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글>
산불로 속이 타들어 가는 보이지 않는 상처와 아픔으로 힘들어했을 산,
검게 그을리고 꺾여 쓰러진 나무는 그날의 고통과 참혹함을 말해주는 듯 말없이 눈물을 뚝, 뚝 흘리는 듯,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불탄 나무는 베어내지 않고, 그대로 놔둔 채 자신의 힘으로 치유받고 회복되도록 자연스럽게 놔둔 환경 속에서 새싹을 틔운 이름 모를 나무와 식물들이 어른키 만큼 자랐고,
나뭇가지 사이사이 둥지를 틀고 지저귀고, 마음껏 뛰놀던 동물도 먹이와 보금자리 찾아 머지않아 다시 돌아올 듯..
토양과 뿌리만 살아있으면 언제든지 숲은 스스로 일어선다는 것,
모든 것을 빼앗아 갔지만 땅속 깊이 어딘가에서 움츠린 생명들은 기어이 새 움이 트고 꽃을 피운다는 것,
덩그러니 몸통만 남겨진 검게 그을린 나무에도 이제 새 가지가 나와 잎이 무성하고 큰 키로 자란다는 것,
끝까지, 우리라도
지켜줘야 하고,
아껴줘야 하고,
사랑해 줘야 한다는 것..
슬픔에, 안타까움에 무거운 구름이 눈물이라도 쏟을 듯 산을 감싸더니,
이내,
따사로운 햇살과 간질간질한 산들바람이 서로 경쟁하듯 봄을 노래하고,
평탄한 길이 이어지기도 하고, 얼마 후엔 살짝 가팔라지기도 하고,
지난주 내린 눈과 비로 더 푸르른 모습을 보니 마음도 마구 펄럭이고,
푸른 하늘 아래 나무들이 나부끼는 모습은 너무 아름다울 뿐..
물이 없이 잡풀만 무성했던 넓은 호수에,
호수를 가로지르며 뛰어놀던 때가 엊그제인 것 같은데,
어느새 잔잔하고 평화로운 듯 숨이 막힐 듯이 푸르른 물이 넘쳐나고,
하얀 눈이 살포시 내려 쌓인 Gorgonio며, 조용하고 평온한 호수며, 아름답고 싱그러운 초록빛 나무며,
모든 것이 어우러져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듯 밝은 표정과 풍경에 모두의 마음이 깊이 물들여가던 시간인 듯 깊은 한숨만 나올 뿐..
이젠,
저 나무들이, 저 작디작은 꽃들이,
우리에게 봄이 왔으니,
이 봄이 가기 전에 힘내라고, 잘살아보라고 응원하듯이 우뚝 서서 환하게 웃어 주는 듯,
어떻게든 우린 쉼 없이 하루하루 쑥쑥 자라 달라진 모습으로 반겨줄 것이라고..
흥도 있고,
행복도 있고,
낭만도 있고,
여유도 있고,
더해 분위기도 좋고, 맛도 있는 식사를 즐기시는 분들의 모습을 먼발치에서 바라보니,
오늘 산행지를 추천한 못난 놈의 어깨가 들썩들썩, 흔들흔들, 덩실덩실..
어떻게 살아갈까
늘 힘들고 지쳐있던,
늘 기가 죽어있던 놈에게 유일하게 세상에서 반겨주고 힘이 되어 주었던 산,
언제나 삶의 중심은 산이었고,
묵묵히 산과 함께 30여 년 이상을 걸어왔듯이,
그 속에서
산을 좋아하는 멋진 분들과
더 이상 세상의 소리에 연연하지 말고,
나만이라도 눈물 젖은 배려와 감동을 찾아 나설 것이라 더 약속한 날..
오늘은,
푸르름에 둘러싸인 하루가 멋지게 흘러간 날,
먼 길 힘들게 오셔서 함께 해주신 마음 가득한 분들에게 긴팔 뻗어 주고 싶은 날..
하산 중에는
힘들게 오르는 분들에게 환한 미소를 띠며 양보와 배려와 사랑을 실천해 주신 회원님들의 아름답고 넉넉한 마음에 얼마나 감동과 감격이 울컥울컥 밀려오는지..
나이 들어 점점 눈물만 많아지는 요즘,
멋진 분들의 모습 하나하나가 너무 사랑스럽고, 뿌듯하여 한때 이 노래를 들으며 많이도 울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오늘도 한번 눈물 한번 흘려보렵니다.
이은하님의 “아직도 그대는 내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