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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 부정적인 반응경험 및 자각 --> 문제해결의 필요성 --> 해결전략의 선택 --> 용서동기의 증가 --> 용서의 결정 --> 진정한 용서전략의 실행 --> 문제의 해결(상처의 치료 및 내적 자유 /화해) |
[그림Ⅱ-1] 용서의 과정
용서의 과정을 통해 진정한 용서가 진행되어 가면 상대방에게 받은 상처에서 회복되고 부정적인 반응이 줄어들며 상대에 대한 중립적 반응이나 더 나아가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난다. 즉 용서를 통해 자기치료가 이루어지면서 상대방과 좋은 관계를 맺고 싶다는 호의가 생길 수 있다(Droll, 1984 : Smedes, 1984). 따라서 상대방과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행동적 화해전략을 시도할 수 있다. 그러나 상대방의 반응과 노력이 함께할 때 피해자와 가해자간의 관계가 치료되는 화해가 이루어질 수 있다. 그렇지 않을 때, 용서는 자기 자신을 치료하는 것으로 완성되고 다만 화해의 문을 열어두게 된다. 용서는 개인의 내면에서 이루어지는 자기치료의 과정이고 화해는 쌍방간의 관계가 치료되는 것이다. 진정한 화해는 진정한 용서를 토대로 이루어지지만, 용서가 이루어진다고 해서 반드시 화해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화해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용서보다 더 많은 조건(용서하는 사람의 화해에의 의지, 가해자의 돌이킴과 화해의지 등)이 충족되어야 한다. 용서가 화해로 결실을 보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나 용서가 이루어지더라도 화해가 이루어질 수 없거나(가해자가 죽었거나 만날 수 없는 상황), 화해를 할 필요가 없는 경우(가해자의 태도의 불변 등)가 있기 때문에 용서과정은 일차적으로 문제해결(상처 치유 및 내적 자유) 단계까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한편, 국내에서 이 경순(2000)은 용서경험에 관한 자료를 수집, 분석한 결과 참여자들이 피해를 받은 후 분노기-회피기-침체기-성찰기-대처기-회복기를 거쳐서 상처가 치유되는 용서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나. 용서과정 모형
한 개인이 용서에 이르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는가와 관련하여 여러 가지의 용서과정 모형(혹은 용서 단계 모형)들이 제시되고 있다. 용서과정 모형은 용서하는 사람과 용서받는 사람 둘 다의 행동을 기술하는 대인 관계적(interpersonal) 용서과정 모형과 상처를 가한 사람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에 개의치 않고 용서하는 사람이 취할 일련의 인지적, 정서적, 행동적 단계들을 기술하는 개인내적(intrapersonal) 용서과정 모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McCullough & Worthington, 1994b).
본 연구는 용서를 하는 사람의 용서에 초점을 두기 때문에 개인내적 용서과정을 살펴보고자 한다. 개인내적 용서과정 모형에서 제시되는 내용이나 단계 등은 다양하지만, 대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용서에 내재된 일련의 과업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용서는 공격을 인식함으로써 시작된다. 둘째, 공격받은 사람은 분노, 슬픔, 두려움, 복수심과 같은 부정적 정서를 인식하게 된다. 셋째, 공격받은 자가 공격자의 행동에 대한 여러 가지 귀인을 한다. 예를 들어, 공격받은 자가 상처 준 행동에 대한 공격자의 동기 등과 같은 상처 준 상황의 중요한 측면을 재구조화(reframe)한다. 이 때 공격자가 잘못을 인정하고 돌이키면 그러한 귀인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넷째, 공격받은 자가 정서와 인지에 있어서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한다. 다섯째, 공격받은 자가 관계의 화해를 시도할 수 있다.
용서 과정의 구성요소(components)에 대한 동의가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있지만, 과정(단계) 모형의 타당성을 밝히는 연구는 매우 부족하다. 용서과정 모형과 관련하여 용서 과정 혹은 단계가 연속적이어야 하는지, 과정이나 단계의 생략으로 유익 혹은 해가 오는지 등이 분명치 않다. 용서의 과정 모형은 성공적인 용서 과정을 기술하고 있으나 용서에 대해서 개인차에 대한 설명이 거의 없거나 빈약하다. 따라서 이 모형들이 개인적인 사례를 기술하고 설명하기에는 부족할 수 있다. 또한 용서의 과정 모형은 사람들이 충동적이거나 직관적이기 보다는 합리적으로 용서한다고 가정한다. 그러나 실제 용서에서는 그러한 합리적 결정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McCullough & Worthington,1994b). 따라서 용서과정 모형은 자연스런 인간행동 현상으로서 용서과정을 효과적으로 설명할 수 있기 위해서 더욱 세련화 되고 타당화 될 필요가 있다.
위에서 제기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용서의 과정 모형은 용서과정을 촉진시키는 방법에 대해 지도자를 교육하거나 용서에 관심을 갖는 일반인들을 도와주는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최근 검증 시도를 하고 있는 Enright와 Human Development Study Group의 과정 모형(1992)을 제외하고는 여러 용서과정 모형들이 아직 경험적으로 그 타당성이 검증되지 못하고 있다.
Enright와 Human Development Study Group(1991)은 용서가 이루어지기 위해서 필요한 심리적 과정을 정리하여 용서의 과정을 노출-결정-작업-결과국면으로 나누고 각 국면별로 심리적, 과정적 특징을 제시하고 있다<표Ⅱ-1>. <표Ⅱ-1>에 개괄된 용서과정은 용서할 때 사람들이 거치게 되는 일반적 경로에 대한 추정이다. 이것은 엄격한 일련의 단계라기보다는 개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유연한 과정으로 볼 필요가 있다. 즉 용서를 할 때 어떤 사람들은 어떤 단위를 건너 뛸 수도 있다.
