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전주시 팔복동 제1산업단지에 입주한 고급 스포츠 의류 제조업체인 TH상사(대표 정재규)전주공장 직원들이 완성된 의류를 정리하고 있다..../정헌규(lunartickali@jjan.kr)
|
한때 국내 대표적 섬유 생산지였던 전주시가 지금은 섬유산업 도시로서의 명성이 크게 바랬다. 90년대 들어 섬유 업체들이 값싼 노동력을 찾아 중국 등으로 떠나면서다.
실제 전주시 팔복동 일대에는 불과 10여 년 만해도 당대 최고의 내의업체인 BYC와 쌍방울, 태창 등의 본사 또는 협력업체, 하청업체들이 몰려있었다. 현재도 제1산업단지 168만3000㎡ 중 40% 정도인 67만3000㎡는 섬유업체 소유다.
하지만 90년대 초 한·중 수교와 2000년대 초 개성공단이 만들어진 뒤, BYC와 코튼클럽 등 큰 업체에서 중소업체까지 중국이나 개성 등으로 빠져나가면서 과거 명성을 완전히 상실했다.
전주시의 섬유제품 제조업체는 1995년 195개에서 2000년 112개, 2007년 95개로 크게 줄었으며, 봉제의복 및 모피제품 제조업도 1995년 583개에서 2000년 400개, 2007년 278개 등으로 급격히 줄고 있다.
명맥만 간신히 붙들어온 전주시에 최근 중소형 섬유업체의 유턴현상이 벌어지며, 섬유산업의 제2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고급 스포츠 의류 중견 제조업체인 TH상사(대표 정재규)가 그 신호탄을 쏘았다. 이 업체는 2일 오전 전주시 덕진구 팔복동 제1산업단지 일대에서 송하진 전주시장과 최찬욱 전주시의회 의장, 임직원, 주민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주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지난 3월부터 50억 원을 투자, 제1산단 내 부지 6622㎡에 연면적 3044㎡ 규모로 공장을 건립해온 TH상사는 이날 준공식과 함께 본격적인 조업에 들어간다.
그동안 서울에서 '코오롱스포츠', '올포유' 등 국내 유명 메이커에 주문자 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스포츠 의류를 납품해온 이들은 최근 주문량 증가에 따라 공장을 확대하게 됐다. 이는 과거 대구, 부산 등과 함께 섬유산업 대표도시로 불렸던 전주에 다시 한 번 섬유업체들이 몰려들며, 과거 명성을 되찾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TH상사는 현재 시 취업알선센터를 통해 30~40대 주부 250명을 채용했으며, 다음달까지 200명을 추가 채용할 계획이다. 이는 민선4기 들어 전주권에 이전해온 기업 중 LS엠트론(주) 이후 최대 규모의 고용으로 알려졌다.
TH상사 이외에도, 크고 작은 10여 개 섬유 업체들이 전주시 이전을 타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몇몇 업체는 실제 이전을 구체화 하고 있어 고용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송하진 전주시장은 "섬유산업이 과거와는 다르게 첨단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며 "이들 기업들을 유치해 주부 등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