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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모은 열 한 편의 글들은 포덕 144(2003)년부터 145(2004)년까지 2년 동안 천도교와 관련된 게시판에 올려진 것들 중 지난 과거를 한 번 정리하고 나가는데 있어 자료로써 좋은 글이라 판단되어 모은 것입니다. 이 글들을 쓰신 분들은 대 부분 교단과 직, 간접으로 교단의 직위를 가졌었거나 현재도 가지고 있거나 또는 교단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던 분들이므로, 천도교의 현실적 상황에 매우 깊은 이해가 있어 사실적 정황(情況)을 바탕으로 한 반성이고 제안이라 생각되어 매우 의미가 있는 글이라 사료됩니다. 이 글들에 대한 모든 판단은 방문자와 특히 독실한 천도교 교인들께서 갖추신 천도(天道)에 대한 해박(該博)한 지식과 만사(萬事)에 대하여 폭 넓게 이해하는 예리(銳利)한 지성(知性)에 맡기겠습니다.
정리자- 김 용 천.
지금, 양심선언이 필요하다
박 길수-한이의 동학이야기-한이 (2003-01-12)
교단의 도덕성, 정체성 와해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교단의 최고 책임자라는 사람이 수도의 전당이 수도원을 찾아가 수도원생에게 특강을 하는 자리에서
"수련은 미친 짓이다"라고 말하지를 않나(이건 도대체가 '기본'이 안 돼 있다. 정신병자 아닌가? 하긴, 이런 행태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지난번 하계 수련회 때 용담정에서도 똑 같은 내용의 발언을 하여 참석한 여성회원들을 '돌아버리게' 만들었고, 사석에서는 수없이 되풀이한 말이기는 하다. 정말, 대단한 광인이다.)
신인간사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신임 이사 자격을 부여하기 위해 급히 '주주만들기'를 획책하지 않나(하긴 이것 또한 2년 전에도 똑 같이 있었던 일이긴 하지만, 뭐 이건, 5년 동안 교인의 의무를 다 해야 도호 신청을 할 수 있는 자격이 되는 규정을 맞추기 위해 입교 2년된 교인의 성미를 3년 소급해서 납부한 걸로 하고 도호를 신청하는 걸, 중앙 총부의 도호 신청 접수 담당 교역자들이 스스로 자행하고 있으니 뭐, 그에 비하면 사실 별 큰 일도 아니다. 히히, 이건 정말 별일도 아니다, 사실 그들은 이런 일에는 선수가 아닌가 말이다. 3년마다 한번씩 있는 연원수보 기간 동안, 지난 수십년 동안 그래 왔던 것처럼 이리 저리 끼워 맞춰서 도정도 되고 도훈도 되고 교구장도 되고--자격 유지 조건 맞추기--하기를 반복해 온 그들이 아닌가. 이런 판국이니 어느 누구 하나 나서서 그걸 문제라고 지적하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다. 내가 알기로는 주총 한달 전부터는 주주명부 열람 같은 것도 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그런 상법 따위가 설령 있다고 한들 그게 뭐 그리 대수랴. 하다 막히면, 교단의 일인데....라고 둘러댈 것을...)
중앙 총부는 무엇을 하는 기관인가? 그것은 전국의 교구 혹은 수도원 혹은 부문단체를 지도하여 교인들의 교화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그러나 지금의 중앙 총부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그것의 알맹에는 모두 인내천 사상 강좌에 홀랑 빼 줘 버리고 껍데기만 남아 있다. 인내천 사상 강좌를 하지 않는 동안의 중앙 총부 교역자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물어 보라. 모두 학교에 가 있거나, 외부 출강을 하고 있거나, 외부 행사에 참여하고 있거나, 자기 공부에 여념이 없기 마련이다... 지금 중앙 총부는 전국 천도교 기관(교구) 및 교인들의 지도기관인가? 아니다. 인내천 사상 선양회 운영 보조팀+사설 장학기관(월급 주면서 자기하고 싶은 일 할 수 있게 해 주는)로 전락하고 있다.
