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재배, 수납공간, 휴식공간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던 발코니를 정부에서는 지난 2005년 12월 2일 건축법을 개정해 필요에 따라 거실·침실·창고 등의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규제를 완화하여 발코니 확장공사를 합법화시키면서 국내 창호시장과 건설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발코니 확장 합법화 이후 발코니 확장형 이중창 제품이 국내 창호시장에서 주력 제품으로 자리 잡았으며 방화도어, 기능성유리 등의 적용확대에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당시 법 개정은 발코니 확장과 관련 불법 행위가 빈번히 일어나는 상황에서 현실성 없는 단속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이 일며 발코니 확장 개조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발코니 확장법을 살펴보면 1992년 6월 1일 이전에 건축신고를 하였거나 건축허가를 받은 주택에 설치된 발코니는 구조안전점검을 받은 후 구조안전확인서를 허가권자에게 제출해야 하며 2005년 12월 2일 이전에 건축허가를 신청·신고하였거나 혹은 건축허가를 받은 아파트에 설치된 발코니는 대피공간 또는 경계벽을 설치해야 한다고 명시했었다. 특히 발코니 확장 합법화를 위한 화재 안전 기준과 관련해 2㎡(0.6평)의 대피공간 설치(부엌·다용도실 발코니에 대피공간 만들 때는 방화문만 설치)확장한 발코니에 90㎝ 높이 이상 방화판이나 방화유리 설치를 강조했다.
발코니 확장 합법화는 국내 창호시장을 비롯 건설시장에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는 획기적인 사안이었다. 발코니 확장 합법화로 인한 관련 법규들이 새롭게 재정 및 강화되면서 건축자재 업계에도 이에 부합하는 제품 개발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창호업체들은 발코니 확장 추세에 따라 이중창 적용이 일반화 되고 제품의 고급화 추세가 뚜렷해지는 상황에서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고급 발코니 창호 시장의 대표 모델들을 새롭게 개발, 경쟁적으로 선보였었다. 특히 발코니 확장형 이중창 개발이 붐을 이뤘다. 발코니 확장 합법화 이후 2006년경 개발됐던 신제품들을 살펴보면 재질별로 플라스틱과 알루미늄, 복합 재질 등이며, 제품별로는 일반 이중창, 시스템 단창 및 시스템 이중창 등 다양하게 출시되었다.
시장을 선점한 제품은 발코니 확장형 이중창 제품이었다. 당시 LG화학(현재 LG하우시스)에서는 Z:IN 하우트 D시리즈의 확장형 발코니 신제품 4종을 개발하였으며, 한화종합화학(현재 한화L&C)에서는 VDF 235시리즈, 245시리즈, 267시리즈 등 3종의 확장형 발코니 창호를 개발해 선보였었다. KCC는 프라임 이중창 시리즈로 '프라임 이중창 248(도심 고층용)'과 '프라임 이중창 271(해안 고층용)' 등을 출시했으며 동양제철화학(현재 윈체)에서는 엘엘샤시 브람스‘발코니 퀸’시리즈 제품 3종을 개발 출시했었다.
복합 재질 및 시스템창호 이중창 제품은 이건창호에서 R-PVC 이중창 245, ROYAL 이중창 240, ROYAL HG이중창 235, ECO 이중창 340, CONNEX P LS 255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었다. 중소업체 윈스피아에서도 '탁~트윈(TWIN)'이라는 브랜드로 3종의 관련 제품을 출시했었으며, 지금은 부도로 사라진 이지시스템창호는 발코니용 시스템이중창 2종을 개발했었다. 알루미늄 창호 업체에서도 동양강철과 신양금속, 남선알미늄 등에서 발코니 이중창 관련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에 적극 대응했다. 특히 동양강철은 240mm 이중창으로 방화유리나 방화판 프레임과 창문을 일체형으로 설계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이때 당시 개발됐던 신제품들은 시스템창호 단창의 경우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던 결로수로 인한 마루 썩음을 해결하기 위해 3중유리를 적용했으며 일반 이중창의 경우에는 기존 개발된 창짝제품을 이용해 창틀을 새롭게 제작하면서 다양한 기능을 삽입한 제품들이 주를 이루었었다. 2000년대 후반부터는 더욱 고급스러워진 프리미엄급의 발코니 창호 제품들이 선보였다. 특히 하부 접합유리 사용으로 난간대 역할을 대체하여 넓은 조망을 확보할 수 있는 분할식 시스템 이중창 제품들이 인기를 모았는데 이들 제품들은 기존 이중창과 시스템 창호의 단점을 개선한 제품들로 기존 창호와 외관차별화를 꾀하면서 발코니 창호시장 내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했다.
LG하우시스 시스템 이중창‘PLS256D’와 한화L&C의 기능성 슬라이딩 창호‘하이브리드 창’, KCC의‘프라임 이중창 분할식 248’제품이 대표적인 제품이었다.
