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6일 24절기 중 세 번째 절기 경칩(驚蟄)에 고향 함안 선산(先山)을 찾다

[民草 農溪 鄭奉永]

지금으로부터 24년 전인 1995.3.2(음 2.2, 제사일 ; 음 2.1) 별세((84세 卒)하신 유은(柳隱) 정현락(鄭鉉洛) 아버지의 추모 기일을 맞아 고향 함안의 산소을 찾았다. 조복희(趙福熙) 어머니는 1993.5.2(음 3.11) 별세(82세 卒)하여 정확히 2달 후로 그 때도 고향을 방문할 예정이다.

부모님의 기일 전후로 산소를 찾아보는 방법도 집에서 지내는 전통적인 제사에서 시대의 변천에 따라 실사구시(實事求是) 제례법이라 할 수 있다. '실사구시'란 ‘실질적인 일에 나아가 옳음을 구한다.’ 또는 ‘사실을 얻는 것을 힘쓰고 항상 참 옳음을 구한다.’란 말이다. 산소 현장을 찾아보는 것이 현실적인 위선숭조정신(爲先崇祖精神)의 발로라 생각된다.

올해 음 2.2은 양력으로 3.8(금)에 해당되기에 이틀 앞서서 24절기의 하나인 3.6(수) 경칩(驚蟄)을 택하여 서울의 정창영 형님과 사전 연락되어 형님은 서울에서 첫버스를 타고 10시 30분에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중리 고속버스 정류장에서 도착 합류하여 함안으로 갔다.

경칩은 '겨울잠을 자던 벌레, 개구리 따위가 깨어 꿈틀거리기 시작한다는 시기' 답게 가는 날 오전 내내 5~10mm 내외의 촉촉한 봄비가 왔다. 12시 경부터는 우리를 환영이라도 하듯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날씨가 쾌청하게 개였다. 양지바른 언덕에는 쑥이 파릇파릇 지천으로 돋아나고 있었다.

오늘 선산의 산소를 찾은 것은 기일을 맞아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우측 산소의 뒷 언덕에 군락을 이루며 번식하는 설대밭(이칭 ; 신우대, 화살대, 이대, 해장죽, 담뱃대) 군락 속의 군데 군데 박혀서 서 있는 참나무(이칭 ; 상수리나무, 꿀밤나무)와 은사시나무(이칭 ; 은수원사시나무)를 벌목하여 완전한 설대밭 식생의 군락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유현의 정태영 동생은 기계톱으로 자르고, 나와 서울의 정창영 형님은 토막나무를 일일이 날라서 정리했다. 토막의 나무 분량이 한 트럭 정도나 되었다. 산소 앞 언덕 아래에 가지런히 정리했다.

일하는 중에 오후 1시 경에 비가 그치면서 해가 들자 준비해간 간소한 제물을 차리고 성묘를 했다. 조상에 대한 배례는 술 한잔이라도 공경하는 마음의 정신과 정성이 중요한다. 매년 기일에는 고향의 산소를 직접 찾아뵙겠다고 대표하여 서울의 형님이 고(告)하는 인사를 드렸다.

오후 5시까지 벌목한 나무를 정리했다. 고향의 산소를 찾아 이렇게 작업하느라 땀 흘리며 힘은 들었지만 뿌듯한 일을 하였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사진까지 남기며 오늘 하루 보람된 일진 전부를 소화했다.

서울 형님은 오후 6시경 내서읍 중리 고속버스정류장에서 귀경 버스에 오르고 나는 김해 장유로 귀가했다.

註 ; 맨 아래 사진 3장은 조정자 형수님의 유현동회관 한글교실 교육 이수 중에 작문한 것으로 문장력과 내용이 뛰어나서 담당 선생으로부터 액자를 받은 것이고, 다른 하나는 마산의 교회 실버대학 특별상을 들고 기념촬영을 했다.

註 ; 2019.2.6 일정 작업 사진을 올린다.

[民草 農溪 鄭奉永]

2019.3.8 자,

서울 정희태의 [민초나라]밴드 게재 댓글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民草 農溪 鄭奉永]

산소 뒤 언덕에 설대가 자생하여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더 왕성하게 번지게 참나무와 은수원사시나무를 벌목했다.

옛날 331번지 본가 뒤에도 유은(柳隱) 정현락(鄭鉉洛) 아버지(할아버지)가 심은 설대가 6.26사변(6.25한국전쟁) 때 농파(農坡) 정임규(鄭任圭) 할아버지와 김대금(金大今) 할머니가 피난했던 토굴 위에 번식하고 있었다. 지금은 키 큰 대나무에 밀려서 설대 군락은 사라졌다.

설대는 현대그룹 창업자 고 아산(峨山) 정주영(鄭周永 ; 1915~2001) 회장도 설대를 좋아했다고 전해진다.

[民草 農溪 鄭奉永]

프랑스 프로방스(프랑스 남동부의 옛 지방명)에는 싸이프러스나무로 유명하고, 반 고흐의 그림으로도 유명하다.

우리 나라는 노간주나무(일명 노송나무)가 유럽의 싸이프러스나무와 자라는 수형(樹形)이 유사하다.

우리 산소에는 노간주나무를 14년 전인 2005년에 15여 그루를 일열로 심어 키우고 있다. 서울 형님이 작업 중 노간주나무 앞에 서 있는 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