지금 인내천 정신 선양회 회장의 생각과는 달리 대다수 중앙 총부 교역자들은 '회장'에 대해서 욕바가지를 쏟아내고 있다. 뒷구멍으로. 그들은 그렇게 함으로써 자기의 영혼은 깨끗하다고 자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택도 없는 생각이다. 이 정말로 참회하고 용서받을 수 있는 길은 딱 하나 남아 있다.
양심선언이다.
일반적으로 구조화되고 제도화된 조직 내부의 비리와 파렴치한 행위에 대해서 외부에서 그 실상을 제대로 알 수 있는 길은 별로 많지 않다. 단지 단편적으로 흘러나오는 사안들, 혹은 곪다 곪다 못해 터지는 빙산 꼭대기 같은 비리 부위만을 보고도 교인들은 가슴을 치며 분개하고 욕을 쏟아 내지만, 그뿐, 그것을 변화의 동력으로 승화시키고 동조자를 설득시킬 수 있는 체계적인 정보로 구체화하기는 어렵다. 조직 내부의 사정은 그보다는 훨씬 더 복잡하며, 설령 지극히 단순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외부에 있는 사람들에게 피부로 느껴지는 강도가 훨씬 더 덜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비리 척결과 정정당당한 사회를 만들려는 관점에서 보면 소위 '내부 고발자' 즉, 조직 내부에서 '양심선언'을 하는 사람들이 절대로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은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우리 사회처럼 '패거리 문화'가 만연해 있어서, 아무리 내부에서 '비리'가 있었다 할지라도 그것을 외부에서 '떠벌리는 일'은 '배신 행위'로 낙인찍히기 십상이다. 더구나 그것이 '종교 조직'인 경우, 엉둥하게도 그것을 '배신背神'으로까지 비화시키는 것은 비리 당사자--대개 기득권자--뿐만 아니라, 일반 교인들의 심리상태조차도 마찬가지다. 특히 오랫동안 교단의 '다툼'이 끊이질 않고 있는 천도교에서 그러한 '양심선언'을 생각한다는 것은 정말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지금으로서는 사실 천도교 내부 일에 대한 '양심선언'에 대해 귀를 기울일 만한 사람이 있는지조차 의문이긴 하다) 또 일반적인 경우이기는 하지만, 대개 '양심선언'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정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오랫동안 그 행위에 동조 내지 동참하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용단을 내리지 않고는 내부의 문제를 공론화(양심선언)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는 '양심선언'은 기대할 수밖에 없다. 그것만이, 희생을 최소화하면서 교단의 중흥에 대한 기대를 다시 불피워 볼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는 더 많은 희생(다치는 사람, 떠나는 사람, 심지어 잡혀가는 사람까지)을 바치고서야 비로소, 그간의 잘못들에 대해 속속들이 알게 될 것이다. 그때 우리가 서 있는 것이 천도교의 무덤 앞일지, 가라앉은 천도교호와 함께 바다 속일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이제 더 이상 '천도교 중앙 총부'가 '한 광인의 손아귀에 놓여 있어서는 안 된다. 이제 더 이상 '천도교 중앙 총부'가 무주공산인 상태에서, 내 밥그릇 챙기는 사람들의 잔치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제 더 이상 '천도교 중앙 총부'가 입으로는 '바른 것'을 내세우면서 뒤로는 자기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들의 사회진출을 위한 발판으로 여겨져서는 안 된다. '양심선언'이 필요하다.
천도교의 긴급조치 9호 시대.-1.
박 길수.-한이의 동학이야기-한이 (2003-02-05)
1.
