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선생 교과서 한국사 1,2>가 "한국사 철학특강" 도서로 선정되면서 도서내용을 바탕으로 특강을 진행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특강을 시작하기 전에 학부모님들께 카톡으로 내용을 공지하고, 아이들이 각 단원의 장마다 역사내용을 정리해 오도록 말씀을 드렸습니다. (1권과 2권 각각 3개의 단원이고, 단원마다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째날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은 탓에 1단원 4개의 장 가운데 3개만 내용을 정리했지만, 둘째날부터는 4개의 장에서 역사내용을 잘 정리해 왔습니다. 다만, 철학수업을 하지 않았던 아이들이라 탐구문제는 수업시간에 함께 만들었습니다.
둘째날 수업하면서 수업시간 안배에 대해 아이들과 얘기를 했습니다. 아이들이 준비한 역사내용 4개를 살펴보면서 각각 탐구문제를 만들고, 그 중에서 1개의 탐구문제를 골라 자신의 주장과 이유(2개)를 정리하고, 정리된 의견을 함께 나누면서 토론한 후 글쓰기를 한다고 말했지요. 그랬더니 유나의 입에서 마음의 소리가 나오더군요. "빡빡하네" 그럼에도 토론도 글쓰기도 잘 따라주어서 다행이었지만, 고민이 되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것도 재미있어야 하는데, 내가 아이들을 너무 힘들게 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셋째날 "사건이나 인물에 대한 평가를 하는 건 어떨까?"라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유나가 혼란스러울 것 같다고 하대요. 구관이 명관이라고 이틀 동안 진행한 방법대로 계속 하기로 했습니다.
특강이 진행될수록 아이들이 편안하게 말하고, 관련 있는 자신의 경험들도 들려주었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탐구문제를 고르는 것도 보다 수월해졌습니다. 다만, 이유들이 주장을 뒷받침하기에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토론을 하면서 어떻게 이유를 제기하는 것이 좋은지를 함께 확인해갔습니다. 토론은 역사내용 속에 담겨 있는 의미를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며, 역사내용을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과정이지요. 5일 간의 짧은 기간이지만, 단순한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 지금 내가 생각해 보아야 하는 의미 있는 내용들을 알아가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정들자 이별이라고 오늘이 특강 마지막 날이네요. 아이들 글쓰기를 첨삭해서 사진 찍어 보내니, 아이들 모습이 새록새록합니다. 아이들이 특강을 통해서 토론과 글쓰기가 좋아졌다고 하네요. 한국사 철학특강이었기에, 아이들이 철학수업이 어떤 것인지를 경험했다고 생각합니다. "어렵지만 재밌다"는 고경이의 말이 귓전에 맴도네요. 특강에서 맺은 인연, 정규 철학수업으로 이어져 재미있는 탐구활동을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