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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19) After he judged that his right hand had been in the water long enough he took it out and looked at it.
"It is not bad," he said. "And pain does not matter to a man."
- 여기서 바다는 죽음과 상해의 바다가 아니라 치유의 바다이다. 노인의 손은 바다에서 치유를 받고 물고기와의 전투에서 이기게 된다.
- 84:21-22. pain does not matter to a man. 이는 81:3. he is used to punishment와 호응관계에 있다. 원죄로 punishment를 받은 인간은 이미 그 punishment에 익숙해 있고 그 punishment에 따라 인간에게 부과된 노동으로 말미암은 pain은 사람에게 이미 문제가 되지 않는다. 노인은 이 세상에서 punishment 아래 노동하며 pain을 가지고 살아가는 인류의 대표자로 묘사되고 있다.
- 84:18에서 노인은 이제 곧 our true work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한다. 혼자서 하는 work는 true work라고 할 수 없고, 물고기와 더불어 하는 일 따위가 true work라고 할 수 있다. 노인에게 두려움을 자아내게 했던 인간에게 고유한 고독은 물고기와 더불어 일을 함으로써 극복된다는 것을 암시한다. 하나님으로부터 저주를 받은 결과 인간에게 노동이 있게 된 것인데, 노인은 바로 그 저주의 노동을 통해서 저주를 벗어나게 된다. 벗어난다기보다는 저주 가운데 있으면서 저주가 아닌 상태에 있게 된다. 참된 저주의 극복이라고 할 수 있다.
He took hold of the line carefully so that it did not fit into any of the fresh line cuts and shifted his weight so that he could put his left hand into the sea on the other side of the skiff.
(85:3) "You did not do so badly for something worthless," he said to his left hand. "But there was a moment when I could not find you."
(황유원, 92) “쓸모없는 손치고는 그리 나쁘지 않았어.” 노인이 왼손에게 말했다. “하지만 너를 쓸 수 없는 순간도 있었지.”
(조종상, 번역의 기술, p.198) “변변치 못한 손 치곤 그렇게 나쁘지 않네.” 노인은 왼손을 바라보며 말했다. “하지만 굳이 왼손 너를 사용하지 않고 오른손만으로도 충분할 때가 있었지.”
(조종상, p.104) “네가 이유 없이 그랬던 건 아니었지. 하지만 네가 쓸모없던 순간도 있었단다.”
(김욱동, p.282) “쓸모없는 짓을 하려고 그렇게 형편없이 행동한 건 아니군. 하지만 너를 불러낼 수 없었던 순간도 있었지.” 그는 왼손에게 말했다.
(시사영어사, p.109) 그는 왼손을 보고 말했다. “네가 하찮은 일로 이렇게 다친 것은 아니니 그만하면 잘했다. 그러나 아가 한때 네가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가 없어서 애먹은 순간이 있었지.”
(구자용, p.65) “너는 가치 없는 뭔가를 위해 그렇게 형편없이 행동하지는 않았구나,” 그는 왼손에게 말했다. “그러나 너를 찾을 수 없었던 순간도 있었어.”
Why was I not born with two good hands? he thought. Perhaps it was my fault in not training that one properly. But God knows he has had enough chances to learn. He did not do so badly in the night, though, and he has only cramped once. If he cramps again let the line cut him off.
85:3-11. 왼손을 2인칭으로 놓고 대화를 나누고 이어서 왼손을 3인칭으로 놓고 왼손에 대해서 말한다. 반복되는 말은 You(He) did not do so badly 이다. 왼손이 그렇게 심하게 일하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왼손이 그렇게 심하게 고생하지는 않았다는 것. 이 뒤에 이어지는 말은 각각 for something worthless와 in the night이다. 밤에 무가치한 일을 위해서 그렇게 심하게 고생하지 않았다는 것. 이 말의 뜻은 밤에, 무가치한 일을 위해서 잘 해주었다는 것. 왼손은 밤에, 무가치한 일을 위해서 필요하다는 암시. 쥐가 나면 그 일도 제대로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래서 다시 쥐가 나게 되면 무가치한 일도 할 수 없게 된 왼손은 필요가 없으므로 잘라버릴 것이라고 한다.
