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와서 지금까지 <나는 한국인 입니다>를 참 숱하게 하고 삽니다.
택시를 타도, 어디사람이냐.한국인이다.
식당에서 밥먹을때도.한국인이다.
시장에서도 한국인이다. 거래처를 만나도 한국인이다.
제가 접한 대다수의 중국인들은 평생을 통해 한국인을 접해본것은 제가 처음이 아닌가 생각듭니다. 그래서 제가 이렇게하면 아하 한국인은 이렇게 하는구나. 저렇게 하면 또 저렇게 하는구나. 그대로 한국 그 자체가 되고 맙니다.
강산이 한번 바뀔때까지, 우리집은 애들 학교근처에서만 살고있습니다. 등하교를 고려해서입니다. 대문에서 학교정문까지 걸어서는 10분. 개구멍으로 쏙 하면 3분.눈이라도 오는날이면 주루룩 30초. 그래서인지 주위이웃들 중에는 우리집을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한국인 집이라고,얼마나 잘 대해 주는지. 화분도 엄청 갖다 주죠. 윗층,옆층. 시도때도없이 놀러와서는 불편하고 어려운일 없는지 관심가져 줍니다. 출근길에는 차 타는데까지 적어도 대여섯번은 <니하오>를 해야만 합니다.집사람은 인사성이 밝다고 동네 노인들사이에선 히로인 입니다. 이들에게 한국.한국인에 대한 인상은 아마 우리집 얘기가 전부일지도 모릅니다.
그속에 우리집이 있습니다.
누가,한국분.한국인.한국놈이라 하셨는데. 아직은 대다수가 한국분으로 통하고 있다고 이사람은 강력히 주장하는 바입니다. 놈도 있습니다. 많습니다.근데 대다수가 한국분인데 왜 놈이 많은 것으로 비춰질까요? 이것은 "분" 들이 자기색깔을 분명히 안 나타내고 있는것일지도모르겠습니다. IMF 터지고나서 개인적으로 느낀게 있습니다. 한국인들이 길거리에서 한국말을잘 안쓸려 하는것입니다. 자기를 숨길려고 합니다. 하긴 지나내나 입 다물고 있으면 구분이 안가긴 합니다만.
또 있습니다. 깔보고 왔다가 엇뜨거라 놀라고나니 자신이 한없이 초라해지는 것입니다. 그것이 겸손으로 나타나면 좋은데, 자기비하.자격지심으로 나타나면 위험합니다.자신감을 잃게 됩니다.
초기에는 중국인의 허름한 옷매무새.꽤죄죄한 표정.지저분한 환경 등을 보고 가볍게 여기다가 좀 지나고나니 외모와는달리 상당한 재력가인것을 알고 사고의 혼선이 오기시작합니다.상당기간 그 혼선은 의식을 누르고 있습니다. 상대가 허름해도 돈이 있는것으로 보이고,질서를 안 지켜도 그것이 합리적인것으로 보이고, 어거지로 나와도 그것이 고도의 상술로 보이고.지레 겁을 먹게됩니다. 그것이 지나고 나면 이제는 더러운것이 더럽게 보이고, 허름한것은 그저 허름해 보이고, 어거지는 무식한 상술로 보이기 시작할때가 진정 중국에 눈뜨기 시작한것일겁니다.
덤덤히, 현상은 보이는 현상대로가 제일 좋습니다. 현상을 관점으로 덮을 필요는없는것일겁니다.지저분합니다.질서없습니다.지것밖에 모릅니다. 충성심약합니다.돈만 밝힙니다.그렇게 보이면, 그대로 정상입니다. 그것은 내가 그것과 차이가 있다는 증거입니다.
이것은 우리의 자부심입니다.
중국은 80년 이상이나 잃어버린 기간이 있습니다. 문화가 말살되다시피 했습니다.사상도 한쪽으로 편협되게 진행되 왔습니다. 이것을 그 옛날 화려했던 시절로 극복 하기에는 수백년이 걸릴지도 모릅니다. 우리도 과거 20여년을 잃어버린 적이 있습니다만, 단일민족이라 회복도 빠르게 진행됐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중국인을 가르쳐야 할때인것입니다. 존경받아도 됩니다.
우리는 그 많은 세월동안 중국을 공부하고 지금도 하고있어 많은것을 알고있습니다.대다수 중국인들은 우리나라.한국인을 몰라도 너무 모르고 있습니다.또는 왜곡 하고있습니다.역사와 문화는 또 다른 분야니까 제쳐두고, 사업에 해당되는것을 말하면. 예를들어..
우리의 대표적 브랜드가 <빨리빨리>입니다. 많은 중국인들이 이놈의 <빨리빨리> 와 <아가씨>는 우리말로 유창하게 합니다. 우리는 이 빨리를 표현하는말로.눈썹이 휘날리게,숱가락이 보이지 않게,불알에서 종소리가 나게하자 입니다.이것은 조급성.비합리성을 내포합니다만, 간과한것이 있어요.
