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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지리산에 폭우 쏟던 날, 미완성으로 끝난 지리주릉 왕복종주 하려고 좋은날을 생각하던 중에
한동안 조용하다 했던 노송님 한테서 전화가 왔다,
지리태극 왕복종주를 하고 왔다, 하면서 ㅡㅡ
대단한 사람!
사람들 인내의 한계는 정신력, 마음먹기에 따라 좌우되는가 싶었다.
일기예보를 접하니 지리산쪽은 6일까지 3일간 좋은 날씨가 예상된다,
급 준비에 들었다, (4일) 오후에 출발 하기로 하고서 ㅡㅡㅡ
떡, 빵, 미숫가루, 초코렛, 사탕 등 가벼운 것을 배낭에 챙겨넣고 출발,
고속도로를 달려서 현지에 도착하여 저녁을 먹는데 뭔가 2% 부족한 것같다,
식당에서 밥3공기를 달라고 하여 간장과 소금을 뿌려 주먹밥 2덩어리 만들고
구이김 4봉지 사서 배낭에 챙겼다,
날씨는 좋아 보인다,
비를 품은 구름과 여름철 특유의 뭉개구름,
무지개도 보인다,
새벽 2시가 다가오니 긴장감과 중압감이 엄습한다,
조금이라도 일찍 출발하자, 준비하고 나선다,
관리소 앞 외등이 주변을 환하게 비친다,
배운 것은 써 먹는다 했던가?
밝음과 어둠의 경계에 서서 ㅡㅡ 관리소 안을 살펴본다,,,
,,,,그리곤 살금살금,,,, 숨소리도 죽이고 ㅡㅡ 계수기 끝으로 통과 ㅡㅡ
ㅡㅡ발뒷굼치 들고 어둠의 경계에서 ,,,후 다 다 다 닥 ㅡㅡㅡ 바쁘게 올라쳤다,(후후...^^)
습한 기온으로 온몸에선 열기가 훅 ㅡ 배어 나온다,
관리소에서 불빛이 안보이는 곳을 벗어나 랜턴을 켰다
가라는 사람도 가자는 사람도 없는데 ㅡㅡ 한번은 꼭 가봐야만 할 것같아
은하수 흐르고 별은 무수히 빛나는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노고단을 향해 올랐다.
캄캄하고 끈끈한 밤의 길을 ㅡㅡㅡ
지난번과 같이 노고단 화장실에서 1종, 3종 반납 끝내고 ㅡㅡㅡ
산장관리인의 제지가 없기를 바라며 ㅡ 조용 조용 산장 옆 계단을 올라선 후 랜턴을 켰다,
긴장 반 스릴 반의 짜릿한 감정이 온 몸에 땀으로 반응한다.
이제부턴 주릉선왕복 산행 시작이다~~
다시 돌아와 이곳에 설 때까지 내 자신과의 싸움이다!
할 수 있다, 하면 된다! 페이스를 어떻게 운영할까?
머릿속으로는 이런 저런 계산을 해가며 ㅡㅡ
칠월 초닷새의 달도 이미 서산을 넘어버린 어둠의 지리속으로 파고들었다,
얼마 걸은 것 같지 않은데 피아골 삼거리다 ㅡㅡㅡ
혼자 웃음을 흘려본다,
오래전 ㅡㅡ 처음으로 지리무박종주를 할때 ㅡㅡ 피아골 방향으로 통나무 계단을 한참 내리다 ㅡㅡ
알바 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채고 되돌아섰던 기억이 아련하다,
지금은 이정표도 잘 돼있고 길도 뚜렷하지만 그 시절엔 통상 지리능선은 100리이고
중간 거리는 100리에다 맞춘 이정표가 세워져 있던 시절이 있었다,
길이 좋아지고 넓어지고 했는데도 ,,, 암흑속에 혼자 있으니 길 없는 길을 가는 기분이다,
외롭다는 생각을 해보기는 처음 있는 일 ㅡㅡㅡ "상야가 외로울 때도 있었나??"
배낭무개를 줄이려 물없이 임걸령샘까지 왔다.
