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당 상수원보호구역 토지시장 왜 시끌벅적

[아이리치]

팔당 상수원보호구역 토지시장 왜 시끌벅적

한나라 이 후보 '해제' 거론으로 기대감 높아

수도권 그린벨트 일부 해제에 이어 팔당 상수원보호구역도 풀릴 수 있을까.

남양주·하남·광주·양평 등 팔당 상수원보호구역 내 땅주인들은 요즘 마음이 설렌다. 최근 팔당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전제로 하는 ‘대운하 건설계획’를 내세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 후보는 기자회견 등을 통해 “대운하 건설과 함께 상수원을 북한강 상류로 옮기면 팔당 상수원보호구역을 해제할 수 있다”고 수차례 말해 왔다. 현재 상태로 이 후보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높자 해당 지역 토지시장도 덩달아 ‘둥실둥실’ 떠오르고 있다.

일부 땅은 '금싸라기' 될 수도

1975년 지정된 팔당 상수원보호구역은 경기도 남양주·광주·양평·하남 일대 158.8㎢(4800만평)다. 수도법을 적용받아 공장 신축 등의 각종 개발행위가 엄격하게 제한받는다.

이 때문에 땅값도 다른 지역에 비해 일반적으로 60% 가량 싸다. 상수원보호구역인 남양주시 조안면 일대 논밭 값은 ㎡당 5만∼10만원(평당 16만∼33만원) 선이지만 비해당지역인 진접읍 일대는 ㎡당 10만∼20만원(평당 33만∼66만원) 안팎이다.

대부분 한강변에 지정된 팔당 상수원보호구역은 자연 경관이 뛰어나 카페 등 근린생활시설로 인기가 높다. 때문에 상수원보호구역에서 풀리면 땅값이 2∼3배 이상 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실제로 최근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상수원보호구역 해제 계획이 발표됐던 남양주시 왕숙천 주변 땅의 주인은 요즘 ㎡당 30만원을 부른다. 이는 지난해 말 ㎡당 10만원 선보다 3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남양주시는 이달 14일 왕숙천 주변 환경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조만간 경기도에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 계획의 핵심내용은 왕숙천 일대 취수장을 팔당댐 상류지역으로 옮기는 것이다. 취수장이 이전되면 해당 지역에 지정된 상수원보호구역은 자동 해제된다.

이러자 해당지역 논밭 값이 2∼3배가량 오르며 토지시장이 들썩였다. 다산서비스 이종창 사장은 “팔당 상수원보호구역이 해제되면 해당지역의 일부 땅은 금싸라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복규제 심해 해제효과 없다는 지적도 많아

현지 부동산중개업계에서는 팔당 상수원보호구역 해제의 수혜가 예상되는 곳으로 남양주시 조안면, 하남시 천현동, 광주시 남종·중부·퇴촌·초월면 등을 꼽는다.

특히 공장 신축 등이 가능해지는 하남시 천현동 일대가 관심의 대상이다. 이곳은 팔당 상수원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 지정에서도 제외돼 상수원보호구역이 해제되면 주택 신축 등의 제한도 크게 완화된다.

 

▲ 팔당 상수원보호구역은 경기도 남양주 일대 158.8㎢(4800만평)다. 수도법을 적용받아 공장 신축

   등의 각종 개발행위가 엄격하게 제한받는데 요즘 상수원보호구역 해제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주변

   토지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현재 땅값은 그린벨트에서 해제된 선린마을 내 논밭을 기준으로 ㎡당 100만원(평당 330만원)을 호가한다. 하지만 아직 그린벨트로 묶여 있는 주변 땅의 호가는 ㎡당 30만원(평당 100만원)에 그치고 있다.

하남 풍산동 땅박사공인 이한수 사장은 “상수원보호구역에서 풀리더라도 여전히 그린벨트,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 수변구역 등으로 묶인 땅은 투자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광주시에서는 초월면 등에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현재 이곳에서 창고허가가 가능한 땅은 ㎡당 15만원선을 호가한다. 상수원보호구역에서 해제돼 공장신축까지 허용되면 땅값은 20∼30% 가량 더 뛸 것으로 현지 부동산업계는 보고 있다.

초월면 영진공인 이종길 사장은 “상수원보호구역에서 해제되더라도 자연환경보전권역으로 지정돼 연면적 200㎡ 이상의 공장은 지을 수 없다”고 말했다.

중복 규제 덜한 곳에 관심 가져볼 만

전문가들은 상수원보호구역에서 해제되더라도 수변구역 등의 규제는 여전히 남아 있어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팔당 상수원보호구역의 대부분이 10여개 법률로 중복 규제돼 있어 해제되더라도 별다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가급적 중복 규제가 덜한 곳을 위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임광이앤씨 임수만 이사는 “팔당호 주변은 ‘규제 밀집 지역’이라고 불린다”며 “위험한 베팅은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