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12.12
- 제자의 글
오늘 방학중 특적 신청서를 부모님의 동의도 없이 내고 왔습니다.다른 친구들도요..
방학중 특적이 좋은 의도로 하는것이지만 오히려 괜히 시간만 잡아먹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방학내내 가는것이 아니라 겨우2주만가서 수업을듣게 된다면 수학이나 과탐,사탐에 대해서는 한 단원이나마 끝나는것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침에 0교시 특적을 해봐서 알듯이 국어나 영어는 특별한것 없이 그냥 문제집만 선생님과 같이 풀다가 가는것입니다.
먼저번 학생의 질문한것에 답변한 것을 보았습니다.
대다수의 긴장감이 덜 생긴 학생들을 방학중에 지도하기 위해서 하신다고 하셨는데
학교다닐때의 2주는 효율적일수 있겠지만 그 2주가 끝난후에 그 긴장감 덜생긴 학생들의 남는 아침시간은 어떨지요.
벌써 학원등록도 전부 끝나가고 있습니다.
지금 등록해 놓은 학원들은 거의 1월달 부터 시작을 하게 되는데.
오전에 학원을 다니려면 지금부터 아침반에 등록을 해서 1월달 부터 다녀야 하는데
그 방학중 특적 때문에 오후로 다 미뤄야합니다.
몇몇의 학생들은 2주후 남는 아침시간을 잘 활용하겠지만
나머지 학생들은 공부할 의욕이 생기기전까지는 계속 늦잠을 자거나 일어나서 할일없이 시간을 허비할것 같습니다.
그리고 방학중에 나오게 되더라도 모든 학생들이 5시간동안 공부에만 전념할수 있을까요?
저는 방학중 특적이 비효율적인것 같아서 다른 친구들에게도 물어봤습니다.
어떤 친구들은 방학중 특적이 효율적이라고 했지만, 꽤 많은 친구들이
'돈만 내고 나오지 않을꺼야'라는 대답을 했습니다.부모님들도 동의하셨다고 합니다.
특적비가 작은돈이 아니라는것으로 알고있습니다.
교감선생님께서는 이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방학중 특적이 하고싶은 학생들에 한해서만 했으면 합니다.
방학중 특적이 꼭 필요한 학생들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방학중 특적이 불필요한 학생들도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p.s - _- 제발 한번만더...... 생각해 주세요..... +ㅁ+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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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답장
너의 구체적이고 자세한 의견 잘 들었다.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은 사물을 바라보는 사람의 눈에 달려 있으니까 그 사람의 시각을 탓할 수는 없고,
그렇다고 다른 사람의 시각이 나와 다르다고 탓할 수도 없고.
그래서 시각이 다른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의견은 있을 수 없고.
3학년을 오래 가르쳐 본 선생님들의 경험에서 보면 2학년 겨울방학 때 특적을 한 학교와 안 한 학교와의 성적 격차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데,
물론 특적을 한 학생은 실력이나 생활 태도나 모든 면에서 특적을 안 한 학생과 차이가 분명히 난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지.
다른 학생의 글에 대한 나의 답변을 읽어서 알겠지만 이번 특적은 학교의 결정이나 지시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너희와 교실에서 만나고 있는 담임선생님들이 모여 많은 의견을 나눈 끝에 결정한 것이라는 점을 다시 강조하고 싶다.
물론 지난 여름방학 때 2학년 특적을 하지 않은 것도 담임회의에서 결정한 것이었고.
너희들의 희망을 조사한 후, 가르칠 과목이라든지 시간 배당 그리고 반 편성, 특적 기간 등등 모든 것을 결정하기 위해 담임회의가 여러 차례 열린 것을 지켜 본 나는 이번 특적이 그래도 여러 학생들을 위한 최대공약수라는 점을 분명히 말하고 싶구나.
담임선생님께 이번 특적에 대한 너의 의견을 한 번 말씀 드려 보면 네가 납득할 수 있는 답변을 들을 수 있다고 믿는다.
제자들을 사랑하는 2학년 담임선생님들의 정성을 나는 믿는다.
또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