Enright 등이 제시하는 대인용서 과정 모형은 기존의 여러 용서 과정모형에서 제안되고 있는 용서의 모든 과정을 포괄하면서 특별히 용서가 진행되는 변화의 방향과 그 특성을 보여주고 있어서 용서상담에 활용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 평가된다. 이 모형은 용서 치료와 용서상담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활용되고 있으며, 이 모형을 기초로 한 몇몇 경험적 연구들(Hebl & Enright, 1993 ; Freedman, 1994 ; Al-Mabuk, Enright & Cardis, 1994)은 이 모형이 상처를 입힌 사람들을 용서하는데 효과적이며,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심리적 치료를 증진시킨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표Ⅱ-1> 용서의 과정모형
단 계 | 단위별 특징 |
노출 국면 | 1. 심리적 방어 2. 분노 등의 부정적 반응 3. 부끄러움(수치) 반응 4. 정서적 고착 5. 피해에 대한 인지적 재연 6. 피해자가 자신과 피해를 입힌 사람을 비교 7.자신이 피해를 통해 영구히 불행하게 변화될지도 모른다 는 것에 대한 인식 8. 정의로운 세상’ 가설에 대한 재평가 : 불공평한 세상 |
결정 국면 | 9.마음의 변화/ 전환(conversion)/ 과거 해결 전략이 효과 없다는 새로운 통찰 10. 용서를 하나의 선택으로 고려하게 됨 11. 피해준 사람을 용서하는데 헌신: 용서하기로 결심 |
작업 국면 | 12. 역할채택을 통한 재구조화 <피해를 입힌 사람을 맥락을 통해 새 관점에서 보게 됨> 13. 피해를 준 사람에 대한 공감 14. 피해를 준 사람에 대해서 동정심이 나타나는 것을 알아차림 15. 고통의 수용/ 흡수 |
결과 국면 | 16.고통을 겪고 용서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과정이 자과 대 에게 가져오는 의미를 발견 17. 과거 자신도 다른 사람의 용서가 필요했다는 사실을 깨달음 18.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통찰 19. 자신이 상처를 겪으면서 인생의 새로운 목표를 갖게 되었다는 것을 깨달음 20. 피해를 준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줄어들고 긍정적 감정 이 증가하는 것을 알아차림; 내적, 정서적 해방을 느낌 |
<위의 표는 Enright와 Human Development Study Group(1991)이 제시한 것을 토대로 함>
3. 용서와 관련변인
용서에 관한 상담 및 심리치료 문헌들은 정서적 문제에 대한 용서의 치료 능력을 강조한다. 특히 용서가 상담 상황에서 내담자들에게 가져오는 긍정적인 변화를 심리치료가들은 주장한다(Strong, 1976; Fitzgibbons, 1986, Hope, 1987; Brandsma, 1982; Cotroneo, 1982). 용서의 정서적 유익에 대한 주장을 입증하는 용서에 관한 경험적 연구는 아직 부족한 실정이나(Mccullough & Worthington,1994a) 최근 몇몇 경험적 연구가 시도되고 있다. 여기에서는 가해자를 용서할 때 나타나는 정서적 결과에 초점을 맞춰 용서와 관련된 변인들 중 자존감, 불안, 분노에 대해서 논의하고자 한다.
가. 용서와 자존감
대인관계에서 깊고 부당한 상처를 경험하여 자존감에 심각한 손상을 경험한 개인은 손상된 자존감을 회복하려는 내적 고투를 하게 된다. 이러한 상처를 경험한 사람들의 자존감회복이 용서를 통해 나타나는 정서적 결과로 언급되고 있다. Droll(1984)은 용서라는 것이 신적인 속성에 해당되며, 대부분의 사람들로부터 높은 차원의 선한 행위로 간주되기 때문에, 용서하는 것은 자존감의 증가를 가져온다고 언급했다. 용서를 하면서 개인은 스스로를 선하고 자비로운 사람으로 지각하게 되며, 그러한 자각이 자존감을 북돋워준다고 했다. 한편 Droll은 용서하는 것이 자존감의 손상을 가져올 수도 있는데, 그 이유는 용서를 하는 개인이 가해자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약해 보인다고 느낄 수 있으며 그 결과 상처가 재발될 가능성이 증가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그 용서가 진정한 용서가 아닌 거짓(pseudo) 용서일 확률이 높다.
Mauger 등(1992)은 자기용서(forgiveness of self) 및 다른 사람을 용서하는 것(forgiveness of other)과 MMPI검사결과와 치료자 및 동료들의 평가간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용서능력의 결핍이 부정적인 자존감 형성과 정신병리의 심화와 관계가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또한 용서를 하는 것만이 아니라 용서를 받는 것도 개인의 자존감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주장된다. Peck(1990)은 청소년들의 자살행동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 불만족, 분노, 자책, 자기연민, 반항심 등과 함께 낮은 자존감을 들면서 자살행동은 용서에 대한 요청을 내포하고 있는 행동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Benvenuto(1984)는 중요한 사람을 상실한 후에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우울반응을 상실된 대상에게 되돌아가도록 이끄는 용서라는 목표에 도달하려는 전략적 반응으로 이해하였다. 그는 마약중독자가 마약에 의존하듯이 우울한 사람들은 대상(object)이 되는 사람의 사랑에 의존하게 되는데 이러한 사랑만이 그들에게 충분한 자존감을 회복시켜주고 정서적 안정에 이르게 한다고 보았다. 즉 용서를 받고 용서를 하는 것이 개인의 자존감을 회복시켜주고 삶의 기능을 회복시켜 준다고 보았다.
