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언어 예절
1. 바람직한 인사 예절
인사란 남에게 말이나 행동으로 교환하는 의례라고 할 수 있다.
때로 인사는 말이나 행동만으로 이루어지기도 하나 흔히 행동에
말이 따르게 된다.
인사말은 "날씨가 매우 차갑습니다." 와 같이 자명한 공통의 지
식을 확인하는 것이 있는가 하면 "안녕히 가십시오." 와 같이 평
안을 비는 것, "무병하게 오래오래 사십시오."와같이 건강을 비는
것, "복 많이 받으세요." 와 같이 복을 비는 것 등이 있다.
그러면 우리의 전통적인 인사말은 어떠한가? 이를 평상시 인사
와 경사(慶事), 애사(哀事)의 인사로 나누어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1) 평상시 인사말
우선 집 안에서는 부모님의 안부를 물어야 한다.
부모님께서 침소에 드시기 전에는 "편안히 주무십시오."
또는 "안녕히 주무십시오." 라고 인사를 한다.
그리고 아침에는 "간밤에 춥지나 않으셨습니까?"
또는 "편안히 주무셨습니까?" 라고 여쭙는다.
그 다음 밖에서 매일 만나는 사람일 때에는 일반적인 경우
"안녕하십니까?" 또는 '평안하십니까?" 라 한다.
그리고 식사 전인 경우에는 "밤새 안녕하십니까?"
또는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라 한다.
이 때 "안녕!"
또는 '좋은 아침!" 이라고 하면 안 된다.
"안녕!" 은 작별 인사지, 만남의 인사는 아니다.
"좋은 아침!" 은
"Good morning!" 의 직역어일 뿐이다.
식사 때를 전후해서는 "진지 잡수셨습니까?" 라 한다.
때에 따라 "조반 잡수셨습니까?",
"점심 잡수셨습니까?" 라 하기도 한다.
밤에는 "안녕히 주무십시오." 나
"편히 쉬십시오." 라 한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 대한 인사는 "초면에 실례합니다."
"통성명이나 하고 지냅시다."
"나는 어디 사는 누구라 하는 사람이올시다." 라고 말을 건넨다.
그러면 상대방도 "저는 어디 사는 누구입니다." 라 응대한다.
여러 날 만에 만났을 때는 "그간 안녕하십니까?"
또는 "그간 별고 없으십니까?" 라고 상대방의 안부를 묻는다.
길에서 만났을 때에는 "어디 출타하십니까?"
또는 "어디 가십니까?" 라 한다.
그러면 "음, 서울 좀 다녀오려고 …….' 등으로 답한다.
근무 중인 사람을 만났을 때는 "수고하십니다.'
또는 "고생이 많으십니다." 라 한다.
떠나올 때는 "안녕히 계십시오."
또는 "물러가겠습니다." 라 한다.
"수고하십시오.' 는 결례의 말이다.
남이 떠날 때에는 "안녕히 가십시오." 라 하되,
어두워진 뒤에는 "살펴 가십시오." 라 한다.
작별할 때에는 "안녕히 다녀오십시오."
또는 "잘 다녀오너라." 라 한다.
그러면 "다녀오마."
또는 "다녀오겠습니다." 라 응대한다.
손님을 맞이할 때는 "어서 오십시오."
또는 "어서 사랑으로 드시지요." 한다.
출타하셨던 어른이 돌아오셨을 때에는
"안녕히 다녀오셨습니까?" 라 인사한다.
(2) 경사 때의 인사말
경사 때의 인사말은 애사 때와는 달리 다소 법도에 어긋나도
그리 큰 흉이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인사가
"사람이 마땅히 해야 할 일" 을 뜻하는 말이고 보면 장면과 격
식에 맞게 해야 한다.
새해의 인사는 손아랫사람이 세배를 드리면 손윗사람이 덕담
을 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손아랫사람이 먼저 인사말을 한
다면 "과세 안녕하십니까?" 라 할 수 있다.
그러면 어른은 "새해에 복 많이 받게." 와 같은 덕담을 하게 된다.
