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국민과 나라를 위해 애쓰시는 줄 압니다. 국민으로부터 더 사랑과 믿음을 받는 정부, 성공한 정권이 되길 바라는 뜻에서 한가지 건의합니다.
제안 내용 : 우리말에 깊은 관심과 사랑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요즘 노무현 당선자께서 국민의 소리를 듣기 위해 부산에서 시작해 나라 안 곳곳을 돌고 있는 것을 방송과 신문을 통해서 봤습니다. 그런데 그 장소에 쓴 현수막 글이 아래와 같았습니다.
대전, 충남 民에게 듣는다.
저는 民이란 한자를 섞어 쓴 것도 잘못이고 그 말투가 보통 사람이 쓰는 말투가 아니어서 매끄럽지 않습니다. 그래서 모처럼 좋은 뜻으로 애쓰는 대통령 당선자와 새 정부에 좋지 않은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위 말을 풀어보면 "대전, 충남 백성에게 듣는다"가 되어서 오늘날 말투도 아니고 좋은 느낌을 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정부 문서나 광고물을 알기 쉬운 한글로 쓰기로 한 한글전용법(법률 제6호), 현수막을 한글로 쓰기로 한 옥외광고물 관리법 시행령, 정부 공문서 규정 등 현재 시행하고 있는 말글 규정에도 어긋나고 국민을 위하는 자세에도 거스른다고 봅니다.
혹시 글귀를 짧게 하려 하거나, 대전 시민이라고 하기도 그렇고, 충남 도민이라고 하기도 그래서 그런 말투로 쓴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대전, 충남 분들께 듣는다"고 했으면 아주 좋았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대전 시민, 충남 도민께 듣는다" 고 했어야 합니다. 무 글자 더 넣고 크기만 조금 줄이면 됩니다. 서울에선 "서울 民에게 듣는다"고 하시겠습니까?
조그만 것이라 생각하실지 모르나 대통령과 정부가 하는 일과 말은 국민에게 엄청난 영향을 줍니다. 조그만 규정이나 법이라도 지키는 모습, 겨레의 참된 모습이고 본질인 겨레말을 사랑하고 바르게 쓰는 자세는 튼튼한 나라, 좋은 나라를 만드는 기본입니다. 주위에 그런 조그만 일도 챙겨 주는 사람을 두시고 정치를 잘하셔서 세종대왕 같은 지도자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