어느 날인가부터 천도교를 믿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일이 힘이 듭니다. 입을 떼는 일이 힘들기 그지없습니다. 점점 천도교에 관한 말수가 줄어들 수 밖에요...... 사실, 말할 거리가 별로 없습니다. 말해서 무슨 소용이냐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이기도 하구요. 오늘, 누군가의 얘기를 듣고 천도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엘 다녀왔습니다. 실명제 게시판으로 바뀌어 있더군요. 참으로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이었습니다. 물론 그동안 천도교 홈페이지에 오랫동안 들르지 않았기 때문에 게시판의 상황이 얼마나 '난잡했는지'는 정확하게 알지 못합니다. 다만, 게시판이 오히려 사람들을 멀리하게 한다는 생각은 저도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나, 그러나 이건 아닙니다. 마치,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리겠다고 나서는 듯하여, 차라리 제가 눈을 감고 싶었습니다. 독수리의 부리를 피해 모래에 머리를 파묻는 꿩처럼 말입니다. 살이 떨리는 걸 참을 수 없습니다. (더구나 한심하게도, 실명제를 위한 로그인 페이지는 'netian'에서 제공하는 로그인 페이지에 '천도교'라는 이름만 갖다 붙여 놓은 것이었습니다. 말하자면 '천도교'를 '네티앙' 커뮤니키 안에다 종속시켜 버리는 꼴이었습니다. 도대체 무엇을 무엇으로부터 무엇으로 지키겠다는 건지, 이런 발상을 내놓은 '자'들의 '두뇌' 구조가 궁금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리고 저녁 무렵 다시 자유게시판을 들렀을 때, 지난 게시판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고 뜬 금 없이 지난 게시판을 보고 싶은 분들은 연락을 하면 그 내용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다음과 같은 안내 글을 올려놓았습니다.
"이전 게시판입니다. 이전 게시판을 꼭 보시고자 하는 분은 다음 메일 주소로 연락하시면 확인하여 보실 수 있게 조치해 드립니다. 보내실 때 아이디와 이름을 꼭 적어서 보내주십시오. webmaster@chondogyo.or.kr" '이전 게시판'에는 수많은 교인들이 천도교 홈페이지 개통을 축하하는 메시지에서부터 중앙 총부의 실정에 대한 비판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살아 있는 이 시대 천도교의 역사라고 할 수 있는 내용들이 올려져 있습니다. '중앙 총부'는 그 모든 것들이 중앙 총부의 '소유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모든 네티즌'과 '모든 교인'들의 공유물이지 '총부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어서, 앞으로의 게시판 운영 방향에 대한 다음과 같은 글이 올려져 있었습니다.
"그동안 종교기관의 홈페이지로서 여러 가지 위상을 고려하라는 여러 교인들과 교역자들의 고견을 수렴하여 열린 마당을 회원가입제로 변경합니다. 가입안내에 따라 가입자의 실명 등 필요한 사항을 기입하시고 로그인하면 종전과 같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회원들이 최소한의 규범을 지키지 않으실 경우엔 약관에 의해 이용의 제재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실례; 1) 교회의 위상을 실추시킬 수 있는 용어나 분열의 단초가 될 어휘 사용. 2) 특히 대외비에 해당되는 교회의 공식문서나 예 결산 회의자료 등을 인용 공개 유포하는 행위는 감사대상이 될 수 있음으로 유의 바랍니다. 3) 교회운영상의 제반 비판에 관한 문건은 반드시 총부의 이메일 통신으로 보내주시면 결재 계통에 따라서 공람하여 처리하겠습니다."
'
교회의 위상을 실추시킬 수 있는 용어나 분열의 단초가 될 어휘'는 좋게 생각해서 '신구 문제'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그 또한 이얼령 비얼령에 지나지 않습니다. 도대체 '분열'의 기준을 무엇으로 삼는지, '교회의 위상'이라고 할 때, '교회'의 대상과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너무도 황망한 내용입니다. 명백한 것은 '김철 교령'이 그동안 '교령 = 총부 = 교회'라는 등식을 즐겨 사용해 온 바, 이 문구 하나만으로도 교령에 대한 어떠한 비판도 '천도교 자유게시판'에서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말로밖에 읽혀지지 않습니다. 마치 긴급조치 9호처럼 박정희의 정책에 관한 어떠한 비판적 논의도 모두 반 국가사범(반 천도교 사범?)으로 처리하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참고로, 긴급조치 9호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다음 각 호의 행위를 금한다.
가. 유언비어를 날조, 유포하거나 사실을 왜곡하여 전파하는 행위.
나. 집회 시위 또는 신문 방송 통신등 공공 전파수단이나 문서 도서 음반등 표현물에 의하여 대한민국 헌법을 부정 반대 왜곡 또는 비방하거나 그 개정 또는 폐지를 주장 청원 선동 또는 선전하는 행위.
