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LHAMONIX 연주회 참관 後記
雲海 김 상 진
2024년 12월 21일 甲辰年도 저무는 동짓날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을 찾았다.
함께 문학회에서 활동하는 지인의 초대로 음악에는 깊은 지식도 없는 산골 나무꾼이 지게를 벗어놓고
찾은 문화예술회관의 겨울밤 풍경은 스산한 겨울 찬바람에 이러 저리 뒹구는 낙엽들이 八旬의 村老의
처지를 닮아 밟기가 차마 안쓰럽다.
마침 이른 시간이라 서예와 문인화 초대 작가 전시회와 올해의 서예 대전 입상 작가의 전시회도 둘러볼
호사도 누리게 되어 이 얼마나 멋진 송년의 밤인가!
더구나 같은 문인회 동인의 입상작(혜강 여영회님) 소나무와 목련을 감상한 것은 錦上添畵였구나.
여전히 시간은 남아 따끈한 국밥 한 그릇의 온정으로 마음을 데우고 찾은 팔공홀은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대림의 크리스마스 시즌의 분위기가 트리의 불빛으로 온통 들떠있다.
참 까마득한 20년 전과는 달라도 많이도 달랐다.
벽을 사이에 두고 팔공홀의 안과 밖은 이 또한 달라도 너무 다르다.
소란한 밖과 달리 홀 안은 희미한 조명과 무대의 묵직한 분위기, 숨소리마저 조심스러운 고요는 뭐가 멋들어진
연주에 대한 기대로 부풀게 한다.
검은 무대복 차림의 길쭉한 사내 여섯과 red suit 차림의 그만한 키의 사내 하나,
그러니까 현악 5중주(바이올린 2, 비올라, 더불 베이스, 첼로)에 피아노, 클라리넷으로 7인조 실내악단이다.
예비지식이 없는 나로서는 '어떤 음악일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연주가 시작되고 클라리넷 연주자의 소개와 해설이 있었는데 외국어에 서툰 나로서는 간혹 알아들을 수 있는
단어 몇 개로 그저 눈치코치로 짐작만 할 뿐이다.
아마도 크리스마스 전야로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맞는 음악을 연주하는 양으로 알아들었는데 ㅎㅎ
틀릴 수도 있겠다.
정말이지 저 재주꾼들이 몰라도 참 모른다.
그래도 간혹은 우리에게 익숙한 크리스마스 케럴 한두 곡 섞고, 신년 분위기에 맞는 클래식 '푸른 다뉴브'나 행진곡 같은 우리에게 익숙한 곡을 연주하면 어디 덧날까.
제네들끼리 자기 기분에 들뜨 춤추고 간혹 노래하고 연주하는데, 듣는 우리들은 그저 저들의 연주 솜씨에 박수를 보낼 뿐이다.
여기도 연주자와 듣는 자 사이에 벽이 있구나.
감정이 다르고 문화가 다른 차이를 연주회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조용히 듣는 연주회는 아닌 것 같고 함께 즐거워하는 축제 분위기의 연주회 같았는데 마치 클래식 연주회
같은 무겁고 조용한 분위기는 연주자와 청중 사이 간극을 보았다.
그러나 또 다른 문화를 경험한 연주회였다고 기억하겠다.
다만 뛰어난 연주자의 연주 솜씨와 그 앙상블은 칭찬하고 박수를 보내도 아깝지가 않았다.
내게는 좋은 사람들과 좋은 곳에서 보낸 멋진 갑진년 송년의 밤이었다.
이 밤 함께한 모든 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의 은혜와 새해의 하느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빌며
감사의 마음을 담아서 인사를 나눕니다.
모두 건강하십시오!!!!!!!!!!!!!!
2024년 12월 22일
樵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