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커 가면서 슬픈 것은 점점 같이 하는 시간이(같이 할 시간이) 없어진다는 점이다
가벼운 외식을 한번 하려 해도 이제 고딩이 된 큰애가 '전 집에 있음 안되요?' 하면서
혼자 있기를 좋아해 특별한 큰 행사가 아니면 반쪽짜리 행사가 되고 만다
조금씩 거리감이 생기는 느낌이 드는 큰애와 이번 방학이 끝나기 전에 영화한편을 보려고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마침 '마당을 나온 암탉'이 개봉을 했고
딸이 무심코 '저거 보고 싶다' 한마디에 '나도 보고 싶다'는 반응으로
모처럼 둘의 공감대가 일치해 마냥 기분좋은 엄마는 영화의 내용도 모르고 '전체관람가'의 영화를 보게 된다
애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타잔과 아들이 빠졌기에 모녀만의 오붓한 나들이는 다시 반쪽이다
진작에 원작을 읽었고 애니메이션 관련학과 지망생인 딸은 내용보다 화면과 색채에 관심이 많고
집안살림보다 책읽거나 글쓰기를 더 좋아하는 엄마는 화면보다 스토리와 구성에 더 관심이 많아
둘 다에게 필요충분조건이 되는 영화였고 무엇보다 국산 애니메이션이라지 않는가
나중에 내가 동화를 쓰고 딸이 애니를 맡아 근사한 영화한편 만든다는 상상만으로도 입꼬리가 슬슬 올라가는데..흐흣
영화의 시작은 조금 어수선하나 스토리가 전개되면서 금방 몰입이 된다
양계장에서 알을 낳는 암탉 '잎싹'이 주인공 (문소리 연기)
자신이 낳은 알을 한번도 품어보지 못하고 평생 알만 낳다가 죽어갈 운명을 거슬러 탈출해 보겠다는 당찬 암탉이다
잎싹은 소원대로 탈출에 성공하지만(폐계라 해서 버려진 거지만) 안전장치 하나 없는 바깥세상은 너무 살벌하다
아빠오리인 나그네의 도움으로 죽을 위기를 넘기고 그 인연으로 고아가 된 오리알을 품게 되는 잎싹
암탉과 아기오리의 첫만남
오리는 태어나 처음 대하는 동물을 엄마로 알고 졸졸 따라다닌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어
닭을 보고 엄마~하고 매달리는 오리가 금방 이해가 되었다
아기가 태어나면 늪쪽으로 가라는 아빠오리의 유언대로
잎싹은 아기오리를 데리고 숲을 지나 늪으로 향하게 된다
늪 근처에서 만나게 된 수달 (박철민 연기) 수다쟁이 수달은 잎싹의 친구가 되고 여러가지 도움을 준다
수달의 천연덕스러운 전라도 사투리는 영화적 재미를 위해 각색한 것이겠지만 꼬마관객들이 아주 즐거워하였다
물고기 가시로 빗질을 하는 수달. 달수씨
늪이라고 했지만 실은 작은 저수지이다
아기오리는 잎싹의 사랑과 정성으로 자라 머리에 초록볏이 생기고 '초록'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다 (유승호 연기)
사춘기가 된 초록이는 수영도 못하고 물갈퀴가 없는 엄마와 자신의 모습이 다른 것을 알고
조금씩 반항심이 생기게 되면서 엄마인 잎싹과 조금씩 멀어진다
다른 오리들과 동물들의 놀림도 한몫하고..
