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및 라오스의 여행
17박 18일의 일정이었다. 동행자는 나보다 3살이 더 많은 70세의 은퇴한 교장선생님.
칠십이지만 경주의 남산을 매일 오르는 분이라서 나보다도 더 건강한 분이다.
코스는 부산 - 태국 -라오스 - 태국 -부산. 태국에서 8박, 그리고 라오스 8박해서 16박이고
비행기에서 1박, 모두 17박. 왕복 비행기 표만 일정이 잡혀 있을 뿐 사전 다른 예약은 일체 없었다.
장소 및 체류일
태국 치앙마이 3일
태국 치앙라이 1일
태국 치앙콩 1일
라오스 팍벵 1일
라오스 루앙프라방 3일
라오스 방비엔 3일
라오스 비엔티엔 1일
태국 우던타니 2일
태국 카오산거리 1
여행지의 지도

출장 여행은 혼자 다닌 적이 많지만 이런 배낭여행은 생전 첨이라서 솔직히 약간은 겁도 났다.
특히 라오스는 동양인은 많지 않았고 더욱이 나 정도 나이의 여행객은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우리 두 사람의 나이가 여행객 중 가장 많지 않을까 한다. 가장 고령의 배낭 여행객!
배낭여행을 영어로 Backpack이라고 한다. 독일어로는 뤼꾸사꾸 여행.
우리말로 하라고 하면 봇짐여행이 될까? 아무튼 배낭을 울러 매고 떠나는 자유여행이다.
물론 짐도 가볍고 숙소는 게스트하우스 정도의 저렴한 곳이라야 격에 맞는다.
일정에 억매인 package 여행이 아닌 나만의 여행이다. 가고 싶으면 가고 자고 싶으면
자고 먹고 싶으면 먹는 자유로운 일정이다. 그런 것이 배낭여행이 아닌가 한다.
어쨌든 좋은 경험을 한 여행이었다. 우리의 여행은 다른 배낭여행객에 비하면 맥주도
실컷 마시고 발마사지까지 곁들인 비교적 고급의 여행이었지만 그래도 배낭여행 흉내를 내보려고
저렴한 숙소를 찾아 다니고, 아침은 전부 길거리에서 1$ 남짓한 정도의 돈으로 해결했다.
가장 인상적인 곳은 라오스의 루앙프라방과 방비엥 그리고 태국의 카오산 거리.
태국, 라오스, 미얀마의 3나라가 만나는 접경지역인 골든트라이앵글도 흥미로웠다.
골든트라이앵글은 마약의 산지로 유명하며 지금은 죽었지만 마약왕 쿤사의
이야기로도 유명하다. 라오스를 욕망이 멈추는 곳이라고 표현한 여행 수필집이 있다.
미국의 여행 잡지에서 여행지로서 가장 추천을 받은 곳이 라오스라고도 한다.
라오스는 물가가 싸고 사람들이 순박해서 치안의 문제가 전혀 없으니 여행지로서
적당할 수밖에 없다. 알려지지 않은 곳이기도 하니 여행자의 호기심은 더욱 클 수밖에.
유럽은 건축물이나 역사적인 관점에서 여행의 흥미를 끌지만 라오스는 자연이다.
때 묻지 않은 자연, 순수한 자연, 순박한 자연이 우리의 시선을 끈다.
여행객들이 많아지면서 호텔이나 식당의 숫자가 늘어나게 되면서 자연의 훼손을
염려하는 소리가 높아지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있는 자연을 그대로 유지하려면
여행자의 숫자가 늘지 않아야 한다. 즉 여행을 오는 사람이 적으면 자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있다는 역설이 나온다. 우리나라의 경주는 개발이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시의 미관은 그런대로 잘 보관되어 있다. 그것은 보문단지 내에 숙박시설이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마구잡이의 난개발이 없으면 개발은 바람직한 것일지도 모른다.
골든트라이앵글(황금의 삼각지대). 태국, 라오스, 미얀마 3국의 국경이 맞닿은 곳으로
마약의 산지로 유명하다. 마약왕 쿤사가 죽은 이후로 잠잠해졌다고는 하나
아직도 많은 양의 양귀비가 재배되고 있다고 한다.