한편, Trainer(1981)는 각 사람이 갖고 있는 용서발달 수준의 차이에 따라 용서가 개인의 자존감에 미치는 영향력이 결정된다고 주장했다. 그에 의하면 형식적인 용서(일종의 거짓용서)는 외부 압력 때문에 행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자기에 대한 평가절하, 자기부족감, 낮은 자존감을 갖게 한다고 했다. 반면에, 내적인 용서는 자유롭게 내면의 반응을 따라 이뤄지기 때문에 자기치료적이며, 용서하는 과정을 통해 자존감의 증가를 가져온다고 보았다.
나. 용서와 불안
대인관계 상처에 대한 자기방어와 이로 말미암은 불안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올 수 있는 대인관계 대처전략으로 내적인 용서의 실천이 제안되고 있다(Enright, 1992 ; Fitzgibbons,1986 ; Smedes,1984, ; Hunter,1978). Enright(1992)는 용서를 상처나 상처로 인한 고통과 불안을 직면하고 인정하며 자신의 부정적 감정을 안전한 상황에서 표현하면서, 차츰 불안과 같은 부정적 정서의 고착에서 풀어져 나오는 과정으로 보았다. 또한 자신의 왜곡된 사고를 교정하고 새로운 관점에서 사태를 바라봄으로써 사고의 지평을 확장시키며 이로 말미암아 공감하고 동정심을 가질 수 있는 정서적 능력이 용서를 통하여 향상될 수 있다고 했다. Fitzgibbons(1986)와 Smedes(1984)도 용서를 통해 대인관계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 불안과 같은 부정적 상태에서 벗어나 정서적 안녕(well-being)과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개인적인 힘(sense of personal power)과 자유가 회복된다고 보았다. Trainer(1981)는 경험적 연구를 통해 본질적이고 진정한 용서를 하게 될 때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개인적인 힘(sense of personal power)이 증진된다고 보고함으로써 진정한 용서가 불안을 극복하고 정서적 안정을 가져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Hebl(1993), Al-Mabuk 등(1994), Freedman(1994), Coyle & Enright(1997) 등은 상처경험이 있는 내담자를 대상으로 용서 프로그램을 실시하여 개인의 불안 정도가 감소되는 것을 보고하고 있다. 반면, Helene(1996)의 연구에서는 4주간의 처치 후 불안 정도에서 의미 있는 감소를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Helene은 전체 기간이나 1회기의 시간이 너무 짧아서 자신의 감정을 충분히 표현하고 다루지 못했기 때문이며, 가해자를 계속 대면해야 하는 피험자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다. 용서와 분노
Webster 3판 사전(1996)에 의하면 용서는 상대에 대해 분노를 느끼는 것을 멈추거나 상대를 관대히 봐주는 과정이라고 정의된다. 용서는 희랍과 로마철학자들, 특히 Plutarch와 Seneca(Fitzgibbons, 1986에서 재인용)에 의해 분노의 통제를 위해서 옹호되었다. 최근에는 치료가들에게 있어 분노를 없애기 위한 지적 또는 정서적 전략으로 용서가 제안되어 적용되고 있다. Fitzgibbons(1986), Smedes(1984), Hunter(1978) 등은 용서에 의해 분노가 효과적으로 다루어지고 치유될 때 수년 심지어 수십 년 후까지도 다른 사람에게 대치되어 나타나는 분노의 부정적 전이가 단절되고, 관계의 회복을 가져올 수 있으며 분노로 인해 나타나는 우울, 죄의식, 기타 여러 가지 신체적 질병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Grogan(1991)은 분노가 인간의 직업적응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가를 탐색한 연구에서 분노관리의 원칙으로 공감기술과 용서능력의 개발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Cloke(1993)는 상담가가 내담자들이 용서를 하도록 돕기 위해서 사용하는 방법들이 근본적으로 분노를 풀어내놓도록 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방법과 다르지 않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는 용서를 통해서 분노가 해결되는 것을 시사한다. 분노를 치료하고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강력한 개입으로 용서가 제안되고 있다(Huang,1990 ; Davenport,1991).
