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24차(주랫재→석거리재→백이산→빈계재)
2006년 10월 6일(금요일) 맑음
▶ 개요
-. 05:10 삼산동 자택 출발
-. 08:55 순천역 부근 궁전 찜질방 주차장 도착
-. 09:38 순천역 출발(무궁화호 2,800원)
-. 09:56 벌교역 도착
-. 10:19 주랫재 도착(택시 13,000원)
-. 10:25 주랫재 출발
-. 10:39 신설 도로
-. 10:58 485.5봉(삼각점 순천 445 1986 재설)
-. 11:23 임도
-. 12:27 석거리재
-. 12:43 ~ 13:25 중식 (석거리재 지나 첫 봉우리)
-. 14:27 백이산 (584.3m 정상비, 삼각점 순천 23 1981 재설)
-. 15:10 빈계재(금일 정맥 도상거리 : 7.6km)
-. 15:25 빈계재 출발
-. 16:04 순천시 풍덕교 도착
-. 16:54 궁전 찜질방 도착
▶현재까지 호남정맥 종주 총 도상 거리 :343.6 km(사람과 산 종주 지도집 참조)
▶산행기
(순천역 광장에서 집사람과)
(벌교역사 전경) 한가위 연휴를 이용하여 집사람과 두 딸아이들을 데리고 지리산 장터목산장에서 하룻밤을 유하고 천왕봉 일출의 장관을 보여주려 마음을 먹고는 수개월 전부터 계획을 잡았지만 정작 인터넷 예약을 하는 날 3분여 정신을 놓고 있다가 결국엔 예약을 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였었다. 그러나 전 가족이 함께할 수 있다는 시간적 공간이 너무 아까워 비박을 하드라도 강행하기로 집사람과 상의를 하여 계속 추진을 하였다. 그런 중에 그의 두 달여를 가지 못했던 호남정맥을 9월 30일, 10월 1일 양일간에 걸쳐서 두 구간을 뛰기로 하고 9월 29일 퇴근을 하여 집에서 배낭을 꾸리던 중 회사의 돌발 상황을 접하고는 부득불 혼자 남기로 하고 일행은 출발을 하였었다.
이제 호남의 종점을 앞두고 남겨진 구간이 큰마음의 짐이 된지라 집사람과 아이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지리산 원행을 접고 호남의 결석 구간을 보충하기로 하고 작은 아이는 다음날부터 시험이라 결국 이것도 포기를 하고 큰아이, 집사람을 데리고 순천으로 향한다.
무엇보다 이것도 여행이라고 집사람이 좋아라 들떠있다.
섬진강 휴게소에 덜려서 간단하게 라면으로 아침을 먹고는 순천역 부근의 지난번 일행과 함께 했던 궁전 찜질방에 주차를 해두고 집사람과 아이는 이곳 순천에서 유랑을 하는 재미를 맛보라 이르고는 순천역에서 목포행 무궁화호에 몸을 싫고 호남정맥 마루금으로 향한다(09:38).
20여분에도 못 미치는 기차여행(?)이였지만 또 다른 기분을 만끽하고 벌교역 광장에서 택시를 환성하여 주랫재로 향한다. 기사분이 의아해 하는 눈치 인지라 그는 잘 모르겠지만 호남정맥의 특성을 이야기하며 직장인 인지라 명절의 장기간 휴가를 이용하여 산을 탄다고 변명을 늘어놓고 나니 이내 주랫재이다.
가을 아침햇살을 듬뿍 받고서 코스모스가 난무하는 소공원 벤치에는 가족 일행이 쉬고 있다가 역시 눈이 나에게만 쏠린다. 오늘 같은 날 시커먼 옷에 배낭을 메고 있는 나의 모습이 이해하기 어렵겠지?
-. 10:25 주랫재 출발
(주랫재 소공원)
(들머리에서 본 야생화) 절개지 안전 철망 오른쪽 끝 지점이 들머리 이다. 한 가족이 성묘를 마치고 왔는지 승용차를 타고 막 내려간다. 작은 야생화 무리들을 발견하여 사진기에 담고 본격 오르막을 오른다. 역시 잡목과 잡초 덩굴의 방해가 심하다.