손아랫사람이 먼저 "복 많이 받으십시오." 라고 하는 것은 전통
예법에 어긋난다.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인 혼인 때에 결혼 당사자에게는
"좋은 연분을 만나서 얼마나 즐거우십니까?"
또는 '천생 배필을 만나 얼마나 기쁘십니까?" 라 한다.
그리고 자부(子婦)1)를 맞는 경우에는
"현부를 얻으시니 경사스럽습니다."
또는 "영윤 경사에 일기 또한 청명하니 더욱 경사로소이다." 한다.
이에 대해 혼주(婚主)는 "일기가 좋아서 내객에게 미안하기가 덜합
니다." 라고 답한다. 한편, 신부측의 혼주에게 인사를 할 경우에는
"서랑(壻郞)을 잘 얻으셔서 얼마나 기쁘십니까?" 라 한다.
그러나 오늘날은 이러한 인사를 거의 들을 수 없게 되었다.
두루뭉수리로 "결혼을 축하합니다." 라 하고,
그 대답도 "감사합니다." 라 한다.
출산의 경우에는
아들을 낳았을 때는
"농장지경(弄璋之慶)을 축하합니다." 라 하고,
딸을 낳았을 때는
"농와지경(弄瓦之慶)이 어떠십니까?' 라 한다.
그리고 득남 또는 득녀를 하여 얼마나 기쁘냐고도 했다.
그러면 '치하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라 하거나
"순산을 하였으니 다행입니다." 라 답례한다.
오늘날은 이들 인사도 거의 "축하합니다."
하나로 통합되고 말았다.
생일 축하 인사는 "생신을 축하드립니다."가 대표적인
인사말이다. 이 밖에 "만수무강하십시오. "더욱 강녕하십시오."
가 쓰인다.
특히, 수연(壽宴)7)의 경우는 "더욱더 장수하시고,
무궁한 복록(福祿)을 누리십시오."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만수무강하시고, 오복을 누리시며,
저희 집안을 바르게 인도해 보전하옵소서." 라고 거창하게
인사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들 전통적인 인사말은 거의
사라지고 있다.
(3) 애사 때의 인사말
애사의 대표적인 경우는 상사(喪事)이다.
상사는 논어에서 보면 잘 차리기보다는 슬퍼할 일이라고 하였다.
그러기에 조문 인사도 말을 몰라서가 아니라 슬픔을 드러내기 위
해 끝을 흐린다.
부모의 상을 당한 경우 조객은 그 상주와 맞절을 한 다음
"상사 말씀 무어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라 하거나,
"상사〔또는, 대고(大故)〕를 당하시어 얼마나 망극하십니까?'
라 인사를 한다.
그러면 상주는 "망극하기 한이 없습니다."
또는 "망극합니다."라고 한다.
이러한 전통적인 인사말은 거의 잊혀져 대부분
우물우물하고 만다.
그러나 그럴 일은 아니다.
전통적인 인사말을 바로 알고 쓰거나,
"얼마나 마음이 아프십니까?"
또는 "무어라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와 같은
현대적인 인사말로 조문할 일이다.
문병 인사는
"얼마나 고생이 되십니까?"
또는 "좀 어떠십니까?",
'좀 차도가 있으십니까?'와 같이
문후하는 형태를 빌거나,
"빨리 쾌유하시길 빕니다.",
"속히 건강을 되찾으시길 바랍니다."와 같이
기원(祈願)의 형태로 나타낸다.
보호자에게는
"얼마나 걱정이 되십니까?",
"속히 쾌유되기를 빕니다.'와 같이 위문한다.
작별할 때는
"잘 조섭(調攝 =조리(調理) : 쇠약해진 몸을 회복되게 하다)하십시오."
라 인사한다.
이 밖에
재화(災禍)를 당했을 때에는
"무어라 여쭐 말씀이 없습니다.'
또는 "그래도 그만하기 다행입니다."라고 위로하거나,
"자식들을 위해서도 꿋꿋하게 일어서셔야지요."
와 같이 격려의 인사를 한다.