다. 학교 당국의 지도 감독하에 행하는 수업 연구 또는 학교장의 사전 허가를 받았거나 기타 의례적 비정치적 활동을 제외한 학생의 집회 시위 또는 정치 관여 행위.
라. 이 조치를 공연히 비방하는 행위.
2. 제1에 위반한 내용을 방송 보도 기타의 방법으로 공연히 전파하거나 그 내용의 표현물을 제작 배포 판매소지 또는 전시하는 행위를 금한다."
'유언비어'는 어떤 경우에도 없어야겠지만, 사실 '유언비어' '카더라 통신'은 '언론'의 자유가 유폐된 그 자리에서 싹트는 것이며, 더구나 유신정권이 '유언비어'라고 말하는 것은 정권의 '치부'에 대한 사실 그 자체였음을 우리는 수많은 증언을 통해 알고 있습니다. 헌법의 개정에 관한 어떠한 논의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조치는 소위 '4. 13조치'에서도 재연되었지만 그 역시 실패로 끝났을 뿐임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우리를 참으로 황당하게 했던 것은 그 다음에 이어지는 '2.이 조치를 공연히 비방하는 행위'라는 구절이었지요. '공연히' 남을 '비방'하는 행위는 '비방' 받아 마땅하지만, 도대체 어디까지가 '공연히' 비방하는 행위라고 하는 건지, 그 시대의 기록과 증언들을 보면 그 내용은 너무도 명백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말도 안 되는 조치가, 그로부터 30년 가까운 세월을 지난 시점에, 수많은 피와 함성으로 민주정부, 문민정부, 국민의정부를 차례로 일궈온 이 땅의 사람들에게 버젓이 가해지고 있는 이 현실이, 참으로 꿈으로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교회 운영상의 제반 비판에 관한 문건은 반드시 총부의 이메일 통신으로 보내 주시면 결재 계통에 따라서 공람하여 처리"하겠다는 세 번 째 글에서, '교회 운영'이라는 말은 아마도 '총부 운영'이라는 말일 것이며 이는 교회 = 총부로 보고 있다는 단초를 그대로 드러낸다고 할 것입니다. 아무튼 교회 비판에 관한 문건은 공개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여기에서 여실히 엿볼 수 있거니와, 지난 3천년의 인류 역사 속에서 자신에 대한 비판을 받아들이지 않는, 억압하는 정권 치고 그 말로가 깨끗했던 적을 저는 보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총부'에 대한 비판을 단지 '총부'에 대한 비판이라고만 생각합니다. '총부'를 비판하고 혹은 현재의 교회 모습에 안타까움을 토로하거나 나아가 불만을 얘기하는 사람들은 총부의 특정인을 지칭하거나 어떤 '특정 세력'에 대해 반대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좀더 많은 교인들과 어떠한 주제에 대하여 생각을 나누고자 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그 비판은 단지 비판의 직접적인 대상자뿐만 아니라 그러한 비판을 하고 있는 자기 자신을 비롯한 전체 천도교인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총부에 대한 비판'은 총부에 이메일로 보내라는 것은 홈페이지가 아니라 편지도로 얼마든지 가능한 것입니다. 3차원에서 4차원 5차원으로 성장 진화하고 있는 인터넷을 이차원(일방향)으로 격화시키려고 하는 이러한 조치는 그야말로, 온나라 네티즌과 더불어 조소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교회의 위상을 실추시키는 자는 누구인가를 생각해 보면, 대명천지에 '교회'의 이름을 빌어 이렇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정책을 입안한' 소인배들이야말로 그들입니다. 그들이야말로 천도교를 도저히 헤어날 수 없는 나락으로 밀어 넣는 자들입니다. 혹여 그가 '천도교인들로부터' '중앙 총부'를 지켜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혹은 '중앙 총부'를 비판하지 않는 사람들로만 인터넷 홈페이지를 꾸리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혹은 '빈대' 하나를 잡기 위해서라면 '초가삼간'을 다 태워도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사람이 만에 하나라도 중앙 총부의 요직에 자리잡고 있다면, 그야말로 천도교의 몰락을 재촉하는 주범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조치를 단행한 사람이 혹시라도, 이렇게 하면 게시판이 '정화(?)'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 그는 분명히 그렇게 판단할 만한 나름대로의 데이터를 갖고 있을 것입니다. 저는 그 데이터에 충분히 가까이 접근할 수 있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가 그 '데이터'를 근거로 내린 결론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는 "천도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리거나, 와서 보는 사람들은 이렇게 해도 대부분 다 이해하고 넘어 갈 거야. 혹은 이해하지 못하면 어때, 또는, 약간의 반발이 있으면 어때, 그 사람들은 버리고 가는 거지 뭐. 우리들끼리, 좋게 놀자구....."
