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독자들의 성원에 크게 고무되어 오늘 바로 시장통을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 매장을 중심으로 밤을 즐길 먹거리들이 잘 발달되어 있다.
대부분 시장통이라 지극히 서민적인 정취가 물씬 풍긴다.
그렇다고 가격까지 그렇게 서민적이라고 말하긴 어려울 것 같다.
다만 지나가다가 한눈에 보이는 음식을 보고 선택할 수 있는 즐거움은 있다.
빈대떡, 생선구이, 순대, 오징어데침 등 맛깔스럽게 보이는 음식을 동시에 파는 곳도 있는데 물도 안나오는 곳에서 즉석에서 만들어내는 음식은 신기에 가깝다. 데친 오징어를 즉석에서 갖은 야채와 함께 양념을 해준다. 순대볶음 역시 즉석요리이다. 주섬주섬 어딘선가 음식재료들이 무수히 쏟아져 나온다.
야채가 깨끗이 세척이 되었는지 의심이 가지만 이미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나의 위생관념은
점점 상실되어 간다.
주로 내가 잘 가는 곳은 순대집이다.
가볍게 먹고 집에 가서 다시 저녁을 맛있게(?) 흔적없이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곳이라 그런지 정말 인구밀도 지극히 높다.
돼지 껍데기, 간, 쓸개, 귀, 순대 등등 돼지부속물이 코앞에 있어 웬지 부담스럽지만 쓱쓱 쓸어대는 고기 한 첨이 그저 입맛을 돋을 뿐이다.
잘 발효된 동동주 한잔이면 허기진 배와 함께 하루의 스트레스까지 단숨에 날리기에 충분하다.
좀 까칠한 성격 탓이까 난 메뉴선정에 좀 까다롭다 메뉴래 봤자 순대와 머릿고기 뿐이지만 끝까지 살코기를 고수한다.
요즘은 아주머니가 알아서 살코기를 발라 주시지만 여전히 붙어있는 비계덩이가 좀 성가시럽기 까지 하다.
이번엔 횟집이다. 활어는 절대아니다. 주로 해물이라고 보면된다.
속이 보이는 유리박스에 다소곳이 쌓여 있는 해물들이 웬지 신선해 보인다.
이것저것 섞어서 한접시 내놓으면 정말 푸짐해 보인다.
물론 보이는 것과 실상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그래도 초장맛은 일품이다.
해물이 살살 녹는 것은 그리 바람직한 일은 아니지만 입에 녹는 느낌이 그리 나쁘진 않다.
바로 털어 넣는 소주한잔을 먹기엔 손색이 없다.
이번엔 종로빈대떡집이다.
자동멧돌에서 줄줄 흘러나오는 녹두를 즉석에서 버무려 식용유를 사정없이 두루고 지글지글 구워
낸다.
두툼한 빈대떡 한조각이면 금방 요기가 된다.
주의해야 할 점은 맛있다고 덥썩 덥썩 먹다가 급격히 쌓이는 칼로리를 꽤 신경써야 할 것이다.
다행히 간장과 식초에 저린 양파를 듬뿍 주기 때문에 약간의 위로가 된다.
흔한 먹거리지만 번개탄에 구워먹는 갈메기살은 그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가격대비 양과 서비스도 꽤 좋다고 평가하고 싶다.
이곳은 정상적인 음식점같은 분위기 때문인지 사람들이 그리 많이 몰리진 않는다.
또 유명한 곳이 한군데 있는데 일명 동그랑땡이라는 곳이다. 돼지고기를 동그랗게 썰어서 그곳에 즉석고추장양념을 하고 구워먹는 것인데 그 양념맛이 일품이다. 어떤사람은 고기를 대충익히고 그 고기를 그 양념에 다시 찍어 먹기도 하는데 돼지고기에 잠복해 있는 유구조충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기에 가능한 일이라 생각이 든다.
가끔 만나는 그런 파트너가 맘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그 자리에서 주의를 줄 수도 없는 일이니 세상사가 다 자기 멋인 것이 분명하다.
요즘 사람들은 술을 마시면서도 결코 집을 저버리는 일은 없는 것 같다.
하루를 넘기로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드물기 때문이다. 2차까지 움직여도 퇴근 후 2시간 정도면 족하다. 더구나 코앞에 버스와 전철이 있으니 집으로 돌가는 편리성까지 갖추고 있다. 먼동네로 원정을 간다거나 더 좋은 곳을 찾아 헤메기 보다는 일터주변에 대부분의 일과후의 모임이 이루어 진다.
여러 명의 직원들이 있는 회사의 건나한 회식은 아니지만 그냥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소박하게 저녁회식들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주말은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그런지 먹거리 시장이 갑자기 썰렁해졌다.
칭칭 목도리를 둘러 맨 아주머니가 지나가는 사람들과 시선을 맞추어 보지만 쉽게 넘어 가는 사람들이 없다. 바로 이틀 전에 맛있게 먹었던 오징어가 이번에 주인을 기다리며 소복히 쌓여 있다.
시장통은 날마다 변신을 한다. 낮에는 옷가지나 반찬 등을 주로 팔며 아주머니들을 기다리고
밤이면 시장통로에 술판이 벌어진다. 대부분 아저씨 손님들이다.
이 시장 꽤나 공간활용을 잘 하는 경제적인 곳이다~
첫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