이들 제품들은 접합유리를 하부에 적용하여 난간대 없이 넓은 조망을 확보할 수 있으며, 충격을 받더라도 유리 조각이 분리되지 않고 고정되는 비산 방지기능을 갖추고 있어 고층에서의 추락을 방지, 창틀에 난간대를 설치하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방화도어, 기능성유리 시장 성장에 밑거름 돼
더불어 화재 시 안전을 위해 갑종 방화문이 장착된 대피공간 마련이 법제화되면서 방화도어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었다. 때문에 당시 갑종 방화성능 및 차열, 차연 성능이 우수하면서도 실내 인테리어와 잘 어울리는 방화문의 출시가 많았다. 발코니 확장 합법화 이후 출시됐던 방화도어 제품은 갑종 실내 방화문으로 단순히 화염만 차단하는 기존 철재 방화문과 차별되는 기능을 갖으면서 디자인 면에서는 천연 원목의 느낌을 살릴 수 있는 우드 재질의 데코시트와 무늬목을 사용, 실내 인테리어와 조화를 이루는 다양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제품들이 인기를 모았다.
발코니 확장 합법화는 건축용 판유리시장에도 변화를 주었다. 발코니 확장 합법화 시행으로 기능성유리 제품인 로이유리, 방화유리 사용이 증대되었기 때문이다. 발코니 확장으로 인해 기존 발코니 공간의 완충구역이 사라짐으로써 단열 등 에너지 절약과 화재시 안전성을 고려한 로이유리 및 방화유리의 사용이 점차 높아지기 시작했다. 때문에 당시 방화유리 성능 테스트를 받기 위한 업체들의 움직임이 활발했으며 로이유리 이외에도 부자재 부분에서의 고급화가 눈에 띄게 높아졌었다. 결로예방에 탁월한 단열간봉도 발코니 확장 합법화 이후 특별히 더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발코니 확장으로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실내인테리어에 대한 투자도 늘어나 투명성과 다양한 디자인의 고급 인테리어 소재인 인테리어유리도 사용이 늘었다. 특히 디자인과 안전을 겸비한 접합유리 및 후면점착유리 등 다양한 고급소재의 소비심리가 일어나면서 업체들의 소재의 다변화와 다양한 디자인 등 제품 개발이 활발했었다.
건설사, 발코니 확장 본공사 형태로 변화
발코니 확장 합법화가 시행되면서 당시 관련업체들은 건설사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했었다. 발코니 확장이 합법화되기 전 소비자가 선택하는 옵션사항이었던 발코니 확장이 건설사에서 직접 수주하는 본공사 쪽으로 흘러갔기 때문이다. 건설사 본공사의 경우 플라스틱재질의 창호가 대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에 발코니 창호를 주로 하는 알루미늄 창호업체들은 상당한 타격을 입었으며 발코니창호를 전문으로 했던 대기업 발코니 전문 대리점들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점차 사라지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자본력과 특판사업에 취약했던 중소업체들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였다. 이같은 이유로 발코니 확장 합법화 이후에는 시판보다 특판 매출에 강점을 두었던 업체들의 성장이 두드러졌었다.
발코니 창호 시장이 건설사 본공사로 변화되면서 커튼월 업체에서도 주택용 창호 사업에 참여하는 업체가 잠시나마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기존 건설사 영업을 하던 커튼월 업체들에게 발코니 특판공사는 좋은 기회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들은 우선적으로 커튼월에 들어가는 시스템창호를 위주로 제품을 제작했지만 가장 크게 주안점을 두는 사항은 발코니 창호분야였다. 하지만 발코니 창호 시장이 결로 및 단열에 대한 중요성 강조로 플라스틱 재질의 확장형 이중창 제품이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면서 이들 업체들은 주택용 창호시장에서 별다른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
발코니 확장 10년, 강산도 변한다
건설시장에서는 이제 발코니 확장이 소비자들의 필수 항목으로 자리 잡으면서 발코니 확장은 보편적인 추세가 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발코니 전체를 확장하는 추세가 바뀌고 있다는 게 건설사 관계자 의견이다. 발코니 면적확보로 겨울에는 난방효과를 높이고 빨래를 널거나 자질구레한 물품을 보관할 장을 짜 넣을 공간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건설사 관계자에 의한면 중대형 아파트 위주로 안방 발코니를 거실 발코니와 함께 모두 확장하는 것이 수년 전 트렌드였다면 지금은 안방 발코니는 남기는 게 추세가 됐다고 한다.
더불어 발코니 확장 가격도 변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08년 만들어진 후 현재까지 요지부동이던 아파트 발코니 확장 기준가격이 7년 만인 올해 인상될 계획이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부터 새 아파트 입주 시 발코니 확장에 드는 비용이 지금보다 약 200만원(전용 85㎡ 기준)오를 전망이다.
지난달 국토교통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당국은 발코니 확장비 책정 기준가격을 올리기로 하고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용역 결과는 올해 1월에 나올 예정이다. 그동안 건축물 에너지 기준이 강화되면서 창호 등 건자재 품질·가격이 올라갔지만 기준가격은 예전과 같아 추가 비용을 시공사가 떠안거나 자재 품질을 낮춰 가격을 맞추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옮겨옴: 유리신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