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의 괜찮은 놀이학교 소개해 주세요.” “다섯 살 남자아이, 영어유치원이 좋을까요? 놀이학교가 좋을까요?” “영어유치원 3년 다녀야 할까요? 영유 2년 후에 일반 유치원 1년 보내야 할까요?” 유아교육 전문 사이트의 게시판에는 연일 이런 질문이 쏟아진다.
선배 엄마들의 댓글도 줄을 잇는다. 영유에서 힘들어하던 아이를 놀이학교에 보낸 후 만족한다는 엄마, 영유 3년은 기본이라는 엄마, 뭐니뭐니해도 인성교육을 위해 일반 유치원을 보내야 한다는 엄마까지 답변도 가지각색이다. 그러나 모든 댓글에는 다양한 경험과 시행착오 끝에 결론을 내렸다는 고심의 흔적이 역력하다.
이처럼 ‘내 아이를 어느 교육기관에 보내야 할까?’는 모든 엄마의 관심이자 걱정거리다. 기관들마다 비슷한 듯하면서도 각기 다른 특색을 내세우는데다, 같은 종류 안에서도 수십, 수백 개의 업체가 경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터넷 게시판의 의견들을 참고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카더라’ 통신, ‘옆집’ 통신에 의존하는 엄마들이 많다. 열심히 발품을 파는 엄마라 하더라도 실제로 각 기관의 차이점과 장단점을 정확하게 비교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좀더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교육기관을 평가할 방법은 없을까?
놀이학교, 영어유치원 코스가 최신 트렌드
우선 요즘 유아교육 트렌드를 짚어보자. 발빠른 엄마들의 선호도가 높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 유아교육시장의 흐름은 영어유치원이 선도한다. 영어유치원이 활성화된 지 10여 년. 강남·분당 등 교육특구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영어유치원은 이제 전국적인 프랜차이즈를 자랑하며, 최고의 교육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워낙 많은 곳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바람에 경쟁도 치열하고, 부모들의 만족도도 천차만별이다.
서울 강남의 경우 영어유치원이 크게 늘어나면서 예전의 동네 유치원들은 점차 사라져간다. 수십 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명문 유치원 또한 시대적 흐름을 거스르기는 힘들다. 몬테소리 교육이론, 활동 중심 교육 과정, 인성 교육 등을 고집하던 명문 유치원들도 요즘은 엄마들의 요구에 맞춰 영어·중국어 등의 외국어 교육과 다중지능이론에 입각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놀이학교도 영어유치원 못지않게 큰 인기다. 유치원이나 영어유치원은 5세부터 입학이 가능하기 때문에, 5세 미만의 영유아들은 놀이학교에서 예비 교육(?)을 받는 셈이다. 기존 보육 시설인 어린이집에서 한층 좋아진 놀이학교는 놀이를 통한 인지교육, 감성교육, 수준 높은 보육까지 한꺼번에 해결하기 때문에 젊은 엄마들이 매우 선호한다.
놀이학교를 보낼까? 영어유치원을 보낼까?
앞서 말했듯이 놀이학교와 영어유치원의 가장 큰 차별 기준은 교육 대상자의 연령이었다. 놀이학교는 대개 24개월부터 6~7세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며, 영어유치원은 5세부터 7세까지의 유아들이 대상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연령 구분이 점차 없어지는 추세다. 교육 목표와 프로그램도 서로 다르다. 놀이학교의 교육 목표가 유아기에 필요한 다양한 환경과 정서 안정을 통해 성격을 형성하고 인지의 기초를 다지는 데 있다면 영어유치원은 영어능력 향상이 교육 목표다.
대부분의 놀이학교는 다중지능이론에 입각해 한글·한자·영어·수학·가베·과학·요리·창의·짐(체육)·독서·미술 등의 과목을 여러 선생님이 돌아가며 가르친다. 영어유치원에서는 언어·수학·과학·음악·체육 등의 과목을 원어민 교사가 영어로 가르친다. 이렇듯 두 기관이 다른 목적과 수업 내용을 가졌지만, 선택의 도마 위에 함께 오르는 이유는 치열한 경쟁체제 때문이다. 놀이학교는 날이 갈수록 영어의 비중을 높여가고, 영어유치원은 점점 다양한 프로그램과 보육 서비스를 추가한다.
결국 두 곳 모두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용하는 전인적인 교육기관으로 변해 간다. 따라서 더욱 정확하게 판단하려면 눈에 보이는 교육 프로그램보다는 ‘어떤 교육 목표가 있는가’ ‘내 아이에게는 무엇이 가장 필요한가’를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교육 환경과 프로그램, 엄마가 꼼꼼하게 따져 선택해야
놀이학교의 경우 위즈아일랜드, 베베궁, 아이잼, 크라벨, 하바놀이학교, 킨더슐레 등 프랜차이즈로 운영되는 곳이 강세를 보이는데 지역마다 조금씩 선호도가 다르다. 아이가 처음 다니는 교육기관인 만큼 어떤 곳이 적당한지 일일이 찾아가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한 선택 조건은 안전한 환경과 교사진. 어린아이가 생활하는 곳이니 따뜻하고 안정적인 분위기인지 따져보아야 한다.
영어유치원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일반적으로 주요 지역에 프랜차이즈를 보유한 폴리스쿨, ECC, 서강 SLP, PSA, LCI 키즈클럽 등이 강세를 보인다. 강남 지역의 경우 워릭, 버틀러 등 차별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영어유치원과 외국기업이 운영하는 BIKS, BIPS, CPIS 등도 큰 인기다. 많은 엄마들이 영어유치원을 선택할 때 브랜드 인지도와 영어학습 강도를 위주로 따지는데, 사실은 아이가 적응할 만한 분위기인지를 먼저 따져보아야 한다. 지나치게 학습 위주의 분위기일 경우 어린아이가 적응을 못해 부작용을 일으키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또한 유아기에 필요한 인성교육이나 생활교육까지 함께 이루어지는지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