무가치한 일이란 무엇인가? 저주 받은 인간이 참된 노동을 통해서 어떤 결과를 얻게 되고 그럼으로 해서 저주를 벗어나게 되어 있다. 이것은 무가치한 일이 아니다. 이와 같이 노동을 통하지 않고는 어떤 결과를 얻을 수 없고, 그것은 저주에 그대로 머물러 있는 것이고, 그 저주의 상태를 무가치한 일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왼손이 제대로 배웠더라면 무가치한 일이 아니라 가치 있는, 즉 열매가 있는 일에 종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왼손에게는 저주를 벗어나는 노동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배우지 않았으니 왼손은 책망 받아 마땅하다. 왼손이 그렇게 된 것은 노인 자신의 실수(fault)이므로 노인이 책망 받는 것과 같다. 노인은 온전한 열매를 맺지 못하게 하는 왼손이라면 잘라버릴 것이라고 단호하게 생각한다. 낚싯줄이 왼손을 잘라내게 할 것이라는 표현은 마태복음 5:30 ‘또한 만일 네 오른손이 너로 실족하게 하거든 찍어 내버리라 네 백체 중 하나가 없어지고 온 몸이 지옥에 던져지지 않는 것이 유익하니라’ 라는 말에서 빌어온 것으로 보인다. 예수는 한 손을 자르고 불구로 살아가는 것이 온전한 양손으로 지옥에 떨어지는 것보다는 낫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노인은 쥐가 나서 불구가 된 왼손을 가지고 불구처럼 살아가는 것보다는 한 손을 잘라내고 오른손 하나만으로 가치 있는 일을 하면서 살아간다는 취지로 말해서 예수의 말씀을 뒤집고 있다.
When he thought that he knew that he was not being clear-headed and he thought he should chew some more of the dolphin. But I can't, he told himself. It is better to be light-headed than to lose your strength from nausea. And I know I cannot keep it if I eat it since my face was in it. I will keep it for an emergency until it goes bad. But it is too late to try for strength now through nourishment. You're stupid, he told himself. Eat the other flying fish.
for an emergency : 비상용으로
keep it : (신선하게) 보존하다, (오래) 두다
그가 그것(=바로 앞에 나온 왼손에 대한 생각)을 생각할 때 머리가 맑지 않은 상태에 있다는 것을 알고 만새기를 좀 더 씹어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만새기가 자기 얼굴에 달라 붙어 있는 것을 떼어냈기 때문에 그것을 먹는다면 뱃속에 있다가 소화되지 못하고[I cannot keep it] 구역질을 해서 토해버리게 되고, 그렇게 되면 오히려 힘을 잃게 될 것이다.
I cannot keep it은 고기가 얼굴에 붙어 있었기 때문에 신선하게 보존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는 뜻으로 볼 수도 있다.
얼굴에 달라붙어 있었던 것이 구토의 원인이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날고기가 얼굴에 붙어있을 때에 그 느낌과 냄새가 여전히 남아 있어서 역겨움이 배가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노인의 얼굴과 날고기의 밀착은 역겨움을 낳는다.
노인은 만새기 고기의 역겨움만 생각하다가 날치의 존재를 잊어버렸고, 음식물로 원기를 회복하기에는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다가 만새기 배에서 나온 두 마리의 날치를 보게 되고 곧 그것을 먹으면 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날치 한 마리를 먹어서 음식물로 원기를 보충하게 된다.
It was there, cleaned and ready, and he picked it up with his left hand and ate it chewing the bones carefully and eating all of it down to the tail.
노인의 왼손은 노인이 음식물을 먹는데 있어서 그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는 것으로 서술된다. 만새기와 한 마리의 날치는 오른손으로 먹었고(79:24-80:2), 이제 왼손으로 나머지 한 마리의 날치를 먹음으로써 왼손도 유용하지 않은 일(something worthless)이 아니라 어떤 결과(strength)를 내는 일에서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음을 보여준다. 그래서 왼손을 잘라내지 않아도 되게 된 것이다.
노인이 먹고 물고기와의 일전을 치를 수 있는 준비를 마칠 수 있는 음식물이 ‘거기’(there)에 있었는데 보지 못하다가 발견하고 왼손으로 그것을 먹음으로써 물고기와의 싸움 준비가 끝나게 된다.
