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12(일) 이 가을 훌쩍 어디론가 떠나보고파 수원발(12:02)-여수엑스포역(16:28) 무궁화호열차 기차표를 스마트폰코레일톡에서 구입하여 무조건 아무생각 없이 열차에 올라탔다.
기찻길옆 시골 논은 가을걷이가 모두 끝나고 누런 들판을 드러내고 단풍물이 잔뜩 들어있은 야산의 풍경과 너무 잘 어울려 풍요롭기까지 해 보였다.
여수는 어린시절(50년전) 아버님이 공무원으로 잠시 여수에 근무하실때 부모님이 어린동생과 나만을 데리고 함께 있어 본적이 있어 더욱 정감이 가는 곳이다.
여수역에 도착하여 케이블카를 타기위해 택시 승차하려하니 마침 지리산 등산을 마치고 여수구경왔다는 40대중후반의 산사나이 두분이 큰 배낭을 짊어지고 합승하자고 해서 3500원 택시비를 1500원으로 올수 있었다.
해지기 직전이라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본 여수 풍경은 해가지면서 더욱 아름답게 보였다.
배도 약간 고파 케이블카 정상부에 있는 롯데리아서 새우햄버거를 주문 했는데 여자매니저?께서 엄청 친절하였다.
해가 지고 드디어 여수밤바다 진면목이 한눈아래 들어오고 약간 서늘한 날씨도 아름다운 풍경을 가릴 수는 없었다.
숙소를 먼저 구하려고 이곳 저곳을 기우뚱 거리며 물어보니 값도 비싸고 시설도 그래서 좀더 걸어 나가다가 호텔프로방스라는 곳에 들어가니 주인장께서 자신의 방보다 깨끗한 곳은 드물다고 자부심이 대단하셔서 입실하였다.
깨끗한 방에 들고간 가방은 내려 놓고 여수 젊음의 낭만포차가 있다는 거리로 한참 걸어갔다.
어떤 포차는 줄이 엄청 길게 서있고 어떤 포차는 줄도 없지만 안에 사람도 적어 그 비교를 어찌하리라?
관광선의 화려함과 야외 음악이 어울렸고 나도 젊음 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이었다.
내일 지리산 노고단 산행을 위하여 슈퍼에서 오뚜기 떡국과 소시지을 사고 숙소로 돌아왔다.
밤새 땀을 얼마나 흘렸는지 속옷이 쫄랑 젖어 드라이기로 말려서 입었다.
떡국이 예상 보다 양도 많고 사골국물이라 속이 든든하였다.
여수엑스포역까지 걸어가서 09시출발 구례구행 새마을호를 승차하고 약30분후에 구례구역에 도착하니 구례터미널가는 버스가 광장에 대기하고 있어 얼릉 승차하고 구례터미널에서 성삼재로 가는 10시40분 버스(4500원)로 갈아 타니 화엄사입구를 지나 단풍으로 물들은 지리산이 나를 반갑게 반겨 주었다.
갑자기 버스가 서더니 두명의 남자가 올라타며 입장료 1600원을 내란다.
절 입장료? 라니? 어처구니 없었다. 절 구경도 안하고 버스가 성삼재로 오라가는데....
버스 뒷좌석에 앉은 등산객들이 돈 받는 사람들에게 삥땅뜯는 양아치들이라고 구박을 주어도 막무가내로 돈은 수거한후 그들 두명은 내렸다.
조금은 황당했지만 그래 단풍구경과 무사산행을 위하여 보시했다고 치자니 약간 불편했던 맘이 가라 앉았다.
성삼재에 올라 운무 아련히 가려진 능선들을 보니 기분이 완전 업 되었다.
노고단고개 2.6km 올라가는 길은 대로이다. 관광버스로 온 단체객과 지리산 종주하려는 등산객들이 함께 걸었다.
등산객들을 보니 나도 종주의 본능이 되살아나는것 같았지만 오늘은 참아야 했다.
노고단대피소를 지나 노고단고개에 올라서니 천황봉쪽으로 가는 등산객들이 커다란 배낭을 짊어지고 가는 모습이 아름답기까지 했다.
노고단(1507m)에 올라 아쉬운데로 건너편 반야봉과 천황봉을 보여 내 다음에 꼭 등산장비 챙겨 가리라 맘 잡았다.
다시 성삼재로 내려와 15:20분 출발 버스를 타고 구례터미널로 내려와 서울행 17:20분 고속버스표를 예약한후 구례장날이다고 해서 장터에 가서 따끈한 국밥 한그릇 먹고 장구경하니 온갖 감들이 풍년이 들어 가격고 쌋지만 들고 올수 없어 김을 사가지고 고속버스타고 서울오니 20:40분이었다.
일박이일 짦은 시간동안 엄청 긴 여행을 한거같아 또다시 이 가을의 새삶을 찾은 기분이었다.
**참고로***
구례터미널서 성삼재가는 버스는 2017.11.15일부터 2018년 4월말까지 운행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