여기서 읽을 수 있는 것은, "세상이 어떤 길로 가는 '천도교 중앙 총부'는 '천도교 중앙 총부'의 길을 간다."는 무대뽀 정신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이러한 유형의 조직을 일러 '폐쇄적'이라고도 하고 이러한 유형의 사람이 있다면 그는 '자폐증 환자'로 취급받아 정신병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물론, 천도교가 반드시 세상의 흐름에 동참하거나 같은 방향을 바라보아야 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것이 아무리 거대한 흐름이라고 할지라도 옳은 길이 아니며 바른 길이 아니며 마땅한 길이 아닐 때 천도교의 선열들은 이를 단호히 거부했으며 그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일조차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조치는 세상의 잘못된 흐름에 맞불을 놓는 것이 아니라 세상으로부터 단절을 선언하는 것이며 세상의 흐름에 대해 눈을 감는 것이며, 바깥 공기를 차단하기 위해 덧문을 닫는 어리석은 행위에 불과합니다.
'실명제' '회원가입제'라는 미명으로 지금의 총부가 지키고자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저는 지금이라도, 이러한 조치를 취한 분들이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게시판의 원상을 복구할 뿐 아니라 백배사죄하는 글을 천도교 홈페이지에 올려놓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들이 '천도교 홈페이지'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자리에서 물러나고 말고는 그 다음의 일이 되겠지요.
"이것은, 누구의 문제인가? 이 일을 저지른 사람들? 그들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떠한 죄책감을 갖고 있는 것인가? 불행히도(?) 자신들의 조치에 대해 깊은 안도의 한숨을 내 쉬고 있을 것이다. 그들은 진작부터 이런 조치를 내리고 싶었지만, 그 일을 할 기술적 여건이 충족되지 못했다. 그러다가, 새로 들어온 홈페이지 관리 직원을 통해 '편법'이지만 쉽게 해결할 길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옳다구나 하고 일을 저질러 버렸다.
내 머리 속에서는 도무지 이 이상의 시나리오는 그려지지 않습니다.(인터넷 관리를 위한 교화관 새 직원(비교인)이 출근한 첫날, 지금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2.
돌이켜 보면, 수운대신사님은 이 땅에 새로운 메시지, 즉 후천 개벽의 도래를 외치시다가 수운대신사님의 입을 봉쇄하겠다고 나선 조선 왕조 세력들에게 죽임을 당하시게 됩니다. 또한 해월신사님은, 엄혹한 정부의 탄압과 관료 나부랭이들의 추적 속에서도 오늘날의 '네트워크' 체제, 즉 점조직 형태의 접 조직으로써 교단을 재건, 성장시키셨으며 마침내, 거대한 역류라고 할 동학혁명을 이끌어 내셨습니다. 의암성사님은 어떠한가요? '국권'이 이미 '일본' 손아귀에 쥐어진 지 '10년'의 세월이 지난 시점이었음에도, 총칼로 무장한 채 압박하는 일제의 마수 속에서도 '조선독립'이라는 '금기어'를 당당히 펼치셨던 분입니다. 또 천도교의 선배 동덕들께서 애써 간행하신 개벽 잡지는 수십, 수백 번의 탄압 속에서도 그 '말'을 지키기 위해 애써온 대표적인 잡지가 되었습니다.
그토록 철저하게 '말할 자유' '포덕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피를 뿌려 온 스승님의 후학으로서, 선배들의 후학으로서 누구보다 절실히 언론의 자유를 소중히 여겨야 할 천도교단에서, '네티즌'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일을 하려고 합니다. 참으로, 무지한 사람들입니다.
3.
긴급조치는 무엇으로 이어졌는가?