‘거기’는 손이 닿을 수 있고, 준비가 갖추어진 상태로 있는 것을 가리킨다. 손을 뻗어 가져오기만 하면 되는 현존하는 것인데 그 존재를 인지하지 못함으로 해서 그 현존은 부재였으나 거기에 있는 것을 깨달음으로 해서 그 현존은 부재에서 현존으로 된다.
노인이 거기에 있는 그 날치를 보지 못한 것은 만새기가 자기 얼굴에 붙어 있었기 때문에 그 만새기의 날고기에 압도되었기 때문이다. 노인의 얼굴과 날고기의 만남은 육과 육의 만남을 상징하는 것으로 읽힌다. 육과 육의 만남이 역겨움을 동반하고 힘을 얻게 하는 데 방해가 된다.
It has more nourishment than almost any fish, he thought. At least the kind of strength that I need. Now I have done what I can, he thought. Let him begin to circle and let the fight come.
노인이 물고기와 전투(fight)를 치르기 위해서는 왼손이 필요하다. 왼손이 쥐가 나게 되면 낚싯줄로 잘라내 버리고 오른손만의 온전한 상태로 전투에 임할 수 밖에 없었는데 거기에 있었지만 알지 못하고 있던 날치 한 마리를 뜻밖에 발견하고 먹음으로써 힘(strength)을 회복하게 된다. 이로써 왼손을 단련시켜서 오른손과 똑같은 역할을 하게 할 수도 있었는데 하지 못했는데 이제 왼손으로 날치를 먹음으로써 왼손을 단련시켜 오른손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상태가 된 것이다.
(86:4) The sun was rising for the third time since he had put to sea when the fish started to circle.
- put to sea : 출항하다, 출범하다
예수가 부활에 앞서 3일 동안 무덤에 있었던 일을 떠올리게 한다.
태양은 수직으로 원을 그리고 물고기는 수평으로 원을 그리고, 수직의 원과 수평의 원의 중심에 노인이 있는 모양새다. 예수가 땅 속에 놓였다면 노인은 바다에 놓여 있다. 원죄로 인하여 부과된 노동을 행하고 죽음에 이르는 곳이 땅으로 설정되어 있는데 노인에게는 그 땅을 바다가 대신하고 있다. 노인은 이 바다에서 원죄로 인하여 부과된 노동을 하면서 예수처럼 죽음을 넘어서 부활하게 된다.
물고기가 원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는데 바로 뒷문장에서는 낚싯줄을 기울기만으로는 물고기가 원을 그리고 있는지 알지 못하겠다고 한다. 노인은 세 번째 태양이 떠오르는 것과 물고기가 원을 그리는 것을 동시에 일어나는 일로 본다. 예수의 죽음 이후 3일이 경과하면 부활이 있는 것과 같이 세 번째 태양이 떠오르면서 노인 자신의 부활, 즉 물고기의 죽음이 있을 것을 예고하고 있다.
He could not see by the slant of the line that the fish was circling.
줄의 경사로 보아서는 물고기가 <실제로> 돌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It was too early for that.
that은 ‘물고기가 원을 그리며 도는 것’으로 이 문장은 생각보다 물고기가 빨리 지쳤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조종상, 번역, p.226)
He just felt a faint slackening of the pressure of the line and he commenced to pull on it gently with his right hand. It tightened, as always, but just when he reached the point where it would break, line began to come in. He slipped his shoulders and head from under the line and began to pull in line steadily and gently. He used both of his hands in a swinging motion and tried to do the pulling as much as he could with his body and his legs. His old legs and shoulders pivoted with the swinging of the pulling.
- pivot : 중심축이 되다
- 86:11. line began to come in: 물고기가 이제 원형으로 돌기 시작했다는 것. 낚싯줄이 느슨해지기 시작했다는 뜻. 물고기가 당기면서 팽팽해졌던 낚싯줄이 물고기가 당기지 않으면서 느슨해진 것. 왜 이런 표현을 썼는가? 낚싯줄이 어디로 들어오는가? 낚싯줄이 노인이 통제 가능한 범위 안으로 들어온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이어지는 문장에서 노인은 두 손으로 낚싯줄을 자유자재로 다루고 있다. 낚싯줄이 노인이 다룰 수 있는 영역 안으로 들어온 것은 그 줄 끝에 있는 물고기를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된 것을 뜻하기도 한다.
