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에게 주방은 일터이며, 음식은 좋은 친구를 만들어주는 생활의 활력소다. 언뜻 보기엔 단지 넓고 쓰기 편한 주방을 가진 부러운 여자쯤으로 보이지만, 쓰기 편하게 정돈된 그릇장을 열어보고 실제 요리하는 모습을 지켜보면 살림을 즐길 줄 아는 남다른 그녀의 부지런함을 느끼게 되고 배울 게 참 많다는 생각이 든다.
주방에서 생활을 가꾸는 라이프스타일리스트 요리, 테이블 세팅, 꽃, 파티 플랜…. 유지연씨는 우리 주변의 크고 작은 모임, 즉 파티와 관련된 모든 것을 계획하고 진행하는 파티스타일리스트다. 파티 하면 언뜻 거창하고 특별한 무엇처럼 느껴지지만 쉽게 말해 음식을 매개로 생활 속에서 더욱 풍요로운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어릴 때부터 유난히 엄마의 살림 하나하나 구경하고 따라 하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하나 둘씩 배우게 됐고 하나 둘 커리어가 생기면서 플로리스트, 푸드스타일링이 직업이 됐다. 대부분의 커리어우먼들이 자신의 일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집안 살림은 뒷전으로 미루는 것과 달리 그녀는 생활을 즐기는 취향이 직업으로 연결된 경우이니 정말 부러운 행운아다.
나만의 편리한 주방 시스템, 매일 살림이 재밌다 맛있는 음식은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못했던 이야기와 정도 나누게 하는 생활의 활력소라는 게 그녀의 지론. 그러므로 주방은 집의 중심이어야 하며 주방에서 일하는 주부들이 즐거우려면 집에서 가장 폼나고 효율적인 공간이 주방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가사를 노동이라고 생각하기에 앞서 나만의 취미로 여기고 주방을 작업실이라고 생각하면 살림 하나하나에 애착이 가게 마련이라고.
주방은 매일 똑같은 일이 반복되는 곳이므로 자기만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야 편리하다.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주방 구석구석에 주인의 손을 자주 탄 흔적들이 가득한 걸 보면 생활을 부지런하게 즐길 줄 아는 그녀의 남다른 생활 감각이 엿보인다.
빅 사이즈 아일랜드 작업대로 주방 기능 업~! 널찍한 이 집 주방의 기본 컨셉트는 쓰기 편한 시스템 키친. 넉넉한 조리 공간 확보와 한 달에 두 번씩 운영하는 쿠킹 클래스 팀의 수업을 위해 아일랜드는 크게 새로 짰다. 아일랜드의 조리대 쪽 밑으로 냉장실을 하나 더 빌트인시켜 요리에 자주 쓰는 식품들을 효율적으로 수납했고, 건너편 벽면은 전체에 냉동고와 냉장고, 와인냉장고 등을 빌트인시켜 저장식 수납공간을 충분히 확보했다. 보조 주방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다용도실은 선반을 짜 넣어 밀폐용기, 각종 조리도구, 소형 가전 등을 넣는 간이 창고처럼 사용한다.
주방은 이 집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어 거실과 아이 방 등 가족들의 생활공간과 바로 연결되며, 이처럼 자연스럽게 공간을 오픈시켜 놓으니 오가다 들르는 패밀리 룸의 기능까지 겸한다.
1* 유지연씨는 현재 까사스쿨에서 꽃과 요리를 가르치고 있으며 프리랜서로 식탁에 관한 소품과 음식 촬영 등을 하는 푸드스타일리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수업의 커리큘럼을 짜고 시안을 찾는 등의 모든 작업은 넓은 주방에서 해결한다. 2* 식기세척기, 오븐, 쿡탑 등 모든 주방 가전들은 깔끔하게 빌트인시켰고 그릇은 같은 종류끼리 모아두어 쓰기 편하게 정리했다. 3* 요리를 쉽고 즐겁게 해주는 각종 조리도구들. 이 가운데 여러 가지 기능이 있는 채칼 세트인 만돌린, 야채 탈수기, 실리콘 주걱 등은 주부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살림 목록들이다.
4*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서는 메모하는 습관이 필수. 각종 양념 수납 선반 옆은 언제나 그날 할 일과 요리에 대한 메모들로 가득하다. 5* 아일랜드 너머에 있는 냉장고 빌트인 공간. 냉동고, 와인냉장고, 칸칸 냉장&냉동 서랍 등 충분한 공간에 음식을 효율적으로 분류해 수납할 수 있어 편리하다. 6* 길쭉한 구조의 주방은 개수대와 조리대가 있는 메인 주방, 보조 조리 겸용 아일랜드, 빌트인 냉장고 수납장 등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