지금까지 우리의 전통적인 인사말을 살펴보았다.
참으로 많이 변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평상시의 인사보다 경조 간의 의례적인 것에서 더
심하다는 인상을 갖는다.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인사말을 하루빨리 정착시켜
원만한 인간 생활을 영위하도록 해야겠다.
(4) 바람직한 전화 예절
우리는 매일 전화를 걸고, 받으며 살아간다.
전화는 현대인에게 없어서는 안 될 문명의 이기이다.
전화는 떨어져 있어서 얼굴을 볼 수 없는 사람과 말한다는 데
그 특성이 있다.
따라서, 상대방에게 친절해야 하고 무례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그러면 바람직한 전화 예절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전화를 하는 쪽에서는 준비를 하고 거는 것이니
우선 상대방에게 실례가 되지 않도록 예의를 갖추어 친절하게
말하려는 배려를 해야 한다.
그리고 전화를 받는 쪽에서도 친절하게 상대방에게 어울리는
대화를 하도록 해야 한다. 전화를 불친절하게 받으면 받는 사람
만이 아니고, 그 집, 그 기관에 대해 좋지 못한 인상을 갖게 한다
는 것을 항상 유의할 일이다.
전화를 건 다음에는
전화 받는 사람을 확인하고
자기를 소개해야한다.
그리고 나서 통화하고자 하는 사람을 찾는다.
"안녕하세요? 저는 영숙이 친구 기영이입니다. 영숙이 있습니까?"
라 하게 된다.
찾는 사람이 없을 때에는
돌아오는 시간을 확인하거나,
전하고자 하는 말을 부탁할 수 있다.
"몇 시쯤 들어올까요?",
"죄송합니다만 기영이한테서 전화 왔었다고 좀 전해 주십시오."
"미안하지만 메모 좀 해 주시겠어요?"와 같이 하게 된다.
전하고자 하는 말은 간단명료하게 남기도록 해야 한다.
본인의 신분을 밝히지 아니하고,
"영숙이 있어요?"와 같이 대뜸 상대방부터 찾는 것은 실례이다.
잘못 걸었을 때에는 "미안합니다. 잘못 걸었습니다." 라 인사를
한다. 당황한 나머지 뚝 끊는 것은 실례가 될 뿐만 아니라, 상대
방에게 불쾌감을 안겨 주게 되니 주의할 일이다.
용건은 정확하고 간단명료하게 말해야 한다.
말투나 억양에도 신경을 써 상대방이 오해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전화를 받으면 받는 사람도
역시 어디의 누구라고 자기를 소개한다.
전화를 건 사람이 잘 아는 사람일 경우,
"나, 영숙이야."와 같이 자기의 이름을 밝힌다.
전화가 잘못 걸려 왔을 때에는
"미안합니다. 전화가 잘못 걸렸습니다.'와 같이 부드럽게 말한다.
톡 쏘듯이 "아니예요.'라 해서는 안 된다.
전화를 건 사람의 신분을 알 수 없을 때에는
"실례지만 누구라 하셨지요?"라 한다.
화가 난 듯, 불쑥 '전화 건 분은 누구세요?'라 해서는 안 된다.
다른 사람을 찾을 때에는
'네,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라 한다.
찾는 사람이 없을 때에는
"지금 집에 안 계십니다.
들어오시면 뭐라고 전해 드릴까요?'라 하거나,
"잠깐 외출하셨어요. 잠시 후에 걸어 주세요."라 한다.
메모를 부탁받게 되면 잘 기록해 두었다가 틀림없이
전해야 한다.
통화가 다 끝난 다음에는 작별 인사를 해야 한다.
인사는 "안녕히 계십시오.'라 한다.
"들어가세요.'가 지방에 따라서는 많이 쓰이고 있고,
"수고하세요."가 젊은 층에 즐겨 쓰이나
이들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 둘은 다 명령형인데다가
가리키는 의미도 그다지 좋지 않기 때문이다.
전화 예절은 딴 데 있는 것이 아니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정중하고 친절하게
통화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