<함축된 추진력>.
혼신의노력을 다하여 최단시간에 목표달성할려는 신속과 집중과 폭발력의
미학을.. 축구에서도 유럽식과 남미식중 어느것이 낫다하는것은 골을 많이 넣는쪽이 낫습니다. 판단과 결과의 신속성은 우리가 자랑할만 하다 하겠습니다.그래서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집중과 추진력..
중국에는 이병철.정주영.김우중 같은 인물이 아직은 없습니다.
쪽수로 뭉쳐서 규모의 효과만 누리고 있습니다.
저는 빨리(快一点!)란 말은 거의 안 씁니다. 행동이 말입니다. 업무지시하고는 10분후에 결과를 묻습니다.우리의 빨리는 정석을 장악한뒤,일종의 편법이 조금썪인 빨리입니다. 이들은 정식절차에 따른 빨리를 하다보니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몸과 사고가 따라가지를 못해요. 습관이 몸에 밸려면 아직 한참 트레이닝을 받아야 합니다.
끈질긴 근성.또한 우리를 따를만한 상대가 없는것 같애요. 중국인들은 쉽게 포기 합니다.쓸데없는 정력낭비를 하지 않습니다. 저희직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끈질기게 물고늘어지지 못하고 상대와 쉽게 타협하고 맙니다. 중국공장도 좀 까다롭게 굴면 금방 지쳐서 포기하는경우가 많아요.우리같으면, 밤을 세워서라도 해결 하고야 말텐데..
여하튼 우리는 질기고 독합니다. 한번물면 잘 안 놓습니다. 쟁취해야 만 직성이 풀립니다. 발해만,산동성.이미 우리가 콱 물었으니까,어지간한 천지개벽 이 아니고서야 다른나라사람 다 도망가도 우리사람 살아남을것입니다.
제주위의 일본이나 대만업체의 인사담당자는 말합니다. 한국업체 단 일년이라도 근무한 직원은면접도 없이 눈 딱감고 뽑는다고요.
한학자나 문필가들은 우리것을 좀 중국어로 번역해서 중국에다 팔아 줬으면 좋겠어요. 이순신.김유신.계백이야기,황희정승.오성과한음이야기.황진이 이야기까지..김우중.정주영이야기는 많이 팔았다면서요. 안재욱.김희선것도 그리 잘 팔린다면서요.
우리사람.음주가무에도 뛰어난 민족아닙니까. 우리나라는 노래와 춤은 조상대대로 타고난것 같아요. 지금도 마이크만 잡으면 그대로 체질입니다. 그만큼 성현들의 멋을 간직하고 있는것입니다. 그속에 즐거움이있고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인간승리의 힘이있고,무엇보다 따뜻한 정이 듬뿍듬뿍 넘쳐나 있는 민족아닙니까.중국사람 참 부러워 합니다. 어쩌면 저렇게 신나게 잘 놀수가 있을까. 중국사람과 같이 노래방가면 한국사람 전부 가수입니다. 중국사람들의 노래실력. 3박자 다 갖췄습니다.< 박자무시,음정무시,관중무시>.
단지 좀 멋있게 노십시다. 폼 팍~ 재가면서..
이렇게 중국사람을 현재를 살아가는 세대에 맞게 이끌어가고있는 우리는 또 한편 불안감도 있습니다. 그들이 우리장점을 다 배워서 우리가 더 이상 가르쳐 줄것이 하나도 없을때 낙동강 오리알이 되면 어쩌노. 그건 마 우리 아들에게 알아서 하라고 맡기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제 아들놈은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걱정이 태산 같습니다. 한국에서 초등학교 정도는 가르치고 데리고 올걸 그랬습니다. 중국애가 다 되었습니다.잘 안 씻죠,교통법규 안 지키죠,변명이나 할려 덤비죠..
이노움!
오늘저녁에 집구석에 들어오기만 해라.다리 몽둥이를 꽉~
애비가 간 만에 글쓴날이다.너 오늘 재수 옴 붙었다.요놈아!!~~
첫댓글 귀하는 아시는것이 참 많으시내요? 글도 참 잘쓰시고요.종종 재미있는글을 올려주십시요 방가방가^.^
좋은 글!!! 짝짝짝(박수 10번 더).. 항상 읽어도 좋은 글이라고 느낍니다... 스프링님! 정말 동감이 가네요.. 언제 심천에 오시면 심천의 "샹라아 시에"하고 소주 한잔 대접하겠습니다.. ^J^
vagabondx(배가 보인닥!!??)님.아뒤가 넘 길어요,저도 오늘부터 산따라물따라로 바꾸었습니다.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