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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항만과 당동만을 걸어 통영으로
20210612
1. 코스개관
마구들 너머로 왼쪽에 구절산, 오른쪽에 거류산이 뾰족하게 솟은 것이 지난번에는 잘 보였는데 이날은 운무에 가려 숨어 있다. 13코스는 회화면 배둔리 마구들에서 해상보도교를 건너 마암면 보전리로 넘어간다. 마암면 보전리 해안길 당항만로를 따라걷다가 마동호방조제 마동교를 건너 동해면 내곡리로 넘어간다. 지방도 1010번 도로를 따라 구절산 오른쪽 곡산봉화대 아래를 통과하여 S-Oil 주유소를 지나 고개를 넘어 1010번 지방도에서 왼쪽으로 꺾어 동해면 내곡리 남촌마을로 들어선다. 구절산 서쪽 아래 동해면 내곡리와 외곡리, 봉암리를 통과하여 거류면 감서리로 넘어가 거류 119안전센터에 이른다. 이곳에서 거류산 동쪽 자락의 거류로를 따라 당동리를 거쳐 당동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꺾어 당동 해안길 방향으로 들어선다. 당동만 당동 해안길을 따라 상원마을과 하원마을, 화당마을을 지나서 고개를 넘어, 면화산 남쪽 자락길을 따라간다. 그 자락길 끝에 이르면 통영시 광도면 황리 성동조선소에 이르고 벽방산이 앞쪽에 보여야 하지만 구름에 가려 숨어있다. 성동조선소에서 공단로를 따라 곧장 걸어나가면 황리사거리, 이곳에서 길을 건너 왼쪽 안정로를 따라 조금 내려가면 임외마을 버스정류장, 그곳에 남파랑길 14코스 안내도가 설치되어 있다.
구절산(왼쪽)과 오른쪽 끝에 뾰족하게 솟은 거류산 그리고 가운데 맨 뒤에 면화산이 보인다. 면화산 뒤 남쪽 통영시 광도면 황리에 성동조선소가 있다. 12코스를 끝내고 찍은 행복한 사진을 살피지만, 13코스를 걸어간 6월 12일에는 이슬비가 내리고 운무가 피어나 구절산과 거류산 또 면화산이 보이지 않았다. 대신에 당항만과 당동만은 짙은 수묵화를 그려내며 자신의 세계 내부로 깊이 침잠하고 있었다.
2. 내가 체험한 당항만과 당동만
버스가 회진로 입구의 경남고성공룡엑스포 조형물을 조금 지나서 멈추었다. 버스에서 내리니 안개비가 흩어지고 있었다. 안개비는 이슬비로 변하여 통영시 광도면에 들어서기까지 계속 내렸다. 13코스 시작지점의 이정목에서 마구들과 당항만 너머의 걸어가야할 방향을 살피지만 비와 운무에 가려 풍경은 실루엣을 그려낸다. 마구들을 가로질러 구만천을 따라가는 들길에 하얀 개망초 꽃들이 흐드러지고 소리쟁이 마른 꽃들이 소리를 울리지 못하여 슬퍼한다. 모내기를 거의 끝낸 마구들의 풍경은 운무 속에서도 푸른 풍경으로 길손의 마음을 위로해 주었다. 구만천과 마암천이 합류하는 배화교 아래를 지나면 해상보도교, 승리의문을 통과하여 해상보도교 중간지점에 이르면 거대한 거북선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당항포 대첩을 기리는 조형물이다. 다리를 건너 마암면 보전리 해안 당항만로를 걸어가며 남쪽에서 북쪽을 살피는 아름다운 풍경을 담아내겠다고 기대하였으나 운무는 기대를 배반한다. 먹물이 배어드는 풍경 속에서도 당항포국민관광지의 충무공전승기념탑은 하얀 색채의 기둥으로 우뚝 솟아있다.