태국의 국경지대에서 이 보트를 이틀간 15시간을 타고 루앙프라방에 도착했다.
지겹기는 하지만 유유하게 흐르는 메콩강을 타고 내려오면서 주위의 자연경관의
아름다움에 정신이 뺏겨 생각처럼 지루하지는 않다.

루앙프라방의 아침 탁발 행렬

이 버스를 타고 꼬불꼬불한 산길을 7시간 달려 루앙프라방에서 방비엔에 도착했다.
계기판도 제대로 없는 이 버스가 브레이크 고장이라도 나면 죽었구나 하는
생각에 오싹해지지만 그런 일은 아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숙소에서 바라보이는 방비엥의 자연은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방비엥(Vang Vieng)의 자연은 중국의 산수화를 연상하게 한다

카오산 거리방콕의 여행자 거리는 정말 왁자지껄하다.
최근 배운 중국어로는 Renao라고 한다.

태국의 물가와 라오스의 물가는 거의 비슷한 것 같다. 물론 여행지라서
물가가 비싼 곳이기는 하겠지만. 숙박지가 가장 비싼 곳은 40$,
가장 싼 곳은 10$. 16일 숙박 평균 가격은 22$ 이었다.
하루 세끼 식사의 평균가격은 일인당 맥주 2병을 포함해 하루 10$ 선.
아침은 주로 길거리에서 쌀죽을 먹었다. 죽에 고기 및 채소를 적당히 넣은 것인데
아주 먹을 만하다. 저녁은 식당에서 현지 식을 먹었는데 둘이서 맥주를 3병 정도는 늘 마셨다.
아침은 주로 노점상에서 흰죽을 먹었다. 고기로 우려낸 국물에 적당량의 소고기나 돼지고기 및
야채를 넣은 것인데 아침으로는 아주 적당하다. 가격은 대충 1,000원에서 1,500원. 맛도 있다
둘이서 실컷 먹으면 400바트 정도, 원화로 14,000원. 가장 싸게 먹은 날은 태국 우던타니에서 이었다.
아침 50바트, 점심 30바트, 저녁 75바트(뷔페)로 155바트. 세끼 식사비의 합계를 원화로 환산하면
5,500원 정도. 그날은 맥주를 마시지 않고 뷔페를 먹었기 때문에 실컷 먹었지만 가격은 그 정도였다.
맥주는 라오스에서 마신 Laobeer가 최고였다. 맥주의 거품이 솜처럼 많고 도수는 5%로
높은 편이지만 순하고 부드러웠다. 호프의 양과 질 때문이 아닌지 모르겠다. 가격은
600미리 한 병에 만Kip, KRW로는 1,400원으로 식당에서나 수퍼에서의 가격이 거의 동일하다
수퍼의 가격과 식당의 술값이 우리나라처럼 3배가 나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
총 여행경비는 비행기 표를 제외하고 하루 40$ 정도 들었다. 45,000원 정도.
한국에서 드는 비용도 그 정도는 드는데 여행을 즐기면서도 같은 비용이면 되니까
앞으로 자주 여행을 나가려고 한다. 주로 인도차이나 5개국을 중심으로.
인도차이나 5개국은 태국, 베트남,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여기에 말레이시아를 합하면
6개국이 되는데 여행지로서는 물가, 볼거리, 안전 등 여행지로서는 아주 적당한 곳이다.
비행기는 말레이시아의 저가 항공인 Air Asia의 코스를 잘 찾아보면 싸게 가는
방법도 생길 것 같다. 우리의 배낭여행은 다른 여행객에 비하면 상당히 고급이었다.
방비엥에서 만난 젊은 독일부부는 4달째 여행을 하고 있는데 한 달에 두 사람이
1,000$ 정도를 쓰면서 다니고 있다고 한다. 에어컨이 없고 선풍기만 있는 방은 5-10$선인데
돈을 아끼려고 선풍기 방에 든다고 한다. 최소의 비용으로 여행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태국 국경 치앙콩에서 이틀간 15시간 슬로우 보트(Slow Boat)를 타고 메콩강을 따라 내려가서
닿은 문화, 역사의 도시 루앙프라방. 루앙프라방에서 7시간의 꼬불꼬불한 산길을 달려 만난
