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2005~2020]/정기산행기(2004)
2005-11-28 16:04:29
[30차] 도봉산 송년 산행
2004. 12. 20. / 박광용
산행일 : 2004. 12. 19. (일)
코 스 : 송추남능선-여성봉-오봉-도봉주능선 갈림길(휴식)-배꼽바위-뜀바위(우회)-신선대-산악구조대-도봉산장-도봉매표소
참가자 : 병효, 신림, 재봉, 민영, 길래, 길수, 광용, 효용 (총 8명)
오늘은 2004년 송년 산행으로 도봉산을 간다. 효용이도 오고, 길수도 참석할 거라고 연락 받았다. 많이 참석해 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배낭을 꾸린다. 더운 물, 찬 물, 과일 몇 개, 과자 몇 개, 커피 등을 챙기고, 현관문을 나선다. 7시20분, 가원초교 앞에서 민영이, 신림이를 만나고 수서역으로 이동한다. 겨울 같지 않은 날씨가 포근하기만 하다.
분당팀의 연락이 조금 늦겠단다. 수서역 3호선 타는 곳에서 기다린다. 재봉이와 길수가 나타나고, 곧 이어 길래가 나타난다. 가까스로 출발하려는 열차에 올라타고 출발이다. 와~ 수서역에서 6명이다. 이렇게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타기는 처음이다. 병효와 효용이는 불광역으로 바로 올 것이다. 아무래도 기다리게 할 것 같다.
이런 저런 얘기로 시간은 지나가고… 어잉~ 15분을 늦었다. 효용이 병효에게 미안하다. 5번 출구로 나가서 조금 걸어가면 시외버스 터미널, 34번 버스(의정부 행)를 타고 출발이다. 송추에서 내려 9시45분 계곡으로 천천히 걸어간다. 길수의 걸음걸이가 예사롭지가 않다. 마라톤으로 단련된 몸이란다.
오봉매표소에서 입장료 지불하고, 지도를 사서 길래, 길수에게 선물한다. 이래서 우리 모두는 북한산국립공원 지도를 갖고 있게 된다. 천천히 오르막을 간다. 조금 오르니 지능선 길에 당도하고 전망바위에서 뒤로 돌아본다. 송추계곡, 상장능선이 가늠되고, 북한산 인수봉도 안개에 뿌옇게 싸여있다.
자켓을 한 꺼풀 벗고 계속되는 오르막 능선길이 힘들다. 산행 시작하고 55분쯤 되었을까, 여성봉에 오른다. 나는 여러 차례 이곳을 와보았지만, 처음 보는 친구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재봉 선사와 병효 대사는 지난 9월에 왔던 곳이고… 바람에 모자가 날아갈 지경이다. 귤 한 개씩 먹고, 사진을 찍어 둔다. 오봉을 배경으로 단체 사진을 찍었는데 역광이라 어둡게 나왔다. 미리 배우고 익혀서 와야 하는데 디카 사용법을 숙달하지 못하여 미안타.
계속 오르막 능선을 타고 오봉으로 향한다. 휑하니 터진 능선길에서는 모자 턱 끈을 단단히 조여 매고 다녀야 한다. 가파른 오르막을 치고 오르면 오봉이 눈앞에 나타난다. 포근한 날씨 탓인가? 겨울인데도 산에는 사람이 줄지를 않는다. 눈이 한 번 오고 나면 등산객이 현격하게 줄어들 것인데, 이번 겨울은 그런 상황이 오지 않을 것 같다. 스키장은 죽어나고, 골프장만 미소를 띠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단다.\
오봉능선을 따라 도봉주능선으로 접근한다. 배꼽바위와 칼바위 사이 안부 아래 쪽에 다다르자 배고프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11시50분 경 아예 자리를 편다. 대장의 실수로 점심 준비를 못했다. 빨리 내려가면 점심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었다. 나의 오만함이었다. 유부초밥, 된장국, 몇 줄 남은 김밥, 과일, 과자, 커피, 섬씽스페셜, 그리고 복분자 술로 요기를 대신한다. 각자 집안의 요강 단지들이 무사한지 모르겠네???
간단히 요기를 마치고, 다시 출발한다. 배꼽바위에 당도한다. 내가 올라갈 수 있다고 하여 먼저 올라갔으나, 따르는 사람이 없다. 효용 고수가 인솔하여 나머지는 우회하고… 배꼽바위 내리막에서 발이 엇나갔다. 큰 낭패를 볼 뻔하였다. 신발의 흙이라도 잘 털고 달라붙어야지…
친구들이 만나는 길에 먼저 와 있다. 능선 바위길을 따라 오르락 내리락, 뜀바위다. 우회하고 가는데, 선두가 신선대 안부로 직진해 버렸다. 이곳에는 로프가 매여져 있으니 큼 염려는 없다. 차례로 올라간다. 정상 바로 아래에서 먼저 와 있던 효용이가 사진을 찍어준다. 폼이 괜찮게 나왔을려나? 나도 정상에서 자운봉을 배경으로 각자의 사진을 한 컷씩 찍어둔다.
포대능선 쪽을 바라보니 아찔하다. 능선 외길에 사람들이 매달려 있기만 하고, 움직이질 않는다. 정체가 심하여 시간이 많이 지체될 것 같아, 바로 하산하기로 결정한다. 신선대와 자운봉 안부에서 동쪽으로 하산한다. 만장봉, 선인봉의 밑둥을 지나서 석굴암 입구를 지나, 산악 구조대가 나올 것이다.
급한 내리막을 내려가면 어느덧 산악구조대다. 뒤 돌아 보면 선인봉에는 거미들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하산하는지 움직임도 보인다. 확보하고 매달려 휴식하고 있는 듯한 사람도 있고… 공동장비로 로프를 사서 집에 갔더니 우리 마눌 왈 “암벽은 안된데이!!!” 한다. “알았다, 나도 해라케도 몬한다”고 답하고는 짐만 챙겨 놓고 말았지만, 5년만 젊었어도 한 번 시도해 봄 직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산악구조대에서부터는 비교적 수월한 길이다. 길수, 길래, 병효는 내리막길을 날아다닌다. 특히 길수는 처음 참가하였지만, 바위말고는 비스므리 날아다닌다. 누구 말대로 ‘side-fly’다. 많은 사람들 사이로 비껴가며 도봉산장까지 내려가고, 다시 도봉매표소로 내려 간다. 갖고 온 쓰레기를 모두 비운다.
지난번 들렀던 ‘만장봉산장’에 들른다. 두부, 파전, 빈대떡, 막걸리와 푸짐한 얘기 꽃으로 늦은 점심을 대신한다. 내년 시산제는 1월 23일 하기로 하고 산행지는 추후 결정하기로 한다.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랍니다.
(산행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