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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양구군 '파로호' |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어느덧 아침 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불고, 초록빛 들판도 한낮의 뜨거운 햇살을 자양분 삼아 황금색을 닮아가고 있다. 덩달아 물빛도 가을 하늘처럼 나날이 청명한 푸른색을 띤다. 한국 관광 공사는 하늘 빛을 닮아가는 정읍 옥정호 등 5 곳을 ‘9월의 가 볼 만한 곳’으로 선정, 발표했다.
◇호반 따라 달리는 안성의 멋 ‘고삼 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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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시 '고삼 저수지' |
안성에는 ‘육지의 바다’라고 할 만큼 너른 고삼 저수지가 있다. 규모는 300만 ㎡. 이른 아침에 찾으면 물안개 피어나는 몽환적 풍광과 물 위에 떠 있는 수상 좌대가 어우러져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호수 북쪽에 자리잡은 미리내 성지는 김대건 신부의 유해를 모신 한국 천주 교회의 대표적 성지.
청동 조각으로 된 ‘십자가의 길’이 예쁘게 꾸며져 있다. 비종교인이라도 성스러운 가로수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평온해진다. 청룡 호수를 끼고 있는 서운면은 알이 굵은 거봉 포도의 주산지다. 탱글탱글한 포도 송이가 매달린 과수원 길을 달리는 맛이 그만이다. 그 끝자락에 바로 호수가 자리한다. 진천과 경계선인 엽돈재에서 내려다 본 풍경이 가장 멋지다.
한편 남사당패의 본거지인 청룡사에서는 매주 토요일 남사당 풍물 놀이가 열린다. 문의 안성 시청 (031)678-2492.
◇물 안개와 함께 한 호젓한 드라이브 전북 임실군 ‘옥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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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임실군 '옥정호' |
옥정호는 총 길이가 212 km에 이른다. 일교차가 큰 가을 새벽에는 물 안개가 매혹적이다. 이 곳은 건설교통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 선’에서도 우수상에 뽑힐 정도로 주변 경관이 뛰어나다. 그 중에서도 국사봉 전망대(475 m)에서 바라 본 호수 일대는 푸른 물빛과 기암 괴석, 울울창창한 수목이 어우러져 멋진 가을의 풍광을 연출한다.
주변에 가 볼 만한 곳은 임실과 정읍 두 군데. 치즈 마을 임실에는 낙농 체험 학교가 갖춰져 있다. 우유를 이용해 직접 모짜렐라 치즈를 만들어 볼 수 있다. 정읍에는 신라 말 유학자인 최치원의 위패를 모신 무성 서원이 있다. 이 마을 입구에는 가사 문학의 효시인 ‘상춘곡’을 지은 정극인 선생의 동상이 있다. 문의 정읍 시청(063)530-7149.
◇신비의 예를 담은 예당호로의 넉넉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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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군 '예당호' |
충남 예산의 예당 저수지는 단일 저수지로는 국내에서 가장 크다. 여의도의 3.7 배나 돼 바다로 착각될 정도. 산과 물과 하늘을 고스란히 담은 풍광은 한 폭의 수묵화처럼 아름답다. 저수지를 한눈에 보고 싶다면 팔각정에 오르면 된다. ‘예당의 낙화암’으로 불릴 정도로 경관이 빼어나다.
저수지를 배경으로 국내 유명 조각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예당호 조각 공원, 시원한 바람과 맑은 물을 만끽할 수 있는 1.5 km 가량의 산책로도 갖춰져 있다. 주변 볼거리도 풍부하다. 대표적인 것이 옛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렸던 ‘의좋은 형제상’. 서로에게 볏짚을 날라 주던 이성만ㆍ순만 형제의 동상은 마음을 절로 푸근하게 한다. 문의 예산 군청(041)330-2317.
◇분단의 상처와 청정 자연을 껴안은 양구 파로호
파로호는 1941년 북한강 상류에 완공된 화천댐으로 인해 생긴 인공 호수이다. 원래는 ‘화천 저수지’였으나 1950년대 초 국군이 중공군을 물리친 것을 기리기 위해 이승만 대통령이 ‘오랑캐를 격파한 호수’란 뜻의 ‘파로호’로 바꿨다. 이 일대는 오늘날까지 때 묻지 않은 자연미를 자랑하고 있다.
유역의 상당 부분이 민간인 출입 통제선이나 DMZ(비무장 지대)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그 중 양구군은 청정 지역과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 가칠봉, 도솔산, 피의 능선, 펀치볼 등 한국 전쟁의 흐름을 바꾼 역사적 전투의 현장도 많다. 가칠봉 능선의 을지 전망대(해발 1049 m)에 서면 금강산이 또렷이 보인다. 문의 양구 군청 (033)480-2251.
◇가을이면 갈대로 뒤덮이는 인공 호수 ‘고흥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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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고흥군 '고흥호' |
전남 고흥호는 2007년에야 그 모습을 드러냈다. 고흥 지구 간척 사업 15 년만인 2006년 내부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고흥호’라는 거대 인공 호수가 생겨난 것. 방조제 길이는 약 2.9 km. 간척지 안에는 시원하게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길이 사방으로 뻗어 있다. 그 가운데 비아도 앞에서 간척지 중앙 관리소로 이어지는 담수호 동편 도로변에는 3 군데에 호수 전망을 겸한 자연 관찰 코너가 있어 주위 경관을 감상하기에 적당하다.
고흥은 또 갈대와 바람, 철새의 천국이다. 최근에는 호수의 물과 땅이 만나는 곳마다 갈대밭이 생겨나고 있다. 고흥군에는 특히 썰물 때마다 육지와 하나로 이어지는 섬이 있다. 남양면의 우도다. 이 곳 갯벌 체험장에서는 굴, 꼬막, 바지락 등을 캘 수 있다. 고흥군 천등산 금탑사에는 천연 기념물 제239호로 지정된 비자나무 숲도 있다. 문의 고흥 군청 (061)830-5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