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노간빠이
강구막회에 사께(일본 청주)를 공급해 주는 사람이 강구막회에 와 보고는 네 번 놀랐습니다. 첫 번째로 놀란 이유는 장사가 될 것 같지도 않은 애매한 골목(가산동 모텔골목)에 있는 초라한 막회집인 강구막회에서 비싼(?) 사께를 팔겠다고 하니 놀랄 수밖에요. 두 번째로 놀란 이유는 막상 사께를 들여 놓더니만 생각 보다 훨씬 잘 팔더라는 겁니다. 테이블이 8개뿐인 강구막회에서 사께를 판매한지 불과 한 달만에 '조센 다루사께(1,800ml)'를 30병(6병들이 5박스)이나 거뜬히 팔아 치우고는 다시 2박스를 주문했으니 놀랄만도 했을 겁니다. 세 번째로 놀란 이유는 강구막회에서 책정한 조센 다루사께의 판매가격 때문입니다. 다른 집(일식집이나 이자까야)에서 한 병에 7~8만원에 팔고 있는 것을 강구막회에서는 4만5천원에 팔고 있으니 영업사원의 입장에서는 기가 막힐만도 했을 겁니다. 그러니 강구막회의 메뉴판을 보고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겠지요. 네 번째로 놀란 이유는 갑판장이 한 술 더 떠서 한 병(720ml)에 15만원(강구막회 판매 예정 가격)짜리 니이가다현의 명주 '고시노간빠이'를 팔겠다고 주문을 하니 말입니다. 입장을 바꿔서 갑판장이 영업사원이라도 기가 막혔을 겁니다.
현재 강구막회에서 판매 중인 월계관의 '조센 다루사께(4만5천원/1,800ml)'는 갑판장이 강구막회를 찾아주시는 손님께 감사의 뜻으로 시중가격 보다 훨씬 저렴하게 제공해 드리는 선물(?)의 성격이 짙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갑판장이 손해를 감수하면서 까지 판매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비록 박리(?)지만 조센 다루사께를 판매하면 강구막회에도 분명히 이익이 발생합니다. 다만 다른 집에 비해 병 당 2만5천원~3만5천원 가량 적게 판매가격을 책정하여 손님들께 기쁨을 드리고자 하는 갑판장의 마음이 담겨 있다는 뜻 입니다. 그 정도의 차액이면 강구막회에서 기분 좋게 다루사께 한 병을 드신 후에 택시를 타고 귀가를 하셔도 다른 집에서 드시는 것 보다 저렴할 겁니다.
하지만 니이가다현의 이시모토주조에서 만든 '고시노간빠이'는 사정이 다릅니다. 이 술은 자칭타칭 주당으로 소문이 난 갑판장이 마셔 본 사께 중에서 마음 속 깊이 갈무리해 둔 몇 병 안되는 사께 중 하나입니다. 앞서의 조센 다루사께가 아무나 아무 때나 부담없이 편하게 마실 수 있는 대중적인 성격이 강한 사께라면 고시노간빠이는 아주 특별한 사께입니다. 고시노간빠이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를 하자면 '고시노간빠이를 만드는 양조장이 있는 지역은 도쿄의 북서쪽 350k떨어진 곳에 위치한 니이가타현입니다. 니이가타는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인 ‘설국’의 무대가 될 만큼 눈이 많기로도 유명한 지역이다 보니 물이 맑고, 기후 또한 좋아서 니이카타에서 생산하는 ‘코시히카리(越光)’라는 쌀은 일본에서도 최고의 쌀로 인정을 받습니다. 좋은 청주를 만드는데 있어 필수 요소인 기후와 맑은 물과 좋은 쌀이 있으니 니이가타의 양조장에서 만드는 청주가 맛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이상은 '모닝칼럼'에서 발췌한 내용을 갑판장이 재구성을 한 것입니다. 갑판장이 직접 마셔 본 고시노간빠이에 대한 인상은 아래와 같습니다.
‘촐랑촐랑 콜콜~’ 술잔에 술이 따라지는 소리도 경쾌하다. 빛깔은 보통의 니혼슈 빛깔인 연한 등황색이다. 특이할 만한 냄새는 없다. ‘쪼옥~스읍~습~습습~부글부글~ 뽀골뽀골~뽁뽁~꼴깍’ 갑판장의 시음행태는 상당히 요란스럽다. 혀와 입안 구석구석, 목구녕은 물론이고 폐포 깊숙히 까지 고시노간빠이의 기운을 샅샅히 불어 넣자니 이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첫맛은 약간 쓰큼한데 그 뒤로 곧장 아련한 향내가 밀려오네. 입안에서의 감촉도 좋고...뒷맛은 무척 부드러워. 그리고 그 여운이 상당히 오래가네. 마치 좋은 종의 소리를 듣는듯한 기분이 들어.”
갑판장이 고시노간빠이를 딱 한 잔 마셔보고 내벧은 소감이다. 다시 한 잔을 가득 따라 마셨다. 이번엔 입안에서 굴리지 않고 단숨에 목넘김을 시도했다.
“청량하지만 제일 처음에 마셨던 이찌시마긴죠 처럼 단순하지는 않아. 그렇다고 두 번째로 마셔준 마노츠루다이긴죠처럼 복잡한 맛도 아니고...아주 상쾌한 맛이 감도는 술이네. 좋다.”
요즘 갑판장이 관심을 갖고 있는 청주, 와인, 차는 각각 다른 듯 하지만 실상은 서로 상당히 닮았다는 의견이다. 어느 것이던 좋은 것을 마셔줄 때 갑판장은 물도 아니고 기름도 아닌 결이 고운 실크같이 매끈한 기운의 액체를 입안 가득 받아 들이는 느낌을 받는다. 목넘김을 하고 난 후에도 한 동안 그 매끈한 기운은 지속된다. 그 느낌이 참 좋다.
니이가다현의 명주인 고시노간빠이는 갑판장이 소신을 갖고 권해 드리는 본격적인 사께입니다.
상품명 : 고시노간빠이
판매가격/용량 : 15만원/720ml
판매 예정일 : 2008년 2월 1일(금) 부터
<갑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