4. 선행 프로그램
용서를 증진시키기 위한 몇몇 프로그램 개입들(Al-Mabuk, 1990; Hebl & Enright,1993; Freedman,1994; Gassin,1995; Hepp-dax, 1996; Coyle & Enright,1997)이 시도되었는바 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Hebl(1993)의 경우 Enright 등(1991)의 용서 과정 모형에 기초하여 용서 프로그램을 구성한 뒤 인간관계에서 상처를 경험하여 용서할 것이 있는 65세 이상의 여성 노인을 대상(처치집단:13명, 비교집단:13명)으로 1주 1회, 1회 60분씩 총 8회(8주)에 걸쳐 프로그램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용서교육 프로그램 실시집단이 비교집단에 비해 용서 정도가 증가되고 우울과 특성불안 정도가 감소되는 변화를 보인 반면, 자존감과 상태불안 정도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Al-Mabuk(1990)도 Enright의 모형에 기초하여 용서개입 프로그램을 웍샵형식으로 개발한 뒤 부모로부터 애정 결핍 경험이 있다고 보고한 대학생들(처치집단:24명, 비교집단:23명)을 대상으로 용서와 용서과정 모델에 대한 강의 및 질의응답 형식(웍샵 형식)으로 1주 2회씩 2주간 총 4회(1회기 : 60분)에 걸쳐 실시하였다. 그 결과 용서 프로그램 실시집단이 비교집단에 비해 용서와 희망 정도가 증가된 반면 불안, 자존감, 우울 정도에서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한편 Al-Mabuk 등(1994)은 용서를 결정하는 단계에서 끝마친 기존의 4회 프로그램을 용서전략과 작업을 첨가한 6회 프로그램으로 변환하여 부모로부터 애정 결핍 경험이 있다고 보고한 대상에게 실시한 결과, 용서 프로그램 실시집단이 비교집단에 비해 용서와 희망, 자존감 정도가 증가하고 불안 정도가 되었으나 우울 정도에서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자는 Beck의 우울 척도(BDI)를 사용하여 우울 정도의 변화를 측정하였는데 대상이 임상집단이 아니라 일반인이어서 우울의 변화를 알아보려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Freedman(1994)은 Enright의 용서과정 모형에서 제시된 모든 단위<표Ⅱ-1 참조>를 주제로 이에 대한 설명을 통한 이해와 적용에 초점을 두고 용서 프로그램을 구성하였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프로그램이라기보다는 용서과정과 각 단계에 대한 내용 설명 중심의 매뉴얼이다. 이 매뉴얼의 내용을 가지고 근친 성폭행피해자들(실험집단: 6명, 대기자집단: 6명)을 대상으로 개인별로 적게는 1년에서 길게는 1년 반에 걸쳐(평균 14.3개월) 매주 1회 60분씩 개인별 상태와 보조에 맞춰 심층적인 처치를 하였다. 처치 결과 처치집단이 비교집단에 비해 용서와 희망 정도가 증가하고 우울과 불안 정도가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 그러나 자존감의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한편 비교집단에게 처치를 한 결과 위와 유사한 변화가 나타났으며 자존감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Gassin(1995)은 용서과정에서 사회인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사회인지 능력과 용서를 증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애정 관계에서 상처 경험이 있는 고등학생을 대상(처치집단: 6명, 비교집단: 5명)으로 1주 1회 60분씩 총 8회에 걸쳐 심리교육 형태로 프로그램을 실시하였다. Gassin 연구의 특징은 용서라는 말을 공개적으로 쓰지 않고 상처에 대한 반응과 대처방식을 교육한 뒤, 용서 및 관련 변인의 변화를 검증해 보려고 했다.
프로그램 실시 결과 처치집단이 비교집단에 비해 사회인지 정도가 증가되었으나 용서, 희망, 우울, 분노 정도에 있어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 연구에서는 사회인지 정도와 용서 간에 관계가 있는 것을 밝혀내었고, 추후연구에서 대인관계에서 정서적 고통이 많은 대상을 피험자로 선정할 필요가 있다는 점과 정신건강의 측정을 위해 더 민감한 척도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는 점, 그리고 더욱 구조화된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제안하고 있다.
Hepp-dax(1996)은 도시지역 초등학교 5학년을 대상(처치집단:11명, 비교집단:12명)으로 Enright와 Human Development Study Group(1991)의 18단계 용서 과정 모형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1주 2회씩, 1회 45분, 총 8회(4주간)에 걸쳐서 교육의 형식으로 실시한 결과 처치집단이 비교집단에 비해 용서 정도가 증가하였으나 불안, 자존감에서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런데 7개월 후 추후검사결과 자존감이 향상되는 경향을 보였다.
Coyle(1997)은 배우자의 낙태 결정으로 상처를 받았다고 보고한 남자(처치집단 5명, 대기자집단 5명)들을 대상으로 3개월간(12주) 1주일에 90분씩 개별 처치한 결과 처치집단이 비교집단에 비해 용서 정도가 증가되고 불안, 분노, 슬픔 정도가 감소되었다. 그리고 3개월 후에 추후검사 결과 이러한 결과가 유지되고 있었다. 대기시켰던 비교집단에게 동일한 처치를 한 후 나타난 결과에서도 처치집단과 비슷한 결과를 나타낸 것으로 보고 되었다.
지금까지 기존의 용서 프로그램 실시 결과에 대하여 살펴보았는데 대체적으로 용서정도가 증진되고 부정적 반응이 감소되는 처치의 효과를 보고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용서가 상담 교육적 접근을 통해서 증진시킬 수 있다는 점, 즉 용서상담의 가능성을 정당화 해주고 용서가 증진, 발달할 수 있는 인간적 능력이라는 이론적 논의를 지지해주고 있다. 그러나 분노나 불안, 자존감 등 관련 변인의 변화에 있어서 일관된 결과 보고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무엇보다도 연구자체가 아직은 부족한 단계에 있다. 또한 프로그램 구성 및 실시와 관련해서 개별처치를 한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집단처치가 1회기 60분 정도, 강의와 간략한 토의 형식으로 진행되어 집단원 간의 깊이 있는 상호작용, 그리고 감정과 경험에 대한 탐색 및 이에 대해 다루는 과정이 부족한 특성이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는 Enright의 개인내적 용서 과정 모형을 토대로 대학생이상의 우리나라 성인에게 실시할 용서상담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용서의 효과를 알아보고자 한다. 즉, 문화적 맥락이 다른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용서 과정 모형에 기초한 용서 개입이 용서를 촉진하고 대인관계에서 상처를 입은 사람들의 정서적 건강을 증진하는지를 밝혀보고자 한다. 특히 본 연구에서 개발될 프로그램은 구조화된 프로그램이지만 상담교육의 관점에서 프로그램 내용을 자신에게 적용하고 자신의 경험과 감정 및 생각들을 자각, 표현하며 이에 대해 상호 피드백을 주고받는 집단상담 형태로 운영하기 위하여 1회 120분 이상, 총 6회 프로그램으로 개발하고자 한다. 또한 각자 개별 작업을 심화시킬 수 있도록 각 회기 주제와 관련된 과제물을 부여하고 이를 집단작업에 활용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하고자 한다.