-. 10:39 신설 도로
(신설 도로 절개지)
편백 조림지를 지나 무덤들을 연달아 지나고 역시 편백이 차지한 작은 봉우리를 내려서자 아스팔트 신설도로가 지나간다. 알루미늄 철재 사다리를 이용하여 내려서서 도로를 가로 지르고 그대로 직진으로 치고 올라간다. 소나무, 편백이 빼곡하다.
-. 10:58 485.5봉(삼각점 순천 445 1986 재설)
(485.5봉의 삼각점) 벌목 개간지를 지나며 조금 전 지나왔던 신설도로의 아랫동네인 반용리를 내려다 본 후 한고비 넘고 봉우리에 선다. 소나무 아래 삼각점이 잇는 485.5봉이다. 바위에 걸터앉아 잠시 여유를 부려본다. 빨리 가자고 재촉하는 철수도, 범이 형도 없는데 까짖거 푹 쉬다 가자.
-. 11:23 임도
(반가운 우리들의 표지기)
485봉을 내려서 작은 안부를 지나자 왼쪽이 벌목지대로 개간 작업이 한창이라 벌목해둔 나무들이 울타리 노릇을 하는지라 희미한 등로마저 어지럽다. 등로를 버리고 왼쪽의 개간지를 따라 곧장 봉우리를 바라보고 올라간다. 정작 봉우리에는 온통 잡목으로 접근이 어렵다. 다시 오른쪽으로 살짝 내려서자 등로가 확인이 되며 우리의 노란 표지기가 나부끼고 있다. 요를 때는 디기 반갑구먼!
오른쪽으로 내려가다 억새가 무성한 구릉에서 미로를 찾기를 하고 다시 봉우리에 올라서자 또다시 등로는 사라지고 벌목 나무 울타리가 앞을 가로 막는다. 그대로 울타리를 넘고 유실수 농장을 침범하자 임도가 지나가고 앞이 환하게 나타난다. 지도에는 임도가 없는데?
잠시 왼쪽, 오른쪽으로 왔다 갔다 하다 오른쪽으로 임도가 유실수에 나부끼는 표지기를 발견하니 이 또한 참고래라!
오른쪽 저만치에 능선을 두고 임도를 따라 능선과 합류하는 지점을 유심히 살피며 진행을 한다. 임도는 점점 고도를 낮추며 내려가고 오른쪽 능선을 만나는 지점은 나타나지 않고 은근히 걱정이 될 즈음에 작은 나뭇가지에 또 노란 참고래라 등로는 없지만 무조건 치고 올라가자 등로다. 본래 마루금은 능선을 따라 내려오고 있었지만 난 놓치고 임도를 따른 형국이 되었다. 마루금을 회복한 기념으루다(?) 오이 한조각 입가심 하며 쉰다.
-. 12:27 석거리재
(석거리재의 도로)
(석거리재 주유소)
다시 벌목작업이 진행 중인 사면을 비스듬히 지난다. 아마 이곳은 개인 소유의 농장인가 보다. 등로를 회복하여 조망바위를 만나 오른쪽아래 추동저수지를 조망하고는 잡목 덤불을 헤치고 내려서자 농장이고 건너 채석장을 바라보며 가파르게 내려서면 석거리재이다.
벌교읍과 순천시 외서면을 잇는 고개로 27번 국도가 지나가고 규모가 큰 주유소와 휴게소가 있다. 국도인지라 차들의 왕래가 많아 잠시 기다리다 도로를 건넌다.
-. 12:43 ~ 13:25 중식 (석거리재 지나 첫 무명 봉우리)
(중식터에서 바라 본 외서면) 등산로라고 푯말은 있지만 벌목지대를 따라 그냥 치고 올라서 왼쪽 숲으로 마루금은 연결이 된다. 작은 무명 봉우리 소나무 그루터기에 자리를 잡고 외서면을 내려다보며 김밥으로 점심 요기를 한다. 마눌이 마련해준 방울토마토로 입가심도 하고 매실주도 한잔 걸치고 그냥 좋타.
