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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5일 동문로터리 인근에서 제5회 와우, 369페스티벌이 진행됐다. 369페스티벌은 ‘3다도에서 6개의 시장이 9가지 즐거움을 전하는 축제’란 의미로 인근 6개구역 상인회가 상권활성화를 위해 공동으로 마련하고 있다. <조성익, 문정임 기자> |
369페스티벌이 취지에 맞는 운영방식을 새롭게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구도심 상가 활성화를 외치며 출발했지만 실질적인 소비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5회째를 맞는 올해 역시 세일좌판 대신 먹거리와 볼거리 등 부대행사만 가득했다.
4일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이구동성으로 “벚꽃잔치와 다르지 않다”는 아쉬움을 건넸다. 동문·칠성·중앙로 일대 전 상점가가 함께 하는 자리인만큼 평소보다 저렴하게 물건을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장에는 홍보와 공연뿐이라는 것이다. 주최측도 세일경품행사를 주 프로그램으로 내세웠지만 실제는 달랐다.
이날 부스를 가득메운 것은 상인과 물건이 아니라, 축제장 부대행사용 프로그램들이었다. 7대경관 선정 팬던트만들기와 7대경관 홍보소품 만들기, 막걸리 시음, 민속놀이, 페이스페인팅 일색이었다. 아이들은 모처럼 만난 솜사탕 오토바이와 풍선 불어주기 행사에 신이난 듯 했지만 지갑을 열어 물건을 구입하는 사람도, 구입할 물건도 만나기 어려웠다.
물건이 없는 곳에 사람들이 오래 머물리 없었다. 시민들은 잠시 행사장을 돌아보고는 바삐 발길을 돌렸다. 먹거리 장터와 아이들 체험 프로그램이 대부분인 곳에서 젊은 층들을 찾아보기는 더 쉽지 않았다. 공연앞 빈 객석을 채우던 한 시민은 “사람이 너무 적어 공연팀을 두고 자리를 뜨기가 미안할 정도”라며 “상점 물건들을 저렴하게 내놓았으면 좋았을 텐데 이 정도의 부스 몇개로는 활성화가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무대공연 역시 이목을 끌기에는 부족했다. 4일 12개 일정중 개막식을 제외한 11개 행사 가운데 공연과 쇼가 8개였다. 5일 행사도 공연과 경품추첨, 천원경매를 중심으로 한 4일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특히 맞은편 칠성로에서 제6회 제주다민족문화제가 열리면서 관객은 예년보다 더 적었다.
주최측도 이같은 지적에 동의했다. 김태현 와우 369페스티벌 집행위원장은 “당초에는 감사의 의미로 시민들에게 저렴하게 상품을 판매할 것을 목표로 했지만 상인들을 행사장 좌판으로 이끄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상인들이 행사당일 상점과 행사장에서 동시에 물건을 팔기 위해서는 천상 아르바이트생을 한명 더 둬야하는데 저렴하게 물건을 팔면서 인건비까지 들이려면 비용부담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의류상가가 많은 중앙로·지하상가의 상점가 특색을 고려할 때 브랜드 의류의 경우 세일기간을 축제일에 맞출 수 없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무대행사를 줄여 상인들에게 인건비를 보조하는 것도 쉽지 않다. 올해 6000만원(국비 5100만원·자부담 890만원)에 가까운 예산이 들어갔지만 행사비용의 60%가 대개 전광판과 무대설치 등 소모성 비용이다보니 예산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인과 집행위 측의 어려움이 시민들을 설득하기에는 공감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복수의 시민들은 “상인들이 상가활성화를 취지로 축제를 만들어놓고 스스로가 참여하지 않아 축제의 취지를 살리지 못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민은 “올해 처음 와 봤는데, 물건이 없어 아쉬웠다”며 “마치 내 결혼식에 내가 참여하지 않는 것과 뭐가 다른가”라고 되물었다.
이에대해 김 집행위원장은 “결과적으로 행사가 한계를 보였다는 데 동감한다”며 “내년부터는 새로운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