Ⅲ. 프로그램의 개발 및 실시
1. 용서상담 프로그램의 개발
가. 프로그램의 개발 과정
대인관계 상처 경험자를 대상으로 하는 용서상담 프로그램의 개발은 이론적 고찰에서 살펴본 용서 관련 문헌연구를 토대로 하되, 바람직한 용서의 개념을 밝혀 개발될 프로그램이 지향할 방향과 목표로 삼았고, 용서가 이루어지는 일반적 과정을 이해함으로써 개발될 프로그램의 구성요소(내용 및 활동)와 진행과정(방법)을 계획할 수 있었다. 또한 여러 용서 모형에서 제기하는 용서의 특성 및 과정에 대한 공통점을 추출하고 용서 결과로 나타나는 특성을 정리하여 용서가 진행되는 것을 확인하는 기준으로 삼을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기존 연구자들의 용서 프로그램에 대한 검토, 용서상담 프로그램 구성 및 예비 실시, 예비 실시 결과 참조 및 전문가 자문을 통한 프로그램 수정, 보완 작업을 거쳐서 본 프로그램의 개발이 이루어졌다
<그림Ⅲ-1>.
단계 1. 용서의 개념, 용서의 발달, 용서의 과정 및 용서 모형에 대한 이해의 구체화 |
단계 2. 용서의 과정 모형 분석 |
단계 3. 기존용서 연구자들의 용서 개입 자료 및 프로그램 검토 |
단계 4. 대인관계 상처 경험 집단에 대한 용서 교육 프로그램 구성 |
↓
단계 5. 대인관계 상처 경험 집단 대상 용서 교육 프로그램 예비 실시 |
↓
단계 6. 용서 교육 프로그램 예비실시 결과분석 및 자문을 통한 프로그램 수정 보완 |
<그림Ⅲ-1> 프로그램의 개발과정
나. 용서상담 프로그램의 구성 틀
용서관련 문헌, 기존 용서과정 모형(Linn, D. & Linn, M.,1978; Cunningham, 1985 ; Droll, 1984 ; Smith,1981; Smedes, 1984), Enright와 Human Development Study Group(1991)의 용서 과정 모형 및 기존 프로그램을 분석하여 이를 토대로 구성한 본 연구의 용서상담 프로그램 틀은 <표Ⅲ-1>과 같다.
<표Ⅲ-1> 용서 프로그램 구성 틀
용 서 과 정 | 단 계 | 회 기 |
상처경험 부정적 반응: 부정적 감정(분노, 증오, 수치 등) 부정적 사고(인지적 재연, 비교, 부정적 세계관 형성 등) 부정적 행동 (복수, 공개적 비난, 대인관계 회피 등) | 노출(반응) 단계 | 들어가기 (1회기)
자각 및 표현하기 (2회기) |
부정적 반응 직면(방어기제 인식) 상처 및 상처를 준 사람에 대한 집착 및 이로 인해 지속되는 내면적 고통의 자각과 표현 | 자각단계 | |
용서 결단 : 과거대응전략의 비 효과성 통찰 용서를 하나의 선택으로 고려 용서하는데 헌신 | 용서결정 단계 | 용서 이해 선택 및 결정하기 (3회기) |
용서 전략 : 역할채택을 통한 재구조화 피해를 준 사람에 대한 공감 피해를 준 사람에 대한 동정심 갖기 자신도 과거에 용서가 필요했음을 자각 고통의 수용/ 흡수 | 용서작업 단계 | 용서작업 (4,5회기) |
부정적 반응에서 내적, 정서적 해방 : 새로운 의미, 인생 목표 발견 부정적 반응의 감소 및 긍정적 반응 증가 (화해시도 / 화해) | 용서결과 단계 | 용서결과 검토 및 마무리 (6회기) |
다. 프로그램의 내용
최종 개발된 프로그램<표Ⅲ-2참조>은 들어가기, 자각 및 표현하기, 용서에 대한 이해 및 선택과 결정, 용서작업I: 우리의 생각 다루기, 용서작업II: 우리의 감정 다루기, 마무리: 앞으로 나아가기 등의 내용으로 1회 120분씩 총 6회에 걸쳐 실시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집단상담에 참석한 사람들이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도 각자의 용서작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비교적 자세한 내용을 담은 웍북으로 구성하였다. 그리고 각 회기를 마친 후 그 회기 내용을 돌아보면서 개인적으로 용서작업을 할 수 있도록 과제물 양식을 만들어 그 양식에 맞추어 해오도록 구성하였다.
