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유나이티드항공이 신청한 정부보증을 거부함에 따라 미국 항공업계가 또 한번 휘청이고 있다.
미 항공운송안정화위원회(ATSB)는 지난 5일 유나이티드항공이 신청한 18억 달러의 채무에 대해 “유나이티드가 제출한 경영회생 자구책이 금융정상화에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판단했다”며 정부 대출보증을 기각했다.
위원회의 이같은 결정은 이달 중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에 달하는 채무를 상환해야 하는 유나이티드항공에게 파산보호신청이 불가피하다는 의미. 정부의 결정이 전해지자 유나이티드항공의 주가는 급속히 하락하면서 거래가 정지되는 등 혼란을 빚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항공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경쟁사의 반사이익이 있겠으나 장기적으로는 인건비 및 기내식 절감 등 미 항공업계 전체의 항공서비스를 단순화시키고 축소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미 항공사의 연쇄 도산위기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항공사들은 9·11 테러이후 계속되는 적자로 어려움을 겪어왔으며 손실규모 역시 올해만 약 90억 달러를 기록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이 파산보호신청에 들어가면 8만명에 이르는 직원의 대대적인 감원 및 보유항공기 처분, 임금삭감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유나이티드항공 서울지점측은 현재 본사의 파산신청과 관련해 “어떠한 변화도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지점의 한 관계자는 “파산보호신청이 된다 해도 보호조치 안에서 구조조정을 진행, 자구책을 마련하기 때문에 운항이나 화물, 마일리지 등은 종전과 똑같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스타얼라이언스 역시 종전과 다름없이 협력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말을 기점으로 아메리칸항공과의 협력관계를 마치고 같은 얼라이언스회원사인 유나이티드와 새로운 협력관계를 구축할 예정이던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상황을 관망하는 분위기다. 아시아나항공의 한 관계자는 “유나이티드항공과의 좌석공유는 1월1일부터 예정된 사항이 아니었다”며 ”아메리칸항공과는 좌석공유를 하지 않을 뿐 노선은 종전대로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미주지역에 4개 직항노선을 제외한 달라스, 시카고, 마이애미, 워싱턴, 라스베이거스 등 미국 전 노선에 걸쳐 아메리칸항공과 좌석공유를 진행해왔다.
한편, 유나이티드에 앞서 아메리칸항공도 항공수요 감소에 따른 감원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내년 2월까지 1100명의 승무원을 추가로 감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