"It is a very big circle," he said. "But he is circling."
Then the line would not come in any more and he held it until he saw the drops jumping from it in the sun. Then it started out and the old man knelt down and let it go grudgingly back into the dark water.
"He is making the far part of his circle now," he said. I must hold all I can, he thought. The strain will shorten his circle each time. Perhaps in an hour I will see him. Now I must convince him and then I must kill him.
물고기를 설득하는 것은 물고기가 죽음을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다. 일방적으로 죽이는 것이 아니라 죽음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한 후에 죽이는 것은 물고기를 인격체로 보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 낚싯줄을 풀어주고 당기는 과정을 설득의 과정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But the fish kept on circling slowly and the old man was wet with sweat and tired deep into his bones two hours later. But the circles were much shorter now and from the way the line slanted he could tell the fish had risen steadily while he swam.
For an hour the old man had been seeing black spots before his eyes and the sweat salted his eyes and salted the cut over his eye and on his forehead.
예수가 십자가에 달려서 죽을 때 머리에 쓴 가시관으로 말미암아 이마에 상처가 나고 피가 흘러 눈으로 들어가는 것을 생각나게 한다. 눈에 피가 들어가는 것은 또한, 십자가에 달려 죽임을 당하기 전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할 때 ‘예수께서 힘쓰고 애써 더욱 간절히 기도하시니 땀이 땅에 떨어지는 핏방울 같이 되더라’(누가복음 22:44) 라는 말이 생각나게 한다.
He was not afraid of the black spots. They were normal at the tension that he was pulling on the line. Twice, though, he had felt faint and dizzy and that had worried him.
- faint and dizzy : 어지럽고 현기증을 느끼다
"I could not fail myself and die on a fish like this," he said. "Now that I have him coming so beautifully, God help me endure. I'll say a hundred Our Fathers and a hundred Hail Marys. But I cannot say them now."
- die on은 ~의 눈앞에서[보살핌을 받으며] 죽다는 뜻이다. 물고기를 거의 다 잡았는데 이렇게 좋은 물고기 앞에서 죽을 수는 없다는 뜻이면서, 이 물고기가 보는 가운데 물고기의 보살핌을 받으면서 죽을 수는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인간으로서 물고기읭 돌봄을 받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물고기를 돌봐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노인은 눈으로 흑백의 비전을 보지만 물고기는 너무나도 아름답게(so beautifully) 다가오게 했다는 것이다. 뼛속까지 파고드는 피로를 느끼게 하고 눈앞에 검은 점들이 어른거릴 정도의 중노동의 과정을 so beautifully라고 표현하고 있다. 아름답게 물고기를 오게 했다는 것은 자연의 이치를 해치지 않으면서 일을 처리했다는 것. 물고기의 생리를 무시하지 않고 존중하면서 물고기를 낚는 과정을 따른 것.
(87:20) Consider them said, he thought. I'll say them later.
87:17-20. I'll say a hundred Our Fathers and a hundred Hail Marys. But I cannot say them now. Consider them said, he thought. I'll say them later. 지금(now)이야말로 물고기를 잡게 해달라든지 몸이 제대로 유지되게 해달라든지 하는 기도를 할 수 있는데, 지금은 그 기도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 않겠다[will not]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없다(cannot)는 것은 노인 자신만의 믿음 혹은 신앙관을 보여준다. 나중에(later) 하겠다고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끝까지 기도하는 모습을 볼 수 없다. 노인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신에게 구하고 신은 그것을 들어주는 미신적인 신앙의 태도를 거부한다. 신의 개입 없이 물고기로 상징된 자기 자신과 만나겠다는 태도인 것이다.
Just then he felt a sudden banging and jerking on the line he held with his two hands. It was sharp and hard-feeling and heavy.
He is hitting the wire leader with his spear, he thought. That was bound to come. He had to do that. It may make him jump though and I would rather he stayed circling now. The jumps were necessary for him to take air. But after that each one can widen the opening of the hook wound and he can throw the hook.
- spear : 물고기의 주둥이를 가리킨다.
"Don't jump, fish," he said. "Don't jump."
The fish hit the wire several times more and each time he shook his head the old man gave up a little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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