<표Ⅲ-2> 용서 프로그램 구성 내용
회기 | 내 용 | 목 표 | 단계 |
1 | 들어가기 : 프로그램 소개 및 자기소개,프로그램에 대한 기대 나누기, 집단 규칙, 나의 인간관계 돌아보기 (과제:보내지 않는 편지쓰기) | 본 프로그램의 목표, 내용, 진행과정을 이해하고 집단 구성원 상호간의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와 참여 동기를 갖게 한다. | 도입 과정 |
2 | 자각 및 표현하기: 갈등, 상처경험시의 일반적 반응 이해, 자신에게 나타난 반응/ 심리적 자기방어 기제/ 대처방식에 대한 자각 및 표현하기 (과제:용서에 대한 나의 생각적기) | 대인관계 갈등과 상처 경험시 어떤 반응을 보이며, 어떻게 대처하는지, 그러한 대처가 어떤 효과가 있는지를 자각하고 표현하고 평가한다 (정서적 목표). | 전개 과정I |
3 | 용서에 대한 이해, 선택 결정: 용서에 대한 나의 생각,경험나누기, 용서란 무엇인가?, 용서와 혼돈 하는 것, 거짓용서와 진정한용서, 용서와 관련된 토의, 용서에 대한 나의 입장 점검 (과제: 용서 선택, 결정 서약서 써오기) | 대인관계에서 상처나 피해경 험시 대처, 혹은 문제해결 전략으로서 용서를 바르게 이해하고 용서를 선택,결정하거나 용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한다. (인지적, 행동적 목표). | 전개 과정II |
4 | 용서작업I - 우리의 생각다루기: 사실을 바로보기, 생각 전환 하기, 새로운 눈으로 보기 (과제: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 써오기) | 인간관계 갈등이나 상처 경험시 나타나는 우리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다루는 방법을 익혀 활용함으로써 자기 회복, 자기 치료를 가져오는 용서를 촉진한다 (인지적 목표). | 전개 과정III |
회기 | 내 용 | 목 표 | 단계 |
5 | 용서작업II- 우리의 감정다루기: 상대방에 대한 감정 돌아보기,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느껴보기, 측은한 마음(동정심) 갖기, 다른 사람으로부터 용서받 을 필요성 느끼기 (과제: 용서구하기 계획및실천 경험 적어오기 집단상담 소감문 적어오기 | 상대방의 입장에서 느껴보는 능력을 키움으로써 갈등이나 상처 경험으로 나타나는 부정적 감정을 극복하고 자기 회복, 자기 향상을 통한 내적 성장을 가져오는 적극적인 용서를 촉진한다(정서적 목표). | 전개 과정IV |
6 | 마무리, 앞으로 나아가기: 프로그램에서 다룬 내용, 도움된 것, 상대방에 대한 생각,감정,행동(변화) 돌아보기 자기에게 보내는 편지쓰기 서로를 격려하기, 집단 마무리 | 자신의 변화를 점검하며 용서의 유익과 가치를 재음미하고 과거의 억매임(부정적 반응)에서 벗어나 미래(긍정적 반응)를 향하여 나아가는 용서의 삶을 계속 실행하는 마음을 새롭게 한다. | 마무리 과정 |
2. 프로그램의 실시 및 결과
가. 연구도구
본 연구의 결과 분석은 두 가지 차원에서 이루어지는데 그 중 한 가지 방법은 자기보고검사를 실시하여 얻은 결과를 분석한 방법이다. 검사 측정도구로는 용서, 자존감검사, 불안검사, 분노검사를 이용하여 프로그램의 효과를 알아보았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집단과정을 기술한 내용, 집단원들의 과제물, 프로그램 종료 시 집단 평가서, 그리고 추후 모임 보고를 작성하게 한 것을 토대로 과정분석을 하였다. 측정도구에 대해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기초 배경 질문
나이/ 생년월일/ 성 / 종교 등에 대한 인구학적 정보를 묻는 내용과 상처를 준 대상, 상처의 내용 및 정도(깊이와 심각성, 부당성) 등을 묻는 질문이 용서검사의 앞부분에 들어가게 구성했다.
(2) Enright 용서검사<The Enright Forgiveness Inventory>
상처를 준 사람에 대한 부정적 정서(NA)의 부재(예: 나는 그에 대해 역겨움을 느낀다), 긍정적 정서(PA)의 존재(예: 나는 그에 대해 친근감을 느낀다), 부정적 인지(NC)의 부재(예: 나는 그가 비열하다고 생각한다), 긍정적 인지(PC)의 존재(예: 나는 그가 잘되기를 바란다), 부정적 행동(NB)의 부재(예: 나는 그 사람을 피한다), 긍정적 행동(PB)의 존재(나는 그 사람에게 다가간다) 등 6개 영역을 측정하기 위해서 각 영역당 10개의 문항으로 총 60문항으로 구성되었다. “전혀 그렇지 않다”에서 “매우 그렇다”에 이르는 6점 척도에 반응한다. 역산이 필요한 부분은 역산하며 60점에서 360점까지의 점수로 계산되고 점수가 높을수록 용서 정도가 높은 것을 나타낸다.
이 척도에서 용서라는 단어는 사용되지 않는다. EFI는 단순히 ‘태도 검사’로 명명된다. 영문 검사지에서는 이 척도에 응답하기 전에 최근 자신에게 깊고 부당한 상처를 준 사람에 대한 경험을 생각하게 한 다음에 1(상처 없음)에서 5(매우 큰 상처받음)에 이르는 정도에 따라 상처의 정도를 표기하게 한다. 그런 다음 그들에게 상처를 준 사람을 보고케 한다(친구, 배우자, 고용주<상관>, 등). 그리고 다음 질문에 답하게 한다. ; 그 사람이 살아 있는가? 그 상처(공격)를 경험한 지 얼마나 오래되었나?(날, 주, 달 또는 년) 그런 다음 그 공격(학대)당한 내용을 짧게 기술하게 한다. 기존 연구에서 신뢰도는 Cronbachα계수가 .90 이상, 검사-재검사 신뢰도는 .67 - . 91로 보고 되고 있으며 타당도도 신뢰로운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본 연구를 위해서 Enright 용서 척도(EFI)를 연구자가 번안한 후 미국에서 상담을 전공한 박사학위 소지자 두 분과 용서 연구를 한 박사학위 소지자 한 분의 검토를 받아서 수정한 뒤, 고등학생들(108명)에게 실시한 후 검토 및 수정을 하였다. 대학생 57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한 결과 EFI의 전체 Cronbachα는 .97로 높게 나왔고, 하위 변인별로는 감정(FA) = .92, 행동(FB) = .93, 사고(FC) = .94 로 나왔다. 본 1차 연구에서는 Cronbachα가 .94로 나타났다.