-. 14:27 백이산 (584.3m 정상비, 삼각점 순천 23 1981 재설)
(철없는 철쭉)
(추동저수지)
(백이산에서 폼도 잡아보고)
(백이산에서 바라 본 고동산, 조계산)
(백이산에서 바라 본 낙안 들녁과 순천만)
(백이산의 삼각점) 산불 흔적이 있는 가파른 오름길이다. 지독한 잡초 덤불이 발길을 더디게 한다. 체력은 급격히 떨어진다. 새벽 일찍 출발을 하여 손수 운전을 한 것이 많은 부담이 되나 보다. 억새 속 미로를 따라 가파르게 올라서자 하얀 대리석 이정표가 홀로하고 있는 백이산이다. 평평한 마당 같다. 잡초에 숨은 삼각점을 확인하고 사방을 조망한다. 저만치가 아마 낙안읍성 일 테고 넓은 들녘 너머의 순천만도 바라보고 자유인의 기분을 만끽하며 삼각대를 이용하여 나의 모습도 담아보고..........
-. 15:10 빈계재(금일 정맥 도상거리 : 7.6km)
(나비와 야생화)
(낙안읍성)
(빈계재) 억새와 철쭉이 어우러진 완만한 등성이를 따라 내려간다. 편백의 조림지를 지나 다복솔숲을 내려서자 빈계재이다. 58번 지방도로가 지나가고 낙안면과 외서면을 잇는 고갯마루다. 노변에 주저앉아 장비를 철수를 하는데 생각해 두었던 68번 순천 시내버스가 외서면으로 지나간다. 저눔이 이곳을 다시 지날 때 까지 기다려야 하겠지? 지루하니 낙안읍성까지 걸어가 구경이라도 하고 갈까?
-. 15:25 빈계재 출발
-. 16:04 순천시 풍덕교 도착
-. 16:54 궁전 찜질방 도착
(풍덕교 아래 수상 놀이터) 지나가는 승용차를 히치하이킹이라도 시도해봐? 이 궁리 저 궁리를 하며 퍼질러 앉아 있는데 봉고차가 지나가다 발고 저만치 서더니 뒤로 후진을 하며 나에게로 온다. 올 커니 꾸벅 절부터 하고 낙안읍성까지 부탁을 하자 쉽게 허락을 한다. 부인을 비롯하여 일가족이 봉고차에 가득하지만 나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셨다. 내가 몸 둘 바를 몰라 하자 자기도 호남정맥을 종주 중이고 오늘도 가족들과 조계산을 다녀오는 중이며, 꾼들의 사정을 너무 잘 알아 나의 행색을 보자마자 차를 세웠단다. 내일 조계산을 오르려고 한다고 하자 웃으며 자기 아내에게 “나도 저 분과 함께 내일 한 번 더 산행을 할까?”라며 의향을 물어본다. 그 모습이 너무 진지하며 퍽이도 다복해 보인다.
자기도 순천 시내까지 간다며 낙안에 굳이 볼일이 없다면 함께 가자며 주변의 산들도 설명을 해주는 친절까지 베풀어 준다.
가족은 시내에 당도하기 전에 내려놓고 볼일이 남았다며 나를 태우고 시내 순천역 조금 못 미쳐 풍덕교 입구에 내려 주고는 가신다. 내리면서 봉고차에 새겨진 글을 보니 대성지업사라는 상호가 새겨져 있다. “좋은 인심을 맛보고 왔습니다. 언제나 행복한 가정이 돼시길 간절히 빌어 드리겠습니다.”
순천역 광장에서 마늘과 큰 아이와 해후를 한다. ‘타짜’라는 개봉 영화도 보고 시내를 걸어 다니며 구경도 하였다며 즐거워한다. 궁전 찜질방에 입실을 하여 샤워로 여독을 풀고 구내식당에서 저녁을 먹고는 일찍 잠자리를 잡고서 하루를 접는다.
▶현재까지 호남정맥 종주 총 도상 거리 :343.6 km(사람과 산 종주 지도집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