마동호방조제 마동교를 건너 동해면 내곡리로 들어선다. 거대한 인공호수 마동호는 당항만 서쪽 끝에서 활처럼 구부러지며 내곡리 해안으로 이어지고 거류면 감서리 마을 위쪽에 솟아있는 거류산은 운무에 덮이며 수묵화를 그려낸다. 이곳에 서서 분명한 거류산을 직접 볼 날이 언젠가 있을 것이다. 운무에 가린 거류산의 수묵화 풍경은 그윽한 운치의 아름다움을 선물하니 이에 감사할 일이라고 위로한다. 당항만 마암면에서 거류면으로 이어지는 해안로는 서쪽을 돌아 이곳 동해면으로 이어진다. 그 사이에 당항만의 거대한 인공호수 마동호의 수묵화 풍경 속에서 물새들이 춤을 추며 희롱한다. 여름날의 그윽한 강촌마을 풍경 같은 바닷가 풍경이다.
마동교를 건너 1010번 지방도를 따라가는 길은 인도(人道)가 없어 대단히 위험하다. 고개를 넘어 왼쪽 동해면 내곡리 남촌마을 방향으로 들어서며 위험을 벗어난다. 남촌마을 들녘의 푸르른 풍경 그리고 건너편의 거류산 수묵화 풍경, 이 두 대비되는 풍경을 감상하며 길손은 자꾸 발걸음을 멈추었다. 남촌마을을 지나 외곡리로 넘어가는 마을길에 탱자나무와 석류나무가 울타리를 이루어 가시와 열매, 아름다운 꽃과 열매로 길손을 맞이한다. 외곡리 마을의 고성 이씨 문중의 추모비가 세워져 있는 곳을 지나 정북마을회관에 이르니 반가운 일행이 비가 내리는데도 평상에 앉아서 점심을 나누고 있었다. 일행에 끼어들어 상추쌈에 갈치젓갈을 함께 먹었다.
점심 뒤 외곡리와 봉암리를 거쳐 거류면으로 넘어갔다. 거류 119센터에서 왼쪽으로 길을 꺾어 거류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보여야 할 거류산을 가늠하며 봉곡삼거리를 거쳐 거류면 중심가 당동리를 거쳐 당동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꺾어 당동 해안길 방향으로 진행한다. 이 해안길은 상원마을, 하원마을, 화당마을을 거치며 당동만 남북 해안의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이 당동 해안길은 화당마을을 지나 고개를 넘어가 면화산 자락의 통영시 광도면 황리 성동조선소로 이어진다. 이 고개를 넘어가며 당동만 북쪽의 동해면 내산리 삼강조선소의 노란 대형 크레인들이 끊임없이 눈길을 끈다. 고개를 넘으면 남해 거제도와 가조도 풍경은 운무에 가려 보이지 않고 어의도와 수도 섬들이 운무 속에 희미하게 모습을 보여준다.
성동조선소 정문에 가지를 뻗치고 선 노목과 망향비가 눈길을 끈다. 어찌된 사연일까? 이곳에 살던 임중마을 사람들이 조선소 건립 때문에 마을을 떠나게 되어 마을의 유래와 망향시를 새긴 망향비를 이곳에 세웠다. 국가의 경제와 개인의 물질적 번영을 위해 그들은 고향을 잃었다. 인생이란 이렇게 변전(變轉)하고, 저렇게 가슴아픈 사연들을 겪는다. 인생의 유전(流轉)을 이렇게 받아들이며 삶은 이어지는 것이다.
성동조선소를 나와 공단로를 따라 끝까지 가면 황리사거리에 이르고 황리사거리에서 왼쪽으로 꺾어 안정로를 따라 조금 내려가면 임외마을 버스정류장이 나온다. 김상옥의 시조 '사향'이 게시된 버스정류장 뒤편에 남파랑길 14코스 안내도가 설치되어 있다. 이곳에서 13코스를 끝내며 아쉬움과 뿌듯함을 가슴에 품었다.
