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통합적 컨텐츠의 기획
캐릭터를 사업으로 연계하기 위해서는 기획, 마케팅, 홍보에 이르기까지 일관성 있고 계획성 있는 컨텐츠가 기초가 되어야 합니다. 미국의 예를 보면 만화가 기획됨과 동시에 홍보 전략이나 상품화 전략이 완료되어서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갖게 됩니다.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경우, 상영되기 전에 이미 캐릭터는 상품화되어 시장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도 탄탄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먼저 연재만화를 내놓고, 인기순위에 오르면 단행본으로 한 차례 더 검증을 받습니다. 그 다음으로 매니아를 타겟으로 한 상품화 시장을 공략하고,그 후에 애니메이션을 기획합니다. 그리고 비디오 제작 등을 통해 매출은 물론 시장에서의 생명력을 연장시킵니다. 아는 길도 물어가고 차근차근 계단도 밟아 갑니다. 물론 Risk의 부담도 간과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아직 거품을 가지고 있습니다. 혹자처럼 캐릭터 사업에 있어서 일회성의 한탕주의나 별다른 노력 없는 부가가치를 기대하는 것은 아주 잘못된 생각입니다.
2) 상품을 배력한 디자인
상품은 캐릭터를 오래 살아있게 합니다. 어떤 유명한 에니메이션도 출판물도 사람들은 쉽게 잊어버립니다. 어떤 방법으로건 자주 눈에 보일 때 사람들은 화제를 삼고 그러면서 머리속에 자리를 잡아줍니다. 산리오의 헬로키티나 바른손의 떠버기는 미디어의 힘이 없이도 10년이 넘도록 특별히 사랑 받는 캐릭터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캐릭터 자체의 힘이기도 하지만 제품의 힘입니다.
반대로 유명한 미디어물의 가치 있는 캐릭터들이 그저 잠시뿐 곧 잊혀지기도 합니다. 힘을 줄 수 있는 좋은 제품과 만나지 못해서입니다. 월트디즈니사에는 많은 캐릭터와 많은 애니메이션이 있지만 모두 캐릭터로서 좋은 평가를 받고있지는 않습니다.
디즈니 사의 대표 캐릭터인 미키마우스를 보면..., 상품화가 용이한 단순한 컬러와 디자인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중에 유일하게 캐릭터 사업에 성공하고 있는 둘리도 단순 명료한 캐릭터 디자인이 상품화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게 했으며, 널리 확산되고 있는 상품이 둘리를 오래 살아 있게 하는 힘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둘리의 상품화가 비약적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계절성이 두드러지고 제품화하기 어려운 <녹색>이라는 둘리의 아이덴티티 컬러나 디자인의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좋은 디자인은 기본입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상품'을 고민해야 합니다. 내가 만든 캐릭터가 상품으로 디자인되었을 때, 과연 경쟁력이 있을지...
3) 예쁘고 즐거워야 한다?
세상이 복잡해질수록 사람들은 단순하고 즐거운 것을 원합니다. 'Nonstop Fun!'은 디즈니 캐릭터 사업의 슬로우건인데 이 말은 비단 디즈니 캐릭터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캐릭터에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캐릭터가 수학문제처럼 복잡하고 어렵다면 아무도 그것을 좋아하지 않을 것입니다.
펩시콜라의 펩시맨은 총 7편의 시리즈 광고에 등장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광고 뿐만 아니라 열쇠고리 인형 등 관련 제품들이 생산되면서 매니아들도 생겨났다고 합니다. 펩시맨은 단순하고 강한 시각적 이미지를 갖고 있으나 의외의 실수와 우스꽝스러운(?) 막판 반전을 통해 소비자로 하여금 격 없는 친근감을 갖게 했습니다.
해태음료의 깜찍이 역시 신세대 층에 유행하는 유머 시리즈에 달팽이 캐릭터를 비쥬얼화하여 탄생한 캐릭터로서 판매 성공은 물론, 캐릭터 자체의 폭발적인 인기로 라이센싱까지 이어지는 쾌거를 거두었습니다. 바른손 캐릭터는 예쁘기만 하다는 악평(?)을 가끔 듣곤 합니다. 하지만 예쁘기만 하고 귀엽기만 한 것이 바른손 캐릭터 제품을 오랫동안 팔리게 하는 힘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대중적인 캐릭터라면 예뻐야 합니다.
4) 기존에 없는 것을 찾아라
포켓몬스타의 열풍에 이어 최근 일본에서는 제2의 포켓몬스타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고 합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일본을 대표하는 도에이 애니메이션의 <디지몬 어드벤처>는 포켓몬스타와 너무나 비슷한 컨셉을 갖고 있는데... 이미 나온 아이디어를 가지고는 최고가 될 수 없습니다.
포켓몬스타가 성공한 것은 기존의 세계적인 캐릭터가 지니고 있지 않은 아이디어와 마케팅으로 출발했기 때문입니다. 텔레토비 역시 캐릭터와 어린이 교육이라는 아이디어로 성공한 케이스입니다. 그러나 그와 유사한 젤라비, 노디는 텔레토비에 비해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5) 아이덴티티의 관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캐릭터는 그저 디자인 요소가 아니라 하나의 브랜드나 마찬가지입니다. 경쟁력 있는 디자인은 기본이고, 거기에 마케팅, 홍보, 제작, 상품화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아이덴티티가 유지되고 관리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브랜드의 자산 가치를 높일 수 있습니다. 일례로 영국 BBC사의 텔레토비는 아이들은 물론 청소년들에게도 인기가 있어서 청소년 제품의 라이센싱 상담이 쇄도했으나 아이덴티티 관리를 위해 10세 미만으로 타겟을 한정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디즈니의 토이 스토리도 3D 디자인이 인쇄상의 한계를 갖고 있어서 사업상 난점인데도 불구하고 3D의 이미지를 고수하기 위해 3D 인쇄가 가능하지 않은 아이템은 만들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처럼 아이덴티티의 관리에 있어서는 타협이 있을 수 없으며, 디자인과 사업에 있어서의 절제가 도리어 커다란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