천도교의 긴급조치 9호 시대-2
박 길수; 한이의 동학 이야기-한이 (2003-02-06)
1.
아우슈비츠로 대표되는 '독일제국'의 학살극이 막 시작되던 때의 이야기다. 어느 유태인 마을에, 어느날 저녁, 독일 병정들이 들이닥쳐 문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마을 주민들(유태인)은 모두들 문을 걸어 잠그고 신경을 곤두 세웠다. 소리는 마을 가장 외곽의 집 문을 두들기는 소리였다. 이윽고 문이 부서지고, 독일 병정들은 그 집 유태인을 끌고 어디론가 사라졌다.그리고 다시 아침이 되었다. 마을 사람들은 조심조심 문을 열고 나와, 간밤에 사라진 이웃(유태인)의 집을 방문해 보았다. 그리고, 자신이 무사한 것에 대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아마도 그는 무슨 잘못을 저질렀을 꺼야 라며 스스로를 위안하기까지 했다.
그날 저녁, 모두 집으로 돌아가 문을 걸어 잠그고 잠자리에 들려고 할 무렵 다시, 어제와 같은 문 두들기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 집은, 이제는 비어 버린 집의 바로 옆집이었다. 그리고, 다시 그 집 주인과 가족들이 끌려가는 비명 소리가 밤 공기를 갈랐다.
마을 사람들은 누구 하나 내다보는 이가 없었다. 그들은 모두 '저 사람 역시, 무슨 잘못인가를 저질렀나 보군...'이라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다시 아침이 오고, 사람들은 또 비어 버린 두 번째 집을 둘러보고는 모두 자기 집으로 종종걸음을 치며 돌아갔다. 그리고 다시 밤이 오고 독일 병정들은 어김없이 들이닥쳐, 세 번째 집의 문을 두들겼다..
네 번째 밤이 오고, 네 번째 집이 비어 갔다.
다섯 번째 밤이 오고, 다섯 번째 집이 비어 갔다.
여섯 번째 밤이 오고, 여섯 번째 집이 비어 갔다.
일곱 번째, 여덟 번째, 아홉 번째..... ...
결 국 마을은 텅텅 비었고, 마지막 한 집만이 남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다시 밤이 오고, 독일 병정들은 그 집 문을 두들겼다. 사색이 된 집 주인은 겨우 문을 열고, 그들 앞에 섰다.
독일 병정은 말했다.
"우리랑 함께 갑시다."
"어디로 가는 거죠?"
"당신의 이웃들이 간 곳!"
"그곳이 어디죠?"
"당신이 생각하고 있는 그곳!"
"도대체, 무슨 일이시죠? 저는 아무런 잘못이 없어요?
그리고, 저들이 잡혀갈 때도,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단 말예요."
주인 사내는 절규했다.
독일 병정은 빙긋이 웃으면서 말했다.
"앞사람도 그렇게 말하더군.
바로 그게 문제야. 당신의 이웃들이 아무 이유 없이 끌려 갈 때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 것.
그러니, 당신이 끌려 갈 때도, 무슨 이유가 있을 턱이 없지.
말해야 할 때 말하지 못하면, 당신들의 최후는
결국 아우슈비츠일 수밖에 없는 거야..."
2.
많은 천도교인 네티즌들이 이미 천도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을 떠난지 오래 되었고
따라서, 그들에게는 자유게시판이 '회원제'로 바뀌든 아니든 크게 상관할 바가 아닐 것이다.
내가, 이 시점에서 가슴 아프게 생각하는 것은 이른바 '아름다운 게시판'을 만들자는 사람들조차 지금의 사태를 '부득이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아니, 오히려 이런 상황을 즐기고 있는 듯도 하다. 천도교가, 늘 새로워지는 기풍을 잃어버리고 현재의 틀을 고수하기로 작정한 지 이미 오래 되기는 했지만 지금의 선례는 또다시, 우리가 넘기 힘든 뼈아픈 과거를 만드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천도교의 친일이, 천도교의 신구문제가 지금 우리의 발목을 잡는 것처럼 홈페이지 게시판의 글들을 통제하고, 총부의 몇몇 사람이 그 글을 검열할 권능을 용인하는 지금 게시판 이용자들의 행위는 앞으로 두고두고 스스로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될 것이다. 슬픈 시대다.