절경의 마을 방비엔. 온 세계의 여행자들의 총집합 장소이고 그야말로 왁자지껄한(热闹)
방콕의 카오산 여행자 거리는 등은 특히 인상적이다.
루앙프라방은 라오스 제2의 도시이지만 인구는 10만 정도에 불과하다.
면적은 남북한을 합친 것과 비슷하지만 인구는 고작 7백만이라서
라오스는 어딜 가든지 마을과 같은 도시 뿐이다. 루앙프라방도 어디든지 걸어서 다닐 만 했다.
태국 및 라오스는 언어 및 습관도 비슷한 것 같다. 택시처럼 사용되는 Tuk Tuk이는
오토바이를 개조해서 뒤편에 좌석을 만들어놓을 것인데 태국의 것과 라오스의 것이 동일하다.
미국과 카나다, 알젠틴과 우루과이는 인구 및 국력이 10:1 정도이다.
태국과 라오스도 그러한 관계와 매우 흡사하다.
날씨는 우리나라의 여름날씨 정도로 에어컨 없이 자기는 좀 무리이지만 그냥 견딜 만 했다
우기이지만 다행히 큰 비는 만나지 않았고 준비해 간 우산 및 비옷은 사용할 기회가 없었다.
언어는 태국어와 라오스어. 두 언어는 대단히 비슷하다고 한다.
태국어와 라오어를 알아들을 수는 없으니까 영어로 대충 통했다.
특히 태국은 미국의 영향이 커서 그런지 영어가 잘 통하고 불란서 식민지였던
라오스는 그렇지 못했으나 언어의 문제는 크게는 없었다.
여행은 약간의 Risk가 있어야 더 재미있는 것 같다. Risk가 주는 스릴을 즐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상생활은 편하든 편하지 않든 간에 Stress가 있기 마련이고 이런 것들이 짜증스러움과
권태 및 무기력감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우리나이에는 노년이가져다주는 고독감과 소외감이
문득 문득 절망감까지 불러일으키며 사람을 미치게 만들 수가 있다.
약간은 여행길에서 닥칠지도 모르는 위험을 각오하고
새로운 장소, 사물, 사람을 찾아 나서는 흥미진진한 여행이야 말로 삶에 새로운 활력을
찾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긴 재수가 없으면 대문앞에서도
깨지는 수가 있으니 이러나 저러나 마찬가지이다. 위험은 어디서나 도사리고 있으니
피하려고 해서 피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자신의 위치를 찾고 어떻게 사는 것이 옳은 것인가를 생각할 시간을 주는 것이
여행하면서 얻는 좋은 기회인 것이다. 여행에 관한 자료는 wikipedia 사전과 비슷한
wikitravel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면 숙소 및 여러 가지 광범한 자료를 상세하게 찾을 수 있다.
이렇게 일정 없이 떠나는 여행이 크루즈 여행 못지않게 흥미로울 수도 있다.
겨울에는 캄보디아의 씨엠림에서 시작하여 라오스 남부를 여행하려고 한다.
기간은 2주 예정. 동행할 의사가 있는 분은 신청해주기 바란다.
배낭여행은 2명 또는 4명이 적당하다. 4명이면 고스톱팀이 될 수 있기 때문.
6명이면 마이티 팀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좋지만 그게 어디 쉬운가!
끝
첫댓글 순수한 배낭 여행이 처음이시라니 ....무척 성취감이 있겠습니다
저도 혼자가는 첫 배낭이 태국 라오스였는데..다녀와서의 성취감에 오래도록 행복했습니다
영어와 인니어 등에 능통하시니..앞으로 동남아 여행 무지 많이 가시겠습니다
여행기 올려주어 감사합니다!
산자락님 멋진 여행기 잘 보았습니다. 연배가 어느정도 이신지 잘 모르지만 어떠한 일에 도전하는 정신 저희도 배워야겠습니다. 그리고 또한 행복 가득 담아 오시어 이렇게 소개를 해주시지 정말 멋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