남파랑길 12·13코스를 걸으며 남해안 리아스식 해안의 특성을 분명히 깨달았다. 진해만에서 깊숙하게 들어온 마산만이 진동만으로, 그리고 진해만에서 동진대교 아래 좁은 협해를 파고들어 소포만으로 이어지고 당항만으로 이어짐을 분명히 체험했다. 마산합포구 진전면 시락리의 소포만에서 고성군 회화면 당항리 당항만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해안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 행복했다. 고성군 동해면이 바다를 향해 동쪽으로 쭉 내뻗은 반도와 고성군 회화면 당항리와 배둔리까지 깊숙하게 들어온 해안선이 당항만임을 분명히 알게 되었다. 그 중간에 동진대교에서 마산합포구 시락리 시락항까지는 소포만이라 이르는 듯하고 마산합포구와 고성군 회화면의 경계를 이루는 언덕의 히든비치리조트 앞 바다에서부터 당항만이라 불러야 되는 듯하다. 엄격히 말하면 소포만을 포함한 전체를 당항만 포구로 보아도 무방할 듯하다. 반면에 당동만은 고성군 동해면 봉암리 해안과 거류면 당동리에서 화당리로 이어지는해안 사이를 이른다. 그러니까 당항만과 당동만을 이루는 가장 핵심이 되는 반도는 고성군 동쪽에 위치한 동해면이며 동해면을 사이에 두고 북쪽은 당항만, 남쪽은 당동만이 된다. 고성군 거류면은 면화산 남쪽의 통영시 광도면에 의하여 남해 바다와 단절되며 거류산이 중심 산봉으로 자리잡고 벽방산은 통영과 경계를 이룬다.
고성군 동해면의 구절산, 고성군 거류면의 거류산, 고성군 거류면 은월리와 통영시 광도면 안정리 경계의 벽방산, 통영시 광도면 황리의 면화산, 이 네 개의 산봉이 당항만과 당동만 그리고 남해 바다를 조망하는 최고의 전망지가 되는 듯하다. 언제일까? 그 산에 서 있을 날이 분명히 찾아올 것이다. 그리하여 남파랑길을 걷던 때를 추억하여 감개무량하게 이곳을 조망할 것이다.
3. 걸은 과정 영상
남해안대로(오른쪽 도로)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들어오는 '회진로' 입구에 세워져 있다.
왼쪽 소공원에는 3·1운동창의탑이 세워져 있다.
마구들은 일제 강점기 때 개간한 간척지로서 토지가 비옥하다고 한다.
농부들이 마구들 논에 기계로 모를 내고 있다.
구만천 오른쪽으로는 마암천이 당항포로 흘러들며 배화교 아래서 합류한다.
마암천의 다리 화산2교와 구만천의 다리 배화교에 공룡 조형물 한 쌍씩이 세워져 있다.
건너편 왼쪽의 하얀 건물은 오호락펜션, 그 위의 산봉에 설치된 봉화대를 곡산봉화대라고 이르는 듯.
방조제 건설에 의하여 생긴 당항만 서쪽의 바다는 거대한 호수 마동호라 불린다.
남파랑길은 왼쪽 해안 지방도 1010번을 따라 이어진다. 구절산 산행들머리와 길 건너편 S-Oil 주유소를 지나 고개를 넘어서 1010번 지방도에서 왼쪽으로 꺾어 구절산 아래 동해면 내곡리 남촌마을로 들어간다.
이 우물 남쪽은 井南마을, 북쪽은 井北마을이다.
일제강점기에 방촌(芳村) 이당(李瑭, 1567~1644)을 제향하기 위해 설립한 국일사(菊逸祠)를 1980년에 중건하면서 국산서원(菊山書院)으로 승원(陞院)하였다. 이때 이당의 6대조 양헌공(襄憲公) 이원(李原,1368~1430)을 함께 배향하였다.(다음백과에서)
동해면에서 거류면으로 넘어왔다.
거류산 정상부에 있으며, 거류산에 있는 얕은 계곡 2개를 포함하여 쌓은 포곡식(包谷式) 산성이다. 신라의 침략을 방비하기 위하여 소가야가 쌓은 산성으로 전해져 왔으나, 발굴조사 결과 신라 말에서 고려 초에 쌓은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한다.
설명안내판을 읽고 뒤돌아서서 길 건너편의 거류산을 바라보았으나 짙은 운무에 가려 볼 수 없다. 돌을 쌓아 잘 정리한 다랭이 논 풍경이 아름답다.
지방도 1010번의 거류로를 따라가면 77번 국도와 만나는 봉곡삼거리에 이른다.
좌회전하여 77번 국도에서 다시 좌회전 당동해안길 방향으로 진행한다.
오른쪽 거류체육공원을 돌아서 상원마을 앞을 굽이돌아 진행한다.
고개를 넘어가면 남파랑길은 면화산 자락을 따라가는 임도로 이어진다.
고개를 넘어 임도에서 남해를 조망하지만 운무 때문에 거제도의 가조도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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