마시고 머리에 붓고, 수건 적시고 ㅡㅡ 물 1리터 담아서 연하천까지 갈 생각이다.,
이곳부터 조심스런 구간을 천천히 지나기로 한다.
혼자이다 보니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서 ㅡㅡㅡ
어둠속에서도 랜턴불빛에 미색을 뽐내는 말나리꽃! 제법 때깔 있어 보이기에 한컷 ㅡㅡㅡ
조심스런 구간들 ㅡㅡ거침없이 인증샷 남기고 통과 ㅡㅡ
화개재에 도착하니 야영하는 천막이 보인다. ㅡㅡ 시원한 곳에서 푹 자고 있는 그들이 한편 부럽기도 하고 ㅡㅡ
잠 깰까봐 살금살금 도둑고양이처럼 지나쳐서 ㅡㅡㅡ
토끼봉의 야영 천막 안엔 등도 밝혀 있다.
연하천에 당도하니 아직도 많은 산객이 비박중이다. 코 고는 소리도 들린다.
지금쯤 그들은 세상을 통째로 쥐고 흔드는 꿈을 꾸고 있지 않을까?
나에게도 영하 50도에서 견딜 수 있는 침랑이 있긴한데 ㅡㅡㅡ
좀 더 젊었더라면 ㅡㅡ 비박하는 그들이 한없이 부럽다,
이곳에서 주먹밥을 김에 싸서 아침식사를 하기로 한다, 샘옆에 앉아 잠시 휴식도 취하면서 ㅡㅡ
한 덩어리의 절반을 물로 목을 축여가며 먹고, 머리에서부터 물을 쫘~악 붓고 일어섰다.
동쪽 하늘이 붉게 타오르는 것을 보니 오늘 하루가 무척 덥겠구나, 생각하며 갈길을 재촉한다.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는 일출을 기다려 보기도 한다,
조금 가다가 기다리고 ㅡㅡㅡ
평소 같으면 조망 좋은 곳에 털퍼덕 주저앉아 30분이고 1시간이고 기다려도 될텐데 ㅡㅡㅡ
너무 지체할 수 없어서 ㅡㅡ
한발짝 한발짝 가다보니 ㅡㅡ 나무 사이로 해가 떠오른다,
밝은 태양은 반가운데 너무 뜨겁지 않기를 바래본다.,
뒤돌아 보았더니 반야봉에 찬란한 아침해가 햇살을 드리우고 있다.
형제봉 바위 밑을 지나며 얼마전 종주때 매곡당께서 굴속을 들여다 보던 생각이 나서 한컷 날려보고 ㅡㅡㅡ
벽소령 대피소,
감회가 새롭다,
지난번에는 폭우와 광풍으로 ㅡㅡ 이곳에서 진행을 멈추고 성삼재로 회귀한 자리 ㅡㅡㅡ
아직 물도 500L 남아있으니 선비샘까지 그대로 진행하기로 한다.
또 잡힐까봐?? 놀랜가슴!!! 벽소령이다, 튀고 보자~~(ㅎㅎㅎ...)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 하더니 ㅡㅡㅡ
좋은조건에 야생화가 만발하였다.
식물엔 無知한 나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ㅡㅡㅡ
천의 얼굴을 가진 지리산이 오늘도 다방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물만 보면 반가워라 ! !
여기서도 식사 남은것 해치우고 떡도 씹으면서 ㅡㅡㅡ
물은 빈병에 가득 채우고 본다. 1,5리터 ㅡㅡㅡ
세석샘엔 내려가지 않을 생각으로 ㅡㅡㅡ
이곳에선 천왕봉이 운무속에 얼굴을 가리고 있다,
높은 자리는 어디가나 제 값을 하는가 보다.
세석 가는 길의 높은 계단길 ㅡㅡ 보기만해도 숨이 차온다,
천왕쪽만 더 운무가 싸고 있다,
지리산의 오른쪽은 안개속에 잠들어 있고, 왼쪽은 몽실몽실 구름의 춤사위에 놀아나고 ㅡㅡ
그래! 흰 옷 입고 흰 수건 흔들며 실컷 춰봐라
가기싫다!
