찬호의 싸인(난 그의 팬이다). 둘 째로 부산에서 만난 일본의 영화감독 오시마 나기사의 싸인. 세 번 째가 역시 부산에서 만난 故김기영 감독님의 싸인.
그가 독특한 억양과 그의 영화에나 나올 법한 목소리로 묻는다.
"내 영화 봤어요?"
"아, 네..."
"이름이 뭡니까?"
"... 그건 왜요?"
"..........-.-+"
"(움찔하며) 아, 네... X한X 입니다."
"내 영화 계속 봐줄 거에요?"
".........."
얼마 후 그는 자신의 집에서 화재로 죽었다. 그의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 처럼.
-16
<안개속의 풍경 Landscape in the Mist>
테오 앙겔로풀로스 theo Angelopoulos / 1988 / CL / 126분 / 그리스
이건 영화일까 아니면 시일까...
처음으로 영화 보며 울다. 여전히 이 영화만 생각하면 가슴이 저려오는데...
-17
<천사들이 꿈꾸는 삶 La Vie Revee des Anges>
에릭 종카 Erick Zonca / 1998 / CL / 110분 / 프랑스
전에 소개한 <얼지마, 죽지마, 부활할거야>의 연작. 54세때 깐느 신인감독상(황금카메라상)수상. 참고로 최연소는 아까 소개한 <증오>의 마티유 카소비츠 25세때.
이 감독 정말 신기하다. 강간으로 구속된 적도 있고, 세계적인 영화감독으로 이름을 날리는 중에도 각 영화제에서 물건들을 훔치는 통에 초청인물 기피 대상 1번이란다.
- 청년시절의 카네프스키는 영화연출을 가르치는 학교가 있다는 신문기사를 읽고 무작정 모스크바에 가서 중앙위원회의 노동국 서기를 다짜고짜 찾아가 이렇게 ‘협박’했다. “당신은 내가 계속 도둑질을 하면서 살길 바라십니까? 나는 200루블이 필요합니다. 영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훗날 프랑스 영화잡지 <스튜디오>가 주선한 앨런 파커와의 대담에서 카네프스키는 “영화 만들 돈이 없어서 아직도 돈을 훔치는 것이냐”는 파커의 질문에 웃으면서 대답을 피했다. - 씨네21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