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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수필부산문학회 원문보기 글쓴이: 산하
6.26 전쟁 사진-고지 쟁탈전 진짜 사나이
姜 中 九 “유학중에 모친상을 당했는데도 귀국하지 않은 것은 돈이 없어서였고, 군대에 가지 않은 것은 유학을 마치고 돌아오니 입대 연령이 넘어서였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 씨부리고 있네.” “병신 같은 것들, ‘장관급 이상의 공직자와 국회의원은 병역을 마치지 않은 사람은 할 수 없다’라는 법조문 하나만 만들어 놓으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인데. “ “그런 법을 만들면 자기 자식들이 걸리는데 누가 만들겠나?” 지하철 경로석에 앉아있은 노인들이 총리 지명자의 청문회를 두고 하는 말이다. 보아하니 전우들 모임이라도 하고 가는가, 술이 거나하게 취한 노인들의 우국충정이 대단하다. 고위직 공무원을 임명할 때에는 국회청문회를 거쳐서 동의를 얻도록 되어있다. 그런데 청문회를 열기만 하면 위장전입으로, 부동산 취득과 논문 표절에다 병역문제는 단골메뉴로 등장하고 있으니, 한심스런 생각이 들었던 모양이다. 더구나 병역은 국민의 4대 의무가 아닌가. 6.25 전쟁 때 시작된 병역비리는 돈과 권력을 가진 자들이 자식을 편법으로 입대시키지 않은데서 비롯되었다. 그리하여 지금은 병력 바꿔치기뿐만 아니라 멀쩡한 몸을 망가트려가면서 병역을 면제받고 있으니, 한심스러운 일이 아닌가. 보도에 의하면 최근 5년간 편법으로 병역을 기피하다가 적발된 사람은 530명인데 그 중 운동선수가 200명이고, 유학생이 111명, 연예인 15명, 의사 4명, 고위 공직자 자녀가 2명이란다. 그런데 그들 중 62.6%인 332명이 사회 지도층과 유명 인사들이라니, 이게 도대체 말이나 되는가.
서양에는 가진 자의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유럽사회 상류층의 의식과 행동을 지탱해 온 정신적 지주로 사회에서 상류층(귀족)으로 대접받기 위해서는 명예(노블리스)를 위해 의무(오블리제)를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럽 상류층들이 지켜야 하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전쟁이 나면 조국을 위해서 먼저 전선으로 달려가 싸워야한다. 영국 상류층 학교인 이튼 칼리지(Eton college)는 제1,2차 세계대전 때 많은 졸업생들이 참전하여 싸우다가 2,000여명이나 전사했고, 처칠 수상의 모교인 해로우 스쿨(Harrow school)도 1,000여명의 전사자 명단이 전쟁기념관 벽면에 새겨져 있었으니, 그래서 대중들은 상류층을 믿고 따라서 바람직한 사회가 이룩된 것이다. ‘전쟁이 나면 10시간 안에 국가원수, 장.차관, 입법부 의원 등 지도층 자제로서 만16세 이상인 자를 우선 소집한다.’라고 규정한 덴마크 전시동원법은 프리츠 홀름 대장이 제안한 것으로 상류층의 의무를 가장 잘 함축하고 있다. 이처럼 일찍부터 민주주의가 발달한 서양에서는 상류층 인사들이 국법을 준수하고 솔선수범함으로서 국가와 사회를 이끌어 가고 있는 데도 뒤늦게 발전하는 우리나라는 오히려 상류층이 국법을 더 많이 어기니 문제다. 하기야 몇 백 년 동안 이룩한 서양의 민주사회를 몇 십 년 만에 따라잡으려니 무리가 따르지 않겠느냐만 그래도 우리사회가 바로서려면 기진 사람, 배운 사람들이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 아닌가.
언젠가 TV에서 해병대 특집방송을 본 적이 있다. 해병대 지원율은 4:1이고 입대를 위해서는 재수, 삼수는 기본이며 7번 지원해서 입대한 사병이 있는가 하면 10번을 도전해서 입대한 병사도 있었는데, 그는 진짜 사나이 대한민국의 해병으로 병역의무를 마치고 싶어 산업기능요원 특례를 뿌리치고 입대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해병대는 ‘누구나 해병이 될 수 있다면 나는 해병대를 지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 어느 병사의 말처럼 원한다고 입대할 수 있는 부대가 아니다. 그런데도 젊은이들이 끊임없이 모여드는 것은 애국심과 함께 자신의 심신을 더 강하게 단련하기 위해서이리라. 그리고 외국 영주권을 포기하면서 국군에 자원입대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군수사령부 김현도 일병이 그 좋은 예로 그는 중학교 졸업하고 캐나다로 이주하여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다. 그는 영주권을 얻어 외국에서 편하게 살 수 있지만 한국 남자라면 군대에 갔다 와야 한다는 생각에서 지원을 했다고 한다. 또 각종 질병으로 병역 면제를 받은 청년들이 현역병으로 입대하겠다면서 재신검을 신청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최근 5년에 재신검을 신청한 사람은 6,396명이었고 이들 중 현역병 입대한 사람은 3,224명이었다. 이들의 95.8%인 3,089명은 스스로 비용을 들여서 질병을 치료한 뒤 입영을 신청했다니 바람직한 청년들이 아닌가. 우리나라는 몇 십 년 동안 온 국민이 노력하여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으로 발전시켜 놓았다. 그러나 정신문화가 이를 따르지 못해 멀쩡한 어깨를 탈구시키거나 무릎의 연골까지 빼버리면서 병역을 면제받고 남의 진료기록을 바꿔치기해서 군대를 기피하는 쓰레기 같은 상류층들이 아직도 많다. 하지만 서민들이 훈련이 고된 해병대에 서로 입대하려고 줄을 서고, 외국 영주권을 포기하면서 자원입대하는 청년들이 늘어나는가 하면, 질병으로 병역 면제를 받고서도 현역으로 입대하겠다면서 재신검을 신청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는 한 조국의 앞날은 밝다. 백골부대 소속으로 철의 삼각지에서 혁혁한 무공을 세웠노라고 열변을 토하던 노인들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사나이로 태어나서 할 일도 많다만 너와 나는 나라 지키는 영광에 살았다 전투와 전투 속에 맺어진 전우야 산봉우리에 해 뜨고 해가 질 적에 부모형제 우릴 믿고 단잠을 이룬다.‘
고향에서 농사를 짓다가 6.25 전쟁이 일어나자 전선으로 달려가 MI총을 들고 적군과 싸워서 조국을 지켰다는 저 노인들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진짜 사나이들이 아닌가.
내가 전선을 지키던 때의 사진
3사단 23연대 인사과원 일동-30명이 넘었는데?
23연대 인사과원 전우들-왼쪽이 연대부관 정수화 대위, 오른쪽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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