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22일 미 핵잠수함 미시시피(SSN-782)가 제주해군기지에 입항해 11월 27일 제주를 떠났다. 미국의 핵추진 잠수함이 제주에 입항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 함정은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실제 많은 인명을 살상한 전략 무기로서 그 호전성으로 인해 주변국에서 문제를 삼을 경우 군사적 긴장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어 강정마을과 시민사회단체들은 성명과 기자회견과 성명을 통해 강력하게 핵잠수함의 제주해군기지 입항을 규탄했다.
제주해군기지 준공이후 그동안 총 10회 미국, 캐나다, 호주의 군함들이 입항했고 온갖 쓰레기와 오폐수를 버려왔다. 그래서 마을주민들과 평화활동가들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통해 문제를 제기해왔다. 그런데 핵잠수함이 나가던 11월 27일 오전, 평소 볼 수 없었던 탱크로리 폐기물차량이 해군기지 정문을 통해 나왔다. 평소와는 다르게 오폐수 차량 운전자는 하얀 방진복 차림이었다. 이를 목격한 주민과 평화활동가들은 내용물의 성격과 성분이 무엇인지 운전자에게 확인을 요청했다.
핵잠수함에서 나온 오폐수 차량이었기에, 방사능과의 연관성을 우려한 마을 주민들은 서귀포시청 생활환경과에 신고하여 적재물이 무엇인지 확인해 줄 것을 요청했다. 탱크로리 차량은 울산시 소재 ‘신화특수’라는 폐기물처리업체 소속이었으나 적재물에 관한 서류를 구비하지 않은 상태였고, 시청 공무원이 서류 열람을 요구하자 기지 안으로 들어가 약 2시간 30여분이 지난 후에야 서류를 가지고 나와 확인을 할 수 있었다. 서귀포 시청 공무원이 확인한 바에 의하면 서류에는 폐기물의 성분이나 어떤 배에서 나온 것인지 확인이 불가능했고 단지 ‘폐수’라고만 적시되어 있었다고 했다.
오폐수 차량이 핵잠수함 출항 후 나온 점, 운전자들이 방진복을 입고 있던 점을 고려할 때, ‘폐수’가 어떤 종류의 것인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고, 4시간여에 이르는 대화 끝에, 적재물에 대한 시료분석을 실시하기로 하고 탱크로리 적재물 8리터를 채취했다. 그러나 이 시료는 지정폐기물 여부만 알 수 있는 화학성분검사만 받는다고 하여, 추가로 방사능 성분 함량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였으나 생활환경과 공무원들은 자신들의 업무범위가 아니라며 해경에 의뢰하라고 하여 주민들은 해경을 불러 의뢰 하였으나 이해경 역시 자신들의 업무범위가 아니라며 거절했다. 주민들은 자체적으로라도 성분조사를 하기 위해 폐수의 시료를 마을회에도 달라고 하였으나, 업체직원들은 마을회에는 주지 않겠다며 탱크로리 차량을 놔둔 채 현장을 떠났다.
안전성을 증명한 어떠한 증빙자료도 갖고 있지 않던 ‘폐수’를 적재한 태으로리 차량은 사흘째 폐수가 조금씩 흘러나오는 채 방치 되어 있는 상태이다.
미 해군은 이미 2008년 일본의 사세보항에서 핵잠수함 휴스턴호로부터 방사능을 유출한 적이 있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방사능이 유출되는 상태에서 사세보, 요코스카, 오키나와를 기항했다는 것이다. 핵은 보이지도 냄새가 나지도 않은 물질이기에 군대라는 폐쇄적인 조직의 특성상 사고가 난다고 해도 얼마든지 은폐 할 수 있다는 것을 위의 사건은 증명한다.
제주 해군기지가 이러한 사고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그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할 행정인 서귀포시는 물론 제주도 역시 핵추진 함정의 입출항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폐수 뿐 아니라 혹시 모를 방사능 물질 배출의 문제에 대해 어떠한 대책도 갖고 있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깊은 우려를 넘어 분노를 느낀다.
일본 고베시의 경우 조례 등을 통해, 입항하는 모든 외국의 함선은 핵물질을 탑재하고 있지 않음을 스스로 증명할 수 있는 비핵증명서를 제출하도록 의무하고 있다.
강정마을회는 지금부터라도 도민의 안전을 위해, 무엇보다 평화의 섬 이라는 제주의 미래 비전을 위해 제주도가 제도 마련과 관련부서 정비에 시급히 나설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2017년 11월 30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