동학 천도교, 자유로부터의 도피에 대하여
한이의 동학이야기-한이(2003-11-11)
"천도교는 믿는 것이 아니라 하는 것"이라는 말은 오랫동안 자랑처럼 얘기되어 왔다. 혹은, 게으른 자에게 "부지런해져라"라고 말하듯이 실천하지 않는 신앙에 던지는 경구이기도 했다. 그러나, 때로, 천도교와 '나'의 관계를 생각해 볼 때, 천도교라고 해서 별 무슨 특별한 사람들의 집단도 아니고, 그저, 이러저러한 이유로 해서 만난 사람들이, 만나던 관성과 아집과도 같은 자존심을 굽히지 못해, 얄팍한 인정에 의지하고자 나온다는 생각이다.
그러면서도, 언필칭 천도교인들의 언어를 지배하는 것은 '보국안민'과 '포덕천하'다 입만 열면 천도교를 걱정하는데, 천도교의 쇠약함이 걱정스런 이유는 천도교만이 민족의 통일을 이루고 천도교만인 진정으로 인류의 평화와 복지를 가져다 줄 종교임에도 천도교가 이렇게 쇠퇴함을 면치 못하는 것은 심히 유감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제 돌이켜 나와 내 주변을 돌아보면, 허망하게도, 그 모든 언어의 유희들은 마치 무대 위의 배우들이 정해진 대본에 따라 자기 역할을 충실하게 행하는 것처럼. 그러다가 무대 아래로 내려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자기의 본성대로 살아가는 것처럼, 대부분의 천도교인들은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천도교의 본질은 그러하지 않았는데, 천도교의 진리는 좋은데, 천도교의 역사는 그렇지 않은데... 라는 온갖, 지금 여기가 아닌 것에 기댄 논의는 모두가 오늘의 허망함을 가리는 가면 혹은 자기 기만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도대체 왜 오늘 여기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어제 그곳, 혹은 내일 그곳에 얽매어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나아가 그것을 강요하는지..
천도교는 역사 속에, 교당이라는 건물에, 있지 않고, 나라는 구체적인 한 인물의 오늘 행동거지 속에, 오늘의 생각, 오늘의 식사, 오늘의 발걸음 속에 있다는 것을 그것을 인정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한울로부터 떨어져 나와, 고립된 한울이 되는 것이 아닌데 그것을 인정하는 순간이야말로, 독립된 내가, 나를 감싸고 늘 그곳에 그렇게 계시는 한울님의 품안에 비로소 오롯이 안기는 길인데, 자기 연민과 자기 기반의 끈을 놓아 버리지 못하고 아둥바둥..
지금 천도교는 결코 교인들의 신앙공동체이거나 군자공동체가 아니라, 기득권자의 기득권 수호를 위한 하나의 거대한 복마전이며, 권력의 암투와, 자시지벽에 휩싸인 무리들의 싸움터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 사실을.. 마치, 대선자금 수사를 앞두고 특검 카드를 꺼내드는 딴 나라당 놈들처럼.. 자기 할 일을 놓아두고, 교구 중흥과 교회 발전과 세상 계몽에 매달리는 천도교인들. 자기 스스로를 장기판의 졸을 움직이는 게이머로 생각하는 교역자들...
도정 또는 도훈 혹은 교구장이라는 이름 하나에 매달려, 혹은 그 이름만으로 천도교단에서 누려야 할 모든 권리를 누릴 수 있다고, 누려도 좋다고 생각하는 무리들...그 기득권은 어떠한 경우에도 지켜져야 하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 행해지는 모든 불법과 파렴치는 그것이 곧 천도교와 연원을 수호하는 길이기 때문에 용서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자들
그러나..돌이켜 보면..그들과 또 싸운다는 것은, 얼마나 허무하고 소모적인가. 그래도, 다시 생각해 보면 그 승냥이들의 승냥이 질을 알고도, 보고도, 여전히 천도교를 신앙하겠다고 한다면 그것은 또 얼마나 허망한 일이며, 쓸데없는 낙서인가. 그런 밤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