잎싹과 초록의 단란한 한 때-너무나 평화로운 풍경이다
달수씨가 마련해준 잎싹과 초록이네 집-찔레꽃 덤불속
생리적으로 물가에서 살 수 없는 잎싹은 점점 야위어 가고 이제 청년이 된 초록이는 아빠를 닮아 늠름한 모습이다
추운 계절이 오자 저수지는 야생청둥오리들의 회귀로 북적이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은 초록이는
파수꾼이었던 아빠청둥오리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새로운 파수꾼에 도전을 하게 된다
앞쪽에서 두번째가 초록이-준비~요이땅~
열심히 응원중인 친구들
친구들과 엄마의 간절한 염원으로 초록이는 파수꾼 경연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무리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파수꾼이 된다
겨울이라 먹이를 찾아 헤매던 잎싹은 어떤 동굴에 들어가게 되고 우연히 새끼동물을 발견한다
초록이의 엄마, 아빠를 죽게 하고 잎싹이와 초록이를 계속 따라다니며 힘들게 한 족제비의 새끼들이다
족제비 새끼옆에 있는 잎싹과 초록이를 위협하던 족제비가 한순간에 마주친다
'왜 그렇게 우리를 괴롭히는 건데?' 잎싹의 물음에 족제비가 말한다
'나는 배가 고파 사냥을 했을 뿐이야..그 순간에 내눈에 띄었을 뿐이고..'
얄미웠던 케릭터 족제비가 한순간 이해가 되는 순간이다
둘의 모성애가 충돌을 하였으나 다행히 서로의 새끼들을 살려줌으로 위기는 넘긴다
이제 잎싹과 초록이 이별할 시간이다
아빠를 꼭 빼닮아 당당해진 초록이 자랑스러운 엄마 잎싹
'내년에 꼭 돌아올께요..'
'그래, 내년에 꼭 다시 만나자..'
이 장면에서 눈물흘리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조심스럽게 눈물을 닦던 우리 모녀는 아예 대놓고 펑펑 울었다
'야~이거 왜 이리 슬픈건데?..그냥 재밌는 영환줄 알았더니..'
'엄마~원작도 원래 슬퍼요..'
여기저기서 훌쩍훌쩍 아이들도 울고 엄마들도 울고..흑흑
잎싹과 초록의 작별
마지막 엔딩은 적지 않겠다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한 관객들에게 소개만 할 뿐 스포일러가 될 생각은 없으니...
영화는 대체로 화면이 화사하고 이쁘다
다양한 원색을 부드러운 파스텔톤으로 처리를 했고
따뜻한 느낌이 나는 노란색과 평온해지는 초록, 파랑을 주로 써서 그런지
동화속으로 들어간 듯 예쁜 화면들이다
배경으로 나오는 찔레꽃, 엉겅퀴꽃, 개망초꽃들도 우리 주변에 흔한 야생화들이라 친숙하다
매스컴에서 워낙 떠든 덕분에
원작판매량이 100만부가 넘었고 내년이면 꼭 열살이 된다는데 영화를 보니 원작이 읽어보고 싶어지고
그런 동화한편 써보고 싶다는 소망하나 생겼다
영화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여러가지다
종(種)을 초월한 사랑.우정, 모성애.부성애, 용기, 배려,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자유없는 안전한 현실보다 나의 의지로 삶을 개척하는 도전정신 등
엄마닭 잎싹이 '나는 왜 진작 날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라는 대사를 보면
우리가 그동안 무심하게 안주했던 사고방식과 생활들에 따끔한 경종을 울리고 있다
우리기술로 만든 우리애니메이션이 전세계에서 동시개봉되는 그날까지...아쟈~!!!
P.S
임신중에 잎싹 목소리를 연기한 문소리는 영화가 개봉한 후 딸을 낳았고
초록 목소리를 연기한 유승호는 교통사고로 부상을 입었다
영화를 감독한 '오성윤'씨와 원작자 '황선미'씨는 1963년생 동갑이고
수달 목소리를 연기한 '박철민'씨와 나는 동갑이다
첫댓글 한번 보고 싶네요
제인(이재은)님도 받아보세요... 모든 자격증에 대한 자료를 무료로 받을수 있네요..
건강식이요법사 - http://me2.do/5az7UiK
건강식이요법사 - http://me2.do/5az7UiK
다문화가정상담사 - http://me2.do/5zCLgkc
4년제학사취득 - http://me2.do/G75vkEk
4년제학사취득 - http://me2.do/G75vkEk
장례관리사 - http://me2.do/FvhXUvk
더 많은 60가지가 넘는 자격증 무료자료받기 -> http://me2.do/FI0bR3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