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환 아우님,
어제 택배로 보내준 시집 <숲속의 어부>는 아주 잘 받았어요.
먼저 시집 상재를 축하드립니다.
어제 밤늦도록 시집을 읽었습니다.
시집 곳곳에서 만난, 서정성이 가득 묻어나는 작품들이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그만큼 여러모로 시 읽기에 재미가 있었습니다.
오늘날의 젊은 시인들이 쓰는 시가 지나친 환상과 관념과 난삽한 언어 추구로
시를 시답게 하는 원형적 서정성을 잃어버리고
시인들조차도 그런 시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도 엄연한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시를 읽는 재미, 이른바 담고있는 내용의 감동성과
동원된 언어 표현의 새로움, 기발하나 참신한 상상력 등이 없이
그저 신변잡기의 난삽한 표현과 막연한 관념으로 독자들이 외면하게 만들었습니다.
시는,
함축, 꾸밈, 불림의 표현법을 통해
담고있는 내용이 진선미를 추구하는 것이라면
오늘날 발표되는 시가 이런 것들과는 무관한 듯하여 매우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금번 시집 <숲소의 어부>는
구체적인 언어와 이미지로 누구나 접근이 가능한 작품들이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이런 서정성이야말로 우리 시인들이 잊지말고 추구해야할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보내준 시집은 내가 아는 시인들과 즐겁게 나누어 읽도록 할 게요.
그리고, 여름호 특집인 <시인조명>이 나가는데 불구하고
'이 계절의 좋은 시 읽기'가 나가도 되느냐고 걱정했는데,
'이 계절의 좋은 시 읽기'는 고정적인 기획물이고
또 집필진도 자문위원, 편집위원으로 매 계절 고정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지나친 걱정은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어서 코로나19 사태가 가라앉아야
아무런 걱정 없이 서로 만날 수 있을 텐데.....
우리 그런 날을 기다리면서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날 미래를 꿈꿔 봅시다.
그럼, 다시 소식 전하기로 하면서 이만 줄입니다.
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