저런 비경을 언제 또 만나볼꼬?
영신봉, 낙남정맥의 분기점 ㅡㅡㅡ
머지 않은 날 가봐야 할 또 다른 길 ㅡㅡㅡ
물이 충분하니 그냥 산장을 지나쳐 간다.
평전이라 그런지 참 야생화도 흐드러졌다, 한여름 숲의 풍만한 모습이 이곳에 있다.
세석을 바라보며 촛대봉을 향해 오른다.
촛대봉에서 잠시 쉬어 가기로 하고서 ㅡㅡㅡ
천왕봉이 잠시라도 얼굴을 보여줬으면 좋으련만 더욱 더 장막을 드리운다,
아직도 천왕봉은 베일속에 가려져 있다. 달려와 직접 알현하란다.
구조목 No.45.. 노고단고개의 1 번부터 숫자가 많이 불었다 ㅡㅡㅡ
연하봉에 오니 ㅡㅡ 지난번 종주때 일행들이 힘들어 하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린다.
47 이면 천왕봉까지 2,5Km 좀더 남았네요, 다 와 가는구나, 어서가자 ! ! !
이젠 운무의 장막을 장터목까지 넓혀 놓았다.
백무동쪽은 ㅡㅡㅡ
굵은 빗방을 까지 떨어진다,
어째야 하는겨?
겉옷을 입을까?
시원해서 좋다 하였더니 몸이 으실으실 추워오기 시작한다.
중산리 쪽에서는 운무가 쳐올라오고 백무동 쪽은 햇빛이 비추고 마을까지 내려다 보인다.
요즈음 하늘은 도통 분간이 안선다. 한쪽은 울고 있는데 한쪽에선 웃는 모습이다. ㅠㅠ..
가자!
천왕봉이 지척에 있다,
운무가 짙게 깔려 유령의 도시같다
제석봉,
날씨가 좋아 조망이 열렸더라면 참 장관일 텐데 ㅡㅡㅡ
오늘같은 날
뜨겁고 맑은 날이 좋은건지 ㅡㅡ 아니면 빗방울 섞인 흐린 날이 좋은건지?
되돌아 가야하는 나는 일장 일단이다,
하늘의 뜻에 맡기기로 하고서 ㅡㅡㅡ
드디어 천왕봉에 섰다,
약간의 성취감도 있지만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온 길을 되돌아가야 한다.
가지고온 미숫가루 1병 타 마시고 ㅡㅡ 수많은 인파 속에 겨우 인증샷을 날리고 ㅡㅡㅡ
성삼재를 향해서 회귀산행길에 들기로 한다.
다른 곳에는 산객이 뜸하더니 천왕봉에는 비가 내리는데도 인간진드기들이 바글바글 ㅡㅡ
가자 !!! 목표는 성삼재다 !!!
오를 때보다 내림길이 쉽겠지만 아직은 몸도 마음도 가벼워서 다행이다,
장터목에 다시 와서
산장에서 중산리 방향은 운무속에 있는데
백무동쪽은 ㅡㅡㅡ
가야할 방향도 ㅡㅡㅡ 구름속을 노니는 신선이 되어보기로 한다.
달려오느라 애썼으니 되돌아 가는 길은 발밑만 살펴 가라 하신다.
제비봉을 지나고 ㅡㅡㅡ
세석 늪지를 지나며 ㅡㅡㅡ
세석산장과 영신봉을 향하여 ㅡㅡㅡ
계속 성삼재로 가는길 ㅡㅡㅡ 다음으로 이어집니다 ㅡㅡㅡ
첫댓글 상야님 축하합니다 칠십을 앞둔 노령에 성삼재-천왕봉 왕복종주라니 참 대단한 보화체력을 보유하고 게십니다 게속건강유지하시길~~~!!!
아름다운 풍경과 지리산 천왕봉 대단하십니다 상야님에 노고 덕분에 1구간 즐감잘했읍니다 다음 왕복구간으로 넘어가렵니다 고생많이 하셨읍니다