(3) 용서 타당성 질문
이것은 EFI에 대한 타당도 체크를 위한 것으로 질문 내용은 “당신은 태도척도(EFI)에 응답한 사람을 어느 정도나 용서했습니까?”로 ‘전혀 용서 안했다’에서 ‘완전히 용서했다’에 까지 대답하는 5점 리커르트 척도이다.
(4) Spielberger의 상태불안검사
개인의 현재 불안상태(지금 어떻게 느끼는가)를 재는 20문항의 자기보고 검사다(Spielberger, Jacobs, Russel, & Crane, 1983). 각 문항은 4점 리커르트 척도로 측정되며 20에서 80점 범위로 분포하는 점수로 계산된다. 본 1차 연구 Cronbachα는 .92로 나타났다.
(5) Spielberger의 상태분노검사
개인의 현재 분노상태를 재는 15문항의 자기보고 검사다(Spielberger, Jacobs, Russel, & Crane, 1983). 각 문항은 4점 리커르트 척도로 측정되며 15에서 60점 범위로 분포하는 점수로 계산된다. 본 1차 연구 Cronbachα는 .93으로 나타났다.
(6) Rosenberg의 자기존중감(Self-esteem)검사
자기 자신에 대하여 어떠한 태도를 갖고 있는지를 측정하는 10문항의 검사다(Corcoran, K. & Fischer, J.,1987). 각 문항은 4점 리커르트 척도로 측정되고 10에서 40점 범위로 분포하는 점수로 나타나며 역산이 필요한 문항은 역산한다. 본 1차 연구 Cronbachα는 .75로 나타났다
나. 프로그램 실시 및 결과
본 연구는 연구Ⅰ과 연구Ⅱ로 실시되었다. 연구Ⅰ은 내용분석과 양적분석에, 그리고 연구Ⅱ는 양적분석에 초점을 두고 실시되었다. 연구Ⅰ 실시절차를 요약하면 <그림Ⅲ-2>와 같다.
A집단: 사전검사 - 프로그램 실시 -사후검사 - 약 2개월경과 - 추후검사 <98. 1. 6> <98. 2. 3전후> <98. 3. 26 전후>
B집단: 사전검사 - 무처치(대기) - 사후검사1 - 프로그램실시 - 사후검사2 <98. 1. 6전후> <98. 2. 3> <98. 2. 28전후> |
<그림Ⅲ-2> 연구Ⅰ 실시절차
연구Ⅰ은 대인관계에서 개인적으로 깊고 부당한 상처경험이 있는 자를 대상으로 A집단 8명, B집단 7명의 두 집단을 구성하였다. A집단은 1998년 1월 6일부터 1월 22일까지, B집단은 A집단이 프로그램을 받는 동안 대기시켰다가 1998년 2월 3일부터 2월 19일까지 1회 120분씩 매주 2회 총 6회 동안 프로그램을 실시하였다. 프로그램 실시 전 각 집단은 용서, 자존감, 불안, 분노 등의 사전검사를 실시했고 프로그램 실시 후 동일한 검사로 사후검사를 실시하였다. A집단은 사후 검사 후 2개월 뒤 추후검사를 실시했고, B집단은 프로그램 실시 전 사전검사와 사후검사를 했으며 프로그램 실시 후 사후검사2를 하였다. 프로그램 실시 후 프로그램의 내용 평가를 위해 평가 설문을 실시하였다.
연구Ⅰ은 용서교육 프로그램의 실시를 통해서 실제로 개인의 용서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지에 초점을 맞추어 개인의 용서과정과 관련하여 나타나는 행동반응 및 특성을 프로그램 과정분석을 통해 밝혀보고자 실시되었다. 또한 실시인원이 적은 관계로 집단 내 변화와 사례분석에 초점을 맞추어 프로그램 효과분석을 하였다.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A집단의 경우 용서교육 프로그램 실시결과, 용서정도와 자존감정도가 의미 있게 향상되었다. 한편 불안과 분노정도는 감소되었지만 통계적 의의를 확보하지 못하였는데 이는 사례수가 적었기 때문으로 판단되었다. 2개월 뒤 추후검사 결과 용서점수는 계속 유지되었고 자존감점수는 다소 낮아졌지만 사후검사 결과가 대체적으로 유지되었다.
B집단의 경우 대기된 상태에서는 사후검사에서 변화가 없었지만, 용서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한 결과 용서정도가 의미 있게 향상되었고, 자존감정도도 향상되었지만 통계적 의의는 없었다. 불안과 분노정도가 감소되었는데 분노변화는 통계적 의의가 있는 반면 불안변화는 통계적 의의는 없었다. 통계적 의의를 확보하지 못한 것은 사례수가 적었기 때문으로 판단되었다.
