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글판 2022년 봄편 : 김사인의 '공부'
20220311
봄이 왔다. 서울의 봄은 세종대로사거리 교보생명 빌딩 광화문글판에서 오는가 보다.
광화문 글판이 22년 3월 2일 봄편으로 새 옷을 갈아 입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세종대로사거리로 나갔다.
북악산이 북쪽에서 손짓하고 광화문광장의 이순신 장군 입상이 늠름하다.
그 뒤쪽에서는 세종대왕 좌상이 남쪽을 바라보며 선정을 베푼다.
광화문글판 아래로 나갔다.
문구는 김사인의 작품 '공부'에서 발췌한 구절이다.
누군가 가고 또 누군가 오는 일
때때로 그 곁에
골똘히 지켜섰기도 하는 일
"봄편 문안으로 선정된 시는 계절이 오고 가는 것이 자연의 섭리이듯
사람과 서로 만나고 헤어지는 것을 배우는 것이 '인생 공부'라고 비유한다.
각박한 현실이지만 곁에서 묵묵히 지켜봐 주는 따뜻한 시선이 있어
좀 더 성숙한 공동체로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 ㆍㆍㆍ
추운 겨울이 가고 봄이 다가오는 계절의 틈새에서
우리를 위로하는 공동체의 따뜻한 시선이 있음을 상기하자는 의미로 이번 문안을 선정했다."고,
교보생명 관계자가 문안 선정 이유를 밝힌 내용이 뉴스로 전한다.
글판의 일러스트는 성큼 다가온 봄을 지켜보는 사람을 표현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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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공부지요'
라고 말하고 나면
참 좋습니다.
어머님 떠나시는 일
남아 배웅하는 일
'우리 어매 마지막 큰 공부 하고 계십니다'
말하고 나면 나는
앉은뱅이책상 앞에 무릎 끓은 착한 소년입니다.
어디선가 크고 두터운 손이 와서
애쓴다고 머리 쓰다듬어주실 것 같습니다.
눈만 내리깐 채
숫기 없는 나는
아무 말 못하겠지요만
속으로는 고맙고도 서러워
눈물 핑 돌겠지요만.
날이 저무는 일
비 오시는 일
바람 부는 일
갈잎 지고 새움 돋듯
누군가 가고 또 누군가 오는 일
때때로 그 곁에 골똘히 지켜섰기도 하는 일
'다 공부지요' 말하고 나면 좀 견딜 만해집니다.
-김사인(1956~)의 '공부' 전문
북악산, 청와대, 세종대왕 좌상, 이순신 장군 입상, 고종즉위40년칭경(稱慶)기념비각(오른쪽)
고종즉위40년칭경(稱慶)기념비를 보호하는 비각이 앞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