연구Ⅰ에서 집단 내 분석을 통해 프로그램 실시를 통해 용서와 자존감 정도가 증가하고 불안과 분노가 줄어드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고, 프로그램을 통해서 개인의 용서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지를 용서과정에서 나타나는 행동반응과 특성분석을 통해 밝혀볼 수 있었다. 그리고 사례 각각에 대한 분석을 통해 프로그램을 통한 긍정적 변화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교육집단: 사전검사 ---- 용서교육 프로그램 실시 ---- 사후검사 <4월 1, 2일> <5월 13,14일>
비교집단: 사전검사---- 용서교육 프로그램 무처치 ---- 사후검사 <3월 27일-4월 3일> <5월 8일- 13일> |
<그림Ⅲ-3> 연구Ⅱ 실시절차
연구Ⅱ는 연구 집단과 비교집단의 각 인원을 12명 이상(통계적 결과를 얻기에 필요한 최소 인원)으로 확보하여 프로그램 실시 효과를 양적으로 밝혀보는데 목적을 두고 실시되었다. 대학생 이상의 성인으로 대인관계에서 개인적으로 깊고 부당한 상처경험이 있는 대학생 이상의 성인을 연구 집단 15명, 비교집단 16명으로 구성하여 연구를 실시하였다.
연구 집단은 1998년 4월1일부터 5월 14일 사이에 1회 120분씩 1주에 1회씩 총 7회동안 프로그램을 실시하였다. 연구 집단은 프로그램 실시 전 용서, 자존감, 불안, 분노 검사를 실시하였고, 프로그램 실시 후 동일한 검사로 사후검사를 실시하였다. 또한 프로그램의 내용 평가를 위해 평가 설문을 실시하였다. 비교집단의 경우 연구 집단과 같은 간격으로 사전․사후 검사를 실시하였고 그 기간 중 용서교육 프로그램 처치는 하지 않았다.
연구Ⅱ 결과, 용서교육 프로그램 실시를 통해 연구 집단이 비교집단에 비해 용서정도와 자존감정도가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증가되었고 불안정도가 의미 있게 감소되었다. 분노 정도는 통계적으로는 의미는 없었지만 연구 집단이 비교집단보다 많이 감소되었다.
Ⅳ. 논의
연구Ⅰ,Ⅱ를 통해 용서상담 프로그램이 용서정도를 증가시켜 주고 용서하는 사람들의 정서적 건강을 향상시켜 줌으로써 건강한 자아 및 건강한 관계형성을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본 용서 프로그램 실시에서 검사결과를 통하여 발견된 사실 외에 프로그램 실시과정에 대한 관찰과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 및 추수모임 등을 통해서 다음의 사실들이 밝혀졌다. 즉 새로운 관점을 취할 수 있는 능력, 자기의 법(personal law)이나 자신이 옳다고 보는 것을 극복할 수 있는 것, 용서를 지향하는 삶의 철학(orientation)이나 태도, 남에게 잘못했거나 피해를 준 체험을 돌아볼 줄 아는 능력 등이 용서를 촉진하는 요인으로 드러났다. 또한 용서에 대한 이해와 관련하여 화해를 지향하는 성향이 우리나라 사람에게서 강하게 드러났다.
☞ 본 연구의 시사점, 제한점 및 추후 연구 방향은 다음과 같다.
본 연구의 시사점에 있어서 첫째, 용서를 하는 것이 개인의 정서적 유익을 포함하여 개인이 건강하게 기능하도록 도와준다는 기존의 주장을 실증적으로 확인하여 아직 초보단계에 있는 용서연구에 기여할 수 있었다. 둘째,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된 실증 경험적 용서연구로 앞으로 우리나라 상황에서 보다 더 체계적인 용서연구를 할 수 있는 기초적 자료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셋째, 우리나라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용서상담 프로그램 연구를 수행하여 그 효과를 밝혀냄으로써 용서 프로그램을 청소년과 그 외에 다양한 특수 집단에 치료적 목적과 상담 교육적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본 연구의 제한점으로는 첫째, 피험자가 여성에 치우쳐 있다는 점, 둘째, 본 연구의 효과검증이 주로 참여자의 자기 보고에 치우친 측면, 셋째, 시간적인 제약점, 넷째, 유사 실험설계의 한계 등을 들 수 있다.
☞ 추후용서 연구가 이루어질 방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나라의 문화적 상황에서 용서의 개념을 명료히 밝히는 연구의 필요, 둘째, 효과적 용서과정 모형의 개발과 이를 토대로 한 상담 및 개입 프로그램의 개발 및 효과 검증 연구의 필요, 셋째, 상담자들이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용서 전략 및 기법에 대한 연구의 필요, 넷째, 개인의 어떤 특성이 용서를 촉진하는지를 밝혀내는 연구의 필요, 다섯째, 용서를 하는 것, 용서를 받는 것과 자기용서 간의 관계 및 역동을 밝히는 체계적․경험적 연구의 필요, 여섯째, 상처와 고통문제에 대한 다른 처치와 용서처치와의 비교연구 및 개별용서처치와 집단용서처치의 비교연구의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기독상담의 관점에서 성경을 통해 용서의 중요성을 자각하는 기독인들이 가족관계, 교회공동체관계 및 기타 대인관계에서 용서를 구체적으로 실천, 적용함으로서 건강한 자아, 건강한 가족․교회공동체 및 사회적 관계를 형성해 나갈 수 있도록 촉진하는 용서프로그램의 개발과 적용이 필요하다.
이경순(1998)은 ‘용서개념분석’연구에서 용서의 속성으로 자발성(voluntariness), 호혜성(reciprocality), 상처(hurt), 치유(healing), 시간의 필요(elapse of time), 신앙의 힘을 필요로 함(working of divine power) 등 6가지 속성을 분석하여 제시하고 있는데, 특히 신앙의 힘을 필요로 하는 것은 때때로 용서가 인간적 노력만으로 하기가 어려운 현실일 수가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일반적 용서과정과 성서적 용서과정이 잘 통합된 용서프로그램의 개발과 적용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신학과 상담 및 심리학의 통합적 용서이론의 개발과 적용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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